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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23 시 예산이란건 이런데다 쓰는거다 - 빠리 쁠라쥬 (4)
France 프랑스2011.06.23 03:23
프랑스는 타국의 문화를 수용하는데도 관용적이지만,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기도 잘하고, 그걸 세계에 수출하기도 한다. 하지 음악축제(La fête de la musique)와 빠리 쁠라쥬처럼 돈 안 드는 문화수출도 있다 !

빠리 쁠라쥬(Paris plage; '파리 해변', '파리 백사장'이란 뜻)는 7월과 8월, 파리의 세느강을 따라 펼쳐지는 3.5km의 인공 모래사장이다. 인공 모래사장은 실은 1996년 '생-껑땅'시에서 시작됐다. 두 달 간의 여름 휴가철 기간에 바캉스를 떠나지 못하는 주민들을 위해서 시청 앞 광장에 모래를 부어 모래사장을 만들었다. 2002년, 벡트렁 들라노에 파리 시장은 여름 바캉스에도 바캉스를 떠나지 못하는 파리시민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이 프로젝트를 파리에 적용시켰다. 파리 세느강을 따라 백사장도 만들고, 썬탠하는 긴 의자도 설치하고, 놀이시설, 식수대, 물안개를 뿜어내는 시설 등 어른들에겐 휴식을, 아이들에겐 놀이공간을, 이곳을 찾는 '모든 이에게' '무료로' 여가와 문화공간을 제공하는 '파리 플라쥬'를 탄생시켰다. 최근엔 풀장과 체조시설도 추가됐다. 파리 시민이든, 다른 도시에서 왔든, 다른 나라에서 왔든, 관광객이든간에 이곳의 모든 사용료는, 풀장을 포함해서, 무료다.

하지 음악축제가 현재 전세계 110개국, 340개 도시에서 따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파리 플라쥬에서 자극받아 프랑스의 여러 도시는 물론이고, 베를린, 브뤼셀, 부다페스트, 프라하, 메츠 등 외국의 주요 수도에서 이를 본따고 있다. 문화란 창조하는 것!!!
(아래 사진은 2005년도 모습)





아이들이 깔깔대며 뛰노는 모습을 보면 시에 낸 세금이 아깝지않다.





음악인, 연극인들이 모이면 즉석에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거리공연을 보려고 모여든 사람들. 아프리카 음악에 흥이 올랐다.



모래 조각으로 미술공간이 탄생하기도!





우리 동네에도 4년 전부터 시청 뒤 공원에 인공 백사장이 들어섰다. 첫해엔 모래사장이 하나였고, 한 달동안이었다. 이듬해에는 나무그늘에 유아용으로 작은 모래사장을 하나 더 만들고 두 달로 길어졌다. 그 이듬해엔 간이화장실이 2개 들어섰다. 올해는 모래 둔덕도 더 튼튼하게 쌓고, 작년에 청소가 안되는 냄새나는 플라스틱 간이화장실 대신 자동청소되는 철제 간이화장실이 들어섰다. 그리고 7~8월 방학 때만 설치했던 모래사장이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로 길어졌다!!!

첫해엔 직사각형의 대형 모래사장이 하나 지어졌었다. 개장기간 7월 한 달. 

예정된 폐장일이 다가올 쯤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가 아쉬워했다. 8월까지 한 달만 더 늘리면 안되겠냐고.


결국 폐장일이 며칠 안 남았을 무렵, 시에서 '한 달 연장'을 결정했다!


이듬해엔 '어린이용'으로 정사각형의 작은 모래사장이 추가되고, 개장기간이 아예 두 달로 공고됐다. 저연령 아동을 위한 작은 모래사장은 주위에 나무가 둘러져있어 오후내내 뜨거운 땡볕을 막아준다. 애기도 어린이도 삽과 양동이만 있으면 몇 시간이고 잘 논다. 아니, 그것도 필요없다. 손으로 성, 터널, 두꺼비집, 거북이를 만들고, 모래 속에 발가락을 꼼지락대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해가는 줄 모르고 참 잘도 논다.

위 두 모래사장을 합쳐 총 300톤(!)의 모래가 부어진다. 모래가 희고 부드럽다. 대체 어디서 이 많은 모래들이 오는 지 모르겠다.


어린 아이들 모래밭 위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는 바로 이것, 피나무.

이걸로 차도 끓여 마시는데, 요즘 한창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시작하고 있어서 그 밑에 앉아 맡게되는 은은한 향기란.. 음~



동반한 부모를 위해 잔디밭에 설치된 벤치.

평상시에는 없다가 인공 모래사장과 함께 들어선다. 



저 오두막에서 아이들 하교시간부터 저녁 8시까지 스피커로 음악을 틀어준다. 필요에 따라 안내방송도 나가고, 모래밭에서 놀 수 있는 놀이기구도 무료로 대여한다. 여름방학 2달간은 색깔 찾기 놀이, 비눗물 깔아놓고 점프해서 멀리가기, 구기종목 경기, 모래성 쌓기 대회 등 애니메이터가 아이들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다. 작년엔 그 자리에서 바로 모래성 쌓기 대회 심사위원으로 낚여서 '누가 가장 창의적인 모래성을 쌓았나' 평가에 참여했다. ^^v


학교 밖으로 나가 학교 앞 대형 모래사장에서 체육 수업을 하고 있는 아이들.

방과 후의 모래사장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아이들 동반이 아니어도 그저 햇빛 쪼이고 싶어서 공원을 찾는 이들에게도 좋은 휴식처가 되고 있다. 아기와 어린이, 청소년과 어른, 노인들에게 이르기 까지 공원에 설치된 인공 모래사장은 모든 시민들에게 환영받는 곳으로 굳게 자리잡았다. 특히나 여름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이들, 여름방학 내내 뭐하고 놀 지 모르는 막막한 어린이들에겐 더없이 사랑받는 곳이 되고있다.


서울 사는 누구라고 꼭 집어 얘기하지는 않겠는데, 시 예산이란 이런데다 써야되는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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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