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ualités 시사2011.07.27 02:05
지난 7월 22일, 노르웨이의 오슬로에서 2번의 테러가 발생해 93명의 희생자를 냈으며, 경찰복을 하고 시민에게 총질을 해댄 테러범 안데스 베링 브레이빅(Anders Behring Breivik)은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저항하지않고 순순히 잡혔다. 그는 범행 전, 자신의 페이스북의 친구와 친구의 친구들에게 <2083년 : 유럽 독립 선언문>을 배포했다.



지난 사흘 동안 세계 각국에서는 이 사건과 범인을 둘러싸고 숱한 기사를 쏟아냈다. 영미불어권에선 브레이빅에 대한 분석과 인터뷰 기사가 나가고 있는 판에 한국 주요언론에선 오보가 흘러나와 '뭐가 진실이고, 뭐가 왜곡이냐'이냐고 왈가왈부하는 기사들이 나가고 있는게 참으로 어이없고 한심하다. 더 절망적인건, '연합뉴스의 기사는 오보였다'라고 내보내는 기사마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인터넷 사용자들과 변상욱 기자의 지적으로 잘못된 사실을 '인지'하게 된 후에도 한국의 언론이라 이름하는 자들은 원문 자료 한번 들여다보지도 않고, 계속해서 기사를, 아니 '소설'을 연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보자보자하니 심해도 지나치게 심해서 (막말로 화딱지가 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1. 첫번째 오보 : 노르웨이의 형법과 사형제도

'노르웨이 테러범 징역 21년', 사실은 대규모 오보 - 브레이비크는 한국의 가부장제 존경스럽다했을까?, 미디어뉴스 (7월26일)
이 기사를 보면, 오보가 나간 언론사들을 일제히 언급해놨다. 연합뉴스, 조선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인터넷판 등. 사실 이뿐만이 아니라 노컷뉴스, KBS 등 조사만 바꾸고 문단 앞뒤만 바꿨지 베껴쓴 듯한 동일한 기사는 넘쳐났다. 이 기사에 캡쳐된 동아일보 유제동 기자의 기사를 보면, '노르웨이에서 사형제는 1905년 공식폐지되었고, 마지막 사형집행이 1876년'이라고 적혀있다. 그런데 이건 거짓말! 노르웨이에서 사형제가 폐지된건 1979년이며, 마지막 사형집행은 1948년에 있었다!
>> 자료 출처 : Ensemble contre la peine de mort (일제히 사형제도 반대)

'노르웨이 형법상 21년이 최고형'은 맞는 말이다. 오슬로 대학의 형법교수 스탈 에스클랜드는 "몇 명을 죽였든간에 최고형은 21년을 넘을 수 없다"고 로이터 통신의 질문에 답했다. 다만 출옥한 뒤 동일한 범죄를 저지를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판사는 5년씩 형을 늘릴 수 있다. 때문에 "이론적으로 브레이빅은 평생 감옥에서 살 수 있다"고 스탈 에스클랜드 교수는 보고있다.
>> 자료 출처 : Le système judiciaire norvégien à l'épreuve du drame, Le Monde (7월25일)



2. 두번째 오보 : 브레이빅이 '가부장제'의 모델로 삼은 한국?
'노르웨이의 최고형은 21년형'이라고 발표에 다수 언론사들이 너나없이 연합뉴스에 책임을 물리고 있는데, 지금부터 상술할 왜곡 기사에 비하면 그다지 흠잡을 내용도 못된다.

브레이빅이 범행 전 배포한 <2083년 : 유럽 독립 선언문>은 9년 동안 준비한 1,500장이 넘는 내용으로, 인터넷에 12분 22초짜리 동영상으로도 올라있다. 내가 트윗으로도 링크를 걸었는데, 오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서도 어느 한 언론사도 이 원문을, 하다못해 동영상을 찾아볼 생각은 안하고, 한국인 페이스북과 트위터 사용자들의 지적에 의존해서 계속 정정 기사를 내보내고 있는 꼴은 정말로 코믹하다!!!

