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 프랑스2007.06.23 08:27

에피소드 1.

프랑스의 경우, 집 빼기 석 달 전, 서면으로 통지를 해야한다. 이사 날짜 석 달하고 이틀 전날, 부동산에 가서 서면을 제출했다. 그걸 한 부 복사해서 내게 건내줘야 하는데, 그 편지를 받은 여자 왈, "이 편지는 정확히 석 달 전이어야 해요. 이틀 후에 제출하세요."

나: "이틀 후면 일요일이에요. 여기 문 닫지 않습니까?"

녀: "그럼 날짜를 앞당겨 정확히 석 달 후에 방 빼세요."

나: "방 열쇠는 편지에 적힌 날짜에 건내고 싶어요. 미리 방 빼고 싶지 않습니다. 석 달에서 이틀이 모자라는 것도 아니고, 이틀 먼저 제출하는건데 그게 문제가 되나요?"

녀: "그럼 편지에 적힌 서류작성일을 이틀 후로 하세요."

카피만 하는 이 고지식한 직원, 나더러 방을 빼지 말라는거냐 뭐냐.. 왠 트집을 이리 잡냐? 뜨하~ 하고 있는데, 옆에 앉아있던 다른 부동산 직원 둘이 내 편을 들어줬다. 다행히. 이 얘기를 이웃집 여자에게 하니 대체 그 부동산 어디냐고 묻는다. ㅎㅎㅎ

 

에피소드 2.

행정상의 서면통지를 받았다. 자세한 내용은 오후 2시30분 이후에 전화를 하라는 내용이다.

집에서 5분 거리인데다 그곳에 다른 일로 갈 일이 있어서 들른 참에 담당자를 찾아 잠깐 얘기하려고 했다. 보이는 아무 문에 노크를 했다. 금요일 오후 2시였다.

나: "실례지만 XX를 찾습니다."

녀: "전데요. 무슨 일이세요?"

나: "편지를 받았어요." (편지를 보였다)

녀: "아, 그거요? 헝데부를 잡아야 합니다."

난 다이어리를 꺼내 헝데부(=만남 약속)을 잡으려고 했다.

녀: "편지에 전화하라고 써있잖아요. 월요일 오후에 전화주세요."

나: (@@!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은 뭐꼬? 지금 여기서 헝데부 잡으면 안되나???)

녀: "보시고 계시는대로 제가 지금 바빠요. 월요일 오후에 전화로 주세요."

나: "아..... 모..... 그러시든지."

녀: "고맙습니다. (Je vous remercie beaucoup. ; '고맙다'는 표현 중에도 굉장히 깍듯이 형식적인 방식이다)"

우리 신랑이 이 얘기를 듣고 어이없다고 웃더라.

 

에피소드 3.

우체국에 은행계좌가 있었을 때였다. 우체국에 우편물 건으로 아침 일찍 들렀다가 나오는 길에 우체국 문 바로 앞에서 출근하고 있는 내 계좌담당자를 만났다. 안 그래도 그에게 물어볼 것이 있던 차에 잘 됐다 싶어,

나: "안녕하세요. 당신이 계좌관리하는 클라이언트 중에 하나에요.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그: "전화로 헝데부 잡아서 오세요."

나: "지금.. 눈 앞에 있는데, 전화를.. 하라구요?" (이해를 못해서 어리둥절..)

그: "그게 더 프로페셔널합니다. 전화로 주세요."

띵~! 황당해하는 나를 뒤로하고 그는 우체국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하도 기가막혀서 길/건/너/ 공중전화박스에 가서 그의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다.

나: "여보세요? 방금 몇 분 전에 당신이 마주치고 지나간 클라이언트요. 이제 됐소?!"

난 그 날로 우체국에 남은 돈을 타은행에다 전액송금 시켜버리고 우체국 은행계좌를 닫아버렸다.

 

에피소드 4.

이건 몇 년 전 얘기다. 이삿날이 체류증 유효기간 마지막 날이었다. 이사 바로 전날, 경시청에 가서 사정 얘기를 하고, 유효 말일 하루 전날 기간연장을 부탁했다. 답하기를, "오늘은 유효기간 마지막 날이 아니기 때문에 연장 못 해드립니다. 유효기간이 끝나는 내일 오세요."

