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 프랑스2016.10.17 22:52

그것이 알고 싶다. 프랑스의 선거에 관한 모든 것! 이번에는 제2편으로 선거비용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7. 선거비용을 누가 어떻게 관리하나? 


프랑스에서 선거자금을 운용하는 방식이 두 가지 있다 : 캠페인 계좌 협회와 대리인. 두 가지 방식 중에 어느 것을 쓸지는 선택의 문제다.


1) 캠페인 계좌 협회

같은 정당의 여러 후보의 선거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하나의 협회를 만들고, 그 협회에서 다수 후보의 선거자금을 관리한다. 

2) 대리인 

후보가 선거자금 대리인을 지정한다. 선거운동 중 지출이 필요한 경우, 선거자금 대리인이 수표로 지급한다. 


두 경우 다 선거자금 운용의 법적 책임은 소속정당이 아니라 후보에게 있다. 

내가 후보로 출마했던 2015년 3월 도의원 선거의 실례를 들어보자. 이블린 도의 모든 녹색당 도의원 후보들의 선거자금을 일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협회를 하나 설립했다. 그렇다고 하나의 은행계좌에서 여러 후보의 자금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 이블린 도의 선거구마다 각 선거자금 은행계좌를 만든다. 지출이 있는 경우 수표로 후급 정산하고, 계좌 폐쇄까지 총관리했다. 

선거자금 예산은 원칙적으로 각각의 후보가 은행에서 대출받는다. 내 경우, 윤리적인 은행에서 대출하려고 했는데 대출 최소금액이 우리가 필요한 예산의 10배를 웃돌았기 때문에 이블린 도의 모든 녹색당 후보들이 필요한 예산을 합해 정당의 이름으로 한 번에 대출을 받았다. 이어 녹색당은 이블린의 각 선거구 후보들에게 대출계약서를 쓰고 선거자금을 빌려주었다. 그래서 나도 내 개인 통장으로 2500유로(한화로 약 341만 원)를 받았고 다시 선거자금 계좌에 고스란히 2500유로를 입금했다. 이후 관리는 캠페인 계좌 협회에서 일체 관리했다. 

선거가 끝나고 약 한 달 뒤, 캠페인 계좌 협회는 각 선거구 후보가 선거비용으로 지출한 모든 증빙서류를 준비하도록 상세 서류목록을 알려준다. 서류를 다 준비한 뒤 전문회계사와 약속을 잡아 만나러 가면, 전문회계사는 후보가 준비해온 서류를 꼼꼼하게 검토하여 제출서류가 완비되었는지 확인한다. 

후보는 이 두툼한 서류뭉치를 1차 선거일로부터 10번째 되는 금요일까지 CNCCFP (Commission nationale des comptes de campagne et des financements politiques), 즉 선거비용과 정치자금을 담당하는 국가위원회에 우편으로 보낸다. 이때 우표는 붙이지 않는다. 





CNCCFP는 선거자금 환불뿐 아니라 선거자금 감사를 맡는다. 선거자금과 관련해서 특정액에 관련된 의문사항을 후보에게 우편으로 질의하면 후보는 지체없이 답신을 우편으로 보내야 한다. 

5% 이상의 지지를 받고, 선거자금 지출이 선거법이 정하는 최대금액(A)을 넘지 않으면 국가는 최대 제한금액(A)의 47.5% 한도 내에서 환급해준다. 다시 말해서 선거법이 정하는 최대 제한 금액의 절반 이하의 선거자금을 쓴 경우, 전액 환급된다. 

필자가 출마했던 선거구는 인구 6만3564명으로,선거자금 최대지출 한도액이 3만8768유로 62쌍팀('쌍팀'은 센트에 해당되는 프랑스어로, 1유로는 100쌍팀). 환급 최대한도액은 1만8416유로였다. 필자의 선거자금 총액이 2280유로라서 전액을 환불받을 수 있었다.

