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1.11 프랑스 남자와 결혼한다면 말리시렵니까? (10)
  2. 2009.04.26 국제커플의 언어교육: 니도 애 커봐
France 프랑스2009.11.11 16:19
"친동생이 프랑스 남자와 결혼한다면 말리겠느냐?"고. 네이버에서 숱하게 받던 인생상담을 티스토리에 와서 처음으로 받았습니다. 으흐흐흐흑~ '이 사람이 정말 나랑 맞는 사람일까 아닐까? 내가 잘하는 짓일까? 아닐까?' 결혼을 앞두고 다들 한번씩 이런 고민을 합니다. 그게 국제결혼이고, 부모형제를 떠나, 나 살던 땅을 떠나 이국에서 살게 되는 상황이라면 고민의 강도는 훨씬 커지기 마련입니다. 결혼, 그리고 낯선 땅에서의 살림살이, 이 두 개가 겹치니까요. 고민하는게 당연합니다.

제 경우는 프랑스에서 살다가 프랑스인을 만나 결혼을 했기 때문에 언어 문제, 문화적 차이가 별로 없었어요. 하지만 한국에서 프랑스인을 만나 불어를 새로 배우고, 남편을 따라 프랑스로 와 프랑스 사회를 접하는건 큰 모험이나 다름없을겝니다.

남의 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에요. 한-불 커플 뿐만이 아니라 주위의 각개 다양한 결합의 국제커플 부부들 중에는 남편의 나라인 프랑스를 떠나 아내의 나라에서 사는 부부도 있고, 프랑스가 어느 누구의 모국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와서 여기 와서 사는 부부도 있고, 프랑스인과 결혼해서 달나라, 아닌 다른 나라에 가서 사는 부부도 있어요. 프랑스인 남편은 프랑스를 떠나기 싫어서, 홍콩인 부인은 프랑스가 싫어서 프랑스와 홍콩에 각각 나눠사는 부부도 봤고, 프랑스 유학 중 만나 결혼은 했지만 알제리 출신의 남편은 고국을 위해서 일하고자 알제리에서, 알제리를 못견뎌하는 프랑스 아내는 프랑스에서 살면서 살아가는 부부도 있어요. 물론 두 경우 다 아이를 낳았습니다. 이 모든 건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이에요.

국제결혼한 부부만 '어디서 살 것이냐?' 고민하는 것은 아니에요. 한국인 남편이라도 남편의 출장지에 따라 고국을 떠나 살게되는 부부는 상당히 많습니다. 이 세상 어딜 가든지 그 나라의 장점이 있고, 치부가 있습니다. 내가 참을 수 있는 것이 있고, 참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 디테일은 개인마다 다 다를꺼에요. 사랑하는 사람을 믿고 간다면 프랑스 아니라 그 어~~~떤 곳에서라도 견디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부부 관계 속에서 한쪽만 참으면 안됩니다.  서로 이해하고, 이해시키고, 상의하면서,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적의 노선을 찾아 합의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파리에서 살 것이냐, 서울에서 살 것이냐? '어디서 살까'하는 질문보다 더 궁극적으로 고민을 해야할 질문은 내가 '어디' 살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고 있느냐입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상당히 많은 것들을 외적인 기준으로 재보느라 막상 본질을 혼동하지요. 

마찬가지로, '프랑스남자'라서 말리고 자시고 하는건 없어요. 말릴 것도, 추천할 것도 없습니다. 남편의 국적이 어디고, 어떤 피부, 어떤 인종이냐는 하~~~등 중요하지 않아요. 그가 '어떤 사람'이냐는 것과 나와 잘 맞는 사람이냐는 두 가지 질문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합니다. 사람은 좋은 사람이어도 나와는 맞지 않으면 배우자로 힘들고, 말도 잘 통하고 장난도 잘 치는데 삶에 있어 기본적인 가치관이 판이하게 다르면 역시 배우자로 살기는 힘들어요. 

님께선 내년도 아닌 내후년에 결혼하실 예정이라고 했으므로 시간은 허벌나게 많습니다.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나와 잘 맞는 사람인지부터 살펴보세요. 예쁜 사랑 키워가시기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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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Parents 교육/육아2009.04.26 09:25

요즘 어째 계속 육아 관련 글만 올리는 듯한데.. 여튼. 한국 엄마든, 중국 엄마든, 뉴질랜드 엄마든간에 국제결혼한 여성들과 어쩌다 마주쳐 이야기를 하게 되면 가장 먼저, 언어교육을 대화의 소재로 꺼내게 된다.

 

'한국어로 말할 기회가 없었다'기에 '자녀분들과 한국말로 얘기하지 않으세요?'했더니 '다 불어로 얘기한다'고 하셨다. 말은 안 하시는데 '이유가 있었다'고 하시고, '한국말을 어디 쓸데가 있겠냐'며 '우리 윗세대같지 않아서 강요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강요해서도 안되고, 나이가 들어 선택을 할 나이가 되었을 때, 한국어를 배우겠냐고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해서 가르치지 않았다'고 하셨다. 만 세 살 된 자식 키우면서 '나는 한국말로 말하게 시켜요'라고 해봐야 '니도 애 커봐. 그러면 알어'하는 듯한 표정. 그분의 자녀는 중국어를 포함해서 4~5개 국어를 하는 인텔리인 듯 했다. '그러니 이런 애들에게 한국어까지 하라고 할 수가 없죠'

 

솔직히 말해서 나도 현재진행형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가 없다. 10년 후, 20년 후, 내 아이가 한국어를 계속 하게될 지, 한국어로 말할 지, 불어를 포함한 외국어만 구사할 지, 한국어를 더 깊이 배우고 싶다고 할 지. 사람마다 육아방식도, 자녀 교육방식도 다르다. 내 방법이 옳다고만 할 수 없다. 그 분은 그분의 생각대로 키웠을 것이고, 자녀들도 다 바르게 컸을 것이다. 