여기서 잠시 경시청 사정을 설명하자. 경시청 내외국인 체류증은 줄이 너무 많아서 새벽 5시반에 일어나 6시에 출발해서 7시전에는 도착해 줄을 서야했다. 경시청 문은 8시45분에 열린다. 7시에 도착하면 당일 오후 4시, 문이 닫히기 바로 전에 턱걸이로 일을 마칠 수 있다. 이러니 이삿날 잠시 들렀다 가기가 불가능했다.

그녀가 이어서 말하길, "안 그러면 새 거주지에 가셔서 하세요. 모든 서류를 처음부터 다시 다 준비해 가셔야 합니다." 모든 서류를 처/음/부/터? 꿱~~~~!!! 차라리 내일 다시 올께요. 깨갱~ 나는 이날 빠꾸 맞았다. 경시청에 가서 빠꾸 맞은 외국인이 어디 나 하나였으랴? 나도 처음이 아니었던 것을. 프랑스에서 경시청 가기가 젤~ 싫다.

 

다음 날. 새벽 5시에 일어나 밥을 먹는둥 마는둥 눈꼽만 떼고 출발, 6시에 도착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들어가야 일을 마치고 이삿짐을 나를테니 서둘렀다. 이날이 12월 9일 (안 잊어버린당!), 추위 속에서 2시간 45분을 기다렸다. 8시45분이 됐다. 이날 문이 열리고 경시청 직원들 파업했다고 문 앞에서 다 쫓아냈으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상상을 말자.

녀: "어제 말씀하시기를 오늘 이사하신다면서요?"

나: (뜨끔!!!) "네....."

녀: "거주지 이전신고는 이전일로부터 30일 내에 하셔야 합니다. 그러니 오늘 기간연장은 한 달로 해드릴께요."

원래 기간연장은 보통 석 달이다. 체류증에 한 달짜리 도장이 찍히려는 순간이었다.

"잠깐만요~~~~~~~~~~!!!!!!!!이것 보세요. 저 임산부요. 어제도, 오늘도,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왔어요. 8시45분에 열리는 문 앞에서 6시부터 저 추운데서 줄을 섰어요. 해도 뜨지 않아 깜깜한 그 추운 겨울 아침에 임신부가 밖에서 3시간씩.. 이 짓을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또 한 달 후에 또 하란 말입니까? 한 달 후면 1월 9일, 역시 엄동설한이요. 사정 좀 봐주시오! 제발 부탁이오!"

그녀는 아직 티가 나지 않은 내 배를 보더니 (배가 나올 시기도 아니었지만 배가 봉긋하게 올랐다해도 겨울옷에 덮여 티가 나지도 않았을꺼다) 기간을 석 달로 연장했다.

솔직히 말하면 새벽같이 나가서 줄을 선 건 내가 아니라 신랑이었다. 그가 출근할 시간에 맞춰 내가 8시에 도착, 교대했다. 여기 겨울 아침 8시면 동이 트는 시각이었다. 45분이라해도 추위 속에 뱃속에 씨앗을 품고 서서 45분 줄서기가 결코 쉽지 않더라.

 

칼일까요? 밥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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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07.02.09 20:14

프랑스 기업은 고객을 대하는 서비스가 꽝이다. 어디서 시비가 걸릴 지 모르니까 '한국에 비하면'이라고 조건을 달아두자. <다시보자, 프랑스> 3편에서 프랑스엔 없고, 한국엔 있는 것의 제일 첫째로 '고객은 왕'이라고 꼽은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런데, 그'고객은 왕'으로 떠받드는 한국기업 정신이 이제 프랑스 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매우 매우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음핫핫핫!

 

유럽에 진출한 지명도 있는 한국 상표들이 여럿인데, 그중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을 꼽으라면 삼성과 LG고, 그 다음으로 더 꼽자면 현대다. 삼성과 LG를 주저없이 손꼽은 이유는 해당분야에서 최고의 다섯 기업 안에 들기 때문이다. 삼성과 LG가 유럽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분야는 핸드폰!!! (울남편 핸폰도 LG에요~ ^^) 기타 평면TV 등 최첨단 전자기술분야에서 삼성과 LG가 기술적으로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을 때, 내심 기분이 좋다.

