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 프랑스2007.01.06 07:59

이유식을 시작한 지 두 달만에 처음으로 이유식을 내 손으로 만들었다. 근데 요리시간이 예상보다 더 걸리는 바람에 애는 배고프다고 울부짖고... 결국 또 병 하나 뜯어서 먹였다.  ㅠㅠ

파(흰 부분) 20g, 감자(보라색 껍질) 55g, 껍질콩 160g을 수증기에 익힌 뒤 곱게 갈았다. 떠먹어봤는데 간 하나 안 했는데도 달착지근한게 맛있더라. 내 간식으로 먹으면 안성마춤일 듯. 흐~ 그래도 애 것을 뺏어먹으면 아니되지! 내일은 여기다가 소고기 10g를 섞어서 주리라. 므흣~

 

오늘은 울아가 처음으로 떠먹는 야쿠르트 먹은 날! 7개월부터는 떠먹는 야쿠르트와 연한 치즈를 줘도 된다고 해서 식사 후 디저트로 먹여봤는데, 오호~ 잘 먹어. 잘 먹어. (하긴 가가 뭐는 못 먹겠냐, 즈 엄마 닮았으면. --ㅋ) 이 글 읽는 한국의 독자여러분, 그렇다고 당장 수퍼에 내려가셔서 야쿠르트와 치즈 사다 애 먹이지 마세요. 그러다 애 잡습니다. 모든 떠먹는 야쿠르트와 치즈가 아니구요, 1살 미만의 아기들이 소화할 수 있는 야쿠르트와 치즈가 따로 있어요.

 

프랑스 이유식과 한국 이유식의 차이를 보면, 프랑스에서는 이유식으로 당근이나 사과로 시작하는 반면 (물론 익혀서 아주 곱게 간걸로), 한국에서는 이유식을 쌀죽(=미음)으로 시작하더라. 역시 밥(!)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답다. 빵을 주식으로 하는 프랑스는 빵죽(?)으로 시작할 것 같지롱?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밀가루 안에는 글루텐이 들어있는데, 9개월 미만의 아기들은 글루텐을 흡수할만큼 소화기관이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밀가루를 분유에 타더라도 글루텐이 없는 밀가루를 타준다. (아마도 다 아는 얘기?)

 

그렇게 첫 두 달은 야채나 과일을 익히고 갈아서 주는데, 첫 달은 한번에 단 한 가지의 야채/과일을 갈아준다. 그래야 아기가 각 야채와 과일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단다. 예를 들면, 당근, 껍질콩, 시금치, 호박(껍질과 씨를 뺀 것), 늙은호박 등을 아무런 간도 하지 않은 채로 익히고 곱게 갈아서 먹이는데, 한 달이 끝나갈 쯤 양이 130g을 넘지 않도록 한다. 두번째 달부터는 두 가지 야채를 섞어서 줄 수 있으며, 야채에 30g을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고기류를 섞어 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당근+옥수수, 당근+완두콩, 당근+토마토+닭살 등. 그리고 이유식만으로는 양이 안 차던 걸 예전에는 우유를 줬지만 두달 째부터는 점심디저트로 야쿠르트나 치즈를 줄 수 있다. 맛을 음미하는 차원에서 한 가지씩만 맛을 보인다는 점이나 디저트를 준다는 점이나 그것도 야쿠르트나 치즈를 준다는 점등이 굉장히 프랑스답다. ㅎㅎ

 

한국의 이유식은 내가 설명하지 않아도 이 글 읽고 있는 아가맘들은 다들 아시리라. 굳이 설명하여 무엇하리요? 한국의 이유식은 밥을 주식으로 하고 거기에 이것저것 야채, 고기 등을 섞는데, 프랑스 이유식에서 아마도 한국 이유식의 밥에 해당하는 것을 찾으라면 감자일게다.

 

아기의 식사 시간도 프랑스와 한국에 차이가 있다. 남양유업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의하면, 한국의 아기의 첫식사시간은 아침 6시. 매 4시간마다 먹으며 마지막 식사가 밤 10시에 끝난다. 총 식사횟수는 5회. 반면에, 프랑스에서 접하는 모든 정보에 의하면, 총 식사횟수는 4회로 아침, 점심, 간식(4~5시), 저녁으로 권하고 있다. 물론 양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약간 적은 양을 5회로 주고, 프랑스에서는 한국보다 약간 많은 양을 4회로 주는 식이다. 이유식은 점심에 크게 한번, 그리고 간식시간에는 변동이 가능하다. 우유를 먹거나 과일이유식을 하거나. 또는 저녁에 우유에 곡류를 타주거나 야채스프를 주거나.

 

프랑스-한국 반반 걸치고 태어난 울아가는 한국과 프랑스식을 오간다. 아직 수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우유대신 젖을 먹고 있는데, 아침에 일찍 깨면 5번 먹고, 푹~자고 일어나면 4번 먹는 식. 마지막 식사는 저녁 8시에 하고, 9시면 꿈나라행 기차에 탑승해 있다.

 

내일은 오늘 못한 소고기 껍질콩 이유식을 줄 것이고, 디저트로 야쿠르트 하나. 그리고 모레는 한국식으로 닭살 표고버섯 밤죽을 만들어줄까 한다. 옆에서 우리 남편은 애기가 언제쯤이면 김치먹고 젓가락질 하느냐고 물어보는데...? ㅎㅎ

 

 

+ 추가 :

프랑스의 이유식 가이드 뒤져보니까 쌀은 전분질이 들어있기 때문에 1살 넘어서 주라고 되어있네. 아니, 그럼 한국 애기들은 다 뭐야? 나라마다 이유식 가이드들 다들 왜 이래? 푸하하하~

반면에, 한국에서는 두부를 초기이유식에서 주는데, 프랑스 이유식 가이드를 보면 '국내(=프랑스)에서 판매되는 모든 대두로 만든 제품은 1살 미만의 아기에게 먹일 수 없다'고 목을 박았다. 그렇다고 한국 아기가 두부먹고 이상이 생겼다는 얘기도 못 들었다. 프랑스에서도 아시아 가게나  bio가게에서 두부 파는데, 알쏭달쏭? 결론은... 내가 보기에이유식은 그 나라 식문화의 축소판인 듯 하다. 치즈 먹는 프랑스인은 아기에게 치즈를 먹이고, 쌀을 먹는 한국인은 아기에게 쌀을 먹이고. 선대의 체질에 따라 이유식도 그 방향을 쫓아가는 듯.

 

+ 참고 : 프랑스의 경우, 유가공품을 이유식으로 먹일 때, "유아용" (떠먹는) 야쿠르트를 7개월 에 시작하고, 치즈는 부드러운 걸로 8개월부터 시작해도 된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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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