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ualités 시사2015.11.18 00:16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독립운동가 신채호가 말이다.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  

역사로부터 배우지 않으면   역사를 반복하게 된다. ”

(Those who fail to learn from history are doomed to repeat it.)

 

내가 학교 다닐 , 역사를 잊기는커녕 배운 근대 역사가 있었다. 2012 생방송으로 진행된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다카키 마사오를 아느냐 ?’라는 질문을 던졌다. 내가 답을 해야하는 상황도 아니었건만, 해머로 뒤통수를 마구 두들겨 맞은 듯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때까지 다카키 마사오에 대해서 전혀 들은 바가 없었고, 다카키 마사오(박정희 대통령의 창씨개명 이름-오마이뉴스 편집자 ) 일본 정부에 혈서를 쓰고 독립군 토벌군이 한국인이라는 것도, 바로 그때 사람이라는 것도 그때서야 알았으니까. 내가 대체 학교에서 역사 시간에 배운걸까 ? 하는 회의감이 한순간에 몰아쳐왔다. 당시 아빠는 대선 후보 중에 빨갱이가 있다고까지 하셨다.

검정교과서로 바뀐 해가 2007년이니까, 나는 국정교과서로 역사를 배웠다. 국정교과서가 좋은지 나쁜지 그때는 판단도 없을만큼 어렸고, 무조건 달달 외우는게 최고였다. 학생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건 우리나라 교육의 목표가 결코 아닌 했다. ‘그때 사람 총살당한 다음 , 국기를 조기 게양하며 시뻘건 눈을 훔치던 엄마가 또렷하게 기억난다.


새벽 종이 울렸네, 아침이 밝았네, 너도 나도 일어나 나라를 만드네, 살기 좋은 새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어릴 하도 많이 들어서 아직까지도 가사를 기억하고 있다. 징하다. 국정교과서였던 탓에 우리는 배워야 역사를 배우지 않았고, 지나간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 5.16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그때 사람 딸이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의미심장한 지지율 51.6 % 얻어 권력에 앉았고, 8년만에 국정 역사 교과서로 회귀하는 더러운 역사를 반복하고 있는 아닐까 ?

한국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는 가운데, 내가 발을 디디고 서있는 땅에서는 역사 수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했다. 좋은 사례라면 같이 나누고, 아니라면 반면교사의 사례가 되었으면 좋겠다.

민주주의 선진국또는 혁명의 나라 일컬어지는 프랑스에서는 역사 수업이 어떻게 이루어질까 ? 역사를 통해 무엇을 가르치며, 교과서를 어떻게 정할까 ? 1789 프랑스 대혁명과 1968 68혁명이 시민정신의 근간을 이루는 프랑스에서는 아마도 역사를 단순히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나열하는 정도로만 치부하지는 않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나라의 성공적인 민주주의가 역사 교육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는 아닐까 ? 거창한 철학은 집어치우고, 프랑스의 역사 교과 과정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수소문 끝에 16년째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로렁스 드콕씨에게 인터뷰를 청했다.

 

로렁스 드콕



프랑스에서 국어, 수학, 다음으로 중요한 과목은 역사

 

-  프랑스의 역사 교육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참고로 프랑스에서는 3세부터 유아학교에 가기 시작하고, 의무교육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6세부터 시작된다.)

« 역사는 프랑스 의무 교육과정 중에서 매우 중요한 과목 중에 하나에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1년동안 역사를 배우는데, 초등학교 때는 주당 1시간, 고등학교에서는 주당 3~5시간씩 역사 수업이 있어요. 프랑스에서는 역사와 지리를 함께 가르치고, 공민교육도 병행합니다. »

 

-  역사가 매우 중요한 과목 중에 하나라고 하셨는데,  매우 중요한 과목들 뭔가요 ?

« 국어, 수학, 그리고 역사 순입니다. »

(한국에서는 국어, 수학, 영어순인데, 프랑스에는 국어, 수학, 다음이 역사 !!!)

 

- 역사 교육이 중요한가요 ?

« 19세기 때부터 역사 교육을 통해서 프랑스인이라는 느낌, 공화국민이라는 시민정신을 갖게 하기 때문이에요. 프랑스에서 역사 교육은 크게 시기로 나눠볼 있습니다. 첫번째는 19세기 말부터 2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고, 두번째는 2 세계대전 이후에요.

첫번째 시기에는 프랑스의 역사만 가르쳤어요. ‘민족주의 소설(roman national)’이라고 부르는데,  소설처럼 아름다운 줄거리에 주인공을 둘러싼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이야기하고, 긍정적인 면만 이야기했죠. 자기 나라 프랑스를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려는 의도였어요. 지나간 역사에는 영광스러운 사건들만 있는게 아니라 어두운 면도 있어요. 프랑스가 알제리를 식민통치했었는데, 그걸 알제리를 위한 것이다라고 미화하면 거짓말이죠.

두번째 시기는 2 세계대전이 끝난 뒤부터인데, 유대인 대학살이 신호탄이 되었어요. 그것은 역사 발전이 아니라 야만이었어요. 야만을 이해해야만 했어요. 프랑스 뿐만 아니라 유럽 전지역에 걸쳐서 유네스코가 다음과 같이 발표했어요. 역사 교육을 통해서 첫째, 인종차별주의와 싸울 , 둘째, 관용을 가르칠 .  그래서 오늘날에는 프랑스 역사만 가르치지 않고 프랑스, 유럽, 세계, 셋을 균등하게 가르치려고 노력합니다.

80년대 이전에는 역사 교육이 교육부 소관이었어요. 2차세계대전 끝날 때까지는 공개토론은 전혀 없었고, 역사 교육은 언론에서만 다뤘어요. 그러다가 1979 < 피가로> 1면에 실린 알랑 드코의 사설이 대대적인 공개토론의 도화선이 됩니다.  우리는 당신네 아이들한테 더이상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다 제목의  글이에요.  

(프랑스 위키페디아에 따르면 알랑 드코는 가장 권위 있는 학술기관인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 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인물로, 저술가이자 방송인이다. 1951년에  역사 토론회라디오 방송을 개설하여  1997까지 운영했으며, 프랑스의 역사 교육에 반향을 일으켰던 공으로 2014년에 레종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현재 프랑스 북부 릴르에 살고 있다. - 필자 주)

1970년대에 국어, 수학, 그리고 감각 일깨우기(éveil)’ 가르쳤는데, 감각 일깨우기 시간에 생물, 역사, 지리 등을 한꺼번에 가르쳤어요. 예를 들면 이건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지 등을 분석하다보면 역사, 지리 등이 나오는거죠. 근데 이렇게 가르치니까 막상 프랑스 왕들에 대해서 하나도 배우는거에요. 그래서 1985년에 교육부가 초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프랑스 왕들에 대해 배우도록 역사 프로그램을 다시 설계했습니다. 프랑스와 세계, 모두를 역사 시간에 가르치고요. 그리고 그때부터 공개토론이 생겨났습니다. 최근의 예로는 지난 2008년에 아프리카 역사를 중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가 ?’하는 주제로 토론이 있었어요.

 

프랑스 역사 교과서, 국가는 절대 관여


2010년 프랑스 고등학교 1학년의 역사 교과서 중 나덩 출판사의 것. A4크기.


- 역사 교과서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선정되나요 ?

« 100%,  사립 출판사들이 만들어요. 교육부가 절대로 관여하지 않습니다. 교육부는 배워야할 역사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6~7개의 출판사들이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책을 만들어요. 완전히 자유경쟁시장이라서 정부로부터 푼도 받지 않고, 어떻게하면 역사 선생님의 눈에 띌까 고심하며 최선을 다해 만들어요. 고등학교 1학년인 15세가 배우는 역사책을 갖고 나왔어요. 한번 보세요. 챕터별로 프랑스 역사와 지리, 세계 역사와 지리가 분배되어 있고, 설명뿐 아니라 사진이 많이 들어있죠 ?

 

- 최근에 있었던 공개토론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한데요.

« 읽기 교육에 관한 거에요. 음절파는, 예컨대, ‘’ ‘’ ‘ ’ ‘ 배운 후에  합쳐져서 카키라고 읽는다는 그룹이고, 전체법을 쓰는 그룹은 음절이 아닌 각각의 단어를 외우면 된다는 주장입니다. 번째 그룹은 이래야한다 강경하게 나오고, 두번째 그룹은 이런 좋다 둥글둥글해요. 영어권에서는 이런게 없는데 프랑스만 읽기 문제로 대립하는 같아요. 진짜 이건 정치적인 싸움이에요. 가르치다보면 필요하거든요.

 

- 학교의 교육 방침에 반대해서 부모들이 시위를 하는 경우는 없었나요 ?  

« 3 전에 성별(gender)’ 대한 교육 프로그램이 나왔을 있었어요. 여권부에서 평등에 대한 기본사항으로 내놓은 프로그램이었는데, 당시에 동성애자 결혼에 관한 이슈가 사회에 등장했던 때랑 맞물려서 동성애자 결혼 반대자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비판했어요. ‘아이들을 동성애자로 만들려고 한다’ ‘정부가 아이들의 동성애 성향을 조장한다면서요. 대개 카톨릭 단체에서 그랬어요. »

 

- 만일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한다고 하면 ?

