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 프랑스2007.05.11 09:06

전철 티켓을 집어넣고 나오는 출구에서였다. 내 바로 앞을 바쁜 걸음으로 가로질러 가는 노년에 가까운 중년여성('여성'이라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른다)이 나를 팔로 밀치면서 하는 소리가, (불어로) "더러운 중국년. 너네 나라로 가!"  미는 것도 기분나쁜데 인종차별주의적인 발언을? 부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그 좋은(?) 불어로 된 욕들은 다 생각이 안 나고 "씨팔!!!" 불어버젼 밖에 머리에 안 떠오르는거다. 유모차 안에 애만 없었으면 유모차로 뒷통수를 내리쳤을꺼다. 아니면 쫓~아가서 옆차기를 하든 머리채를 쥐어채든 했을텐데.. 아우~ 분해! 어쨌거나 이 '년'이 지껄인 불어를 내가 제대로 알아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흠칫 놀랐는지 입구가 아닌 출구에다가 티켓을 디리 꾸겨 밀고 있드라. 정신나간 년... 다른 불어 욕은 정말 하나도 떠오르지를 않고 (실생활 속에서 종종 써봤어하는데...) 그 년이 출구에다 표를 디밀고 있는 동안 위에 한 욕만 몇 번 외치는데 속은 풀리지를 않고, 표현하고자하는 적확한 바를 한국말로 썰하고나니 좀 개운하더만. "야, 이 개.잡.년.아아아!!!"

 

인종차별을 눈에 안 띄게 하는 경우는 많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무식한 발언을 해대는 인종차별주의자(racist)가 흔치는 않다. 그래도 앞으로는 이런 년놈들을 대비해서 뭔가 대응방법을 준비해둬야겠다. 중국인이 아닌 나도 기분이 나쁜데 진짜 중국인이 들으면 얼마나 속이 상할 것인가. 게다가 나는 실제로 외국인이고, 동양인이며, 그것이 사실(fact)이기 때문에 이런 어이없는 대우를 당하는구나.. 하지만 에미 닮은 죄밖에 없는 내 딸은 외국인도 아니고, 100%로 동양인도 아닌데 어느날 밖에 나가 같은 대우를 당하고 들어오면 얼마나 억울할까? 그리고, 나야 어른이니 뒤집어진 속을 컨트롤할 수 있다지만 저 어린 것은 그대로 마음에 상처를 받을 것 아닌가.

 

이곳에서 발간되는 심리학 잡지에서 비슷한 사연을 읽은 적이 있다. 베트남 남자아이를 입양해서 키우는 프랑스 엄마인데,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들이 펑펑 울더랜다. 급우들이 '더러운 중국애'라고 놀렸다는거다. 우는 아들을 안고 화가 치민 이 엄마는 racist적 발언에 대한 대항방법을 묻는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참을 수 없는 제 이 분노를 삭일 수 있습니까?'라고 심리학자에게 물어왔다.

 

나에게 일어났고, 내 딸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현명한 대처방안을 곰곰히 생각해봐야겠다. 무지한 자들에게 현명하게 대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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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