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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10 너에겐 네 삶이, 나에겐 내 삶이 있는거야
  2. 2007.06.18 프랑스인들의 인간관계 (모임편) (1)
France 프랑스2008.05.10 09:39

엮인글 중 내가 쓴 글에 달린 덧글에 올라온 질문에 답글을 쓰다 길어져서 글을 하나 새로 쓰기로 했다.

질문 : 프랑스인들은 자기 만족을 잘 하나요?

 

불어에 아주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로 "chacun son tour"란 말이 있다. chacun이란 '각자'란 뜻이고, 'tour'란 영어로는 turn. 직역을 하면 '각자 자기의 순서가 있다', 부드럽게 의역을 하면 '순서를 지키세요'라는 뜻이다.

 

근데 이 표현이 매우 다양한 상황에서 응용된다. 예를 들어, '모두가 서로 다른 문화를 갖고있다'라고 말하고 싶으면 'chacun sa culture', '사람마다 의견이 다른거지'라고 할 때는 'chacun son avis', '너랑 나랑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거지'는 'chacun son choix','모두가 서로 다른 인생이 있는거지'라고 말하고 싶으면 'chacun sa vie'가 된다.

 

프랑스인들은 타인의 삶을 자신의 것과 비교하지 않는다. 비교해서 우쭐해 할 일도 없고, 비교해서 우울해 할 일도 없다. 비교되어 평가절하되지 않기 위해서 명품 혹은 그 짝퉁으로 '이것보세요, 나 돈 많아요~' 위장을 할 일도 없다. 평가절상받기 위해서 아파트 평수나 굴리고 다니는 자가용 가격을 대화에 은근슬쩍 끼워넣을 이유도 없다. 같은 이유로, 발도 디뎌본 적 없는 대학의 졸업장을 허위로 날조할 일도 없다.왜? Chacun sa vie : 너에겐 네 삶이, 나에겐 내 삶이 있는거니까.

 

프랑스 학교 성적표엔 등수가 매겨지지 않고, 대학에 서열이 매겨지지 않는다.

등수는 1년에 한두 번쯤은 뽑아서 벽에 걸어둔다. (수석이 누군지는 가려야 하니까???)성적은 20점 만점에 몇 점을 받았는지 나오며 절대로 성적표에 등수가 적혀나오는 일은 없다.

지방에 있는 대학이든 파리에 있는 대학이든 레벨이 동등하다. 대입시험의 커트라인에 따라서 대학을 수직으로 서열화시키는 상황은 상상할 수가 없다. 대학입시라는게 프랑스엔 없으니까. '바깔로레아'라 불리는 전국적인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보는데 바깔로레아가 없으면 대학에 들어갈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법대든 의대든 들어가는 문은 넓지만 졸업은 노력하는 자만이 열매를 딸 수 있도록 되어 있다.대학을 못/안 나왔다고 해서 사회에서 도태된다는 열등감을 갖지 않는다. 물론 학위가 있으면 사회에서 승진을 한다거나 월급을 타는데 있어 플러스 요소로 작용하지만대학 학위가 없어도 먹고 살 일은 많다.Chacun son choix, chacun sa vie.

 

질문에 답이 됐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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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07.06.18 16:16

프랑스인들의 만남은 한국인들의 것과 성격이 많이 다르다. 한국사람들이 모이는데 가면 신입회원이라고 말도 걸어주고, 새로운 회원과 떠나가는 회원들을 위해 환영식과 환송식을 해준다. 이 '뭉치자' 세레모니는 회원들 대다수가 날밤을 새우며 진탕 술을 마시는 걸로 끝장을 본다. 한국인들 모임에서 첫모임이 끝나고 그냥 집에 돌아가는 경우는 상상을 할래야 할 수가 없다. 같이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가고, 헤어질 때는 전화번호를 -회사원이라면 명함을 교환하고, 때로는 집주소까지 적는다. 그렇다고 모 연락이 올꺼라거나 연락을 할꺼라거나 장담은 못하지만 말이다.

 

이런 모임에 익숙한 한국인이 프랑스인들의 모임에 가면 적응이 안된다. 우선, 신입회원이라고 말을 붙여주지 않고, 새내기가 오든 있던 회원이 떠나가든 환영식도 환송식도 없다. 모임이 끝나면 '다음에 봐요~'하고 다들 흩어져서 제 갈길을 간다. 오늘은 그래도 첫모임이니까 뒷풀이 비슷한 뭔가가 있겠지, 술은 한국처럼 많이 안 마신다해도 밥이라도 같이 먹겠지, 아니 적어도 차라도 한 잔 하겠지, 싶어 빈둥빈둥 남아봤자 헛수고다. (나도 해봐서 안다.) 어떤 모임이든 모임이 끝나면 '집에 간다'가 정답이다. 신입회원은 모임에 끼려고 적극적으로 제가 알아서 뛰어야 한다. 모임에 나오지 않는다고해서 '왜 지난 번에 안 나오셨어요? 내일 모임에 꼭 나오세요~' 아무도 연락주지 않고, 반대로 모임에 나오지 않는다고 제재를 가하지도 않는다. 탈퇴를 한다고 해도 어느 누구 하나 말리지, 아니 말려보지 않는다. 막말로 올래면 오고, 갈테면 가고. 처음 만나자마자 연락처를 주고 받는 것, 특히나 모든 회원의 연락처와 주소록을 만들어서 돌린다는 건 상상을 할래야 할 수가 없다. 집주소는 특히나 초대를 받았다거나 어디 여행가서 엽서를 보내내려고 한다거나 하는 경우가 아니면 물어보지도 않고 적어주지도 않는다. 서로 대화가 되는 몇몇 사람들끼리 -그것도 여러 번에 걸쳐 보게 되었을 경우, 연락을 하고 따로 볼 뿐이다. 처음에 말이 잘 통했다고 그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겠지,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프랑스인은 누구와도 대화를 잘 나눌 수 있지만 그들에게 대화는 대화고, 관계는 관계다. 대화와 관계는 별개다. 어떤 작업을 통해서 모임이 진행되는 경우, 작업이 좋지 않으면 프랑스인들은 말도 걸지 않는다. 근데 사실 프랑스 모임에 친목모임은 극~~~히 드물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까지 순수친목모임을 본 적이 없다. 늘 어떠한 테마 하에서 모임이 구성되고, 모임은 그 테마 하에서 굴러간다. 내가 서울에서 만난 한 20대 중반 프랑스인은 프랑스에 있을 때, 또래의 4인구성의 음악클럽에서 10년째 활동하고 있었지만, 음악연습이 끝나면 바로 흩어져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한번도 뒷풀이를 한 적이 없단다. 그들과는 음악에 대해서 얘기할 뿐 사적인 얘기를 나누지 않는다고 했다. 4명밖에 안되는 그 모임에서, 그것도 10년째나 되가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모임 뿐만이 아니라 학교도 분위기가 별반 다르지 않다. 아무도 어느 누구에게 신경쓰지 않는다. 모든 공고는 게시판을 통해서 나간다.할 사람은 하고, 말 사람은 말라 식이다. 제가 알아서 뛰어야 하고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 같은 반 급우들과 오리엔테이션도 없고, 뒷풀이도 없고, 엠티도 없고, 입학식도 졸업식도 없다.이런 것들이 -이기주의(egoisme)과는 다른- 개인주의(individualisme)다. 이에 반해 한국 문화는 집단주의(collectivisme)라 부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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