 

얼마 전, 삼성과 LG가 유럽시장에서 급속도의 발전을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실은 프랑스 기사를 읽었다. 주요인이 기업소득의 상당부분을 연구에 재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생산에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에서 제일 까다롭기로 유명하다는 한국의 소비자에 익숙해진 한국 기업들이 유럽 고객의 입맛을 맞추는 건 식은죽먹기 아닐까? 므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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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05.08.31 18:30

11-15살 사이의 프랑스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5.9%가 "스트레스를 좀 느낀다"고 답했고, 40%(던가?)가 불면에 시달린다면서 오늘 아침 뉴스에 나온다. 입에 거품을 물고 나는 아침을 먹다말고 개탄을 하기 시작한다.

 

"아니, 이것들이 공부는 안하면서 무슨 스트레스? 화장하고, 예쁜 옷 -솔직히 말하면 야한옷이라고 봐야..- 사러 옷가게나 다니고, 데이트나 하고, 길거리에서 뽀뽀나 하고, 데모나 하면서 '나 스트레스 있어요'??? 저것들이 자유와 스트레스의 개념을 혼동하고 있는거 아냐? 쟤들 다 한국으로 보내버려야돼!!! 한국학생들은 하루에 10시간, 12시간씩 공부하고 살아가면서도 다 그러려니..하고 살어! 학교 공부만 하는 줄 알어? 요즘은 초등학생부터 과외를 2-3개씩 받고 저녁 늦게 파김치가 되서 들어와. 스트레스 있다고 답한 놈들 다 한국으로 보내서 진짜 스트레스가 뭔지 깨닫게 해야돼! 저것들이 복에 겨워저래!!! 프랑스의 앞날이 걱정된다, 걱정돼.."  

 

스트레스가 없는 사람은 없는거 아닐까? 스트레스를 어떻게 감당하고 이겨내는가가 관건이라고 보는데.. 스트레스 완전제로에서 어떤 발전을 꾀하리라고 기대하나? 스트레스를 '약간' 느끼는 정도라면 난 오히려 긍정적으로 본다. 뭔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고, 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은 상태,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 남은 상태.

 

신랑 앞에서 신랄하게 비평을 한 뒤 가만 생각해보면 프랑스 청소년의 스트레스는 학업에서 온다기보다, 아니, '온다기보다'가 아니라 절대 아니라고 봐. 뉴스에서는 '학업, 가정, 친구' 등 뭉뚱그려서 대체 뭐가 주원인인지 알 수 없다만 이들의 주요 스트레스는 가정문제에서 온다고 본다.

 

실제로 프랑스는 친엄마, 친아빠로 이루어진 가정은 유감스럽게도 많지 않다. 외모, 외부, 또는 친부와 새엄마, 친모와 새아빠, 그리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고 어느날인가부터 '오늘부터 난 너의 가족이야'가 되는 경우가 참 많다. 결혼을 한 번하고, 두 번하고, 또는 동거를 통해서 태어난 아이들. 엄마가 같아도 아빠가 다른 형제가 있고, 서로 다른 엄마에서 태어나 같은 아버지의 성을 물려받은 형제들도 많다. 또는 태어나고보니 엄마가 재혼 전에 낳은 아이들과 아빠가 재혼 전에 낳은 아이들이 있어서 이들을 언니, 오빠, 형, 누나로 부르며 크는 가족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한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성씨가 다른 형제와 식구가 된다. 왜?엄마의 전남편 성을 따르는 아이들은 엄마가 재가를 하더라도 한번 정해진 성씨가 바뀌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디 그뿐인가? 크리스마스가 되면 아빠가 엄마하고 살기 전에 낳은 아이들이 놀러오기도 하지. 남자에게 친부권이 있다면 어디 일년에 한번만 보나?

 

지난 일요일, Zone interdit라는 다큐프로에서 새학기을 맞아 '아이많은 집'이라는 비교적 가벼운 주제가 tv에 방송되었다. 각각 11명, 12명, 5명의 아이를 둔 프랑스 가족이 소개되었다. 다산을 선호하는 아랍이나 아프리카 출신 가족은 그렇다치고 이렇게 많은 아이를 낳는 프랑스인도 있구나.. 턱이 떡! 벌어져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열 세 번째 아이를 임신하다니.. 허걱!

