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ualités 시사2008.04.01 22:32

사르코지 대통령이 강화한 이민법 덕분에 한국의 문화예술이 부흥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무슨 소리냐고? 들어보시라. 안 그래도 프랑스는, 미국과 달라서, 학생비자로 와서 이민자로 정착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취업비자로 바꾸는 경우에도 외국인을 고용하려면 고용주는 나라에 '왜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가?'를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 프랑스인이 아닌 외국인을 고용하면 세금을 2배로 더 내야  한다는 얘기를 일전에 한 한인회장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 그러던 것이 작년 5월 사르코지가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후, 외국인들에 대한 장벽이 더 높아졌다. 프랑스인과 결혼한 외국인의 경우, 예전같으면 결혼 2년 후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었지만, 사르코지 이후 '결혼 후 3년'으로 늘었다.

 

값싼 학비가 장점인 프랑스에 학생비자로 들어와 한 해에 이수할 과정을 2~3년에 -5년 걸렸다는 한국인 얘기도 들은 적이 있다- 마치면서 학생비자를 연장함으로써 프랑스에 체류하려는 학생 신분의 외국인들이 많아지자 사르코지는 칼을 높이 들었다. 한 해에 이수할 과정을 한 해에 못 마치거나 해당 점수 이상을 맞지 못하면 정학을 시켜버리는. (아, 쌀벌해) 예전같으면 예술학과에서 입학이 안되면 다른 인문학과에다 서류 넣고 학생으로 등록해서 체류를 연장하는 편법을 쓰는 이도 있지만 이제는 전공과 다른 학과에 서류를 넣으면 단번에 거절당한다. 불어를 잘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유학동기서와 같은 서류를 잘 제출했다해도 불어실력을 입증하는 공식 서류가 없거나 학교에서 치르는 불어능력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입학에서 거절당한다. '불어가 딸려서..'라는 이유로 1년, 2년, 3년 재수강을 하면서 학업을 지체시키는 결과를 미리 막자는 생각인거다. 이렇듯입학을 받아주는 프랑스 학교가 없거나, 체류증이 어떠한 사유에서든 거절되면 체류증에 '효력 사멸 즉각 귀국'이라는 도장이 찍혀 한 달 안에 프랑스를 떠나야 한다.

 

미국은 학생비자로 갔어도 취업을 하기가 쉽지만 프랑스는 학생비자로 왔으면 학업이 끝나는대로 본국으로 귀환해야 한다. 한국과 프랑스는 양국가간의 조약에 따라 3개월 이하의 관광은 무비자로 다닐 수 있는데, 그건 관광객으로 들어왔을 때의 경우다. 프랑스에서 체류증을 발급받은 사람은 체류증이 끝난 상태에서 '무비자 3개월 체류'를 주장할 수가 없다. 왜? 관광으로 입국한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불법체류자로 분류된다. 이민법이 강화된 이후로 외국인에 대한 신분증 검색도 강화되었다고 한다. 난 한번도 길에서 신분증 제시를 요구당한 적이 없는데, 들은 바에 의하면 길에서 신분증 제시를 요구당했을 경우, '신분증을 집에 두고 왔다'고 하면 예전엔 그냥 놔줬다는데, 이젠 경찰서에 가서 신원조회서를 작성해야 풀어준다고 한다.

 

그럼 강화된 이민법이란 뭘까? 쉽게 말해서 정부보조금과 보험을 소비하게 하는 외국인은 no thank you고, 프랑스에 돈을 벌어다 주는 이민자를 '선택'한다는 정책이다. 프랑스 나라 창고에 돈이 없는건 사실이다. 외국인에게 각박하고 프랑스인들에겐 관대? 그건 아니다. 사실 프랑스인들도 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물가는 오르고, 보험 환불은 줄어들고, 노후연금이 줄고, 연금을 받기 위한 노동연수가 늘어나고 있다. 나라에서 보조금이 나오기는 하지만 물가 인상률이 월급 인상률보다 훨씬 높아서 소비자가 맘편하게 소비를 할 수가 없다.사르코지의 대표적인 공약 중 하나가 사실 소비자들의 소비를 증가시켜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었는데, 지금 그게 잘 안되고 있지?  

 

어쨌거나 새로운 이민법이 발표된 작년, -개인적인 사유들이 어떠했는지 다는 시시콜콜 알 수 없지만- 상당수 한국인들이 작년 말 한국으로 들어갔다. 사실 여기서 어렵게 어렵게 밥벌이 아르바이트를 찾으며 예술가라는 이름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보다 예술작업을 하더라도 한국에서 교수라는 job을 갖고 활동하는 것이 백 번 낫다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여유에서나 정신적인 안정감에서나. 더군다나 한국은 요즘 미술경기가 붐이라 작품도 잘 팔린다던데. 한국에 돌아간 이들이 대개 예술관련 이들인데, 지금 이들이 한국의 전국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이들이 한국에서 창작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문화예술에 큰 부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내가 아는 한 분도 여기서 우수한 성적으로 박사학위를 마치고 프랑스에서 job을 갖고 정착하려고 했는데 생각대로 안되서 작년 가을에 한국에 돌아갔다. '시기가 너무 늦어 시간강사 자리도 찾기 어려울꺼라'더니 왠걸? 워낙 이곳 학교에서도 수재였고, 활동도 왕성했던던 지라 한국에 가자마자홍대에서 올해부터 강의를 맡게 되었댄다. 그러더니 이 달엔 공연팀과 함께 하는 작업을 발표한다고 메일이 왔다. 아따, 부럽다. 끝내주는 공연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