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 프랑스2006.03.2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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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이 열리니까 확실히 세계가 변화하고 있다는게 피부로 느껴지는군요. 샹젤리제 거리를 걸어봐도 작년에 비해 확실히 중국인 관광인이 눈에 띄게 늘었구요. 오늘 아침 방송에서 신간 소개가 나오는데, 흥미롭습니다. 동양인 클라이언트를 이해하는 법에 대해 쓴 책이거든요. 동양의 문화는 이러이러하니 문화적 충격으로 황당해하지 말고, 이렇게 이렇게 하면 고객과의 유대관계가 좋아질 것이다,라는.. 훈수주는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과 거래할 경우입니다. 중국인들은 체면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주는 한이 있어도 '모른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체면을 깍는 행위나 말을 하지 절대 하지 말아라.

중국인들은 나이, 결혼여부, 가족관계 등 사적인 질문을 쉽게 물어보니 이런 질문을 받거든 당황하지 말 것. 오히려 가족사진을 보여주면서 답하면 당신을 좋아할 것이다. 중국인들은 맘에 드는 물건을 보면 가격을 묻는걸 아무렇지 않게 여기므로 혹시 당신의 시계를 보고 '그거 얼마에 샀냐?'고 물어도 불쾌하게 여기지 말아라. 당신 시계를 칭찬하고 있는 것이다. 차를 마시겠느냐고 할 때, 서양인들은 'yes/no'가 뚜렷해서 'no'라고 거절을 해도 무례가 아니지만 중국인들은 이러한 제의를 거절하는 것을 무안하게 여긴다. 맘에 들지 않더라도 차를 제안하거든 받아라. 반대로 중국의 'no'는 서양의 'no'와 달라서 거절을 한번 해도 몇 번 계속 권한다. 그게 그들의 문화다.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 일본, 한국, 타일랜드,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싱가폴 등의 고객과 거래할 때의 처세술이 실려있습니다. 한국편에서는 뭐라고 적었는지 무척 궁금하군요.

 

워낙 큰 땅떵이의 장삿꾼과 상대를 하려니 그들 문화를 이해해야 장사가 잘 되겠다는 계산에서 온 착상인지, 문화의 상대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이들의 톨레렁스(tolerance)에 감탄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상업적인 계산 때문이든 이타적인 배려 때문이든 서양이 -혹은 꼭집어서 프랑스가- 동양의 문화적 상대성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점을 무척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문제는 반대로, 한국은 유럽인들 또는 서양인을 아/직/도/ 너무나 모르고 있는 걸 발견할 때, 참 안타깝고 답답합니다. 서구문화를 모방만 하려고 하지 그들을 다루는 법을 너무 몰라요. 한국이 서구화되어야 한다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죠. 한국(인)이 한국(인)으로 당당하게 맞서야 그들 앞에 웃음꺼리가 되지 않아요. 다만,우리가 서구인들을 '다루는 방법'을 너무나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그들의 행동방식과 답변을 어떻게 해석해야하고, 그들의 논리를 어떻게 공략해야하며, 그들과 어떤 식으로 협상해야 하는지 몰라도 너무 몰라요. 서구인들과 만나는 자리에 나가서 한국식으로 준비하고 나가서 한국식으로 처신하고 오니 협상장에 나가서 손해만 봅니다. 그것도 나라대표로 나가서 진탕 깨져서 풀 죽어 되돌아올 때, 하늘이 꺼질 정도로 무쟈게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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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