«  선생님과 역사가들이 먼저 행동할꺼에요. » 


- 공무원인데도요 ? 

«  , 공무원이지만 이들은 자유와 함께 하고, 정치적 선동을 경계하거든요. » 

 

-역사는 무엇을 위해 가르치는걸까요 ?  

« 비판의식과 관용, 시민정신, 그리고 다른 동료 시민들과 어떻게 같이 살아가는가를 가르치기 위해서입니다. 국가에게 필요한 용병이나 군인을 만들려는게 아니에요. 역사 교육의 가장 목적은  비판의식을 키우는 겁니다. »

 

-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제가 학교 다닐 때는 4지선다식 시험을 쳤어요. 프랑스 고등학생들의 시험은 어떤가요 ?

«  사지선다식 시험은 거의 없고,  문제가 주어지고 그에 대해 답을 술술 써내려가는 형식이에요. 교과서에 나와있는 질문들처럼요. »


유럽과 미대륙으로 이동한 이탈리아 이민을 다룬 챕터의 질문을 보면 아래와 같다.

"1. 이탈리아인이 이동하기 시작한 대시기는 언제인가?
2.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주로 어느 지역에 정착했나
3. 이민의 급격한 증가와 이탈리아 인구 성장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나
4. 어느 부류의 인구가 부득이하게 떠났어야 했나
5. 다른 어떤 요소가 이민을 부추겼나
6. 이들 이민은 결정적인가? " 

 

유럽과 미대륙으로 이동한 이탈리아 이민을 다룬 챕터



« 역사 교육은 세계의 시민키우려는  »

 

-교과서는 얼마마다 개정되나요 ?

«  4년에서 5년에 번씩이요. »

 

- 한국의 경우, 대입제도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학생, 학부모, 선생님 모두에게 자주 혼동이 오는데, 프랑스의 고졸 대입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는 어떤가요 ?

«  ! 바칼로레아는 19세기에 초부터 만들어져 내려오는 아주 오래된 시스템이라 누구도 손을 거의 대는 신성한 영역이에요. 1808년에 나폴레옹 1 만들어졌어요. »

 

-인터뷰 초기에 역사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프랑스인임을 느끼게 하는거라고 하셨는데, 국적이 서로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무엇을 통해서 프랑스인임을 느낄 있는걸까요 ?

«  그건 나라에서 역사를 교육하는데 필요한 이유로 꼽는 사항이고, 저한테는 프랑스인이든 아니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건 우리가 세상의 시민이 되는거고, 세상의 시민과 소통하는거에요. »

 

- 마지막으로 교육의 목적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 일반적인 교육말이에요. 교육이 필요한 걸까요 ?

« 어른의 도구를 갖추기 위해서에요. » 

 

- 어른의 도구요 ?

« , 세상에서 행동하고자하는 욕구를 갖는 , 폭력적인 세상에서 자신을 지킬 아는 ,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성취하는 , 세상을 이해하는 , 그리고 최고가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 »

 

한국에 있을 , 학교에서 집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무엇보다 먼저 사람이 되거라, 공부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거라였다. 어떤 사람이 훌륭한 사람인지는 무척 주관적이고 추상적이었다. 글을 읽는 독자들의 대다수가 다들 고개를 끄덕거리리라. 

10 전부터는 부자되세요라는 말이 제일가는 덕담이라고 한다. 사는게 얼마나 힘들었으면... 16년간 과거사를 가르쳐 선생님에게서 교육의 목적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듣고나니 깊숙이 허를 찔린 듯한 느낌이 든다.  지금 우리는 역사 교육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고, 무엇을 가르치려 하고 있으며, 어른인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가 ?   

 

* 인터뷰에 응해준 로렁스 드콕은 현재 고등학교와 파리7대학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으며, 275명의 역사 지리 선생님, 교수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아죠르나멘토 (Aggiornamento) 협회의 창간멤버이다. 2009년에 동료 에마뉴엘 피카르와 함께 <학교에서 제조해내는 역사>(La fabrique scolaire de l'histoire) 썼다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 (11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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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ents 교육/육아2014.08.06 22:41

난 유대인이 특별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신성화된 픽션일 뿐이다. 유대인이란게 뭔가? 유대교를 믿는 사람과 유대교인 여성의 자식을 말한다. 유대교인은 국적을 불문한다. 왜? 나라가 없이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는데 국적이 다양해질 수 밖에 없는게 당연하잖은가.

피를 통해 전수되는 불가항적인 문화적이고 생물학적인 요소(ethnic)와 선택가능한 종교적인 요소(religion)가 일체되어 명명받는 것이 바로 유대인이다. 이렇게 두 가지 요소가 절충되면 다른 어떤 명명보다도 긴 시간 흘러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예컨대 유럽인은 유럽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지역적 요소(localisation)가 결정하며, 아랍인은 아랍어라는 언어적 요소(language)가 결정하고, 쿠바에서 태어난 쿠바인은 쿠바라는 나라(nation)에 의해 결정되어지고, 무슬림은 이슬람을 믿는 종교(religion)로인해 명명되며, 성씨는 아빠의 성씨로 결정되며 (father), 흑인은 피부색, 다시 말해서 외양적인 신체적 특성(biology)으로 그 명명이 결정된다.

대중교통의 발달로 인해 한 세대, 두 세대 지나가면서 종교가 바뀌고, 사는 지역과 나라가 바뀌고, 국적이 바뀌고, 사용하는 언어가 바뀌고, 혼혈이 되어 피부색이 바뀌고, 딸이 열이라도 아들이 없으면 성씨가 끊긴다. 뒤죽박죽이 되어 선조의 종교, 국적, 언어, 지역성이 희미해지는데, 유대인은 이걸 어떻게든 엮기 위해서 양쪽 부모도 아닌 단 한 쪽 부모만 유대인이면 유대인이라고 부를 수 있도록 교묘하게 시스템을 만들어 놓는다.

여성이 아홉 달을 임신하고 죽을 고생해서 낳은 아이에게 여성의 성이 아닌 남성의 성(family name)를 주는 이유는 아이의 아빠를 명시하기 위해서였다. 아홉 달간의 임신과 출산과 젖먹이는 긴 시간동안 아이의 엄마가 누군지는 동네 사람들이 다 알지만 하룻밤 정을 맺고 사라진들, 혹은 한동안 같이 좋아지내다 어느날 떠난들 아이의 아빠가 누군지 알 길이 없을 때, '이 아이는 누구의 아이'라는걸 동네방네 다 알게 하기 위해서 아빠의 성을 주었다. 여자는 재산을 소유할 수 없었고, 남자의 재산은 오직 남자에게로 상속됐다. 상속은 같은 성씨를 가진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 전해졌다. 참고로, 유럽은 중세까지 성씨가 없었다. 성씨는 귀족들만의 것이었다. 성씨가 있음으로해서 귀족들의 재산 상속이 가능했었다.

유대인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아도 아이에게 애아빠의 성을 물려주지만 유대인이란 명칭은 엄마로부터 온다. 왜? 애키우는건 엄마기 때문에. 유대 남성들이 얼마나 육아교육에 무신경했는지 충분히 짐작이 되는 대목이다. 유대사회가 여성을 떠받드는 모계사회이기 때문에 유대인이란 명칭이 모계로 전수되는 것이 절대 아니란 말이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혼란의 시대에서 유대교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왜? 성경을 보면, 유대인이 보는 구약만으로도 얼마나 남성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를 그렸는지 확연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애아빠가 누군지 자신도 모르는 상황이 올지라도 출산을 한 엄마만큼은 확실하게 자식에게 '나는 유대인이니 너 또한 유대인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테니. 

아빠가 무슬림이건 불교신자건 기독교건간에, 아빠가 흑인이든 황색인종이든 백인이든간에, 유대인 엄마의 피를 받으면 모두 유대인이라 불리게 된다. 전쟁 중에 강간을 당해서 자식을 낳아도 그 자식은 정복자의 자식으로 손가락질 받게 되더라도 어쨌거나 유대인으로 남는다. 신의 선택을 받은 민족, 지금은 나라가 없지만 나라를 세워야한다는 한을 가슴 속에 가로새기면서 종교와 핏줄이 엄마가 주는 교육을 통해 전수된다. 유대인이 나라를 잃고 각 나라를 떠돌아다니는 동안 혈통이 섞인다. 태생(origine)이 다 섞여버린단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유대인이면 유대인이 된다.
아들이 없으면 성씨가 끊기고 가문이 망하는 것과 다르게 유대인은 아들이 열이라도 딸을 낳지 못하면 유대가 멸한다.