선거 자체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항목은 각 후보의 선거비용에서 제외한다. 선거 공식게시판에 붙이는 포스터, 각 가정에 배달되는 공약 홍보물, 선거용지 등은 국가에서 결제하므로 후보의 부담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공식게시판 이외에 포스터를 더 붙이고 싶어서 포스터를 추가 주문하게 되면 추가분은 선거계좌의 지출목록에 올라간다. 공약 홍보물을 환불받기 위해서는 재활용 섬유질이 최소한 절반이 넘는 종이이거나 지속적인 관리 국제인증을 받은 숲에서 베어낸 나무로 만든 종이여야 한다. 



8. 선거자금의 한도액이 있나? 

있다. 선거인 수에 비례해서 선거법이 선거자금 한도액을 정하고 있다. 이 한도액은 2~3년마다 바뀐다. 만일 선거비용이 선거법에서 정한 한도액을 넘은 경우, 선거자금 일체를 환불받지 못할 뿐 아니라 후보가 당선되었다면 당선이 취소된다. 

최근 프랑스 전 대통령 사르코지가 대선 선거자금 위반으로 법정에 서게 됐는데, 2012년 당시 사용한 선거 비용이 선거법에서 정한 한도금액을 넘어섰다는 혐의 때문이다. 대선 캠페인 당시 사르코지는 비그말리옹에 UMP(대중운동연합) 정당 모임을 의뢰했는데, 정당 모임을 지나치게 자주 그리고 화려하게 가졌다.

맞수인 사회당 후보 프랑수아 올랑드가 2012년 1월부터 4일까지 10번의 정당 모임을 가졌던 반면, 니콜라 사르코지는 43회의 정당 모임을 가졌다. 게다가 특수조명, 대형 스크린, 정당 모임을 위해서 작곡한 음악, 비디오 촬영까지 동원했다. 단적인 예로, 안시와 빌팡트, 단 두 도시에서 열었던 UMP 정당 모임에만 자그마치 50만 유로(약 6억8천만 원)가 들었다. 




참고로 1차 선거 당선자의 선거자금 총액은 2250만 유로(약 307억 원)를 넘을 수 없게 되어있다. 그런데 사르코지는 대선 캠프 관계자가 지난 대선에서 선거비용 초과 사용을 은폐하려 비그말리옹에서 허위 영수증을 발급받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행사를 연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서 1850만 유로(약 253억 원)의 영수증을 위조했다는 것. 사르코지는 선거자금 문제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최근 이 사건으로 비그말리옹과 UMP 관계자 13명이 기소됐다. 

흥청망청 정당 모임의 기획을 맡았던 이벤트 회사 비그말리옹은 사르코지의 UMP동료이자 한때 UMP의 당대표이기도 했던 프랑수와 코페의 친구 둘이 경영을 맡았다. 현재 모(Meaux) 시의 시장으로 있는 코페는 2012년 11월, 당내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부정을 일으켜 18개월 만에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2017년 대선을 딱 일 년 앞두고 4년 전에 사르코지가 위조했던 영수증과 USB키를 발견돼 선거법 위반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UMP는 현재 '공화당'이라는 이름으로 당명을 바꾼 상태다. 


9. 기탁금은 얼마인가? 

없다. 프랑스에서 '선거 기탁금'이란 제도는 없다. 대신 최소 5%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경우, 선거자금으로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은 후보가 갚는다. 단, 대선은 예외이다. 

대선은 선거구가 넓고, 참여하는 선거인이 많으며 선거자금으로 지출하는 금액이 워낙 크다. 그러다 보니 1차 선거에서 5% 이상 지지를 못 받고 낙선했더라도 2012년 대선의 경우 지출 최고 한도액의 4.75%인 80만422유로50쌍팀까지 환불해주었다. 5% 이상의 지지를 받은 경우, 지출 최고 한도액의 47.5%까지, 즉 800만4225유로까지 환불해주었다. 


10. 개인이나 기업에게서 기부금을 받을 수 있나? 

4600유로에 한해 개인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을 수 있다.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의 한계액은 150유로, 그 이상인 경우 반드시 수표로 지불해야 하며, 개인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이 선거자금 지출총액의 20% 이하여야 한다. 