연합뉴스노컷뉴스에서 '노르웨이 테러범, 한/일처럼 가부장제 회복'이라는 기사를 썼는데, 이들이 참고한 원문은 <2083년 : 유럽 독립 선언문>도 아니고, 영국 신문 텔레그라프지다.
Norway Killer Anders Behring Breivik called Gordon Brown and Prince Charles 'traitor', The Telegraph (7월24일)

근데 베낄라믄 곱게 베끼기나하지 베끼는 와중에서 왜곡을 해버렸다! 페이스북 사용자 narciman은 노르웨이 테러범이 한국, 일본, 대만을 롤모델로 삼은 이유는 '가부장제' 때문이 아닙니다.(7월25일)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트위터를 타고 일만만파 퍼져나갔다. 이어서 '노르웨이 테러범 징역 21년', 사실은 대규모 오보 - 브레이비크는 한국의 가부장제 존경스럽다했을까?, 미디어뉴스(7월26일)가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프레시안은 7월 26일, 계속해서 '가부장제 회복이 대안이며 일본이나 한국 모델이 해결책'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가부장제 회복이 대안이며 일본이나 한국 모델이 해결책"이라고 쓴 프레시안 기사, 제목: 노르웨이 테러용의자 '이명박 대통령 만나고 싶다'(7월26일)

브레이빅의 <2083년 : 유럽 독립 선언문>을 보면 알지만 한국과 일본을 롤모델로 삼은 이유는 가부장제 때문이 아니라 문화적 보수성, 민족주의, 단일문화(monocultural)라는 점 때문이다. 이 언급은 그의 12분 22초짜리 동영상에서 세 군데 반복되어 나온다. 근데 그의 지적에 '부끄럽네' 하고 자시고 말 것도 없다. 왜? 그가 일본과 한국에 대해 말하는 것들이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narciman은 '이들 세 나라가 갖고 있는 "가부장제" 때문이 아니라, 다문화가 지배하는 노르웨이와 달리 '단일문화'를 보존하면서도 과학의 발전과 경제의 진보를 이뤄내고, 범죄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평화롭고 반제국주의적인' 나라이기 때문이었습니다'라고 적었다.

그가 참고 자료로 쓴 Norway Shooter Admired 'Monocultural' Japan(노르웨이 총잡이가 '단일문화의' 일본을 우러러봤다) (7월25일)의 전문을 끝까지 읽어봤다. '일본에 대해 브레이빅이 적은건 사실이 아니'라고 적으면서도 필자는 브레이빅이 일본을 이상화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글 마지막 문구가 인상적이다. '이것봐, 미친 놈에게서 뭘 바래?' 한국인들이 '테러범이 우리의 가부장제를 모델로 삼다니 부끄럽다'고 하는 반응과는 상당히 비교된다. 기사를 전달(deliver)해야할 기자들이 어쩌다 몇 개의 단어에 돋보기를 들이대 기사를 만드셨는지(make) 그 창조적인 문장력이 참 대견들 합니다그려.

매우 역설적인 점은, '가부장적인 사회'를 그가 열망했다면, 그건 바로 그가 유럽에서 척결하고자하는 이슬람 문화이다. 단순한 부계사회를 넘어서 -한국 및 일본과는 비교도 안되는- 가부장적인 사회, 그 이슬람 사회가 그가 이상화하는 가부장적인 사회의 전형이다. 반면에, 유럽은 미혼모가 자기의 성씨를 아이에게 주며 혼자서도 충분히 아이를 키울만한 사회제도가 뒤따르기 때문에 부계사회에 반한다. 이러한 서유럽의 상황과 제도를 가부장제도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그가 쓴 patriarchy라는 단어는 '가부장적인'이 아닌 '부계사회'로 해석해야 적절하다고 본다.