유대의 교육은 유대라는 종교와 떼놓을 수 없이 진행된다. 남편과 종교와 인종과 언어가 달라도 유대 명절에 명절음식을 만들어내놓는건 다름아닌 엄마다. 전통음식이 나오면 음식만 먹나? 음식을 만들어 내놓으면서 '얘들아, 이 음식은 말이지, 기원 전 몇 년에 우리 선조들이 이집트를 탈출하던 때를 기리기 위해서 먹는거란다'라며 역사 얘기가 나온다. 이건 내가 유대인과 하우스 메이트를 하면서 (좋은 말로 해서) 버르장머리 없던 유대 하우스 메이트와 보낸 어느날의 단편이다. 유대민족이 역사적으로 오래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역사를 잊지않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있다!

만일 이 시스템을 아프리카에 적용시켜보면 어떻게 될까? 16세기에 아프리카인들이 어느날 자기네 땅에 배를 타고 내린 외지인들에게 어처구니없이 잡혀 끌려가 인신매매를 당해갖고는 유럽과 미대륙으로 팔려갔다. 이들에게 '아프로'라는 토착종교가 있으며, 이들 토착종교 안에는 신으로부터 선택된 '선민사상'이 기저를 이룬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아프로인은 모계를 통해 전해진다는 2번째 가설을 정한다. 지난 500년간 이 세상에 퍼진 아프로인은 몇 명일까 생각을 해보잔 말이다. 신의 선택을 받은 민족, 다시 아프리카 땅을 찾아 나라를 세워야한다는 믿음을 엄마로부터 받으며 크는 아프로인들. 실제로 계산을 못해봐도 이들 중 상당수가 부를 축적했거나 유명세를 얻었을 것이다. 단지 '알/수/없/을/뿐'이지.

이스라엘은 500년의 네 곱절, 2000년을 나라없이 떠돌아다녔다. 그들이 발 닿는데마다 퍼뜨린 유대인이 이 세계 곳곳에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보자는 말이다. 선조가 누군지 유대인이라는 명명을 통해서 인지되는 이들이 아크로인들보다 4배 많아진다. 예컨대, 내 자식은 엄마가 한국인이라는걸 알지만 2대, 3대로 내려가면 희미해질 것이다. 4대, 5대, 10대, 즉 300년 후에는 그들은 더이상 한국인이 아닐 것이고, 조상 중에 한국인 엄마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혀질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만일 유대인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300년 후에 내 후손이 유대인이라는 호칭을 받게 된다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다시 말해서 다른 기준으로인해 명명된 명칭은 세대를 거치면서 사라질 수 있지만 유대인이란 명칭은 그 "명칭"이 존속한다는 사실이다. 그때문에 유대인이 몇 명이 된다고 세는게 가능하다. 유대인이 특별하고 우수해서 노벨상 수상자의 1/3을 차지하는게 아니라 다른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는 명명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추적을 하지 못할 뿐이라는거다.

여기에 더불어서 그들은 '나는 신이 선택한 민족'이라는 믿음을 가지면 산다. 남들이 그걸 믿든 안 믿든간에. 운이 억수로 좋게도 신약까지 더해져 업그레이드된 기독교와 천주교는 구 이스라엘이 신의 선택을 받은 나라라는 지역적인 전설을 세계 곳곳에 정설인양 퍼뜨린다. 성경은 스테디셀러 1위이다.

미국을 흔드는 유대인의 돈. 유대인은 왜 돈이 많을까? 아니, 돈을 잘 벌까? 똑똑해서? 절대 아니다. 신이 사랑해서? 그것도 절대 아니다. 그건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리스도교가 전파되던 시절, 현세에서 돈은 더러운 것으로 여겨졌다. 그리스도교는 하늘에 부를 쌓아야 하늘나라가 너희 것이라고 가르쳤다. 여기서 하늘이란
선을 뜻하기도 하지만 교회에 헌금을 뜻하기도 했다. 일반 그리스도교인들이 천시하는 돈을 유대인들이 만졌다. 당시 부의 척도는 땅이였는데 이스라엘인들에겐 땅이 없었다. 땅으로 부를 축적하는게 금지된 그들이 집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고는 돈밖에 없었다. 동전, 지폐, 수표 등 돈으로 이룰 수 있는 경제체계를 유대인들이 만들어갔다. 화폐의 유통이 활성해지자 돈을 꾸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그들에게 유대인들은 그간의 분풀이로 고리대금을 받고 돈을 빌려줬다. 반면에 유대인들끼리는 무이자로 빌려줬다. 세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서 갚을 돈이 없자 '엉덩이의 살이라도 달라'며 떼어가려는 악독한 고리대금업자가 바로 유대인이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후대에 은행가들이 된다.

난 유대인에 대한 통설을 믿지 않는다. 우리가 현재 선조들의 혈통을 일일이 다 기록하고 현재까지 명명하지 않을 뿐이다. 유대인이 그 어느 어떤 인종이나 민족보다 더 위대하지도 더 똑똑하지도 않다. 그들이 기술좋게 만든 가계도로 인해 유대인이라는 인지가 확연해질 뿐인거다. 내 아들이 유대인이랑 결혼해서 자식을 낳아 내 손자가 노벨상을 타면, 그애는 한국인의 피를 받아 노벨상을 탔다고 떠들어대는게 아니라 (한국에서는 할머니가 한국인이라고 언론에서 인터뷰가 마구 들어오겠지만) 모든 언론에서, 역사에서는 '역시' 유대인이라 노벨상을 탔다고 기록되는 거란 말이다. 유대인 신성화하기에 일조한 다른 인종과 민족들이 "우리는 뭐야?!"하며 아깝다는 생각이 슬슬 들지 않는가말이다. 유대인이 우수하다는 설은 다름아닌 유대인이 만들어 낸 허구라고 확신한다. 어느 피가 우수할 수는 없다. 그들이 조상의 역사를 배우고, 토라를 암송하고 읽은 내용을 토론하는 과정에서 교육적 효과가 나타났다면 모를까.

무엇보다 유대인은 그 어느 민족보다 절대 관대하지 않다! 나라를 잃고 2천년간 돌아다니고 2차대전의 피해자라는 자신들의 열등감을 만회하기 위해 돈에 집착하고, 신민의식에 젖은 망상가들이다. 다만 '너는 신이 선택한 민족의 아이야'라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더 큰 자부심을 갖고 자라게 될 것이라는 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따라서 유대인들이 믿는, 유대인은 이렇다하고 믿던 것이 거짓이라는걸 알게되면 유대인에 대한 환상은 깨진다. 유대인의 신화 만들기에 일조하지 말자. 유대인 프레임을 과감히 떠나라. 

이 글을 쓰고나서 프랑스 친구랑 얘기를 나눴다. 자기는 유대인이 우월하다는 얘기를 한번도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어느 부류의 사람들을 일반화시키는건 부당하며 위험한 사고라고 덧붙였다. 유대인이 우수하고 때문에 유대인식 교육에 대한 책이 한국에 출판되는건 한국의 과도한 교육열과 집착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우리 아이 어떻게 똑똑하게 키울까요? 물어오는 엄마들이 혹시나 있을까 싶어 내 의견을 적자면, 아이에게 5천년의 한국의 역사를 가르치고, 자연과 주변 사물에 호기심을 키우도록하고, 아이와 많이 놀아주고 많이 안아주고, 그래도 시간이 나면 열린 시각으로 토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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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Parents 교육/육아2011.05.12 02:37
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한국과 프랑스, 두 나라 학교에서 가르치는게 어떻게 다른지 드러난다.
전공말고, 의무교육과정에서 배운 내용말이다.
참고로 남편과 나는 하는 일과 전공이 판이하게 다르다.

기본적으로, 양적인 면에서 한국은 프랑스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나게 많다.
양도 많고, 수준도 굉장히 높다. 예를 들어볼까?

1. 사칙연산
프랑스는 만 3살부터 학교에 가고 (국립은 무료), 의무교육은 만 6세부터 시작되는데,
만 3살 때 학교 안 보내는 사람을 주변에서 보질 못했다.
여튼 만 3살 때 숫자 1에서 5까지 배운다.
(겨우?!)

프랑스의 유명출판사에서 한국 어린이들이 보는 산술책을 번역출판하려고 내게 의뢰한 적이 있었다.
결과부터 말하면 출판계획이 취소됐다. 왜냐고? 수준이 너무 높아서!
또래의 프랑스 어린이한테는 너무나 어렵다는거다. (하긴 내가 봐도 어렵드라)

훗날 담당자가 내게 번역출판이 취소된 한국어 산수 학습지를 소포로 가득 보내줬는데,
우리딸, 재밌어해서 열심히 하다가 지금 내가 벽장에 가둬두고 있다.
그림도 많고, 이야기도 재미나고, 스티커도 있고, 색칠하는 답변도 있어서 아이가 참 좋아하는데,
내용이 애한테 너무 어려워서 진도가 안 나가더라고.
학교에서는 겨우 숫자 1~5까지 배우고 있는 상황인데, 더학기, 빼기, 순서를 설명하려니
애는 이해를 못하지, 나는 '이렇게 쉬운 것도 몰라?'하는 마음에 천불이 나고,
영재 만들고 싶은 욕심도 없거니와 내 딸이 영재는 아닌 것 같고,
나중에 학교에서 천천히 배우면 되지.. 싶은 마음에 애 눈에 안 보이는 벽장에다 숨겨두고 있다. ㅜㅜㅋ


2. 한글 vs 알파벳 
작년 여름에 한국에 갔을 때, 딸애 또래(당시 만4세)의 아이가 한글을 벌써 떼서 책을 읽더라 !
"와~! 얘 혹시 영재 아니니?" 했더니 "아니야~~~ 요즘 애들 이 나이에 한글 떼는 애들 많아."
우리애는 겨우 알파벳 철자를, 그것도 70% 인식하는 정도였다.
한국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한글 떼고 책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던데,
프랑스는 초등학교 들어가면 그때서야 책 읽기를 배운다.


