황교익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나와서 프랑스 게렁드 소금을 문화상품이라고 한 거짓말에 대해 집고 넘어가야겠습니다. 프랑스인들이 이 방송을 들었으면 콧방귀를 뀌었겠네요.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전문가 행세만 하면 '쑤구리~'하는 신정아 신드롬이 아직도 판친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게렁드 소금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떠드는 것 뿐만 아니라 회색을 띈 굵은 소금을 개흙이 들어가서 나쁘다고 치부한다든지, 정제염이 위생적으로 깨끗하기 때문에 가장 좋은 소금인 양 떠드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해서 반론을 펴고자 합니다. 


황교익은 라디오 프로에서 이런 말을 했지요. "그것으로 보통 가장 비싼 게랑드 소금으로 팔죠. 굉장히 비쌉니다. 그리고 바닥에 깔리는 소금들은 좀 싸게 팔기도 합니다. 문화상품이지 그것을 일상 소금으로 그렇게 쓰지는 않습니다." 


1) 첫번째 거짓말 - 게랑드 소금은 문화상품이다. 

2) 두번째 거짓말 - 게랑드 소금은 굉장히 비싸다. 일상 소금이 아니다. 


먼저, 게렁드(Guerande)란 프랑스 낭트 서쪽에 있는 도시명으로 질좋은 천일염 생산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게렁드 소금은 문화상품이 아니라 유기농 매장, 수퍼마켓 등에서 버젓이 팔리는 일상용품입니다!!! 게렁드 소금에는 크게 3가지 종류가 있어요: fleur de sel, gros sel, sel moulu. 

  • fleur de sel (플뢰르 드셀), 즉 소금꽃이라고 불리는 이 소금은 염전 표면을 살짝 긁어서 얻어지는데, 눈처럼 하얗고 부드럽고 아주 고운데다가 짠맛이 덜해서 미식가들의 밥상에 빠지지 않는 특급 소금입니다. 
  • gros sel (그로셀): 소금꽃을 걷어내고 난 뒤에 염전에서 가래같은 것으로 벅벅 밀고 당기는 작업을 수십 번 하면서 얹어지는 직경 5mm 정도의 굵은 소금을 말합니다. 요리에 쓰여요.
  • sel moulu (셀물류): 굵은 소금을 갈아서 만든 곤소금으로, 요리에도 쓰고, 식탁에 놓고 쓰기도 합니다. 


황교익씨, 이 모든 소금이 게렁드에서 만들어지면 다 게렁드 소금입니다. 어디 관광지에서 팔리는 것만 보고 가셨던 모양입니다마는 게렁드 굵은 소금과 곤소금은 프랑스 전국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절대 문화상품 아닙니다. 소금꽃은 그 특성상, 그리고 생산량이 매우 적기 때문에 굵은 소금이나 곤소금보다 5배 비싸고, 짠맛이 덜하기 때문에 요리로는 쓰이지 않고 식탁용 소금으로만 쓰입니다. 염전 총생산량의 80분의 1밖에 안나오거든요. 그 비싼 소금꽃도 절대로 문화상품 아닙니다. 수퍼마켓이든 유기농 매장이든 프랑스 전국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일상용품입니다. 



저희 부엌에서 쓰는 소금입니다. 게렁드 굵은 소금(우)과 곤소금(좌)이에요.
포장에 써있는걸 번역하면, '게렁드 굵은 소금. 첨가물 없음. 정제되지 않은 100% 자연산 소금'


게렁드 플뢰드 셀 소금꽃게렁드 천일염 중 가장 비싼 '플뢰드 셀'. 염전 생산량의 80분의 1밖에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게렁드 소금보다 5배 비쌉니다. 미네랄 함유량이 적고, 짠맛이 덜한 반면 입에서 녹는 감칠 맛이 있어 요리에는 쓰지않고 식탁 위에서 간을 맞출 때만 씁니다.

  


황교익> "그 개흙에 대해서 허용을 해놓는 게 다른 음식으로 쉽게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밀가루라든지 설탕에 그런 것을 허용합니까?"