3. 세번째 오보 : 브레이빅은 '가부장제'를 옹호했다?!

오보를 지적한 '노르웨이 테러범 징역 21년', 사실은 대규모 오보 - 브레이비크는 한국의 가부장제 존경스럽다했을까?, 미디어뉴스(7월26일)도 부정확한 부분이 있다. 변상욱 대기자는 “‘family value’라고 돼 있는데 이걸 가부장제라고 해석할 수 있을지”라고 적었는데, 사실 '가족의 가치'를 '가부장제'로 해석했다고 보긴 두 단어의 의미차가 너무나 크다. 내가 보긴, family value를 해석하면서 오류가 생긴게 아니라 patriarchy(부계사회)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2083년 : 유럽 독립 선언문>을 보면 브레이빅이 patriarchy를 옹호하는 대목이 실제로 나온다.


그가 Knight Templer(템플러 기사단)을 자청하며 주창하는 사항이 <2083년 : 유럽 독립 선언문> 동영상을 캡쳐한 화면에 4가지로 요약되어 있다 : 다양성이 아닌 '단일성', 다문화성이 아닌 '단일문화성', 모계사회가 아닌 '부계사회', 유럽 제국주의가 아닌 '유럽 소외주의'.

patriarchy(부계사회)를 마초적 성향을 더 강하게 띄는 단어인 '가부장제'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근데 텔레그래프의 원문에 보면 patriarchy라는 단어가 없다. 결국 family value(가족의 가치)를 제멋대로 해석한 기자의 농간이 맞나보다. 애초에 이 엉터리 해석 및 마구잡이식 편집기사를 대체 누가 썼을까? '부계사회'를, '가족의 가치'를 '가부장제'로 옮긴 그가 혹시 마초이스트는 아니었을까?!



4. 한국은 대체 어느 부분에서 인용되었을까?
이 부분 부터는 다음 편에서 이어쓸께요. 새벽 2시라서 일단 요기까지 마무리하렵니다.

이어지는 글 > 정신나간 노르웨이 테러범, 한국에 대해 뭐라 언급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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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Actualités 시사2009.02.04 08:38

네이버 대문에 기사 게재 형식이 바뀐 뒤로, 각 언론사에서 나름대로 1면 기사를 편집해서 내보낼 수 있으니 좀더 폭넓고 객관적인 선택의 기사를 볼 수 있을꺼라 여겼다. 근데 그게 아니더만.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없는 기사, 말초적인 사진들을 뽑아 그날의 '주요 기사'로 내보내고 있는 꼴이라니. '저질 언론 뽑기대회' 각축적을 보는 듯한 양상이다.

 

- 인터넷 독자들의 클릭을 하나라도 더 끌어모으느라고 반나체 여성의 사진을 올리기도 하고, (전자신문, mbn), 

 

- 여성 노출의 말초적인 제목을 띄운 중앙일보의 기사 목록을 보면 대체 '주요한' 기사가 뭔지 보이질 않는다. 중앙일보가 문화면이 강했던 걸로 아는데 J-중앙일보 주요기사 목록을 쭈욱 보면 볼게 하나도 없다. 걍 스포츠일간에 합세를 해라.

 

주요기사 중 관련기사들이 여러 개 되어 전체 주요기사의 비중에 균형이 안 맞는 경우. 예를 들면, 한국일보는연쇄살인범 강호순 관련기사가 이미지까지 포함, 주요기사 목록의 23%를 차지한다. 그렇다고 정말 읽을 거리라도 되면 모르겠는데, 전혀 언론사답지 않은 뒷담화 형식의 제목 보라. 제목이 유치현란해서 기사는 읽지도 않았다.