3. 미적분

한국학생들이 세계 수학아카데미에서 최고라고 한다. 다 그런 이유가 있다.
한국은 이과 뿐만 아니라 문과에서도 어쨌든 미적분을 배우는데,
프랑스에선 대학에나 들어가서, 그것도 수학전공자나 배운다고 한다.
하긴 나도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에서도 첫해 교양과목에서나 써먹어본 후로 실생활에서 써본 일이,
아니 실생활에서 미적분이 활용되는 경우를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그 단어를 다시 들
어본 적도 없다.



4. 음악이론
우린 고등학교 때 화음을 배웠다. 장3도화음, 단7도화음 등... 무지하게 어려웠다.
고등학교 졸업하고는 이후에 한번도 다시 들어본 적 없는 전문용어들이었다.
그런 것들을 왜 그렇게 피터지게 배우고 시험을 쳤는지....
프랑스에서는 음악전공자나 배우지 의무교육에선 안 배운다고 한다.
악보 익는 법도 안 가르친다니 -좀 심한 듯- 말 다 했다 !


5. 세계사
한국은 세계사를 배우기 때문에 유럽애들이 지나간 역사를 얘기해도 풍월은 읊는다.
근데 프랑스에선 동양사를 전혀 배우지 않는다. 전.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우리가 배웠던건 '세계사'가 아니다.
서양이 세계의 중심이 아니지 않은가? '서양사'라고 해야 옳다.
국사와 세계사가 아니라 국사와 서양사 !


반대로 내가 남편에비해 딸리는 것들이 있더라. 어떤거냐면...

1. 세계정세
'전세계 인구의 절반이 하루에 1달러도 안되는 돈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내용에 충격받은 나에게
남편 왈, "우리는 학교에서 배웠는데, 한국은 그런 걸 안 가르치고 뭘 가르치니?"
아... 그러니까... 우리는 미적분과 장3도화음을 배우지. -,.-ㅋ


2. 세계의 숲과 동물의 이름
내가 음악이론을 피터지게 복습하고 있을 때, 우리 남편은 동물의 이름을 배우고 있었나보다.
애를 데리고 동물원에 갔을 때, 내 눈엔 '그놈이나 저놈이나 비슷비슷하지' 싶은데
남편은 그들의 서로 다른 이름을 알고 있었고, 나보다 훨씬 더 많은 동물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나는 '숲이나 산이나 그게그거' 싶고, 전나무와 소나무의 차이도 모르는데, 
그는 많은 식물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세계의 숲 분류와 특징에 대해서도 나는 별로 기억나는 바가 없다.
그가 나무와 숲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게 아니라 그것들을 다 학교에서 배웠다는거다.


3. 성교육
내가 늦깍기 임신했을 때, 그때서야 부랴부랴 임신가이드북을 보면서 배우는 내용들의 다는 아니더라도
남편은 '임산부는 감정의 기폭이 심하다'는 걸 알고 있더라고.
'니가 임신도 안 해보고 어찌 아느냐?' 했더니 고등학교 때 배웠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
우리가 가사시간에 배웠던건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수정이 되면 착상이 되어 할구가 분할하고 등등 정도였는데,
(남자고등학교에서도 성교육이 교과서 내용에 들어있는 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누구 답변주실 분?)
그는 달별 태아의 변화 뿐만 아니라 달별 '임산부의 변화'(!)에 대해서 '학교에서(!)' 배웠다고 한다.
놀라운건 임산부의 신체적, 게다가 심리적인(!) 변화에 대해서 남녀 고등학생들이 동등하게 배운다는거 !

내가 임신했을 때, 결혼도 안 한, 애도 안 가져본 미스인 프랑스 친구들이
'이제 애기가 소리를 듣겠네, 이제 태동이 느껴지겠구나, 요즘은 몸이 무거워지겠구나'하며 안부를 물어왔었다. 
배려받는다는 느낌에 무척 고맙고, 동시에 무척 놀랬다.
나는 그걸 임신해서야 알았는데....
반면에, 한국 친구들하고 통화할 때의 인상은, 그녀들은 전혀 무지한 것 같았다.
벽이 느껴졌다. 무지라는 투명한 벽.
모든걸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고..

한국은 여성이라 할 지라도 경험을 해보지 않으면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 태아의 변화와 신생아의 발달과정에
대해서
잘, 아니 전혀 모른다.
임신하는 동안 얼마나 힘든 지, 얼마나 감동스러운 지 그녀들은 모른다. 내가 그랬으니까.

하긴 그녀들 뿐만이 아니다.

결혼을 해서 애가 있어도 자기 배로 낳은게 아니라고 임산부에 대한 존중도 예의도 없는 남자들이 허벌나게 많다.
한국에선 결혼을 하면 '아줌마', 애기를 낳으면 '애엄마',
그들 칭호 속엔 '한물 간'이라는 약간의 무시가 섞여있다.

한국에선 임신하는 자체가 어느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무척 서글픈 일인 것 같다.
뱃속에 생명을 품고도, 뱃속의 아이를 혼자 끌어안고 그 짐을 혼자 다 지는....
그리고 한국의 성교육의 골자는 여학생들에게 '니들 몸 잘못 굴리면 니들만 손해!'였다.

프랑스의 성교육은 남학생들에게도 '생명에 대한 책임이 따르는 행위'라는 걸 가르친다는게,
산모에 대해서 -산모의 신체적, 정신적 변화에 대해 남녀가 모두 배운다는게,
아기의 성장에 대해서 남녀 모두가 배운다는게,

내겐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물론 그게 당연한건데.



4. 철학
프랑스 커리큘럼엔 '철학'이 있다고 한다.
학교에서 철학을 배우니 고등학교만 나와도 자기 주장을 당당하게 펼치고 타인을 설득할 줄 안다.
아는건 많은데 주눅들어 표현하지 못하는 프랑스인은, 없다.

대학을 꼭 가야한다고 생각하지않는 프랑스인들이 많다.
꼭 가야할 필요도 없고, 못간다고 자괴감을 느끼지도 않으며, 대학 안간다고 밥벌이 못하는것도 아니다.
고등학교만 나와도 기술 몇 년 배워서 직업을 잡을 수 있다.
물론 학위가 있으면 승진이 된다.
하지만 돈 잘 버는 노동일도 많다.
학위 없다고 사회에서 무시하거나 '당신 어느 대학 나왔냐'고 묻는 사람도 없다. 





이제 글을 서서히 맺을 때가 된 것 같다.
임신하던 동안에, 그리고 출산하고나서 읽고 들으려고 자료를 찾아봤을 때,
한국엔 '우리 아기 영재로 키우기' 등이 주류였었다.
음악CD를 고르려고해도 '머리가 좋아지는 음악'이 주류였다.
머리 좋은 아이 낳으려고 -안 하던 공부를!- 임신기간에 한다는 임산부들이 있더라.
정석 풀고, 영어 문법책 보고, 영어 단어 외고...
상당히 대조적인데, 프랑스엔 그런 자료는 하나도 없다.
프랑스에도 그런게 있나.. 싶어서 일부러 찾아봤는데 한 권도, CD 한 장도 못 봤다.
교육에 대해서 이런 저런 상념들을 늘어놓다보니 새벽 2시반이 됐다.
눈도 가물가물, 머리는 반정지상태... 이렇다할 결론도 맺지 못하고 간다.
독자들이 지금까지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알아서 판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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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Parents 교육/육아2010.10.22 05:55
네이버나 다음이나 메인에 뜬 기사제목들을 보면 패륜아, 패륜부모를 다룬 기사가 거의 매일 올라오고 있다. 선정적이거나 패륜적이거나. 자극적인 기사제목을 메인에 내보내는 건 네이버측이 비교도 안되게 심하다. 물론 네이버의 잘못이 아니다. 스무 개가 넘는 각 언론사에서 기사를 골라 네이버라는 창구를 통해 보여지는 것이니 잘못은 창문이 아니라 창문 너머에서 뭘 보여주려는 이들에게 있다. 독자를 '낚기위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을 만들어 전송하는 측의 편집이 굴절되도 한참 굴절됐다. 전혀 선정적인 기사가 아닌데도 기사를 읽으려고 클릭하면 옆에 뜨는 섹스관련 광고는 대체 뭔가? 아래 화면을 읽으려고 내려가면 줄줄이 내려와 끝까지 따라다녀요 또. 어린애들하고 같이 앉아 인터넷으로 기사를 읽을 수가 없다. '언론'이란 단어에 먹칠하지말라말이다 제발!!! 반면에, 제자하고 성관계 맺은 선생님의 사생활정보가 인터넷을 타고 일파만파로 퍼져가는 걸보면 반드시 일개 서버의 편향된 시각이라고만 할 수가 없다.

