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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03 제왕절개에 대한 내가 아는 모든 것

자연분만를 하고자하는 불끈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제왕절개로 분만을 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이래저래 제왕절개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게되는 기회를 또.. 아~흠.

 

불어로는 '쎄자리엔(cesarienne)'이라고 하는데, 로마의 황제 '쎄자르 Cesar (= 카이사)'에서 기원한 단어인가? 한동안 궁금했었다. '제왕절개'란 단어에도 '제왕'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는 공통점이 있지 않은가?! 헛소리는 그만하고.. 병원 의료진들이 언어학자가 아닌 관계로 병원에서는 답을 찾지 못하고, 두꺼운 사전을 뒤적뒤적 거려본 결과, 라틴어 caesar라는 단어를 어원으로 한다는 걸 알았다. '자르다' '절개하다'라는 뜻을 지니며, 같은 어원을 가진 흔한 불어 단어로는 casser (끊다, 자르다)가 있다.

 

서양에서 제왕절개가 시행된 건 19세기부터인데, 그때만해도 초음파 촬영이라는게 없었기 때문에 아기의 성별을 알 수 없었을 뿐더러 아기가 역아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었다. 진통이 와 해산을 하게 되기 전까지는! 진통은 오래 걸리지만 (6~12시간  정도), 일단 아기 머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30분만에 끝난다,고 한다. (아직 안 낳아봐서 모르겠다) 머리가 먼저 빠져나오고, 다음은 한쪽 어깨가, 그 다음은 다른쪽 어깨가 나오면 나머지 몸통과 다리는 쑤욱~.

 

문제는 머리가 아래로 향하지 않았을 경우, 다시 말해서 '역아'로 놓인 경우다. 역아로 있게 되면 머리가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목이 자궁 입구에 걸려서 순산이 힘들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도 문제가 오기는 마찬가지. 아이의 머리가 자궁문에서 오랫동안 죄이기 되면 평생 뇌에 손상을 입게 된다.

 

역아의 종류에는 3가지가 있다. 발이 먼저 나오는 경우와 엉덩이가 먼저 나오는 경우, 그리고 아이가 가로로 누운 경우. 발이 먼저 나오는 경우라도 자연분만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쌍동이인 경우, 둘 다 머리를 아래로 향할 때도 있지만, 대개 하나는 머리를 아래로, 다른 하나는 머리를 위로 두는 경우가 많다. 하나는 자연분만을, 하나는 제왕절개를 할까? 그렇지 않다. 둘 중 한 가지 방법만 취한다. 쌍동이의 경우, 하나가 역아로 있다해도 체중이 적게 나가기 때문에 둘 다 자연분만을 해도 큰 무리가 없다. 반면에, 엉덩이가 먼저 나오는 경우는 위험하다. 발과 몸통, 상체가 자궁문에 걸려서 아기가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와 아이가 가로로 나운 경우는 제왕절개를 통해서 출산을 유도한다.

 

아기는 임신 37주까지 뱃속에서 제맘대로 놀면서 자세를 시도때도 없이 바꾼다. 그러나 37주가 지나면 체구가 커져서 머리를 아래로 꼬꾸라 박는 일이 힘들어진다. 임신 막판에 돌아앉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내 싸쥬팜의 말에 의하면 '싸쥬팜 15년 경력동안 딱! 한 번 봤다'고 한다. 그러니 38주 지나서 애가 돌아갈꺼라고 기대를 하지말고, 역아 돌리는 시도는 임신 7개월부터 8개월 사이에 시행해야 한다.

 

'역아 = 제왕절개'일까? 그건 아니다. 차라리 임신 37주에 아기가 역아로 있다는 진단이 나서 수술날짜를 받아놓으면 마음의 준비라도 하지.. 아이 머리가 아래로 제대로 놓여있어서 마음 놓고 있는데 분만실에서 느닷없이 '사모님, 수술해야겠습니다'라는 말이 떨어지면 하늘이 노~래진다.

 

아이의 머리가 아래로 놓여있다해도 수술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아기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경우. 고개를 숙여 가슴에 묻고 있으면 정수리부터 빠져나와서 수월한데, 고개를 들고 있으면 코와 목부터 빠져나오게 된다. 이 경우, 분만 전 초음파 촬영을 통해서 체크할 수 있으므로 수술에 대한 마음가짐을 가질 시간이 몇 시간 있다.  

 

둘째, 아기가 너무 크거나 골반이 너무 작은 경우. 일반적으로 신생아는 약 3.3kg인데, 4kg가 넘는 아기일 경우, 순산이 힘들어지면 산모나 애나 둘 다 위험하다. 반대로 아기는 정상적인 무게인데, 산모의 골반이 좁아서 아기가 빠져나오기 힘들다고 진단되면 임신 말기에 의사가 아마 제안을 할 것이다. '사모님, 수술하셔야겠습니다.'

 

셋째, 아기 체중도 만만하고, 고개도 가슴에 묻어있고, 산모의 골반 크기도 문제가 없어서 자연분만인줄 알고 있다가 정말 느닷없이 수술을 감행해야할 때가 있다. 분만이 지나치게 오래 지연됨에 따라 아기가 힘들어하고 있을 때. 원래 아기는 이상적인 자연분만을 통해서 나온다 하더라도 자궁문을 통과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신생아 살이 쪼글쪼글~. 말 못하는 아기가 스트레스 받는 걸 어떻게 아느냐? 출생시 아기의 아드레날린 수치는 재보면 높아질대로 높아있다. 자연분만이 지나치게 지연되고 있으면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위해서 수술팀이 지체없이 뛰어들게 된다. 마음의 준비를 미처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바로 이 경우다.

 

 

지난 세기동안 제왕절개의 기술도 많이 발달했다. 이 수술이 처음 시행되었던 19세기에는 아기를 살리는 대신 산모는 백이면 백, 사망했다고 한다. 상상을 해보라. 그때는 마취제도 없었던 때다. 뜨하~~ 그래도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산모와 아기가 둘 다 죽게 되는 처지에 있으니 그중 하나라도 살리고 봐야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20세기가 지나 이제 21세기.. 과학과 의료 기술이 천정부지로 발달했다. 마취도 마찬가지. 이제는 허리 이하의 하반신만 마취를 한 채 세상 밖으로 나오는 아기를 산모가 두 눈 뜨고 볼 수 있으며, 가슴에 아기를 받아 쓰다듬을 수 있게 됐다. 수술자국도 작고 눈에 띄지 않아서 비키니를 입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 신랑은 비키니 입고 해변을 거니는 나를 절대 눈뜨고 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정말인지 거짓말인지 시험 할 기회는 오지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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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