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 프랑스2009.08.11 06:22
지난 주 월요일엔 반말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고 갔던 찌라시맨이 어제는 또 와서 성희롱적 제스춰를 하고 가네. 개인소유 영역에 들어와 찌라시나 돌리고 가는 주제에 주민을 놀려? '똥 밟았다' 한번 보고 말 놈이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올 놈이라 la police nationale(경찰서)에 연락하니 그런 일은 지네 소관이 아니라고, la police municipale(파출소?)로 연락하라네. 파출소에 전화하니 그가 남기고 간 찌라시를 들고 경찰서에 가서 고소하라고. 어린애 손을 잡고 경찰서에 가니 아까 전화로 우리 소관이 아니라고 했지 않냐고 그런 사유로 고소장을 써줄 수 없다고 버팅기는거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겠냐고? 경찰이 개입해서 중재하지 않으면 내가 공격적인 사람 앞에서 사적으로 맞서 대응하란 말이냐, 어쩌란 말이냐? 했더니 개인적으로 대응하라고, 그리고 그 사람이 또 나타나거든 우리를 부르랜다. "찌라시 돌리고 1분만에 사라지는데 당신들한테 연락해서 출동해서 도착하는 시간이면 그 사람은 가고 없다. 그렇게 해서는 그 사람 절대 못 잡는다. 다음 주 월요일 그가 나타날 시간 10분 전에 그럼 와라!" 했더니 자기네는 1시간씩 잠복근무 못 한다고. 1시간씩 안 걸린다, 그 사람 나타날만한 시간 10분 전에 와라, 최대한 30분이면 된다. 못하겠댄다. 그럼 고소장 써달란 말이다!!!

찌라시맨 잡자고 잠복하는 것도 우습지만 고소장을 써주지도 않고, 나타나면 전화하라는 불가능한 말만 내뱉는 저 나태하고 무책임한 경찰 대체 뭔가 말이다. 그 젊은 경찰 때문에 피가 더 거꾸로 서더라구. 무방비의 시민을 -그것도 여자를- 틈만나면 인신공격과 성희롱으로 언어폭력 가해자(남자)를 저지하는게 경찰의 임무 아니냐 말이다! 게다가 그놈은 사적영역 내 우편함에 접근해서 찌라시를 넣기 위해 불법복제한 전자키를 품에 넣고 다니고 있다. 내가 허락할 때가 아닌, 그가 원할 때 언제고 우리 영역 내로 들어올 소지가 있다는거다. "당신이 내 고소장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무고한 시민에게 폭력이 일어나는 것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그걸 방조하는 거나 마찬가지다!"했더니 "당신 사건에 대해 적용할만한 형법 법규가 없다! 우리 소관이 아니다! 그는 그런 말을 할 권리가 있다!"고 반박하는 젊은 경찰에게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런 말을 할 권리가 있어??? 그에게 그 권리를 누가 줬길래?!! 너 경찰 맞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경찰하고 한바탕 하려고 온 거 아니니 꾸욱.... 참고. 

"그럼, 파출소가 어디냐? " 파출소에 갔더니 문이 잠겼네. 문 앞에 써있는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순찰 중이라고, 무슨 일이냐고, 가타부타 얘기했더니 우리집 앞으로 지금 갈테니 그 앞에서 만나자고. 순찰차를 타고 온 두 명의 순찰이 내리더니 내 얘기를 차분하게 들었다. "개인소유 영역에는 저희가 개입할 수 없습니다, 마담. 저희는 시 소유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만 관리합니다." police nationale와 municipale사이에서 서로 나를 떠넘기고 있었다. 도대체 어느 관할의 일인지 나도 모르겠지만 순찰의 말이 일리가 있었다. "경찰에서는 제 경우에 적응할 형법 법규가 없다고 고소를 받아주지 않습니다." 했더니 "공격(agression)과 성희롱은 충분히 형법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 젊은 남자가 고소를 받아주지 않으면 경찰서장에게 직접 편지를 써보내세요." police nationale과 police municipale 어디 관할인 지 프랑스인도 헤깔리는 판국에 외국인에, 그것도 동양인 외국인으로서 어떻게 해야할 지 정말 난감했다. 가뜩이나 험한 일을 당했는데 경찰마저 나를 뺑뺑이 돌리다니.

집에 들어와 동네 관할보다 더 큰 행정관할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다. "마담, 저희는 마담 동네를 관리하지 않습니다. 해당 동네 경찰서에 전화하세요." 전화를 끊으려고 하길래 그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우리 동네에서는 경찰서와 파출소가 서로 자기 관할이 아니라고 한다, 어디에 가서 문의해야 되는 지 그걸 알려달라. "성희롱은 분명히 경찰서 관할입니다. 형법 적용 가능합니다. 경찰서로 가세요."

그놈을 철창에 집어넣을 수는 없을 것이나, 그걸 바라지도 않는다. 내가 바라는건 '날 공격하는 일은 그만해. 날 가만히 내버려줘! 나를 위협하고 모욕하는 당신, 우리집 근처에 나타나지 마!'. 난 그가 놀리는 중국인도 아니지만, 설령 진짜 중국인이었다 해도 내 나라를 모욕하는 언사를 해서는 안되는거다.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최소한 예의는 갖추야 하는거 아니야? 왜 찍찍 반말이냐고? 더구나 불법복제한 열쇠로 남의 땅에 허가없이 들어와서 말이지. 그가 남긴 찌라시에 남긴 상업시설에 전화를 돌렸다. 어느 회사에 광고물 배부를 맡겼는 지 추적했다. 몇 번의 전화를 돌리고 돌린 끝에 배부처를 알 수 있었다. 담당자와 연락이 됐다. 사정을 얘기했다. "그런 언행을 해서는 안되지요. 조처하겠습니다. 편지로 한 통 보내주세요."

저녁이 되니 진이 빠졌다. 아침부터 그때까지 아이와 놀아주지도 못했다. 남편이 퇴근하기를 기다렸다가 그와 함께 경찰서에 다시 갔다. 아침에 봤던 젊은 경찰은 자리에 없었고, '이런 이런 일로 고소장 접수하러 왔습니다'하자 다른 경찰이 나를 방으로 데려가 내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러곤 다른 경찰을 불러내 고소장을 접수하도록 했다. 모든게 너무 싱거우리만큼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우리 남편이 나 대신 얘기해준거 아니고, 그는 옆에 동행한 것 밖에 없었다. 아침엔 고소장 접소 하지 못한다고 악을 쓰던 경찰서가 저녁엔 식은죽먹기로 처리해주었다. 그 젊은 경찰의 실수때문이었을까? 프랑스인을 대동하고 갔기 때문일까? 간혹, 정말 간혹 생기는 일인데마는, 경시청이든 경찰서든 프랑스에서 행정일로 황당하게 걸릴 때, 시어머니든 남편이든 프랑스인 한 명을 대동하고가면 그들이 내 대신 일처리를 해주는거 아닌데도 일이 아무 걸림돌없이 진행될 때가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 이럴 때 느낀다. 기분 드러웠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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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