말이 좀 샜는데, 성도착적인 기사선정과 인터넷 사용자들의 집단광기에 대해서는 이만하고, 본론으로 돌아가서 하루 아침에 고아가 된 13세 패륜아에 대한 얘기를 다시 하자. 모든 비난이 13세의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의- 소년에게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아이가 원하는 진로와는 생판 다른 직업을 갖기를 강요하고, 공부하라 공부하라 공부 하라고 종용하고, 부모가 말하는대로 하지않으면 '말을 안 듣는다'고 골프채로 아이를 때리는 부모로부터 아이가 배운 것은 무엇일까? 에 대해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부모가 자식에게 무슨 짓을 하든 '부모의 이름으로' 다 용납되는건 아니다. 한국언론을 보면 부모의 이름으로 용서가 안되는건 친딸을 성폭행한 친부밖에 없는 것 같다. 결국 또 성과 관련된 기사다. 미디어만 보고 한 사회를 분석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 방법에 의하면 한국사회는 성에 집착해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자식을 패도 부모의 이름으로, 교육의 이름으로 패면 미화되는가? 그런가? 애정의 이름으로 강간을 하면 강간이 용서되는가?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거라면 무엇이든, 폭언도 폭력도 사랑이란 이름으로 포장될 수 있는가?!

구성원 사이의 이해는 절대 무시되고, 대화는 단절되고, 강압과 폭력으로 강력한 수직적 서열을 지키려는 사회. 13세 아이의 가족관계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건데, 마치 한국사회의 다른 분야마저 요약설명하지 않든가? 자기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용납이 안되서 분노하고 폭력마저 불사하는 이들은 13세 소년의 아버지일 수도 있고, 국회의원일 수도 있고, 애인일 수도 있고, 지나가던 행인일 수도 있다.

죽이고 싶도록 미운 아버지... 폭력은 또다른 폭력을 부를 뿐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중간에 있는 13세 아이의 행동이 '치밀하고' '계획적이고' '엉큼하다'고 언론들이 기사화한다. '죽이고 싶도록 미운 아버지'의 편에서 말이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한때는 나 역시 13세를 거쳤던 어른으로서 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가 모조리 날리는 화살이 결코 아닌 것 같다.

'집에 아빠만 없었으면..'하는 생각에 집착해 한순간의 불찰로 부모와 동생과 할머니와 집을 하룻밤에 잃어버린 13세 소년은 이미 충분히 많은 것을 잃었다. '엄마~'를 외치며 흘린 눈물은 <모래시계>를 압도하는 눈물연기가 아니라 그 소년의 진심이었을 것이다. 그 13세 소년이 '집착은 살인을 낳는다'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에 나오는 명문장을 들었을 리 없고, 김기덕의 영화를 봤다한들 골프채를 휘두르는 아버지 앞에서도 '집착은 살인을 낳는다, 아버지를 용서하자'며 부처님의 마음으로 골프채를 맞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가 가족 안에서 대화로 풀어가는 방법을 습득하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이해시키는 평화적인 방법을 습득했다면 그 소년은 절대 불을 지르지는 않았을 꺼라고 난 확신하고 또 확신한다. 폭력이 폭력을 낳았다면, 태어난 폭력만이 잘못은 아니다. (전자의) 낳은 폭력 또한 잘못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13세 소년을 '패륜아'라고 손가락질할 뿐, 폭력과 강압이 팽배하는 가정교육 자체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는다. 묵인하는 그들이 나는 더 무섭다. 동의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지금도 수 십 만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판/검사가 되라, 의사가 되라'는 요구를 받든 안 받은 일류대학, 일류기업에 가려고 기를 쓰고 공부에 시달리고 있다. 뛰어나가 놀아야 할 나이에 학원과 학원을 셔틀버스로 다니며 경쟁 속에서 자라나고 있다. 말을 듣지 않는 인간, 말이 안되서 맞아야 되는 인간. 그렇게 쓰는 폭력은 용서가 되는가? 왜 사회가 그렇게까지 굴러왔을까?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그 인간 하나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교육이란게 뭘까?

자식은 부모가 가르치는 걸 배우는게 아니라 부모의 습관과 언행, 다시 말해서 부모 그 자체로부터 압도적인 영향을 받는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부모의 영향은 자식의 심리 속에 남아 평생을 간다. 13세 패륜아가 '제대로 배워먹지 못했다'면 부모의 잘못이 크다. 비난의 화살을 나눠짊어질 이들이 재가 되어 그 소년 하나가 모든 화살을 맞고 있을 뿐이지. 하룻밤에 이미 충분히 모든 것을 잃은 아이에게 말이다.

'죽이고 싶도록 미운 아버지'와 같은 편에 서서 싸잡아 비난만 하지말고, 충격적인 뉴스라며 혀만 차지말고, 어느 한 사람이라도 이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좋겠다. 13세, 너무 어린 나이다. '방화범'이란 이름으로 남은 인생을 살라하기엔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이 아이의 행동을 감싸고 옹호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존중받아보지 못한 자, 존중을 모르며, 폭력으로 성장한 자, 폭력을 휘두르는 방법 밖에는 모른다. 이 미성년의 아이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고, 권리가 있다. 이 아이의 이야기를 어느 누구도 들어주지 않고 사회가 모조리 비난만 한다면, 이 아이는 사회에 대해 더 큰 복수심만 키울 것이다. 사랑을 줄 수 있는 부모도 그는 없다. 부모가 살아있었다해도 사랑을 줄 수 없었을 것이다. 폭력과 강요는 사랑이 아니니까. 또한 '존중'을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부모가 어떠하다한들 어느 누구도 부모란 자리를 대신할 수는 없다. 부모 '대신' 사랑을 줄 수는 없다. 부모란 그런 까탈스런 자리다. 심리학적으로 부모란 자식에게 평생 영향을 주는 그런 자리인 것이다.

그가 커서도 폭력을 일삼는 사람으로 크기를 바란다면 그 아이에게 비난을 멈추지 마라. '패륜아'라고 욕하고, 혀를 차고, 쥐어박고, 뒷발로 걷어차고, 계속 비난하라. 먹은 먹이 그대로 그는 성장할 테니까. 하지만 난 10년 뒤, 그가 23세가 되었을 때, 올바른 판단력과 바른 심성을 가지고 성장해 있기를, 사회에 나와 멋진 일꾼이 되기를, 그의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판검사는 잊어버리고 무엇을 하든간에 행복하기를, 그리고 행복한 가정을 일구기를 바란다. 그 아이에게 내가 바라는 것은 그것이다. 두 손 모아 기도한다. 당신도 저와 같이 기도해주시렵니까? 같이 기도해주실분, 덧글 안 다셔도 좋습니다. 공감으로라도 답해주세요. 여러분의 공감이 그 아이가 앞으로 심신이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힘이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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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Parents 교육/육아2009.04.26 09:25

요즘 어째 계속 육아 관련 글만 올리는 듯한데.. 여튼. 한국 엄마든, 중국 엄마든, 뉴질랜드 엄마든간에 국제결혼한 여성들과 어쩌다 마주쳐 이야기를 하게 되면 가장 먼저, 언어교육을 대화의 소재로 꺼내게 된다.

 

'한국어로 말할 기회가 없었다'기에 '자녀분들과 한국말로 얘기하지 않으세요?'했더니 '다 불어로 얘기한다'고 하셨다. 말은 안 하시는데 '이유가 있었다'고 하시고, '한국말을 어디 쓸데가 있겠냐'며 '우리 윗세대같지 않아서 강요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강요해서도 안되고, 나이가 들어 선택을 할 나이가 되었을 때, 한국어를 배우겠냐고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해서 가르치지 않았다'고 하셨다. 만 세 살 된 자식 키우면서 '나는 한국말로 말하게 시켜요'라고 해봐야 '니도 애 커봐. 그러면 알어'하는 듯한 표정. 그분의 자녀는 중국어를 포함해서 4~5개 국어를 하는 인텔리인 듯 했다. '그러니 이런 애들에게 한국어까지 하라고 할 수가 없죠'

 

솔직히 말해서 나도 현재진행형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가 없다. 10년 후, 20년 후, 내 아이가 한국어를 계속 하게될 지, 한국어로 말할 지, 불어를 포함한 외국어만 구사할 지, 한국어를 더 깊이 배우고 싶다고 할 지. 사람마다 육아방식도, 자녀 교육방식도 다르다. 내 방법이 옳다고만 할 수 없다. 그 분은 그분의 생각대로 키웠을 것이고, 자녀들도 다 바르게 컸을 것이다. 

