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 프랑스2016.10.17 22:52

그것이 알고 싶다. 프랑스의 선거에 관한 모든 것! 이번에는 제2편으로 선거비용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7. 선거비용을 누가 어떻게 관리하나? 


프랑스에서 선거자금을 운용하는 방식이 두 가지 있다 : 캠페인 계좌 협회와 대리인. 두 가지 방식 중에 어느 것을 쓸지는 선택의 문제다.


1) 캠페인 계좌 협회

같은 정당의 여러 후보의 선거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하나의 협회를 만들고, 그 협회에서 다수 후보의 선거자금을 관리한다. 

2) 대리인 

후보가 선거자금 대리인을 지정한다. 선거운동 중 지출이 필요한 경우, 선거자금 대리인이 수표로 지급한다. 


두 경우 다 선거자금 운용의 법적 책임은 소속정당이 아니라 후보에게 있다. 

내가 후보로 출마했던 2015년 3월 도의원 선거의 실례를 들어보자. 이블린 도의 모든 녹색당 도의원 후보들의 선거자금을 일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협회를 하나 설립했다. 그렇다고 하나의 은행계좌에서 여러 후보의 자금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 이블린 도의 선거구마다 각 선거자금 은행계좌를 만든다. 지출이 있는 경우 수표로 후급 정산하고, 계좌 폐쇄까지 총관리했다. 

선거자금 예산은 원칙적으로 각각의 후보가 은행에서 대출받는다. 내 경우, 윤리적인 은행에서 대출하려고 했는데 대출 최소금액이 우리가 필요한 예산의 10배를 웃돌았기 때문에 이블린 도의 모든 녹색당 후보들이 필요한 예산을 합해 정당의 이름으로 한 번에 대출을 받았다. 이어 녹색당은 이블린의 각 선거구 후보들에게 대출계약서를 쓰고 선거자금을 빌려주었다. 그래서 나도 내 개인 통장으로 2500유로(한화로 약 341만 원)를 받았고 다시 선거자금 계좌에 고스란히 2500유로를 입금했다. 이후 관리는 캠페인 계좌 협회에서 일체 관리했다. 

선거가 끝나고 약 한 달 뒤, 캠페인 계좌 협회는 각 선거구 후보가 선거비용으로 지출한 모든 증빙서류를 준비하도록 상세 서류목록을 알려준다. 서류를 다 준비한 뒤 전문회계사와 약속을 잡아 만나러 가면, 전문회계사는 후보가 준비해온 서류를 꼼꼼하게 검토하여 제출서류가 완비되었는지 확인한다. 

후보는 이 두툼한 서류뭉치를 1차 선거일로부터 10번째 되는 금요일까지 CNCCFP (Commission nationale des comptes de campagne et des financements politiques), 즉 선거비용과 정치자금을 담당하는 국가위원회에 우편으로 보낸다. 이때 우표는 붙이지 않는다. 





CNCCFP는 선거자금 환불뿐 아니라 선거자금 감사를 맡는다. 선거자금과 관련해서 특정액에 관련된 의문사항을 후보에게 우편으로 질의하면 후보는 지체없이 답신을 우편으로 보내야 한다. 

5% 이상의 지지를 받고, 선거자금 지출이 선거법이 정하는 최대금액(A)을 넘지 않으면 국가는 최대 제한금액(A)의 47.5% 한도 내에서 환급해준다. 다시 말해서 선거법이 정하는 최대 제한 금액의 절반 이하의 선거자금을 쓴 경우, 전액 환급된다. 

필자가 출마했던 선거구는 인구 6만3564명으로,선거자금 최대지출 한도액이 3만8768유로 62쌍팀('쌍팀'은 센트에 해당되는 프랑스어로, 1유로는 100쌍팀). 환급 최대한도액은 1만8416유로였다. 필자의 선거자금 총액이 2280유로라서 전액을 환불받을 수 있었다.

선거 자체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항목은 각 후보의 선거비용에서 제외한다. 선거 공식게시판에 붙이는 포스터, 각 가정에 배달되는 공약 홍보물, 선거용지 등은 국가에서 결제하므로 후보의 부담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공식게시판 이외에 포스터를 더 붙이고 싶어서 포스터를 추가 주문하게 되면 추가분은 선거계좌의 지출목록에 올라간다. 공약 홍보물을 환불받기 위해서는 재활용 섬유질이 최소한 절반이 넘는 종이이거나 지속적인 관리 국제인증을 받은 숲에서 베어낸 나무로 만든 종이여야 한다. 



8. 선거자금의 한도액이 있나? 