 

연예주간지도 아닌 것이 연예기사로 반이상 도배된 신문사도 있다. (money today, 세계일보) 특히나 'money today', 이거 경제를 다루는 신문 아닌가? 근데 '-4% 성장한다면 한국에는 무슨 일이'를 제외하면 모든 기사가 온통 연예기사다. '경악, 오열, 분노' 이런 감정적인 단어는 기사 제목으로 -특히 1면기사- 가능한 쓰지 말아야 할 단어들인데.'머니 투데이'가 아니라 '(이거) 뭐니 투데이'다. 당신네들도 스포츠일간에 들어가라.

 

-'아시아경제'의 top news는 경제가 아닌 마돈나의 사생활이란 말이더냐???

 

지금 이 시간 네이버 대문에 뜨는 기사 중에 위에 해당하는 언론사 '주요기사' 화면을 캡쳐해봤다. 에효~ 시간도 허벌나게 남지.. 내가 이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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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기사 게시 방법 변경으로 나아진 게 없을까? 그건 또 아니다. 모든 언론사가 같이 미쳐있는건 아니더라구.  연쇄살인범에 대한 말초적인 기사를 다른데서들 다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아예 외면을 한건지 몰라도 다양한 부문에서 각각 대표 기사를 골라 주요 기사로 내보낸 아래 화면은 언론사의 '바른생활'로 뽑아본 것들 중 베스트 3 이다.남의 언론사 베끼기 하지 말고 아래 언론사들처럼 주관을 갖고 경영들 하시오 !'국민의 알권리'를 "핑계(!)"삼아 특종을 만들어(make) 내지 말고, 일반인들이 알아야 하고 알만한 가치(!!!)가 있는 기사를 전해(deliver)달란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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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 : 오늘 이에 대해 관련기사가 떴어요. 네이버 미디어 담당 이사와의 인터뷰인데 매우 흥미롭네요.

“선정적 기사, 네이버 이용자 선택 받기 어려워”

[인터뷰] 홍은택 NHN 네이버 미디어 담당 이사 “네이버는 언론 아닌 정보유통 플랫폼”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76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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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Actualités 시사2008.01.31 08:55

블로깅을 잠시 쉬려고 했는데, 삘이 꽂히는 날은 글을 써야겠다. 흠.

 

'탤런트 옥소리씨, 간통죄 위헌심판 제청 신청'이란 기사를 읽었다. 타인의 사생활을 '기사'라고 다루는 걸 보니 늘 그렇듯 수준낮은 웹서버 기사겠거니 했는데, 아.. 미치겠다 정말. 공중파 타는 SBS뉴스다!!!

(관련기사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370330)

 

하나.

개인적인 바램밖에 안 되겠지만 난 '간통죄'라는 말을 폐지했으면 좋겠다. 부부 중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놀아나면 '잘못(fault)'을 저지른거지 그걸 '죄(crime)'라고 부를 수는 없다. 이 세상의 모든 잘못을 한 자를 죄인 취급해야할까? 간통은 마치 사고같은거다. 차사고를 냈다고 해서 가해자를 '죄인'이라고는 하지 않는가 말이다. 중형사고가 나서 사상자가 났다손 치더라도 의도와는 무관하게 사고를 일으킨 사람을 '죄인'이라고는 부르지 않는가 말이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한 가정을 이루며 살다보면어느 누구도 원하지는 않지만어느 한 쪽이 외도를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왜? 우리는 어느 하나 완전하지 못한 인간이기 때문에.간통을 죄로 분류할 수 있는건 법원이 아니라 '십계명을 지키라'하는 교회여야 한다. '간음하지 말라'는 십계명 중 일곱번 째 계명. 여기서 교회라 함은 교회 건물도 아니고, 목사, 선교사, 신부님도 아니고, 상징적인 교회, 즉 신(하나님)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간통(간음)은 신 앞에서 죄일 뿐 인간세계 죄라고 분류할 수는 없는 것이다. 십계명의 첫째 계명, '내 앞에서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라는 계명이 인간세계 어느 곳에서도 죄라고 규정한 헌법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결론, 법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고는 있지만 옥소리는 죄인이 아니다. 옥소리가 바람을 핀 게 잘못이지만, 옥소리가 남편 외의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구하게끈 환경을 조장한 이는 그녀가 아닐 수도 있다는거다. 하지만 그건 뉴스에서 다루지 않는다. 뉴스란 과정 다 생략하고 결과만을 보고하니까. 어쨌거나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외도를 하게 했는지 자세한 내막은 내 알 바 아니고, 알고 싶지도 않다.