 

그중 11명과 12명의 아이를 가진 가족은 엄마와 아빠로 구성되어 아이들은 모두 이들의 자식이고, 5명의 아이를 가진 가족은 아빠가 없는 가정이다. 파리 7구에서만 15년을 살았다는 이 커리어 여인은 아빠가 서로 다 다른 아이 다섯 명을 혼자 키우며 멋진 일도 하며 살고 있다. 현재 아파트에 동거중인 남자는 없었다. 첫 두 아이만 두 번의 결혼생활을 통해 각각 하나씩 갖게 되었고, 셋째부터는 동거남이나 남자친구로부터 갖게 되었다고 하는데 딸이 넷, 막내가 아들. 내게 굉장히 낯설었던 것은 집안에 걸려있건 보여주는 앨범이건간에 사진에 남자가 없다. 엄마와 딸들. 큰딸은 18세가 되서 이미 출가, 동거하는 남자친구가 있고, 가끔 찾아와 같은 엄마를 통해 이루어진 식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는다.

 

전남편들이 바람을 펴서 밖으로 애를 가졌다니 이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동의하지만, 나머지 세 아이는 왜 가졌는지 모르겠다. 그렇게라도 아이가 갖고 싶었을까? 아이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만 아이를 갖고 싶으면 다인가? 그 여인이 방송 끝에 그러더라. 아이를 또 갖고 싶다고. 모.. 그런 말 할 용기가 있으니까 취재에 응했겠지. 흔치않은 가족이니 방송국이 컨택한 거겠지. 곱게 보이지 않는 그 여자를 두고 내가 블로그라 참 더이상 험한 말은 못한다.

 

프랑스인들이 다 이렇게 자유부인인 것만은 아니다. 내가 아는 한 프랑스 특파원은 아내의 바람으로 이혼을 한 뒤, 두 딸애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않기 위해 20년간 애인을 두지않았다고 한다. 자식을 위해서! 엄마, 아빠, 자식으로 구성되는 가정은 일생에 하나만으로 족하다는 것이 그의 신념. 두 딸 시집 다 보내고난 뒤에야 애인을 사귀기 시작하지만 애인이 설령 결혼을 하자고 해도 하지않고, 아이만이라도 갖자고 해도 절대 갖지 않는다고 하더라. 

 

사랑찾아 자유찾아 퍼즐맞추듯 만들어가는 가정때문에 프랑스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내 할 말이 없다. 어디 이게 니들 잘못이겠니? 가정문제라는게 어디가서 쉽게 터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안으로 곯아터지는 것이다 보니. 얘들아,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지. 친부모와 함께 살아도 누구에게나 사는게 개떡같다고 여겨질 때가 있어. 그것도 여러 번. 하지만 어느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it's your life 잖니. 안 그래, 응?

 

이집트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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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05.08.10 19:07

유프랑스 남편두고 살지만 프랑스가 징하게 비기싫을 때가 종종 있다. 나 한국사람이지만 한국이 싫을 때, 싫은 한국사람이 종종 있듯이. 어쯔거나.. 완벽한 세상없고, 완전한 사람 없는 것들.

 

내가 단지 프랑스에 살고있다,는 사실만으로 "좋겠다"라는 말을 하는 한국친구들이 참 많다.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모르면서 '어디에'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부러워한다. 하지만 그런 식의 판단은 결코 옳지않다. 인간이 어디에서 사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믿는다.

 

한국을 오래 떠나있어보니 한국이 살기 참 좋은 나라라는 걸 깨닫는다. 프랑스는 나라가 돈이 많은 나라고, 대한민국은 '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다. 국민기분 건들면 뒤집어지는 나라가 한국이고, 고객 앞에서 사과는 안 하고 지들권리만 나불나불거렸다가는 판매원이든 생산자는 망해도 아주 폭싹 망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어디 감히 고객한테 대들엇!

 

자, 그럼. 프랑스엔 없고 한국엔 있는 것은?