반면에 1988년부터 개정된 선거법에 의하면, 기업으로부터는 일체의 기부금을 받을 수도 없고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없다.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받거나 공간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는 경우,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서비스가가 시장가보다 훨씬 높거나 낮으면 CNCCFP에서는 그 사유에 대해서 물을 것이고, 사유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되면 그 액수만큼은 환불해주지 않을 수도 있다. 

선거활동이 아닌 경우, 정당에 정치자금을 후원할 수는 있다. 한 해 한 정당에게 기업은 최대 7500유로, 가족은 1만5000유로까지 기부할 수 있다. 


11. 후보 자신의 재산으로 선거에 참여할 수 있나? 

은행 대출 안 받고 자기 돈이 충분히 많아서 자기 돈으로 선거하겠다면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기 돈을 선거계좌로 집어넣으면 되니까. 단, 후보는 선거기간동안 선거계좌에 들어간 돈을 단 한 푼도 만질 수 없고, 자신의 호주머니에 있는 돈도 쓸 수 없다. 캠페인계좌 협회와 대리인만이 선거비용을 관리할 수 있다. 



다음 편에는 '프랑스 선거, 그것이 알고 싶다!'의 종결판으로 투표방법, 투표용지, 투표함, 해외국민투표 등 투표에 대한 모든 것을 소개한다.




2016년 2월 27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10.04.10 04:49
카를라 브뤼니가 가수 바쟈망 비올레와 바람이 났고, 마음을 위로를 얻을 양으로 니콜라 사르코지도 한 여자 장관과 맞바람을 피고있다는 스캔들이 한국에도 보도가 되었는데요, 이는 사실과 무관합니다. 한 블로거가 쓴 근거없는 이야기가 어떻게 세계 곳곳으로 기사화되어 나가는 걸 보고 있노라면 참 우스워요. 프랑스에는 보도도 안된 가십을 한국뉴스에서 접했던 날, 프랑스 리포트는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룰 꺼리가 안되었으니까요.

프랑스대통령 내외는 스캔들 가십에 대해서 일절 언급을 피했더랬는데, 얼마 전 브뤼니가 '유럽1'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소문은 우리에게 하/등/ 중요하지 않으며, 반박할 필요조차 없는 정말 아/무/런/ 중요성이 없다."

작사 및 작곡가 겸 가수인 바쟈망 비올레(37, 아래 사진)은 '심각한 선입견'으로 사생활에 피해를 입었다며 2만유로 요구와 함께 법적 대응을 하기로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09.07.22 17:21

프랑스 영부인 카를라 브뤼니-사르코지가 지난 토요일, 뉴욕에서 열린 넬슨 만델라의 91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결혼해서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습니다. 카를라 브뤼니-사르코지는 남편이 대통령직에서 퇴임하게 되면 다시 가수 생활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해왔었습니다. 이번 뉴욕 콘서트는 에이즈 퇴치 모금을 모으기 위해서였습니다. 데이브 스튜어트와 함께 노래를 불렀으며, 사르코지 대통령이 부인을 동반하기 위해 참석했다지요.

 

이날 부른 곡은 "Quelqu'un qui m'a dit" (누군가 내게 말하길), 카를라 브뤼니의 대표곡입니다. 유투브에 가시면 이 음악의 클립이 있는데, 뒤에서 어정쩡 거리는 남자배우가 영 아니어서 다른 동영상 퍼왔습니다. 2년 전에 올라온 콘서트 동영상이에요. 뉴욕콘서트 장면 분위기 상상해 보시라구요. ^^

이 글을 '프랑스'에 올리나 '쉼'에다 올리다 고민.. 고민.. 했네요.




On me dit que nos vies ne valent pas grand chose,
Elles passent en un instant comme fanent les roses.
On me dit que le temps qui glisse est un salaud
Que de nos chagrins il s'en fait des manteaux
Pourtant quelqu'un m'a dit...

Que tu m'aimais encore,
C'est quelqu'un qui m'a dit que tu m'aimais encore.
Serait-ce possible alors ?

On me dit que le destin se moque bien de nous
Qu'il ne nous donne rien et qu'il nous promet tout
Parait qu'le bonheur est à portée de main,
Alors on tend la main et on se retrouve fou
Pourtant quelqu'un m'a dit ...

