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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개봉했고, 어제 봤다.
모든 남자가 공유하는 동시에 어느 누구도 독점할 수 없는 게이샤가 한 남자만을 사모한다는 얘기.

중국에서는 상영금지 처분이 내려졌다고 하는데, 중국배우가 연기한 게이샤가 뭐가 어때서? 배우가 맡은 역이 배우 자신은 아니지 않나? 더군다나 게이샤역이 문제의 소지가 될 정도로 비하되게 묘사되지 않았잖나 말이다. 외려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보면, 두꺼운 안경에 눈에 띄는 뻐드렁니의 동양아저씨가 게다를 신고 복도에 나와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성깔나쁜 못생긴 일본인역이 동양인에 대해 좋지않은 인상을 주는 것 같아 난 이 장면이 눈에 걸린다.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 가끔 이렇게 조연도 아닌 것이, 꼭 엑스트라로 나오면서 동양인에 대해 비하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장면들이 있다.  한동안 흑인배우들이 예외없이 악역을 맡았던 것 처럼.

하지만 <게이샤의 추억>은 그렇지 않다.  인신매매로 팔려온 시작이야 그렇다쳐도 게이샤가 되고자 그 분야의 프라이드를 지니며 성장한다. 더군다나 푸치니의  <나비부인>은 일본여자의 미군장교 사모곡이지만 <게이샤의 추억>은 그나마 일본여자의 일본남자 사모곡이다. 내가 중국인도 일본인도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태평스럽게 얘기하는 건지도 모르지,만서도.  

마메하역의 미첼 여의 인터뷰에 의하면, "난 말레이지아 출신의 중국인인데, 내 출신대로만 연기를 한다면 가정주부역밖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일본인 여배우를 쓰려고 해도 세계적인 인지도가 있는 배우가 사실 없다." 맞는 말이다.

반대로, 서양영화를 보자. 꼭 미국배우가 미국인역을 소화하지 않아도 아무런 거부감이 없지않나? 예를 들어, 해리 포터를 영국 아이들이 연기하든 미국 아이들이 연기하든 호주 아이들이 연기하든 '관객이 보기에'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반드시!!! 영국 아이들이어야 한다'고 못을 박은 저자의 특별요구가 달리 없다면 말이다.

난 게이샤의 생활과 규율에 대해서 모른다. 우리나라 옛날 기생에 해당하는 일본기생이라는 것 정도밖에. 때문에 이 영화가 게이샤를 제대로 그려냈는지 어땠는지 모르겠다. 정말 게이샤들이 자신들의 일에 프라이드를 지니고 살았는지 사회의 천대 속에 살았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그 시대의 일본기생치고는 배우가 지나치게 예쁘다고 본다. 눈은 초생달처럼 더 찢어지고, 볼은 달덩이처럼 더 도톰해야하지 않나.. 싶은데. (아닌가?)

다큐멘터리 영화가 아니니까 그래! 그래! 다 이해해줄께! 하지만 아무리 픽션이래도 이 영화를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하기에는, 동양인으로서 이 영화를 보기에는 거슬리는 요소들이 너무 많다. 첫째,
저 포스터 속에서 게이샤, 왜 파란 눈이냐? 둘째, 영화 속에서 일본인역 맡은 사람들, 왜 영어로 얘기하냐? 더빙이면 그러려니...나 하지 동양인 배우 데려다 일본에서 촬영만 했지 모두다 영어로 얘기하니 기분 되게 껄적지근하더만.  미국 관객들, 더빙을 하느니 차라리 돈 더 들여 리메이크를 한다는 건 아는데, 동양배우 데려다 동양에서 촬영하면서 말은 영어를 시키냥? 서양의 시각, 서양의 언어. 그 위에 동양은 그저 오리엔탈 데코레이션에 불과한 신비적 동경의 대상이더냥? 정작 일본인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졌다.

몇 년 전, 환갑이 가까운 한 프랑스 남자가  <게이샤의 추억>을 읽었다면서 내게 이런 말을 슬며시 던졌다."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네가 나의 게이샤가 되었으면 좋겠다."
난  속으로 '웃기고 있네~!'일본인과 동일하게 보는 서양인들의 시각을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터라 말이 곱게 못 나간다. 근데어제 영화를 보고 일어서면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제대로 이해가 되었더라는.프랑스에 잠깐 놀러왔던 후배 말마따나 이 나라 남자들의 껄떡거림은 어째 나이를 불문하는지..  헐~ 이 영화가 서양남자들에게 동양여자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데 한몫하지 않기를.  나야 임자있는 몸인데다 그게 배 밖으로 드러나니 더이상 껄떡거릴 정신나간 놈들이야 없겠지만, 피부 탱탱하고 나이를 알 수 없는 매력적인 동양여자들은 니들 환상 속에서 이곳 생활하기 심히 피곤하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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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