 

'고객은 왕' 문화,

지하철 승강장과 지하철 칸 안에 깔린 LCD를 통해 뉴스와 드라마를 보는 시민들,

지하 3-4층에서도 펑펑 터지는 핸드폰,

지하철이 터널을 통과하는데도 여유있게 터지는 핸드폰,

승강장이나 열차 내부나 밝고 넓고 깨끗한 지하철,

매 정거장마다 2개국어로 나오는 안내방송,

표시한 자리에 정확히 서는 지하철과

자동으로 열리는 지하철 문,

수퍼마켓을 비롯해서 밤 10시, 11시까지 문여는 편의시설들,

바지 단처리하는데 1000-2000원하는 서비스,

떠리라고 헐값에 쳐주는 상인들,

생물, 화학, 물리, 지구화학, 음악 등 다방면의 상식을 쌓은 중고생들,

도심 속에 버젓이 여러 개나 서있는 산들,

인터넷을 모르는 세대라도 전화로 모든 걸 처리하는 은행서비스,

핸드폰으로 결제하는 인터넷 쇼핑서비스,

초고속 10M짜리 ADSL,

놓친 TV프로그램은 인터넷으로 다시 보는 국민들,

인터넷 고장나면 24시간 안에 당장 고쳐주는 초고속 서비스,

그것도 '서비스가 말 안들어서 죄송하다'고 인사를 몇 번씩 하는지.. (하~ 부러워!),

핸드폰 안 터진다고 신고하면 당장 다음 날로 파라볼라 안테나 달아주고 가는 초고속 모빌서비스,

전화 한 통화로 모든 음식을 안방에서 다 시켜먹을 수 있는 배달서비스,

단무지나 반찬 더 달라는데 영수증에 추가결제 안 하는 인심 서비스,

우편서비스에서 사고 발생시 잘못을 시인하고 즉각 처리하는 서비스,

사간 물건에 이상이 생기면 즉시 그 자리에서 바꿔주는 서비스,

밤 10시, 11시까지도 정기적으로 다니는 버스,

1시간 내에 버스를 몇 번을 갈아타도 매번 낼 필요없는 대중교통요금,

24시간 출입가능한 찜질방,

근무시간에 열심히 일하는 한국인들,

등등등..

 

한국에 살 때는 몰랐다. 프랑스에 와보니 없더라구..

자, 그럼 프랑스 버전.

 

고객은 하인이다. 하인이 하는 말엔 눈깜짝하지 않는다,

지하철에서는 책을 읽는다,

지하 한 층만 내려가도 핸드폰이 안 터진다,

지하철이나 기차가 터널 속을 들어가게 되면 핸드폰 먹통된다,

어두침침하고 좁고 더럽고 냄새나는 지하철,

승강장 아무데나 서있다가 알아서 문 찾아가 타는 지하철,

반드시 문고리를 돌려야 버튼을 눌려야 열리는 전철 문,

파리 전철 열 네 노선 중 2개국어로 안내방송 나오는 노선은 단 하나 뿐이다,

수퍼마켓을 비롯 모든 상점은 저녁 6-7시면 문을 닫는다,

바지 단처리하는데 11유로 (한화 14,300원) -왜? 아주 바지 한 벌을 달래지?!-,

마지막 남은 거 당신이 그래도 가져가는게 어디냐... 흥정하려면 가라,

생물, 화학, 물리, 지구화학, 음악 등 다방면에서 상식이 매우 부족한 중고생들,

도심엔 공원이 있는거지 산은 차타고 멀리 외곽에나 가야 있는 것이다,

은행은 직접 가야하는 것이며, 은행담당자를 만나려면 사전에 약속을 잡아야하며,

젊은 세대들이나 인터넷으로는 계좌조회를 하며, 계좌이체는 은행으로 가야한다

(계좌이체가 인터넷으로 되는 은행이 몇 개 있기는 하다),

인터넷쇼핑은 반드시 카드번호를 입력해서 결제한다,

아직도 모뎀을 쓰고 있는 구세대가 많으며

ADSL 1메가, 2메가 나왔다고 신난다고 광고한 걸 본게 불과 6개월 전이며, 8-10메가짜리는 흔치않다,

TV프로그램 한번 놓치면 걍 말구,

ADSL 고장나면 3주든 3개월이든 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린다,

고객이 기다리다지쳐 화딱지나 신경질내면 전화 확 끊어버린다,

핸드폰 안 터진다고 신고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지가 알아서 더 잘 터지는 핸드폰으로 바꾸면 된다,

배달은 꿈도 못 꾼다. 인건비가 얼만데? 배달되는 건 피자밖에 없다,

파리 시내 한 일본식당에서 단무지 더 달랬드니 단무지 5쪽(!) 더 주고나서 나중에 보니 영수증에 50쌍팀(한화 650원) 추가결제 되어있다,

Chronopost(프랑스 EMS) 우편사고 터진게 벌써 손을 꼽아도 몇 건인데 해결된 거 하나도 없다, 시종일관 묵묵무답, 잘못을 시인하지 않음으로 일관했다,