Que tu m'aimais encore,
C'est quelqu'un qui m'a dit que tu m'aimais encore.
Serait-ce possible alors ?

Mais qui est-ce qui m'a dit que toujours tu m'aimais ?
Je ne me souviens plus c'était tard dans la nuit,
J'entends encore la voix, mais je ne vois plus les traits
"Il vous aime, c'est secret, lui dites pas que j'vous l'ai dit"
Tu vois quelqu'un m'a dit...
Que tu m'aimais encore, me l'a-t-on vraiment dit...
Que tu m'aimais encore, serait-ce possible alors ?

On me dit que nos vies ne valent pas grand chose,
Elles passent en un instant comme fanent les roses
On me dit que le temps qui glisse est un salaud
Que de nos chagrins il s'en fait des manteaux,
Pourtant quelqu'un m'a dit ...

Que tu m'aimais encore,
C'est quelqu'un qui m'a dit que tu m'aimais encore.
Serait-ce possible alors ?
(후렴)
누군가 내게 그러더라구, 네가 아직도 날 사랑한다고.

그럼 아직 가능성이 있는거야?

 

가사 : Carla Bruni

신고
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09.07.18 08:06

재정감사원은 루이16세 이후 처음으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게 엘리제궁에서의 사적 경비 1만4천유로를 환불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환율 1777원으로 계산했을 때, 한화로 약 2천5백만원입니다. 루이16세라면 소비가 극에 달해 결국 프랑스혁명을 일으키게 만든 장본인이죠. 사르코지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2년, 앞으로 3년 남았습니다. 만4천유로, 어제 환불 했다는 소식입니다.

 

공무를 핑계로 부부동반으로 골프치고 관광다닌 국회의원님들, 두 손 들고 반성하시고 나랏돈 반납하삼!!!

신고
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08.10.30 13:30

사르코지 인형을 핀으로 요기조기 콕콕 찌르라는 주술인형이 시판되자 사르코지가 자신의 초상 그림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며 자신의 부두인형 판매를 중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었지요(10월 23일 기사). 한국에도 기사가 올라왔었더랬죠. 법원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 마디로 기각됐습니다. 공인에 대한 초상 '그림'은 초상권을 주장할 수 없다, 부두인형이 실제로 당사자에게 해꼬지를 한다고 볼 수 없다,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야한다, 이 세 가지 이유에서랍니다.변호사 출신의 사르코지 대통령이 여러 가지 법정싸움으로 고생이 많군요.

신고
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08.10.30 13:12

대통령의 통장을 넘보는 대도가 또 있을까요? 니콜라 사르코지의 계좌에 접속해 돈을 인출해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큰 돈은 아니었다고 해요. 그런데 이번엔 사르코지의 아버지와 전부인 세실리아의 계좌도 같은 사고를 당했다고 합니다.

 

인터넷으로 은행계좌에 접속하거나 신용카드 번호를 빼돌려 국제적으로 도둑질을 하는 해킹사고가 시시콜콜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조심합시다.

신고
Posted by 에꼴로
Actualités 시사2008.01.31 08:55

블로깅을 잠시 쉬려고 했는데, 삘이 꽂히는 날은 글을 써야겠다. 흠.

 

'탤런트 옥소리씨, 간통죄 위헌심판 제청 신청'이란 기사를 읽었다. 타인의 사생활을 '기사'라고 다루는 걸 보니 늘 그렇듯 수준낮은 웹서버 기사겠거니 했는데, 아.. 미치겠다 정말. 공중파 타는 SBS뉴스다!!!

(관련기사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370330)

 

하나.