3) 세번째 거짓말 - 개흙이 들어가면 그건 소금으로 허용할 수 없다.  

황교익씨, 게렁드 소금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유가 바로 당신이 말씀하신 개흙 때문입니다. 개흙 속에 있는 포함된 마그네슘, 칼륨, 칼슘, 요오드 등의 미네랄과 희유원소 때문에요. 염전에서 가래같은 것으로 바닷물과 소금을 밀었다 당겼다를 수십 번 하다보니 소금꽃만큼 희지않고 잿빛이 돕니다. '잿빛 바닷소금'이라고도 불리는 그 굵은 소금은 소금꽃보다 미네랄이 더 많고, 짠맛이 강하기 때문에 요리하는데 쓰입니다. 아무 이상없으니 드셔도 됩니다. 

게렁드 굵은 소금 한 숟갈을 물 한 컵의 물에 완전히 녹인 뒤 가라앉은 불순물. 게렁드 굵은 소금 한 숟갈을 물 한 컵의 물에 완전히 녹인 뒤 가라앉은 불순물.

 

물론 소금에 들어있는 칼슘의 양은 하루 필요 칼슘양에 비하면 무시해도 좋을만큼 미비합니다. 기타 희유원소와 미네랄은 소량이지만 체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내지요. 물론 소금으로 칼슘을 섭취하려는 미련퉁이도 없겠고, 미네랄 섭취하자고 소금을 퍼먹는 바보도 없겠죠. 참, 채소 속에도 나트륨이 있습니다. 사람이 짠맛을 느낄 수 없을정도로 소량이기는 하지만요. 다시말해서 소금에 미네랄이 있으니까 소금을 많이 먹자는 얘기를 하는게 아니라, 이왕 먹는 소금, 미네랄과 희유원소가 있는 바닷소금을 먹는게 정제염보다 맛으로나 건강상으로나 훨씬 좋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4) 네번째 거짓말 - 나트륨이 곧 미네랄이니 천일염에 미네랄이 많다는건 넌센스다. 정제염에도 미네랄이 있다. 

정제염에는 미안하게도 굵은 소금에는 있는 미네랄이 없습니다! 나트륨만 잔뜩 있죠. 정제염이 안 좋은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그 때문입니다. 참고로, 쓴 맛을 내는 마그네슘이 있다고 해서 안 좋은 소금이 절대 아닙니다. 마그네슘은 우리 인체가 필요로하는 주요 무기질 중에 하나에요. 


5) 다섯번째 거짓말 - 정제염에는 미네랄도 있고 위생상 깨끗하니 가장 좋은 소금

인 것처럼 인터뷰를 끝내셨는데, 맛칼럼니스트가 정제염을 드신다니 정말 의외네요. 미식가 맞나요? 저는 외식나가서 식탁 위에 굵은 소금이 있으면 쓰지만, 정제염이 있으면 손도 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회색 바닷소금에 있던 마그네슘, 칼륨, 칼륨 등의 미네랄과 요오드와 같은 희유원소(oligo-éléments) 들이 빠지고 나트륨 덩어리에 다름아니며, 제조과정에서 소량의 불소와 요오드, 그리고 응고방지제가 첨가되거든요. 그래서 하얗고, 습기가 있어도 소금 알갱이가 굳지 않는 겁니다. 맛은 비교 해보셨습니까? 정제염이 맛이 있기나 하던가요? 어떻게 천일염과 정제염의 기본도 모르면서 방송에 나와 별 해괴한 말씀을 하십니까? 정제염 제조회사에서 로비받고 인터뷰하신거 아닌 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바닷소금과 소금꽃 드셔보시고 왜 미식가와 요리사들이 소금꽃을 비롯해서 게렁드 소금을 쓰고, 그리고도 기타 여러 개의 다양한 소금을 구비하고 있는지, 정제염은 왜 안 쓰는지, 깊이 생각 좀 해보셔야 할 것 같아요. 황교익씨, 정제염 많이 드십쇼. 


* 관련글> 천일염, 르몽드 요리 전문기자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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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