구매한 물건에 이상이 생기면 서류를 작성하고 서류가 처리될 때까지 기다린다,

밤 8시나 9시가 되면 끊기는 버스들이 반이다. 운행한다해도 한 시간에 2대 정도로 운행한다,

버스는 갈아탈 때마다 당연히 버스표를 지불해야 한다,

시민을 위해 24시간 출입가능한 곳은 아무데도 없다,

직장 시계는 거꾸로 걸어도 돌아간다. 근무시간은 시간만 채우면 된다,

오늘은 이만.

 

 

이집트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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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05.08.06 02:49

부모님이 떠나시고 난 후, 버스와 지하철로 시내를 오가면서 곰곰히 생각했다.

특산품도 마땅히 없는 파리가 대체 전세계 관광객에게 파는 것이 무엇일까?

 

결과는 도시 그 자체였다.

다시 말해서, 파리는 도시 그 자체를 팔면서 관광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다시 더 쉽게 말해서, 파리에 와서만 볼 수 있는, 파리만이 갖고 있는, 파리의 아름다움을 팔고 있는 것이었다.

 

프랑스가 생산해내는 것은 굳이 프랑스까지 가지 않아도 살 수 있다.

서울식구들이 이번에 왔을 때, 아는 분이 프랑스 유명브랜드 양산을 세 개 빌려주셨다고 한다. 양산을 쓰고 같이 시내를 다니면 사람들이 다 힐끗힐끗 쳐다보고 지나갔다. 왜? 프랑스에서 5년반 살면서 양산쓰고 다니는 사람 한 명도 못 봤다. 양산은 만들어서 수출만?

 

화장품도 마찬가지. 유명화장품 가게가 많지만 그 메이커를 사쓰는 구매자의 대다수는 외국인인 것 같다. 주변에 유명브랜드 화장품을 쓰는 프랑스 여자들을 보지못했다. 길을 다녀보면 알지만 대부분이 기초화장만 하고 다니고, 화운데이션에 색조화장한 여자는 극히 드물다. 화장품도 수출만?

 

로마든 파리든 런던이든 명품가를 가보면 현지어는 사실 거의 안 들린다. 세금 안 내고 사가려는 외국인들이 쓰는 타지어만 들린다. 그게 자신을 위한 것이든 선물용이든. 명품도 수출만?

 

외국인들에게 저렴한 특산품보다 비싼 명품을 판다?

프랑스까지 가지 않아도 살 수 있는 것들인데, 프랑스에 간 김에 산다, 이거지.

역시 장사 잘하는 유럽인들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파리가 관광객들에게 파는 것들은 아래와 같다.

나폴레옹이 계획한 정렬된 도시와 하수구계획,

그 위에 하우스만 시장이 계획한 시가지,

미테랑이 중국건축가를 데려와 재설계한 루브르박물관,

밤이면 화려한 조명 밑에 다시 살아나는 파리의 밤,

역사 이전부터 초현대까지, 훔쳐오고 사오고 기증받아 일궈온 숱한 박물관과 미술관,

런던, 뉴욕과 쌍벽을 이루며 세계 미술의 주류를 끌어오는 숱한 갤러리들,

파리의 제1의 상징이 되는 에펠탑과 짐 모리슨의 무덤,

이런 것들을 어떻게 푼돈을 주고 사간단 말인가?

 

남산과는 비교도 안 되게 낮은 몽마르트르에서 내려다봐야 뭐가 보이고,

한강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개울로밖에 안 느껴지는 센느강을 가로질러가봐야 몇 분이 걸리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마르트르와 센느강을 보러 파리로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높은 것이, 넓은 것이 다는 아니라는 답을 냈다. 그렇다면?