 

딱 한 번 마주쳤던 한 한국 엄마가 있는데, 아이와 불어와 영어로 말하느라 애기 엄마와 나는 한국어로 대화가 가능해도 그집 아이는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했다. 나와 육아법이 다르게 그렇게 자라는 아이도 있다는 걸 나는 인정한다. 그리고 그런 아이가 올바르게 크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나와 육아법이 다를 뿐이다,라고 생각한다. 조금 아쉬울 뿐이다. 자식과 외국어로 대화하고 있는 그 분의 상황에 있다면 나라면 마음이 좀 허한게, 뭔가 아쉬울 것 같다는거다.

 

그분 의견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한국에 있는 모든 부모와 친척들이 다 돌아가셔서 안 계신다 하더라도 내가 모국어로 얘기하는 한, 나는 내 자식과 모국어로 얘기하고 싶다. 그건 '넌 한국말을 배워야 해'라기보다 앞서 ''엄마는 있잖아... 너랑 내 모국어로 얘기하고 싶어'다. 한국말이 필요없어서... 그래, 한국말 쓰는 나라, 북한과 남한, 두 한국 빼고는 없다. 외국나가도 알아주지 않고. 하지만 필요에 의해서 언어를 배워야 한다면 이 세상에 없어져야 할 언어가 대부분이다. 모두가 영어, 불어, 서반아어, 중국어, 러시아를 배우면 된다. 하지만 모국어는 '필요'에 의해서 배우는게 아니지 않은가? 내가 필요해서 낳은 자식이 아니고, 내가 필요해서 한 결혼이 아니고, 내가 필요해서 만나는 친구 아니고.. 이 세상의 모든 소중한 것들은 필요와 상관없이 관계맺어지는 것들이 아닐까?

 

그 한국 여성만큼 프랑스에서 오래 사신 (20년) 대만여성분을 전철에서 만났는데 그분은 또 내게 이렇게 말했다. '아이한테 한국말 하게 시키세요. 불어로 대꾸하려고 해도 한국말 하게 시키셔야 해요. 내 중국친구도 아이가 어릴 때는 '불어로 하면 왜 안돼? 왜 중국말로 해야돼?'라고 반발했는데 이제 19살이 되서는 엄마한테 '고맙다'고 그래요.'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엄마 앞에서 자식이 불어로 대꾸를 하더라. '왜 영어로 말해야돼? 남들은 다 불어로 하는데!' 그 아이에게 내가 영어로 말했다.

'왜냐하면 네 엄마의 모국어가 영어기 때문이지.

모국어란 너에게 국적을 쥐어준 나라의 말이 아니라, 너의 엄마(mother)의 언어(language)야.

그게 모국어(mother language)란 말의 뜻이야. 

네가 엄마를 선택할 수 없었던 것처럼, 모국어도 선택할 수 없는거야.

그게 쓸모가 있건 없건간에.

왜냐면 그건 네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그렇게 정해져 있는 거였거든.

네 엄마의 모국어가 영어라면, 너의 모국어도 영어야.

그건 네가 선택할 수 있는게 아니야.

국적? 그건 전혀 의미가 없어.

내 딸은 국적은 프랑스인이야. 하지만 그앤 한국인 엄마를 두었어.

그렇기 때문에 내 딸의 모국어는 한국어야.

나? 나도 국적 바꿀 수 있어. 국적을 바꾼다고내가 프랑스인이 되나?

여권상으로는 가능하겠지, 하지만 난 한국에서 근 30년을 살았다구.

내 뿌리는 한국에 있고, 국적을 바꾼다한들 난 죽을 때까지 한국인일꺼야.

그건 내가 선택한다고 바뀌는게 아니라 그냥 그런거야.

이 세상은 네가 선택할 수 있는 것, 선택하고 싶은 것만 있는 건 아니야.'

 

한 젊은 한국엄마 말이, '한 한국 아이가 학교에서 놀림을 당하고 돌아왔대요. '넌 중국인도 아니고, 프랑스인도 아니야'라구요' 학교에서 동양인이라고 놀림을 당하는 일이 있나보다. 덧붙여 '때로는 동양언어를 쓰기 꺼려지는 상황이 있다나봐요.' 못 들어본 얘기는 아니고, 생각해보지 않은 바는 아니다.이 세상 사람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인생에 대한 같은 안경을 쓰고, 같은 교육을 받으며, 같은 철학을 갖고, 같은 길을 걸어가는게 아니니 상황에 대한 대처방안이 다 다르겠지.

 

앞서 말한 한국여성분의 아이들은 정체성에 고민할 나이도 다 지나 이미 이십대 중반이 되도록 다 컸는데, 아니 커버렸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리오?주관이 첨예하게 대립하면 나는 그럴 때 상대를 다치지 않게, 또한 나를 꿇고 들어가지 않으면서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 될 지 잘 모르겠다. '오늘 되바라진 어린 것을 만났다'고 치부해도 상관없으니 마음에 상처 받으시지 않으셨기를.

 

(육아를 포함해) 교육은 30년을 바라보는 나무심기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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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