 

딱 한 번 마주쳤던 한 한국 엄마가 있는데, 아이와 불어와 영어로 말하느라 애기 엄마와 나는 한국어로 대화가 가능해도 그집 아이는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했다. 나와 육아법이 다르게 그렇게 자라는 아이도 있다는 걸 나는 인정한다. 그리고 그런 아이가 올바르게 크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나와 육아법이 다를 뿐이다,라고 생각한다. 조금 아쉬울 뿐이다. 자식과 외국어로 대화하고 있는 그 분의 상황에 있다면 나라면 마음이 좀 허한게, 뭔가 아쉬울 것 같다는거다.

 

그분 의견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한국에 있는 모든 부모와 친척들이 다 돌아가셔서 안 계신다 하더라도 내가 모국어로 얘기하는 한, 나는 내 자식과 모국어로 얘기하고 싶다. 그건 '넌 한국말을 배워야 해'라기보다 앞서 ''엄마는 있잖아... 너랑 내 모국어로 얘기하고 싶어'다. 한국말이 필요없어서... 그래, 한국말 쓰는 나라, 북한과 남한, 두 한국 빼고는 없다. 외국나가도 알아주지 않고. 하지만 필요에 의해서 언어를 배워야 한다면 이 세상에 없어져야 할 언어가 대부분이다. 모두가 영어, 불어, 서반아어, 중국어, 러시아를 배우면 된다. 하지만 모국어는 '필요'에 의해서 배우는게 아니지 않은가? 내가 필요해서 낳은 자식이 아니고, 내가 필요해서 한 결혼이 아니고, 내가 필요해서 만나는 친구 아니고.. 이 세상의 모든 소중한 것들은 필요와 상관없이 관계맺어지는 것들이 아닐까?

 

그 한국 여성만큼 프랑스에서 오래 사신 (20년) 대만여성분을 전철에서 만났는데 그분은 또 내게 이렇게 말했다. '아이한테 한국말 하게 시키세요. 불어로 대꾸하려고 해도 한국말 하게 시키셔야 해요. 내 중국친구도 아이가 어릴 때는 '불어로 하면 왜 안돼? 왜 중국말로 해야돼?'라고 반발했는데 이제 19살이 되서는 엄마한테 '고맙다'고 그래요.'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엄마 앞에서 자식이 불어로 대꾸를 하더라. '왜 영어로 말해야돼? 남들은 다 불어로 하는데!' 그 아이에게 내가 영어로 말했다.

'왜냐하면 네 엄마의 모국어가 영어기 때문이지.

모국어란 너에게 국적을 쥐어준 나라의 말이 아니라, 너의 엄마(mother)의 언어(language)야.

그게 모국어(mother language)란 말의 뜻이야. 

네가 엄마를 선택할 수 없었던 것처럼, 모국어도 선택할 수 없는거야.

그게 쓸모가 있건 없건간에.

왜냐면 그건 네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그렇게 정해져 있는 거였거든.

네 엄마의 모국어가 영어라면, 너의 모국어도 영어야.

그건 네가 선택할 수 있는게 아니야.

국적? 그건 전혀 의미가 없어.

내 딸은 국적은 프랑스인이야. 하지만 그앤 한국인 엄마를 두었어.

그렇기 때문에 내 딸의 모국어는 한국어야.

나? 나도 국적 바꿀 수 있어. 국적을 바꾼다고내가 프랑스인이 되나?

여권상으로는 가능하겠지, 하지만 난 한국에서 근 30년을 살았다구.

내 뿌리는 한국에 있고, 국적을 바꾼다한들 난 죽을 때까지 한국인일꺼야.

그건 내가 선택한다고 바뀌는게 아니라 그냥 그런거야.

이 세상은 네가 선택할 수 있는 것, 선택하고 싶은 것만 있는 건 아니야.'

 

한 젊은 한국엄마 말이, '한 한국 아이가 학교에서 놀림을 당하고 돌아왔대요. '넌 중국인도 아니고, 프랑스인도 아니야'라구요' 학교에서 동양인이라고 놀림을 당하는 일이 있나보다. 덧붙여 '때로는 동양언어를 쓰기 꺼려지는 상황이 있다나봐요.' 못 들어본 얘기는 아니고, 생각해보지 않은 바는 아니다.이 세상 사람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인생에 대한 같은 안경을 쓰고, 같은 교육을 받으며, 같은 철학을 갖고, 같은 길을 걸어가는게 아니니 상황에 대한 대처방안이 다 다르겠지.

 

앞서 말한 한국여성분의 아이들은 정체성에 고민할 나이도 다 지나 이미 이십대 중반이 되도록 다 컸는데, 아니 커버렸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리오?주관이 첨예하게 대립하면 나는 그럴 때 상대를 다치지 않게, 또한 나를 꿇고 들어가지 않으면서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 될 지 잘 모르겠다. '오늘 되바라진 어린 것을 만났다'고 치부해도 상관없으니 마음에 상처 받으시지 않으셨기를.

 

(육아를 포함해) 교육은 30년을 바라보는 나무심기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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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Actualités 시사2009.02.27 17:13

그동안 목이 근질근질하게 쌓여왔던 교육에 대한 얘기를 해야겠다. 한국에서 들려오는 교육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 '이게 아닌데..' 싶어 한국의 미래가 암담해보인다. 그렇다고 현재가 밝은 것은 아니다만 미래마저 암담하게 살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근데 어느 누구도 '이것은 잘못됐어!'라고 저항하기는 커녕 그 제도 속에서 고통받기를 자처하며 다들 하나같이 '경쟁 속에서 이겨야 해!'하는 목적 하나로 살아가는 것 같다. 그 와중에 이웃인쌀로쥐님의 신념있고 개똥철학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그래, 바로 이거야! 그렇지!' 응원한다.

 

내가 한국 밖에 있어 좋은 점는 우리 아이를 미술학원, 피아노학원, 산술학원, 영어학원, 웅변학원에 보내지 않아도 주위에서 어느 누구하나 간섭하는 사람없고 신념대로 교육을 시켜도 나를 불안하게 하는 환경이 아니어서 좋다는거다. 매달 장난감과 책을 사주는데도 알뜰히 계획하고 예산 안에서 사는 판에 학원비 매달 50만원, 100만원이 왠말?

 

하지만 경쟁에 익숙하게 살아왔고, 그 경쟁에서 '이겨야만 산다'고 철떡같이 믿는 한국엄마들은 프랑스에 와서도 치맛바람 일으키며 그 버릇 못 버리는 이들이 있다. 유명하다는 학교 보내려고 기를 쓰고, 학교에서 부르지 않는데도 선생님 찾아가고, 남들 하는거 나도 하고, 남의 자식이 시키는거 나도 시킨다.아이들끼리 성적으로 비교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남과 내가 사는 수준도 비교하고 산다. 왜들 그렇게 피곤하게 사나? '학원비 달라고,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 다른 애들과 어떻게 경쟁하냐'는 자식놈에게 '경쟁하지 마~~~아!'라고 답했다는이외수님의 철학에 기립박수를 보낸다.

 

부모의 사랑이 연인의 사랑과 다른 점은 그 대상이 자기를 떠나가서 잘 살게 하는데 있다,고 어느 아동심리전문의가 쓴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연인의 사랑은 그가 내 곁에 영원히 남아있기를 갈망하는 반면에 부모의 사랑은 궁극적으로 자식이 부모를 떠나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는거다. 정말 그렇다. 자식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필요한 것이 교육이다. 부모로서 자녀교육은 아이가 보고 느끼고 배우도록 이끌어주는 모든 것이다. '앞으로 똑바로 걸어'하면서 옆으로 걷는 게같은 부모 밑에서 자식은 옆으로 걷는 법을 배운다. 근데 한국의 많은 부모들이 좋은 교육은 학원과 과외, 등급좋은 학교에서만 받을 수 있다고 착각하고 사교육비에 매달 100만원씩 들어가는 이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아니면, '그게 아니야'라고 말은 하면서도 그 길을 같이 걷고 있는 이들은 얼마나 되나.

 

아직 자녀가 중고등학교를 가지 않아서 이상적인 말만 하고 있다고 나를 비난하는 분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나는 자녀에게 '아무 것도 가르치지 말라'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의 제1목표는 '자율성과 자립성을 키우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특출난 성적, 높은 월급을 받는 직장에 취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가 나중에 커서 무엇을 하든 -빵가게 주인이 되든 택시운전기사가 되든- 사람들과 더불어 살 줄 알고, 행복하게, 자율적으로 삶을 영위해 나가는 것이어야 한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국무총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왜 자신의 자녀는 하나같이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가? 왜 자기 자식은 특별날 것으로 여기나? 돈 많이 벌고 유명해도 행복하지 못해 자살하는 사람 못 봤나?학원 수강을 하든 뭘 하든 만일 무엇을 해야만 한다면 '왜?'라는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하며, 그 목적은 '상대편보다 내가 더 높은 자리에 앉기 위해서'는 결코 아니어야 한다는거다.