 

서울보다 역사가 짧은 파리, 그러나 '직접 가보고 싶은 도시, 파리'를 만든 사람은 한두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시계획자만도 아니고, 시장만도 아니고, 문화와 예술을 사랑했던 대통령 하나만도 아니고, 조명건축가만도 아니고, 갤러리스트들만도 아니고, 우연찮게 객지에서 숨진 짐 모리슨 탓? 것도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볼품없는 파리를 가능한 한 포장을 해댄 사람들이 늘 역사적으로 있어왔다. 도시계획가로서, 행정가로서, 정치가로서, 건축가로서, 예술가로서, 문학가로서, 영화인으로서, 시장으로서. 그들은 파리를 찬미했고, 파리를 그렸고, 파리를 꾸몄고, 파리를 썼다. '예쁜 파리만들기!'하고 일부러 각계 각층이 협력을 한게 아니다. 과거의 모습을 보존하면서도 파리를 전통 속에 잠자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현재 속에서 늘 새롭게 살아나는 파리를 만들기 위해 건축가가는 건축가로서, 행정가는 행정가로서, 예술인은 예술가로서, 문학인은 문학인으로서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을 파리에 헌정했을 뿐이다. 프랑스인들은 한국인 저리가라로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어마어마하다. 자기 문화 자랑하는 거 보고 있으면 때로는 눈꼴이 실 정도. 어우~ 그렇게라도 노래하고, 헌정하고, 과거의 자료는 티끌하나라도 남기지않고 박물관에 보관하며 가꾸다보니 지금의 파리가 건설됐다.

 

문화부장관과 파리시장이 프랑스를 '일신우일신' 하도록 만드는 노력은 눈물겹다. 전국의 문화유산을 민간인들에게 무료로 공개하는 '문화유산의 날'이나, 음악을 연주하는 이들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마추어와 프로를 가리지 않고 진짜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1년에 거리로 쏟아져나오게 만든 '음악축제'나, 옛사진부터 현대사진까지 다양한 양식의 사진을 한눈에 보여주는 '파리 포토'나 파리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려는 행정가들의 이벤트이다. 여름 센느강가에 모래사장을 만든 최근의 아이디어도 같은 맥락. 위의 행사들이 다 프랑스에서 시작되었는데, 이제는 유럽 각지로 퍼져가고 있다. 대중에게 문화와 예술을 확산시키고 유행을 이끌어가며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모습은 정말 배울게 많다. 존경, 존경..

 

공교롭게도 <다빈치코드> 덕에 파리로 몰리는 관광객은 작년부터 훨씬 증가했다. 저자는 프랑스인이 아니고, 영화감독도 프랑스인이 아니다. 브라운은 책 팔려서 부자가 됐고, 그덕에 파리는 가만히 앉아서 관광수입이 는다. 내년에 개봉된다는 <다빈치코드>의 촬영을 파리는 허용했고, 런던은 거부했다고 한다. 파리에 소재하는 그림과 교회를 배경으로 그린 <다빈치코드> 덕에 파리는 아무짓 안 해도 관광수입이 쭉쭉 오른다. 왕 부러움..

 

전통이 남겨준 별다른 특산품이 없다는 것은 확실히 아쉬운 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는 이렇게 잘 팔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라는 물살을 유유히 헤엄쳐 나가면서.

 

 

이집트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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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05.08.06 01:13

얼마 전에 우리 부모님과 신랑 부모님이 만나 선물을 교환하셨다. 울부모님은 종이공예, 나무를 반만 깍은 부처상, 매듭, 조각보, 인삼, 하회탈 등을 신랑 식구에게 드렸다. 신랑 부모님은 프랑스 각지의 풍경사진책, 포도주 한 병, 포도잎사귀 모양의 브로우치를 한국 식구에게 드렸다.

 

한국에서 온 선물을 풀자 프랑스 식구들은 눈과 입이 벌어졌다. "어머나~~!!!"

각 선물이 갖고 있는 전통적인 의미를 설명해드렸다.

그때 느낀건데, 프랑스는 '프랑스다운' 뭔가 특색이 나는 선물을 사갈게 없다는거였다.

 

포도? 그건 한국에도 있다. 포도주 제조 방법이 달라서 그렇지.

보르도산 포도주? 그래, 좋다.

근데 포도주는 칠레도 만들고, 캘리포니아에서도 만든다.

소믈리에 아니고서야 산지와 가치 구분해가면서 맛보기 정말 힘들다.

그리고 선물받은 포도주 한 병 갖고 몸보신하기는 새발의 발톱에 낀 피다.

그렇다고 진짜 값어치 있는 포도주를 선물하려면 100년 이전 산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귀해서 목구멍에 안 넘어가는 그런 술은 간떨려서 프랑스인들은 선물로 못 산다.