개인적인 바램밖에 안 되겠지만 난 '간통죄'라는 말을 폐지했으면 좋겠다. 부부 중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놀아나면 '잘못(fault)'을 저지른거지 그걸 '죄(crime)'라고 부를 수는 없다. 이 세상의 모든 잘못을 한 자를 죄인 취급해야할까? 간통은 마치 사고같은거다. 차사고를 냈다고 해서 가해자를 '죄인'이라고는 하지 않는가 말이다. 중형사고가 나서 사상자가 났다손 치더라도 의도와는 무관하게 사고를 일으킨 사람을 '죄인'이라고는 부르지 않는가 말이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한 가정을 이루며 살다보면어느 누구도 원하지는 않지만어느 한 쪽이 외도를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왜? 우리는 어느 하나 완전하지 못한 인간이기 때문에.간통을 죄로 분류할 수 있는건 법원이 아니라 '십계명을 지키라'하는 교회여야 한다. '간음하지 말라'는 십계명 중 일곱번 째 계명. 여기서 교회라 함은 교회 건물도 아니고, 목사, 선교사, 신부님도 아니고, 상징적인 교회, 즉 신(하나님)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간통(간음)은 신 앞에서 죄일 뿐 인간세계 죄라고 분류할 수는 없는 것이다. 십계명의 첫째 계명, '내 앞에서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라는 계명이 인간세계 어느 곳에서도 죄라고 규정한 헌법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결론, 법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고는 있지만 옥소리는 죄인이 아니다. 옥소리가 바람을 핀 게 잘못이지만, 옥소리가 남편 외의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구하게끈 환경을 조장한 이는 그녀가 아닐 수도 있다는거다. 하지만 그건 뉴스에서 다루지 않는다. 뉴스란 과정 다 생략하고 결과만을 보고하니까. 어쨌거나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외도를 하게 했는지 자세한 내막은 내 알 바 아니고, 알고 싶지도 않다.

 

둘.

왜 남의 사생활이 공중파 방송을 타 뉴스데스크에 오르는가?!! 이런 류의 기사거리는 연예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다루든가, 피플지에서 다루든가 할 일이다. 저녁뉴스 뉴스데스크에서 연예소식을 다룬다는건 한국 미디어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짓이다. 저녁뉴스 연예기사 코너에서는 새로 나온 책, 영화, 연극, 공연 등 문화소식을 전하는 정도에서 저녁뉴스의 품격을 유지할 일이다.

 

셋.

요즘 프랑스에서 베스트 톱(best top)인 연예소식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사르코지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된 직후, 이혼을 해서 '싱글남'이 된 것도 소란스러웠는데, 얼마 안 되서 이태리 톱모델 출신의 가수 브뤼니와 연문을 뿌리고 다니고 있다. 사르코지가 브뤼니와 지난 연말에 어디로 여행을 갔는지 모르는 프랑스인은 하나도 없다. 왜? 각종 잡지와 신문에서 그들의 연애사진을 일면에 실기 때문이다. 기사를 굳이 읽지 않아도 서점을 지나가면 그들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실려서 나온 잡지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저녁뉴스에서는 한/번/도/ 대통령의 연애를 다룬 적이 없다. 왜? 유명한 언론인의 말을 인용하면 "우리는 그의 사생활에 관심이 없다. 대통령의 사생활은 우리가 다룰 뉴스거리가 안된다"


이혼사유에 대해서도 아마 한국이었다면 기자들이 바퀴벌레처럼 몰려와 어떻게든 사르코지와 세실리아의 모든사생활을 시시콜콜 캤을 지도 모르겠다. "왜?"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녀는 "가식적인 생활이 싫어서"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 기사는저녁TV뉴스가 아닌 모 월간지에 나갔다. 자세한 내용은 잡지 속을 안 봐서 모르겠다. 아마 한국이라면 '영부인의 이혼'이란 제목 아래 TOP뉴스로 분류되어 저녁 TV뉴스데스크 첫기사로 나갔을지도 모르겠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전 부인 세실리아에 대해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발행 첫날 초판이 (4만부던가..하이간) 다 팔렸단다. 왜 영부인 자리를 박차고 이혼을 선언했는지, 한동안은 세실리아의 사진이 잡지의 표지를 장식했었는데, 그건 옛말이다. 이젠 사르코지와 브뤼니 사진에 밀려났다. 옥소리 사건과 비교해서 재미나는건, 세실리아도 몇 년 전 외도를 했고, 모든 프랑스인들이 그 사실을 알지만 지금 옥소리처럼 죄인으로 몰리지는 않았다는거다. 그 일로 이혼을 당하지도 않았고, 이번에 이혼을 요청한 건 세실리아지만 '그때 그 남자' 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차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자기의 사생활이, 더군다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어느 한국인도 없을 것이다. 왜 자기 사생활은 남들이 입방아 찧는건 싫어하면서 남의 사생활은 저녁뉴스에까지 올려 도마질을 하는가?!!