있다. 선거인 수에 비례해서 선거법이 선거자금 한도액을 정하고 있다. 이 한도액은 2~3년마다 바뀐다. 만일 선거비용이 선거법에서 정한 한도액을 넘은 경우, 선거자금 일체를 환불받지 못할 뿐 아니라 후보가 당선되었다면 당선이 취소된다. 

최근 프랑스 전 대통령 사르코지가 대선 선거자금 위반으로 법정에 서게 됐는데, 2012년 당시 사용한 선거 비용이 선거법에서 정한 한도금액을 넘어섰다는 혐의 때문이다. 대선 캠페인 당시 사르코지는 비그말리옹에 UMP(대중운동연합) 정당 모임을 의뢰했는데, 정당 모임을 지나치게 자주 그리고 화려하게 가졌다.

맞수인 사회당 후보 프랑수아 올랑드가 2012년 1월부터 4일까지 10번의 정당 모임을 가졌던 반면, 니콜라 사르코지는 43회의 정당 모임을 가졌다. 게다가 특수조명, 대형 스크린, 정당 모임을 위해서 작곡한 음악, 비디오 촬영까지 동원했다. 단적인 예로, 안시와 빌팡트, 단 두 도시에서 열었던 UMP 정당 모임에만 자그마치 50만 유로(약 6억8천만 원)가 들었다. 




참고로 1차 선거 당선자의 선거자금 총액은 2250만 유로(약 307억 원)를 넘을 수 없게 되어있다. 그런데 사르코지는 대선 캠프 관계자가 지난 대선에서 선거비용 초과 사용을 은폐하려 비그말리옹에서 허위 영수증을 발급받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행사를 연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서 1850만 유로(약 253억 원)의 영수증을 위조했다는 것. 사르코지는 선거자금 문제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최근 이 사건으로 비그말리옹과 UMP 관계자 13명이 기소됐다. 

흥청망청 정당 모임의 기획을 맡았던 이벤트 회사 비그말리옹은 사르코지의 UMP동료이자 한때 UMP의 당대표이기도 했던 프랑수와 코페의 친구 둘이 경영을 맡았다. 현재 모(Meaux) 시의 시장으로 있는 코페는 2012년 11월, 당내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부정을 일으켜 18개월 만에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2017년 대선을 딱 일 년 앞두고 4년 전에 사르코지가 위조했던 영수증과 USB키를 발견돼 선거법 위반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UMP는 현재 '공화당'이라는 이름으로 당명을 바꾼 상태다. 


9. 기탁금은 얼마인가? 

없다. 프랑스에서 '선거 기탁금'이란 제도는 없다. 대신 최소 5%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경우, 선거자금으로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은 후보가 갚는다. 단, 대선은 예외이다. 

대선은 선거구가 넓고, 참여하는 선거인이 많으며 선거자금으로 지출하는 금액이 워낙 크다. 그러다 보니 1차 선거에서 5% 이상 지지를 못 받고 낙선했더라도 2012년 대선의 경우 지출 최고 한도액의 4.75%인 80만422유로50쌍팀까지 환불해주었다. 5% 이상의 지지를 받은 경우, 지출 최고 한도액의 47.5%까지, 즉 800만4225유로까지 환불해주었다. 


10. 개인이나 기업에게서 기부금을 받을 수 있나? 

4600유로에 한해 개인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을 수 있다.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의 한계액은 150유로, 그 이상인 경우 반드시 수표로 지불해야 하며, 개인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이 선거자금 지출총액의 20% 이하여야 한다. 

반면에 1988년부터 개정된 선거법에 의하면, 기업으로부터는 일체의 기부금을 받을 수도 없고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없다.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받거나 공간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는 경우,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서비스가가 시장가보다 훨씬 높거나 낮으면 CNCCFP에서는 그 사유에 대해서 물을 것이고, 사유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되면 그 액수만큼은 환불해주지 않을 수도 있다. 

선거활동이 아닌 경우, 정당에 정치자금을 후원할 수는 있다. 한 해 한 정당에게 기업은 최대 7500유로, 가족은 1만5000유로까지 기부할 수 있다. 


11. 후보 자신의 재산으로 선거에 참여할 수 있나? 

은행 대출 안 받고 자기 돈이 충분히 많아서 자기 돈으로 선거하겠다면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기 돈을 선거계좌로 집어넣으면 되니까. 단, 후보는 선거기간동안 선거계좌에 들어간 돈을 단 한 푼도 만질 수 없고, 자신의 호주머니에 있는 돈도 쓸 수 없다. 캠페인계좌 협회와 대리인만이 선거비용을 관리할 수 있다. 



다음 편에는 '프랑스 선거, 그것이 알고 싶다!'의 종결판으로 투표방법, 투표용지, 투표함, 해외국민투표 등 투표에 대한 모든 것을 소개한다.




2016년 2월 27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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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