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ents 교육/육아2009.03.04 09:40

보통 다른 아이들이 말을 하던 시기와 같은 시기에 우리 아이도 말을 시작했다. 그때는 한국말만 했다. 그러던 것이 친할머니가 와서 놀아줄 때마다 불어가 몰라보게 부쩍부쩍 늘더니 (아이의 친할머니는 전직이 유아부 교사였슴) 만 2살반인가부터는 혼자 놀 때 불어로 쫑알거린다. 언어라는건 가르친다고 되는게 아니라 역시 처해진 상황에서 필요한 언어가 늘게 되는거다. (참고로, 같은 이유로 한국에서 유아를 상대로 영어 가르치는거 반대다. 괜히 쓸데없는데 돈낭비하지 말고, 애 잡지말자. 적당한 나이가 되어 배워도 충분한 것을 한국에서는 왜 그래 난리를 피고 돈은 돈대로 퍼붓고 애들 잡나 모르겠다.)

 

더군다나 아이의 불어를 교정해주는 것도 엄마고, '아빠한테가서 오늘 혼자서 단추 잠궜다고 가서 얘기해'하고 뒤에서 시켜놓고는 그 불어 문장을 불러주는 것도 엄마다. 뛰어가서 아빠 앞에서 방금 줏어들은 문장을 말한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엄마 말을 알아들으면서도 언젠가부터 아이가 불어로 대답하더라. 나도 사실 가끔은 불어로 대답을 했는데 '이러다간 한국어 한 마디도 안 하겠다' 싶어 마음을 다잡아먹고어느날은단호하게 "한국말로 해!" 했다. 그리고불어로면 아이의 요구에 반응을 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Maman, viens!' 하면 들은 척도 안 하고 '엄마, 이리와'하면 다정하게'응?'하면서 다가갔다.

 

아빠 나라 말, 엄마 나라 말, 2개국어를 한꺼번에 배우려니 아이의 언어 발달 속도가 늦다.단어도 막히고, 문장도 막히고 하니 아이는 때로 주어만 말할 때가 있다. '엄마가~' 그러면 그때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나 상황을 아이가 말하고 싶은가 보다, 싶어 문장으로 얘기하면 또 '엄마가~'. 이 문장이 아직 낯선가보다, 싶어 똑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말해주거나 또는 다른 형태의 문장으로 변형시켜준다.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설(!) 이라고 내가 10번을 말하느니 "(엄마가 하는 말) 따라해봐"하고 시키는게 가장 효과가 좋다.

 

근데 때로는 그게 아닐 때가 있다. 아이가 '아니고~' 그러면 다른 문장으로 변형시키고 변형시키고.. 정답 나올 때까지.ㅜㅜ 아이들 세계에서는 아주 흔하지만 목적어만 말할 때도 빈번하다. '엄마, 밥~!' 그러면 '그래'하고 하고 알아듣지 않고, '엄마, 밥 더 주세요'하고 문장으로 재구성시켜준다. 아이가 문장으로 말하고 나서야 요구에 대해 반응을 한다. 유아 교육이나 돌고래 훈련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아이 뿐만 아니라 "한국말로 해!"라고 주문 넣는 엄마도 어디를 가든 아이와 얘기할 때는 한국어로 말해야한다. 그러나간혹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알아들을 필요가 있을 때, 그때는 불어로 하기도한다. 예컨대, "쉿~! 조용히 하자. 여긴 도서관이잖아."

 

내가 저보고 "한국말로 해!"하니까 이제는 애가 아빠한테 '한국말로 하라'고 한다 : "Parle le coreen! (한국말로 해)". 웃겨 죽는 줄 알았다. 근데 신기한 건, 난 그 문장, 불어로 안 가르쳐 줬다. 

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