목구멍에 안 넘어가는 술, 받았다고 치자. 꿀떡 한번 넘기고 나면 남는게 없다.

그래도 포도주와 꼬냑이 프랑스 특산품이라면 미성년자 여행객들은 뭘 사가나?

술 한 잔에 핑~ 도는 나는 프랑스에 와서 대체 뭘 사가냐고?

뭔가 두고두고 볼만한 그런 특산품 없냐 말이다.

관광지에 가봤자 머그컵에 모나리자나 그려있고.

모나리자가 어디 프랑스 것이냐? 이태리서 훔쳐온거지.

한번 바꿔서 생각해보자. 한국에 와서 고작 특산품이라고는 소주밖에 없다면?

 

에펠탑? 프랑스에 처음 여행와서 산 손톱깍이가 드럽게 안 깍여서 결국 손톱깍이만 3개를 산 적이 있다. '얘들은 손톱깍이 하나 제대로 못 만드나?'하는 푸념으로 들른 노점상에서 세 번째 것을 샀는데, 손톱깍이 겉면에 에펠탑이 그려있었다. 파리 온 기념품도 되고, 기능도 잘 들고, 좋다! 샀다. 근데 그거 아나? 뒤집어보니 made in Korea라고 적혀있다.

 

우리에게 프랑스란 나라가 너무나 잘 알려져서 더이상 신기할 게 없는 때문일까?

아니면 프랑스에서 더이상 전통이란 사라진 탓일까?

한번 바꿔 생각해보자. 한국에 와서 고작 특산품이라고는 소주밖에 없다면?

선물로 준비해갈 특산품이랄게 없는 나라, 프랑스,라고 생각하니 맥이 좀, 아니 많이 빠진다.

한국은 가진게 이렇게 많은데 대체 프랑스가 가진게 뭐지? 라는 의문이 생겼다.

 

몇 달 전에 한국에서 손님이 한 분 왔다갔었는데, 샹젤리제를 걸으면서 그 손님께

"기념품으로 뭐 사가실꺼에요?" 하니까 

"살 거 없어요. 한국에 가면 다 있어요" 하더라.

 

맞는 말이다. 한국에 가면 다 있다.

옷도 한국이 더 저렴하고, 디자인도 훨씬 더 예쁘고, 품질도 더 좋다.

화장품도 한국이 요즘 얼마나 발전을 많이 했는지 가격도 다운되고, 마사지 제품은 사용하기 용이하게 만들어졌으며, 품질도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난 과거 5년반동안 안 써봐서 모르겠지만...

 

향수와 명품?

향수 기사 난 거 못 봤나? 대다수의 유명 향수에 항호르몬제가 들어있어서 정자가 죽는다고 하는데, 그걸 선물로 줘? 대 끊기기를 바라는 집이 있으면 그 집에다가나 주든가.

명품? 그 비싼게 선물이냐? 뇌물이지.

 

우리나라 모 유명 여배우가 아시아 모델로 채택되었다는 XXX가방, 거 왜 그래 비싼거야?,라고 묻자 누군가 대답하더라.
"불에 넣어도 타지 않는데"

그래서 내가 다시 물었다.

"그걸 왜 불에다 집어넣는데???"

 

그러자 하는 말이, "물에 뜬데"

"그 비싼 걸 물에 던질 돈이 있으면 그 돈으로 수영이나 배우라구래. 그게 건강에 더 좋아."

 

한국에서는 남대문 시장에 가면 한국 냄새가 물씬 나는 것들이 '싸다싸~'판에서 장사진을 치고 있는데, 정말이지 프랑스에서 한국갈 때 기념품이라도 사갖고 갈까, 싶다가도 실상 돌아보면 살 것이 없다. 아니, 사갈 건데기가 없다. 몸에 좋다는 인삼같은 약초도 없고, 휴대용으로 쓸 수 있는 부채, 하다못해 매듭달린 핸드폰 고리같은... 뭔가 그 깜찍하고도 지역색이 확 나는, 그런 것이 없다. 한눈에 척 보기만 해도 딱 '나, 프랑스!' 이마에 대문짝만하게 쓰여있는 그런 특산품과 전통은 대체 다 사라진걸까?

 

 

이집트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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