프랑스 잡지들은 사르코지와 브뤼니의 소식을 마치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의 소식만큼이나 다루고 있다. 역대 대통령 역사상 사르코지만큼 젊은 대통령이 없었고, 미국을 이토록 좋아하는 또 '난 미국이 좋다'고 대놓고 말하는 프랑스 대통령도 역사상 없었고, 당선된 이후에 모습이 이토록 뜸한 영부인도 없었고, 당선되자마자 이혼을 한 대통령도 없었고, 따라서 공식석상에 싱글로 나타난 대통령은 역사상 한/명/도 없었다. 이것만도 충분히 역사적인 일인데, 늘씬한 외국인 여자와 비행기를 타고 이집트로 요르단으로 장거리 데이트를 떠나는 대통령도 없었다. 더군다나 엘리제궁의 안주인이 되느냐 마느냐하는 -말만 무성한- 대통령의 애인은 영부인의 인품과는 거리가 먼 '날라리'다. 이러니 프랑스 국민들은 -말을 안해서 그렇지- 걱정이 태산같다. 브루니는 공개적으로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요. 개인적으로 전 좌파에요. 투표를 하러가지도 않겠지만 우파에 투표할 일은 결코 없을꺼에요'라고 했다. 브뤼니는 모델로 일하면서 누드사진을 찍은 적도 있다. 이런 사람이 어찌 나라 어머니의 역할을 하겠는가! 실제로 그의 데이트 행각이 잡지, 유로뉴스 no comment란 등 여러 군데 소개된 이후로 사르코지의 지지율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한국 언론에서는 이 동태를 보고 이런 멘트를 남기더라. "이처럼 사르코지 대통령과 브루니의 사생활이 시시콜콜 언론에 나오는 것에 대해 프랑스 국민 10명중 9명은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신문지면과 온라인상에 대통령의 연애를 다룬 기사만 나오면 반응은 대단하다고 합니다"고. (http://search.pandora.tv/frame/outSearch.htm?ref=na&ch_userid=ytn_dolbal&id=11460718&keyword=%BB%E7%B8%A3%C4%DA%C1%F6+%B4%A9%B5%E5) '프랑스인, 당신들도 남 사생활에 관심갖는건 우리와 똑같군요'라고 하려는 말투다. 하지만 난 다르게 생각한다. 

 

지금까지 사르코지만큼 '평범한 사람'이 대통령이었던 적이 없었다. 물론 그는 우리 서민과는 달리 매우 사치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만...사르코지처럼 능력있고, 대통령까지 오른 사람조차도 자신들과 같은 행동을 하고 다니는게 신기하고 놀라운 것이리라.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하고, 재혼을 하고, 이혼을 당하고, 턱시도만 입고 다닐 줄 알았는데 청바지를 입고 말타고 낚시를 하지 않나, 햄버거를 먹고 <람보>를 시청하며, 파리 디즈니랜드에서 데이트를 즐기며, -서민들은 꿈만 꾸는-톱모델 출신의 긴 머리 여성과 해외로 데이트를 하고 다니는... 자신들과 별로 다를 바 없는모습에서, 깨야 될 꿈을 그가 꾸고 있는 것에 대해서 평범한 사람들은 동질감 내지는 대리만족을 느끼는 지도 모른다. 반면, 피플지의 톱뉴스 소재로 다뤄진다는건 그가 영화인이든 대통령이든 한 단계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비판적일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이 어디서 무슨 업무를 보았는가보다 -이건 저녁뉴스에서 다루고- 브루니와 어디로 놀러갔는가하는 소식이 -이건 잡지에서 다룬다- 더 많이 들리면 당연히 비판적일 수 밖에 없다. 일은 잘 하고 있는겐지? 각종 사회적인 문제가 일 때마다 사르코지가 직접 TV에 나와서 거의 매일같이 연설을 하는데, 국무총리는 뭐하는가? 꼭두각신가? 사실 대통령 역사상 사르코지만큼 사치스런 인물이 없었다.프랑스인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건 이런 근심때문이다. '일부일처제에  반대'한다며 공공연한 발언을 하는 여성에게 금반지를 끼어주고 나타난 대통령의 연애행각에 반응이 대단한 이유는 바로 국가적 차원의 근심 때문인거다. 한국 언론은 옥소리씨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이나 끄쇼.