 

말하기 부끄럽지만 난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1~2등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대학교에 와서도 수두룩한 남학생들 제쳐두고 공대에서 내가 수석을 도맡아하곤 했다. 나에겐 경쟁의식이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1등을 할 수 있었다.1등을 하고 싶어서 3당4락으로 공부한게 아니라 6~7시간씩 자면서 그냥 어떻게 '하다보니' 1등이 되더라는거다. 굉장히 역설적이지만 그건 내 철학이기도 하다. 나보다 더 좋은 성적을 가진 이가 없는 상황에서는 나보다 나은 사람과 비교할래도 할 수가 없다.대학가려고 과외 한번 한 적 없고 -과외수업을 준 적은 있다-, 학원이라곤 보충이 필요해서 두 달 다녔나.경쟁의식을 갖고 발전하기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1등까지 오르기까지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시험보고 나면 '넌 뭐라고 답썼니?' '몇 점 나왔니?' 나하고 비교하며 나보다 높은 점수와 높은 등수를 받으려고 벼르고 벼르다못해 얼굴이 노랗게 뜬 학우들이 떠오른다. 집에서 밤새 공부하느라 잠 못 자고, 학교에 와서는 밤 잠 못 자 피곤해서 졸고..스트레스 없이 1등하는 법은 무엇일까? 내가 싫어하는 굉장히 한국적인 질문이지만 한국인에게 먹히기 위해선 한국적인 질문의 형식을 취해야 할 것 같다.

 

답은자기와 싸우는 것이다. 스스로 자기 스케줄을 관리하고, 자기한계를 극복할 줄 알아야 한다. 내가 무엇을 원하며, 무엇이 부족한 지 알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자기와 싸우는 것. 그래야 자기 인생을 지탱해 나갈 수 있다. 남과 비교하려면 끝이 없고, 끝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는 심신이 피곤하다. 그건 자기 삶이 아니다. 남의 삶을 흉내내하려는 몸짓에 지나지 않을 뿐. 경쟁자가 평생 따라다닐까? 절대 아니다. 많은 한국인들은 경쟁자를 만들며 산다. 이 사람하고 비교하고 경쟁하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하고 비교하고 경쟁하고.부모가 시켜서 하는 것, 그것도 자기 삶이 아니다. 부모는 대체 언제까지 자식의 삶을 대신 살아줄꺼며, 대체 언제까지 뼈가 빠지게 일해서 자식 사교육비에 쏟아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자식은 언제까지 부모가 원하는대로, 부모가 등 떠미는대로 살아줄건가?

 

공부하는 기계, 경쟁하는 기계를 양산하는 한국의 교육 문화는 -교육제도라고 하지 않았다- 한국의 미래를 암담하게 한다. 유아 때부터 학원에 보내고, 영재교육을 시키는 한국은 30년 후, 미국을 능가하는 초초강대국이 되든가 반대로 김민기의 노래처럼 같이 사는 물고기를 물어죽인 후 '물고기가 썩어가며 물도 따라 썩어 아무도 살지 않는 연못'이 되든가 할 것 같다. 남과 경쟁하고, 남하는 만큼 하려고 기를 쓰는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남과 다르게 특차될 수 있는가를 연구해야 한다.

 

나는아이가 가능한 한 많은 걸 느끼고, 풍부한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 산과 숲, 강과 바다를 체험하는 것은 당연하고, 나무와 돌, 종이와 금속, 옷감과 털실의 차이를 느끼며,음악만이 소리가 아니며 각종 소음과 소리를 감지하고, 잔디를 밟을 때와 모래밭을 밟을 때의 차이를 느끼고, 새와 비행기가 날아가는 하늘을 보고, 바람을 느끼고, 눈과 비를 만지고 느끼고, 그 안에서 두려워하지 말고 그것을 즐기며, 나뭇가지와 돌맹이를 갖고도 어디서든지 놀 수 있는 그런 아이말이다. 꽃과 나무가 자라는 것을 관찰하고 열매가 맺히고 맺힌 열매는 언젠가 떨어지며 피는 잎사귀는 언젠가 지고, 매마른 나뭇가지에 시간이 가면 다시 잎이 돋는 돌고 도는 자연의 섭리를 느끼고, 그 안에 담긴 철학을 깨닫길 바란다. 미술학원에 가서 '그림 그리는 법'을 따라배우지 않아도 자유롭게 창조하길 바란다. 웅변학원에서 배운데로 '이 연사 소리 높여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 기분 상하지 하으며 말하며 느끼고 생각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자기 소리 내기를 바란다.피아노학원에 가지 않아도엄마와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악기를 두들기면서 음악과 소리를 마음으로 듣기를 바란다. 자기가 놀고 어지러워진 자리를 치울 줄 알기를 바란다. 교육은 시키다고 되는게 아니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의 동력으로 굴러가야 하는거다. 혼슈의 초등학교 학생들처럼. 스스로 굴러갈 수 있을 때까지 부모는 창문을 열어 길을 보여주고, 긍정의 힘으로 옆에서 북돋아주고 칭찬하며 도와줘야 한다. 도와준다는 건 대신 해주는게 아니다.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스스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하는거다. 근데 그걸 한국 부모들은 돈 주고 학원에다 맡겨놓으면 아주 쉽게 해결이 될꺼라고 철떡같이 믿으며, 학원을 갈 수 있도록 돈을 벌어대는게 부모의 의무이자 도리라고 여기는 것 같아 참 안스럽다. 아이들을 물질에 의존하게 키우지 말자. 부모의 역할이란 뭘까, 내가 왜 아이에게 이런 이런 것을 시키는걸까, 좀 곰곰~~~히 심리적으로 분석하고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아이와 함께 넓은 세상을, 먼 미래를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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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ents 교육/육아2008.09.12 09:56

프랑스에서 엄마가 된 이후, 뭔가 발견하고 놀란 것이 있다. 프랑스 엄마들은 다 직장에 나가서 일을 할 줄 알았다. 대기자 명단이 1년치나 밀려있기는 하지만 영유아시설이 잘 되어 있고, 휴가를 잘 쓸 수가 있고, 복직이 보장된 출산휴가를 받으니 얼마나 일하기 좋은가? 내가 프랑스에서 엄마가 되어 다른 엄마들을 만나보니 일하지 않는 엄마들도 상당히 많다는걸 발견하고는 엄청나게 놀랐다.

 

무엇보다, 일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남편의 월급으로 -충분하든 빡빡하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일하는 모든 엄마는 남편 월급이 모자라기 때문? 그건 절대 아니다. 남편 월급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어도 일이 좋아서 일터로 돌아가는 엄마들도 많다.

 

일터로 돌아가지 않는 엄마는? 일하기가 싫어서가 아니라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싫어서 직장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고, 내 아이가 처음으로 입 떼고 말하는 걸 보고, 처음으로 걷는걸 보는 등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싶어서 가정주부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고, 월급 받아 보모 탁아비를 내고나면 남는 돈이 없어서 일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경우,애를 맡기자니 탁아소든 보모든 엄마만큼 못 할꺼라 여겨 끼고 사는 경우도 있다.

 

실례로 우리 옆집에 사는 프랑스 아줌마들을 보면 한 아줌마는 아이를 보모에게 풀타임으로 맡기고 자기는 파트타임으로 비서일을 하고, 다른 아줌마는 전업주부로 세 아이를 키우는데 1주일에 하루 보내는 유아원에도 아이를 만2살이 지나서 보낸다. 직장을 다녔던 인데 이제 복직은 더이상 전혀 생각하지 않고 아이들 뒷바라지에 전념하는 것 같다. 파트타임 job은 아이를 가진 여성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바라는바다. 나가서 일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충분히 가질 수 있고. 문제는 전문직에서 파트타임을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며, 파트타임직을 구한다 하더래도 엄마 스케줄에 맡게 아이를 파트타임으로 맡아주는 탁아시설은 없다는거다.

 

탁아시설로는 5명의 인원이 15~20명의 아이를 맡아보는 탁아소가 있고, 자기집에 아이 2명만 받아서 맡는 보모가 있다. 탁아소가 당연히 보모다 훨씬 저렴하다. 보모에게 맡기면 맡는 아이 수가 적으니 좀더 많은 신경을 써줄 것 같지?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놀이터에 나가보면 아이와 따라나온 이가 보모인지 엄마인지는 한눈에 확연히 보인다. 

 

보모와 엄마는 어떻게 다를까? 아이가 놀 때 아이는 쳐다보는 둥 마는 둥 하고 핸드폰 꺼내서 끊임없이 전화하거나 옆에 있는 아줌마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수다떠는 사람, 이건 보모다. 아이가 넘어져서 울 때, 시간이 좀 걸린 후에야 보호자가 나타나는 경우, 이건 보모다. 시간이 '조금' 걸린게 아니라 아예 아무도 안 나타나서 애를 일으켜 주려고 가면, 애가 나한테 단번에 안기는데, 얘를데리고 놀이터를 한 바퀴 도는 경우도 있다. 미아가 아닐까 걱정하면서 경찰에 신고할까 하는 순간에 보모가 나타나서 데리고 사라지더라. 이런 보모는 신고를 해서 면허정지를 해야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 엄마와 동행하는 경우는 어떨까? 아이가 놀이에 집중하지 못할 때, 옆에 와서 놀이를 도와주고 놀아주는 사람, 이건 엄마다. 아이가 울 때, 쏜살같이 바로 달려와 안아주는 사람, 이건 엄마다. 한 아이가 다른 애를 못살게 굴거나 무례하게 굴 때, 바로 달려와서 제지시키는 사람, 이건 엄마다. 벤치에 앉아 유유히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더라도 아이에게 수시로 시선을 주는 사람, 이건 보모가 아니라 엄마다. 수다를 떨어도 큰소리로 정신없이 수다떠는 사람, 이건 백이면 백, 보모다.

