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logie 친환경2011.04.26 01:08
큰애를 키울 때도 면기저귀를 쓰기는 했지만 밤에 잘 때, 외출할 때, 여행갈 때는 종이기저귀를 채웠었다.
둘째를 낳고서는 외출할 때도 면기저귀를 채우리라!
내가 보기에, 그리고 남편이 보기에 약간 무모해보이는 결심을 했다.
근데 결심을 하고나서 막상 실행을 해보니 그렇게 어려운게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1. 여름 바캉스
작년 여름, 2주간 바닷가로 휴가를 갈 때, 남편에게 '면기저귀를 갖고 가서 빨아쓸까?' 제안했다.
남편은 '휴가가서도 똥기저귀를 빨아야한단 말인가?'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고 한숨을 내쉬긴 했지만
그 이상의 말은 하지 않았다. 참고로, 큰애 키울 때 똥기저귀 처리는 퇴근하고 들어온 남편이 도맡아하곤했다.
우린 그때 밤에 채울 종이기저귀 21장과 하루 7장씩 빨아댈 것으로 계산해서 면기저귀 21장을 들고 내려갔다.

생후 4개월 때였다. 똥기저귀가 수시로 나왔다.
게다가 모유 수유였으니 먹으면 먹는대로 싸대서 하루에 많으면 8번을 싸기도 했다. 
햇살이 좋아 기저귀를 널면 그날그날 바짝바짝 말랐고, 물에 석회가 적어서 그런지
-우리집에서 빨 때와는 다르게- 기저귀가 섬유유연제를 쓴 것마냥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었다.

세탁세제는 당연히 친환경세제를 썼다.
noix de lavage라는 천연나무열매 껍질과 percabonate de sodium을 들고 내려갔다.
모두 자연에서 생분해되어 물을 전혀 오염시키지 않는 세제이며, 신생아 빨래에도 무해한 안전한 세제다.

내가 왜 이런 미친 짓을 했느냐고?
물 좋고 공기 좋은데라고 일부러 찾아가서 놀면서 그 아름다운 자연에다가
나 편하자고 100년간 썩지않는 종이기저귀를 척척 버리고 올 양심이 차마 서질 않았다.
내가 자연을 찾아갈 때처럼 그 자연에서 나올 때도 마찬가지 상태로 만들어둬야
다음에 내가 그곳을 찾아갈 때도 지금처럼 그때도 아름다운 자연이 나를 반겨주리라.


2. 고국 방문 중에서도
애아빠의 휴가가 끝나고나서 한국으로 3주간 애만 둘 데리고 갔다왔다.
갓난쟁이를 친정부모에게 안겨드리고 싶었고, 큰애의 한국어 실습을 위해서였다.
'면기저귀를 들고 갔다가 왔다가 하면 그게 다 짐인데, 특히 올 때는 바리바리 싦고 와야할텐데.
종이기저귀를 한국에 도착해서 쓸까?'
엄마도 '한국에 있는 동안은 그냥 종이기저귀 쓰지그래' 하셨었다.
그러다 생각난게 '한국에서 면기저귀를 빌려서 쓰고 올 때 주고 오면 되잖아!'
그렇게해서 종이기저귀도 한 봉다리 사긴 했지만 면기저귀 30장을 빌렸고, 돌아올 때 삶아서 돌려주고 나왔다.
남은 종이기저귀는 들고와서 밤기저귀로 한참을 썼다.
(일반적으로, 종이기저귀 한 봉다리면 종이기저귀만 쓸 경우, 1주일밖에 못 쓴다.)


3.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면서도
매일 숙소를 옮겨야하는 여행에 남편한테 면기저귀를 제안했다.
남편은 대번 '그건 안돼!'라고 반응했다. 세탁기가 없는데 어떻게 할꺼냐는 거였다. 맞는 말이다.
'이젠 애가 만 1살이 됐으니 똥을 주기적으로 싸지 않느냐,
똥을 쌀만하다 싶으면 종이기저귀를 채우고, 오줌만 쌀 것 같으면 면기저귀를 채우면 되지않겠느냐?'
골 때리는 환경파수꾼을 마누라로 둔 남편은 '모진 고생을 하는구나' 싶었을꺼다.
남편을 설득해서 종이기저귀 20장, 면기저귀 15장을 챙겨들고 여행을 떠났다.
여행 첫날, 애가 바로 면기저귀에 똥을 여러 번 싸댔다. 앗, 계산 착오! ㅠㅠ
그러나 어쩌랴... 고도리에서 배운대로 한번 Go면 계속 Go !

기저귀를 갈고나서 -자연에서 100% 생분해되는- 비닐봉지에 담아 가방에 넣어와서
밤에 애들 재우고 난 뒤에 손으로 오줌기저귀 빨아서 널고,
똥기저귀는 비눗칠해두고 밤새 내처둔 다음에 아침에 빨고,
아침에 다 안 마른 기저귀 빨래랑 젖은 빨래는 차 안에다 펴고 널어 말리고,
그러다 기저귀가 마르면 차 안에서 운행하면서 개서 정리하며 다녔다.
그러며 돌아다니다보니 이건 여행이 며칠이 되든간에 기저귀 15장으로 여행을 100일, 200일 다닐 수도 있겠더라구!!!




여름 바캉스에서 전나무 사이에 빨랫줄 매어 널어 말리고 있는 기저귀들.


친환경으로 사는게 어렵다고 느껴지시는 분들,
가장 어려운 과정은 마음을 다잡아먹는, 결심을 하는 순간 뿐입니다.
그 다음의 일은 아무 것도 아니에요.
친환경으로 사세요.
지금 지구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습관을 바꾸면 지구가 건강을 회복할 뿐만 아니라,
미처 다 테스트 되지 못한 수 십 만 가지의 화학물질로부터 여러분 자신과
또한 여러분의 자녀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키는 길이기도 합니다.
자세한 얘기는 다음에 언제 포스팅에서 하겠습니다.
지금 습관을 바꾼다고해서 내일 당장 지구가 회복하는건 아닐 겁니다.
지난 100년 동안 세 세대가 지구를 훼손해왔던만큼 회복의 시간도 오래 걸릴 것입니다.
그렇다고 오래된 습관을 바꾸지 않는다면 지구가 훼손되는 속도는 가속화될 것입니다.
친환경으로 사세요. 제 동지가 되어주세요.
당신의 '결단'이 미래를 바꿉니다.


(관련글 : 종이기저귀와 면기저귀의 비교 http://francereport.net/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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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