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8.20 프랑스, 무상급식을 거부해? (5)
  2. 2011.03.03 유기농 급식과 평등
France 프랑스2011.08.20 10:01
'프랑스의 급식제도'를 포스팅한 뒤, 프랑스의 무상급식제도를 쓰기로 했는데, 무상급식하는 학교를 알아보니 실제로 몇 군데 없었다. 우리 동네 유아학교 학부모대표에게 무상급식에 의한 의견을 물어보니 '몇 푼이 되든간에 밥값은 내고 먹어야잖겠나?'란다. 무상급식 찬성도 아니고 반대도 아니고, 어중간한 것은 아니고, 절충안을 갖고 있는 나로선 포스팅했다가는 오시장이 울궈먹을게 분명해서 글을 안 쓰고 있었는데, 무터킨터님의 글을 읽고 동감하는 바가 커 그의 생각에 무게를 더 싣는 쪽으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유료급식 but 각종 보조금

프랑스는 아이가 있는 집에 국가가 (원칙적으로) 만 16세까지 양육비를 보조한다. 임산부와 산모의 정기검진은 보험으로 처리되고, 출산하면 출산장려금이 나오며, 이후 다달이 육아보조금이 나온다. 정비례는 아니지만 아이가 많을수록 육아보조금도 더 받는다. 그렇다고 육아보조금 받으려고 애를 더 낳는 바보는 없다. 피임에 실패해서 낳는 경우는 많지만. 보조금만으로는 애들 옷값, 식비, 취미활동 모두 충당할 수는 없지만 가계에 큰 도움이 된다. 우리집 경우도 보조금 내에서 아이들한테 나가는 돈을 배정하고 관리한다. 가정마다 총소득에 따라 육아보조금은 차이가 있다. 고소득층은 육아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더군다나 프랑스는 만 3살이면 유아학교에 가는데 (참고로, 의무교육은 만6세부터 시작되는 초등학교부터다), 유아학교부터 대학까지  학비가 무료다. 무료 학비에 육아보조금까지 받으면서 급식까지 무료를 바란다는 것은 파렴치한 짓일께다. 이러니 '몇 푼 된다고, 밥값은 내고 먹어야지 않겠나?'는 말은 태아 때부터 대학까지 국가가 경제적으로 보조한다는 맥락 위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유아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급식이 (의무가 아닌) 선택인 프랑스로선 의무 급식을 전제로 하는 무상급식은 실현되기 힘들다.


무상급식 이유가 다르다 !

프랑스에 무상급식제를 실시하는 학교는 별로 없다. 부모들이 급식비조차 못 낼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들이다. 보조금을 받고도? 하겠는데, 월세에 살면서 엄마 혼자서 아이 셋을 키우는 경우를 생각해보라. 근데 무상급식하는 이유가 '어차피 낼 돈 없으니 너희는 그냥 먹어라'는 깔보는 이유도 아니고, 한국처럼 '공짜 밥 먹는 아이들이 왕따를 당해서'도 아니었다. '프랑스의 급식제도'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프랑스 급식비 산정과 지불은 '학부모-학교'의 관계가 아니라 '학부모-시청'의 관계로 되어있기 때문에 학교 선생님도, 급우들도 서로 얼마를 내고 먹는 지 모른다. '얘들아, 너희들은 먹기나 하고, 돈 문제는 우리 어른들끼리 알아서 해결할께'다. 아이들을 돈문제에 끌어들이지 않는다! 하여, 적게 내든 많이 내든 모든 아이들이,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모든 아이들의 부모가 급식비를 낸다. 게다가 프랑스에선 급식비의 많고 적은 차이로 아이가 다른 아이를 왕따시킨다는건 생각할 수 조차 없다. (아이가 '애들이 나보구 중국애라고 놀려'라며 뾰루퉁해서 들어온 적은 있다.)

 "급식비조차 내기 힘든 집 아이들은 집에서조차 균형잡힌 식사를 하기가 힘듭니다. 부모들이 다들 직장에 나가기 때문에 점심시간에 아이들을 데려가서 집에서 먹이기도 쉽지 않은 집들이거든요. 한창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하루 세 끼 중에 한 끼만이라도 학교에서 제대로 된, 균형잡힌 식사를 먹이려고 하는거죠"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최소한 하루 한 끼만이라도 고른 영양을 위해서 무상급식을 실시한다는 이 교장샘 말씀에 난 무한감동 받았다.