 

이런 보모들을 보고 불안해서 -남편 월급이 여유롭지는 않아도-직장으로 복귀하지 않고 아이가 학교에 갈 때까지 데리고 키우는 프랑스 엄마들도 있다.모든 보모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하지만 니나노 보모를 보고 있노라면 불쌍한 애보다도 '어쩌다 저런 사람에게 애를 맡겨나.. 돈벌러 직장에 갔으니 알 도리가 없겠지' 싶어 얼굴도 모르는 그 애 엄마가 처량해진다.반면에 프랑스에 사는 한 한국엄마는 자기가 아이 성장과정에 맞춰서 잘 데리고 놀아주지 못하는 것 같다는 이유로 보모를 찾아다가 애를 맡겼다. 더구나 직장에 다니지도 않고, 딱히 하는 작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뭘 할 지 계획도 없으면서 보모에게 아이를 풀타임으로 맡겨버렸다. 남편 월급 하나로 월세와 보모 탁아비 대기가 불가능할텐데 그런거 전혀 모르고 저지른 일 같았다. 이유는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란다 ! 한국 엄마들의 교육열이 엄청나다지만 이건 그릇된 판단이다. 한국에서 흘러오는 소식과 인터넷 기사들을 보면 '자식 교육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아이에게 못할 짓 하는 엄마들이 많은 것 같다. 내가 만난 그 한국 엄마도 그중 하나였겠지 싶다. 프랑스 엄마들 중에도 직장에 다니지 않으면서 아이를 타인에게 풀타임으로 맡기는 이는 한 명도 못 봤다.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일까?  

 

이야기 둘. 주변에 아는 엄마들이 아이들을 학교(ecole maternelle)에 보내기 시작한다. 프랑스는 만 3살이면 학교에 가는데, 책가방을 매고 학교에 가는 것도 아니고, 숙제도 없다. 만 5살까지는 학교에서 놀고 노래하고 배우기는하는데 숙제는 없고, 머 그렇다. 첫 1년은 아침 수업(?)만 있는데, 부모 중 한 명이 일을 하지 않는 경우는 아이를 11시반에 찾아오고, 부모가 다 일을 하는 경우는 점심도 먹이고 낮잠도 재워서 저녁 4시반~5시에 찾아올 수가 있다.  

 

ecole maternelle 2년차부터는 낮잠시간이 사라지고 오후까지 학교에서 보내고 온다.재미있는건 급식이다.부모가 다 일을 하는 경우는 학교에서 급식을 주지만, 한 부모가 일을 하지 않는 경우는 11시반에 아이를 찾아와집에서 점심을 먹인 뒤 오후 2시까지 학교에 다시 데려다 줘야한다. 초등학교도 마찬가지다.한국엄마들, 전업주부는 점심에 애를 찾아와 밥을 먹여 학교에 다시 보내야한다면, 도시락 싸기보다 더 한 그 수고를 할 수 있을까?전업주부라고 아이를 급식에서 제외시키고, 학교에 가서 애를 찾아다가 점심먹여 오후에 다시 데려다줘야 한다면 한국 엄마들은 아마 데모라도 하지 않을까?이래저래 요즘 교육에 대해서 많이, 참 많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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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프랑스2007.01.19 19:08

프랑스 출산률이 급증했다는 신문기사를 엄마도 읽으셨다면서 '프랑스 교육비가 대학까지 무료'라고 신문에 써있었단다. 이어서 물으셨다. "내가 알기로 너 학교에 돈 내지 않았니? 완전히 무료는 아니었지 않니?" 엄마는 안다. 내 유학비에 집안 기둥이 흔들렸다는 것을. --ㅋ

 

자, 진실을 알려드립니다!

 

프랑스의 교육비는 무료는 아닙니다. 만! 거의 공짜에 가깝지요 사실. 학기 초에 등록, 도서관 이용로, 학생증 발급, 학생보험 등의 명세가 붙어 학교에 돈을 냅니다. 만 25살인가(?) 까지의 학생은 외국인이든 자국인이든 국가보험이 의무로 되어있어요. 한국과는 달리 프랑스의 모든 대학은 국립이며, 파리든 보르도든 마르세이유든 대학 등급에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지방대 출신이라고 이력서 덮어버리는 분위기가 아니란 얘기죠. 한 학기 등록금은 한화로 약 30만원 정도. 반면에, 초/중/고 사립학교의 경우, 등록금이 비쌉니다. 사립학교에서는 등록금으로 선생님 월급이 나가기 때문이에요. 

 

국립대의 경우, 입학 정원은 제한이 없지만 '입학=졸업'은 아닙니다. 한국처럼 비싼 등록금 주고 '입학만 하면 졸업은 따논 당상'이 아니에요. 예를 들어, 입학생이 200명인 학과에서 2년 과정을 마치는 학생은 100명, 3년 과정을 마치는 학생은 50명 정도. 유급이 가능하지만 2번 이상 유급을 받지 않아요. 한국처럼 MT를 간다거나 과대표가 있다거나 하는 행사도 없거니와 그 흔한 입학식과 졸업식을 치루지도 않습니다. 예산이 빠듯하니 프랑스의 대학은 무척 검소하다못해 냉냉하지요. 졸업장은 그럼 어떻게 받느냐구요? 학기가 끝나서 집에서 쉬고 있으면 편지가 날라옵니다. '언제 이후에 교무과에 와서 학위 찾아가세요'

 

자, 그럼 국립학교 선생님과 교수님들은 무슨 돈으로 살까요? <-- 바로 이걸 한국 미디어에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모든 선생님/교수님은 자원봉사자들일까요? 아니면 땅 파먹고 살까요?

아닙니다. 다"세금"에서 나갑니다. 자기 자식이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자기가 낸 세금에서 이웃집 자식의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의 교육비가 나가는 셈이죠. 자국민의 학생 교육비만이 아니죠. 외국인 학생의 교육비도 프랑스 국민들이 내는 세금에서 나갑니다. 그것만 나가나요? 외국인 학생에게까지 숙소를 위한 국가보조금이 나갑니다. 이 모든걸 따지면 프랑스 국민들이 내는 세금, 어/마/어/마/ 합니다.  

 

작년부터 사르코지 내무부장관이 외국인에 대한 규제 정책을 하고 있습니다. 사르코지 자신도 이민 2세대이며, 작년에 방리유 불난리 이후로 그의 정책이 좀 심해진 면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국민들의 내는 세금으로 외국인 학생들, 외국인 이민자들까지 혜택을 받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사르코지의 정책이 수긍이 됩니다. 

 

프랑스에 대한 한국 기사를 보면, 교육이 공짜다, 의료가 공짜다, 라는 기사 정말 많이 봅니다. 정밀자료 조사하기 귀찮으니까 '프랑스는 공짜다'라는 말로 기사를 마무리하는 듯한 인상이 들 정도입니다. 실례로, 한국의 저출산률을 얘기하면서 '프랑스에서는 시험관아기 시술비가 무료'라는 말로 끝낸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 기사, 거짓입니다. 제가 아는 프랑스 부부가 시험관 아기를 다섯 번 시도했어서 알고 있는데요. 시술비, 무료 아니었습니다! 무쟈게 비싸게 주고 시술했어요.

 

복지정책 '요람에서 무덤까지'까지는 이제 옛말입니다. 아마 앞으로 프랑스에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세금을 붙일 지도 몰라요. 현재, 연금으로 나가는 예산이 딸려서 프랑스 정부는 공기업을 사기업에게 팔아넘기고 있고, 60세인 정년퇴직 연령을 늘리려는 추세에 있습니다. 전에는 없던 명목으로 기업에 세금을 부가하고 있구요. 프랑스처럼 이것 저것 -시험관 아기 시술비까지!- 무료로 하려면 현명하지 못한 한국 정치인들은 쉽게 세금을 올리는 쪽으로 눈을 돌릴 겁니다. 제 유학기간 동안에 우리집 기둥뿌리가 흔들렸던 이유는 등록금 때문이 아니라 프랑스에서의 비싼 생활비 때문이었습니다. 파리에서 18제곱미터짜리 원룸 월세가 얼만 지 아세요? 500유롭니다. 5평반도 안되는 코딱지만한 원룸이 60만원이에요. 그나마 500유로짜리는 이제 파리 안에서 더 찾아볼 수 없을껍니다. 프랑스 물가가 이렇습니다. 한국 기자 여러분, 프랑스는 이것저것 공짜라고 뻥 좀 튀기지 말아주세요. 세금 올라가면, 물가 올라갑니다. 안 그래도 살기 힘들어 가족동반으로 죽어가고 있는 힘든 판국에 국민이 살기 힘들어져요. 부탁드립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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