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ualités 시사2012.03.11 11:13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에 한국인 바이올린 연주자로 11년 근무하는 분의 어머니가 음악교육 체험사례를 발표하는 자리에 갈 기회가 있었다. (참고로, 이분은 한국인 부부로 이루어진 가족이다.) 세미나 마지막에 질문을 받으셨는데, 인상적인 질문이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있으면 음악가/예술가로서 품위유지가 되는 정도인가요?"

다시 말해서, 관현악단원으로 밥 먹고 살 수 있느냐는 질문인데, 한국의 관현악단 단원들 상황의 반증으로 들렸다. 답변으로 '그냥 넉넉히 받는다. 돈보다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아서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어 좋더라'라고 말씀하시는데,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단원이 얼마를 받고, 어떤 대우를 받는지 아는 내가 듣기엔 이건 지나치게 겸손한 답변이더라고!

(이 글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포스팅 : 김상수 칼럼 이후 갑논을박의 끝에 서서 -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질문하셨던 분이 재차 질문: "해가 지날수록 페이도 오르느냐"

답변 : "해가 지날수록 페이도 오릅니다"

해서 내가 관중석에서 손을 듣고 첨언해드렸다.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단원의 '초봉'이 프랑스 여느 cadre(간부)급이다. 최하가 4천유로다. (참고로, 프랑스에서 최저임금제로 받는 일반 샐러리맨들의 초봉이 1800유로 되니,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의 페이가 얼마나 센 지 감이 잡히십니까?) 서울시향은 얘기 들어보니까 한번 출장연주가는데, 5천원 받는다고 하는데,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는 연주별 특수수당은 따로 없고, 준공무원이라 (문화부에서 지급되는) 월급만 받는다. 콘서트를 초대한 나라에서 4성호텔 숙박을 1인당 1실씩 무료로 제공하고, 식비와 교통비의 실비가 나온다. 실비가 워낙 넉넉해서 2명이 먹고 돌아다닐 돈이 된다."

출장비가 넉넉히 나오고, 4성급 호텔에서 1인당 호텔방이 하나씩 나오니까니 아예 식구들 데리고 같이 가기도 한다. 간부급으로 받는 페이도 사실 간부보다 나을꺼다. 왜냐면, 프랑스에선 간부급으로 올라갈수록 업무량이 늘어 퇴근도 부하직원보다 늦게 하고, 주말에도 일을 싸갖고 가거나 주말에도 회사에서 콜~하면 튀어나가야 하는데, 관현악단 단원은 그런건 일체 없으니까 말이다. 연습 일정이 융통성이 있어서 낮에 시간이 나기도 하고, 식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 다만 콘서트가 저녁이나 주말에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저녁이나 주말에 일을 하는 경우는 있다.

이 좋은 권리들은 거저 생기는게 아니고 이들에게 노동조합이 (여러 개) 있기 때문이다.

반면, 노동조합이 관현악단 단원들의 권리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전에 관현악단을 뽑는 관문이 엄청나게 어렵다. 라디오 프랑스 관현악단에 TO가 생기면 국적이 서로 다른 후보자들이 20~30대 1의 경쟁율을 보이며 모여든다. 이들은 물론 다 국립음악원(national consertatory) 학위를 딴 졸업생이어야 한다. 1차, 2차, 3차의 테스트를 거치는데, 마지막 남은 1~2명의 후보자마저도 그들이, 즉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심사위원측이 약간이라도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최종합격자를 뽑지 않는다.

많은 오케스트라들이 오디션으로 단원을 뽑지만, 그 콩쿨이 얼마나 엄밀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되어 어떤 연주자를 통과시키느냐에 따라서 오케스트라의 수준이 달라지고, 평가가 달라진다.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 얘기를 종종 하는데, 서울 시립 오케스트라와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를 하는 것부터가 나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립과 국립의 예산과 단원들의 지위(status) 차이, 노조가 일반화되어있는가 아닌가하는 한국과 프랑스의 차이말이다.

권리와 자질, 두 개의 접시가 나란히 무게를 잡아야 심리적으로, 경제적으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음악에만 몰두할 수 있고, 그래야 한 오케스트라단의 훌륭한 화음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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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