동네 공원에 시 예산으로 설치한 거대한 모래사장에서 체육수업을 받는 프랑스 초등학생들


과열경쟁, 영재교육, 부담스러운 사교육비 등 한국의 교육환경은 개선해야할 점이 분명히 많다. 하지만 육아보조금 땡전 한 푼 지불되지 않는 한국에서 '무상급식할 돈이 없다'는건 한낱 핑계거리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국민을 위해서, 시민을 위해서, 푸르고 맑고 씩씩하게 자라야할 아이들을 위해서, 무엇을 위해 어디에 먼저 돈을 풀어야 하는가를 생각해본다면 답은 나온다.

* 관련글 :
프랑스의 급식제도
시 예산이란건 이런데다 쓰는거다 - 빠리 쁠라쥬
일본: 무상급식을 '복지 포퓰리즘'이라하는 그들의 천박함
독일: 무상급식없는 독일, 한국보다 못한 복지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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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11.03.03 20:44

오늘은 딸애 학교 점심에 급식이 유기농으로 나오길래 '학교에서 먹으라'고 했다.

보통은 점심에 아이를 찾아와서 밥을 먹이고 오후 수업을 위해 다시 데려다주곤 한다.

지금까지는 샐러드나 과일만 유기농으로 나온다던가 했는데,

오늘은 점심 메뉴가 모두 유기농이라고 공고되어 있었다.

 

매일 유기농은 아니고 오늘 처음 있는 일이다. 내일 메뉴는 유기농이 아니다.

참고로, 샐러드 하나만 유기농으로 나오는 날도 1주일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하다.

아이가 학교에서 유기농으로 먹고 있다고 생각하니 집밥 먹는 나도 마음이 편하다.

 

한국에서 무상급식, 그것도 유기농 무상급식을 바라는 학부모들이 많다.

허튼데 삽질하느라 꼴아박는 돈을 전환시키면 물론 그 예산 나온다.

하지만 복지국가라는 프랑스에서조차 무상급식을 못하는 형편에

복지의 기반이 부실한 한국에서 과연 유기농 무상급식을 실현할 수 있을까.. 진한 의구심이 든다.

의료복지, 장애자복지, 여성복지, 임신/출산과 관련된 복지, 노후복지 등 그 많은

복지의 대상과 정책엔 대해선 나몰라라~~~ 뒷전인 한국 복지정책에서

왜 꼭 전아동 유기농 무상급식이 급우선이어야 하는가?

 

난 여기서 한국의 평등과 프랑스의 평등에 대한 단적인 시각차를 짚어보고 싶다.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평등은 '너도 그거 하니? 나도 그거 할랜다!' 라면,

프랑스인들이 여기는 평등은 '너는 그거 하니? 나는 이거 한다'다.

 

한국인의 평등은 '너도 공짜냐? 그럼 나도 공짜다!'라면

프랑스인의 평등은 '당신은 적게 버니까 적게 내고, 나는 많이 버니까 많이 낸다',

다시 말해서 '버는만큼 낸다'다.

 

프랑스는 국립학교 급식과 국립 탁아소 등 지불액이 부모의 전년도 세금납부액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세금납부가 많다는건 그만큼 재산이나 소득이 많다는 얘기.

1에서 10단계까지 나뉘어 있는데, 우리집의 경우,

둘째가 태어난 이후로 세금납부액도 줄었고, 큰애의 급식비도

20상팀('센트'에 해당. 20상팀이라면 한화로 300원) 줄었다.

급식을 매일 먹는건 아니고, 보통 난 아이를 점심에 찾아와 집에서 먹여 보낸다.


없이 사는 집도 급식비를 내긴 낸다. 그 부모가 버는 만큼.
서로가 '당신은 얼마 내요?' 묻지 않는다. 알 필요도, 물어볼 필요도 없다.
한국같으면 아마도 남은 얼마 내는 지 궁금해서 물어볼 것 같다.
저 집은 차도 있는데, 아파트 몇 평 짜리가 있는데 등등등 얼마를 낼까 궁금해할 것 같다.
급식비로 얼마를 내는 지, 그것마저도 경쟁하려 들 것 같다.


여튼 그 사람의 형평에 따라 배려하고 책정하는 것,

이것이 '평등, 자유, 박애'를 주창하는 프랑스에서의 평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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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