 

둘.

왜 남의 사생활이 공중파 방송을 타 뉴스데스크에 오르는가?!! 이런 류의 기사거리는 연예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다루든가, 피플지에서 다루든가 할 일이다. 저녁뉴스 뉴스데스크에서 연예소식을 다룬다는건 한국 미디어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짓이다. 저녁뉴스 연예기사 코너에서는 새로 나온 책, 영화, 연극, 공연 등 문화소식을 전하는 정도에서 저녁뉴스의 품격을 유지할 일이다.

 

셋.

요즘 프랑스에서 베스트 톱(best top)인 연예소식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사르코지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된 직후, 이혼을 해서 '싱글남'이 된 것도 소란스러웠는데, 얼마 안 되서 이태리 톱모델 출신의 가수 브뤼니와 연문을 뿌리고 다니고 있다. 사르코지가 브뤼니와 지난 연말에 어디로 여행을 갔는지 모르는 프랑스인은 하나도 없다. 왜? 각종 잡지와 신문에서 그들의 연애사진을 일면에 실기 때문이다. 기사를 굳이 읽지 않아도 서점을 지나가면 그들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실려서 나온 잡지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저녁뉴스에서는 한/번/도/ 대통령의 연애를 다룬 적이 없다. 왜? 유명한 언론인의 말을 인용하면 "우리는 그의 사생활에 관심이 없다. 대통령의 사생활은 우리가 다룰 뉴스거리가 안된다"


이혼사유에 대해서도 아마 한국이었다면 기자들이 바퀴벌레처럼 몰려와 어떻게든 사르코지와 세실리아의 모든사생활을 시시콜콜 캤을 지도 모르겠다. "왜?"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녀는 "가식적인 생활이 싫어서"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 기사는저녁TV뉴스가 아닌 모 월간지에 나갔다. 자세한 내용은 잡지 속을 안 봐서 모르겠다. 아마 한국이라면 '영부인의 이혼'이란 제목 아래 TOP뉴스로 분류되어 저녁 TV뉴스데스크 첫기사로 나갔을지도 모르겠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전 부인 세실리아에 대해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발행 첫날 초판이 (4만부던가..하이간) 다 팔렸단다. 왜 영부인 자리를 박차고 이혼을 선언했는지, 한동안은 세실리아의 사진이 잡지의 표지를 장식했었는데, 그건 옛말이다. 이젠 사르코지와 브뤼니 사진에 밀려났다. 옥소리 사건과 비교해서 재미나는건, 세실리아도 몇 년 전 외도를 했고, 모든 프랑스인들이 그 사실을 알지만 지금 옥소리처럼 죄인으로 몰리지는 않았다는거다. 그 일로 이혼을 당하지도 않았고, 이번에 이혼을 요청한 건 세실리아지만 '그때 그 남자' 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차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자기의 사생활이, 더군다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어느 한국인도 없을 것이다. 왜 자기 사생활은 남들이 입방아 찧는건 싫어하면서 남의 사생활은 저녁뉴스에까지 올려 도마질을 하는가?!!