신고
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07.08.07 08:36

바캉스철이 도래했다. 우리는 올여름 아무데도 가지 않지만 (흑~)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바캉스를 떠났다. 취임되자마자 그 비싼 요트를 렌트해서 놀러다녔다고 말이 많았다. 그 비싼 요트 대여비를 누가 대겠냐고? 그렇지요, 대통령은 국민이 먹여살리고 있지요.이번엔 여름 바캉스를 떠났는데 또 말이 많다. 왜냐믄 미국으로 놀러갔기 때문이다, 그것도 취임된 지 석 달밖에 안됐는데. 시라크가 일본에 일곱 번이나 놀러갔어도 말이 이렇게 많지는 않았다. 요트 휴가 때 문제로 불거진 이유는 유명한 여느 나라의 대통령처럼 대통령이 되자마자 일은 뒷전이고 노는데 정신팔린거 아니냐는 시각때문이고, 이번 여름 휴가는보스턴에서 2시간 떨어진 빌라에 '친구'로서 초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사르코지 스스로 '나는 미국의 친구(ami)가 될 자격이 있다'고 말했으며, 실제로 대통령에 당선 된 이후  카우보이 복장을 하고 말을 타고 휴가를 즐기고 있는 그의 모습은 백악관에서보다 승마와 낙시로 시간을 더 보낸다는 부시 대통령과 퍽이나 닮은 점이 있다. '난 미국이 좋다' '내가 대통령으로 되면 미국하고 사이좋게 지낼꺼다'라고 공공연히 말해왔으니 뭐 별로 놀란 것도 없지만. (걱정은 되지만서도. ㅠㅠㅋ)

지난 이라크전 때, 시라크가 미국과 영국의 참전 캠페인에 반해서 독일과 반전기수를 높~이 들었을 때, 날로 하강하고 있던 그의 인기는 단숨에 하늘을 치솟았었다. 그때 반미의 여파로 프랑스 경제가 많이 힘들었었지... 음.시라크와는 담 쌓은 미국이 차기 대통령 사르코지를 불렀다는건 엄청 획기적인 일이다. "친구야, 놀자!" 바로 이런걸 '우방'이라고 부르는거다. 한국은 미국에 맨날 '우방' '우방'하면서 미국이 같이 놀자고 초대한 적 있는가? 

여튼 보스턴 근처에 연못가에 지어진 이 별장에 스무 명인가가 초대받아 놀고(?) 있다고 하는데,  영국의 새 총리도 초대를 받았다는 소문이 있다. 근데 이 기사의 진짜 진짜 진짜 문제는 사르코지가 미국에서 바캉스를 보내는데 들어가는 돈이 대통령 연봉을 웃돈다는거다. 연수입 꼴아박아 놀러가는 분 계십니까?노무현 대통령 눈꺼풀 수술한 건 이에 비하면 약과다. 취임된 지 100일도 안됐는데, 취임되자마자 매번 사치스런 휴가를 다닌다고 눈총을 받는 사르코지 대통령, 이번휴가비는 다 누가 대나??? 참고로, 지난 번 요트 타고 놀러다닌 돈은 사르코지와 절친하게 지내는 사업가가 댔다는데... 이번에 총대 매실 분? 흠흠.

신고

'France 프랑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8월 9일, 춥다.  (0) 2007.08.10
보스턴에서의 휴일: we call it '우방'  (0) 2007.08.07
우체국 도둑, 소문이 아니었던게야!  (0) 2007.07.25
이젠, 덥다  (0) 2007.07.15
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