프랑스 잡지들은 사르코지와 브뤼니의 소식을 마치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의 소식만큼이나 다루고 있다. 역대 대통령 역사상 사르코지만큼 젊은 대통령이 없었고, 미국을 이토록 좋아하는 또 '난 미국이 좋다'고 대놓고 말하는 프랑스 대통령도 역사상 없었고, 당선된 이후에 모습이 이토록 뜸한 영부인도 없었고, 당선되자마자 이혼을 한 대통령도 없었고, 따라서 공식석상에 싱글로 나타난 대통령은 역사상 한/명/도 없었다. 이것만도 충분히 역사적인 일인데, 늘씬한 외국인 여자와 비행기를 타고 이집트로 요르단으로 장거리 데이트를 떠나는 대통령도 없었다. 더군다나 엘리제궁의 안주인이 되느냐 마느냐하는 -말만 무성한- 대통령의 애인은 영부인의 인품과는 거리가 먼 '날라리'다. 이러니 프랑스 국민들은 -말을 안해서 그렇지- 걱정이 태산같다. 브루니는 공개적으로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요. 개인적으로 전 좌파에요. 투표를 하러가지도 않겠지만 우파에 투표할 일은 결코 없을꺼에요'라고 했다. 브뤼니는 모델로 일하면서 누드사진을 찍은 적도 있다. 이런 사람이 어찌 나라 어머니의 역할을 하겠는가! 실제로 그의 데이트 행각이 잡지, 유로뉴스 no comment란 등 여러 군데 소개된 이후로 사르코지의 지지율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한국 언론에서는 이 동태를 보고 이런 멘트를 남기더라. "이처럼 사르코지 대통령과 브루니의 사생활이 시시콜콜 언론에 나오는 것에 대해 프랑스 국민 10명중 9명은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신문지면과 온라인상에 대통령의 연애를 다룬 기사만 나오면 반응은 대단하다고 합니다"고. (http://search.pandora.tv/frame/outSearch.htm?ref=na&ch_userid=ytn_dolbal&id=11460718&keyword=%BB%E7%B8%A3%C4%DA%C1%F6+%B4%A9%B5%E5) '프랑스인, 당신들도 남 사생활에 관심갖는건 우리와 똑같군요'라고 하려는 말투다. 하지만 난 다르게 생각한다. 

 

지금까지 사르코지만큼 '평범한 사람'이 대통령이었던 적이 없었다. 물론 그는 우리 서민과는 달리 매우 사치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만...사르코지처럼 능력있고, 대통령까지 오른 사람조차도 자신들과 같은 행동을 하고 다니는게 신기하고 놀라운 것이리라.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하고, 재혼을 하고, 이혼을 당하고, 턱시도만 입고 다닐 줄 알았는데 청바지를 입고 말타고 낚시를 하지 않나, 햄버거를 먹고 <람보>를 시청하며, 파리 디즈니랜드에서 데이트를 즐기며, -서민들은 꿈만 꾸는-톱모델 출신의 긴 머리 여성과 해외로 데이트를 하고 다니는... 자신들과 별로 다를 바 없는모습에서, 깨야 될 꿈을 그가 꾸고 있는 것에 대해서 평범한 사람들은 동질감 내지는 대리만족을 느끼는 지도 모른다. 반면, 피플지의 톱뉴스 소재로 다뤄진다는건 그가 영화인이든 대통령이든 한 단계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비판적일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이 어디서 무슨 업무를 보았는가보다 -이건 저녁뉴스에서 다루고- 브루니와 어디로 놀러갔는가하는 소식이 -이건 잡지에서 다룬다- 더 많이 들리면 당연히 비판적일 수 밖에 없다. 일은 잘 하고 있는겐지? 각종 사회적인 문제가 일 때마다 사르코지가 직접 TV에 나와서 거의 매일같이 연설을 하는데, 국무총리는 뭐하는가? 꼭두각신가? 사실 대통령 역사상 사르코지만큼 사치스런 인물이 없었다.프랑스인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건 이런 근심때문이다. '일부일처제에  반대'한다며 공공연한 발언을 하는 여성에게 금반지를 끼어주고 나타난 대통령의 연애행각에 반응이 대단한 이유는 바로 국가적 차원의 근심 때문인거다. 한국 언론은 옥소리씨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이나 끄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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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