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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15 한국 어린이집과 프랑스 유아원 (6)
Parents 교육/육아2009.07.15 17:59

한국에 계신 친척께서 만 3살인 우리 애도 어린이집같은데 보내느냐고 물어보셨다. 얘기를 해보니 그도 이곳의 상황이 새삼스럽고, 나도 한국의 사정이 새삼스러웠다. 그분과의 일문일답이다.

 

"어린이집에 일주일에 몇 시간 가?"

- 일주일에 6시간가요. 반나절씩 두 번 보내거나, 하루 종일을 한번 보내거나 할 수 있어요.

 

"겨우??? 여긴 엄마가 일을 안 해도 하루 종일 보낼 수 있어. 거긴 그게 안되나부지?"

- 안돼요. 이곳 미취학 아동 보육시설로는 알트 갸르드리(halte garderie; 이하 HG)와 크레쉬(creche)가 있는데, HG는 부모 중 하나가 일을 하지 않는 경우에 보낼 수 있고, 크레쉬는 부모가 다 일을 하는 경우에만 보낼 수 있어요. 크레쉬에 보내려면 부모의 노동계약서를 제출해야돼요. 그게 없으면 못 보내요.

주변에 보면 교육에 관심이 있고, (돈이) 있는 집 엄마들은 -프랑스엄마든 영국엄마든- 만3살 미만의 아이들을 집에서 직접 돌보더라구요. 풀타임으로 일을 하던 엄마도 아이가 3살이 될 때까지는 파트타임으로 돌리거나, 육아휴가를 써서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많이 갖기를 희망하고, 아이를 직접 양육하던걸요. 만3살이 되서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풀타임으로 다시 일을 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역시.. 거긴 엄격하구나. 여긴 일을 하든 안 하든 돈만 있으면 다 해결되니까 하루 종일 다 보내. 한국은 돈만 있으면 뭐든지 다 되잖아. 그게 사회병폐긴 하지만. 유아원에는 몇 시부터 몇 시까지 가?"

- 오전엔 8시반부터 11시반까지, 오후에 가는 날은 2시반부터 5시반까지에요. 하루 종일 가는 날은 8시나 8시반부터 5시반까지에요. 하지만 하루 종일 가는 건 2주에 한 번만 가능해요. 애들한테 힘들다고 매주 받아주지 않아요.

 

"여긴 돈만 있으면 하루 종일 매일도 보내. 거기 어린이집은 점심을 안 주나보네?"

- 하루 종일 가는 경우는 거기서 점심과 간식까지 다 주는데, 반나절만 보내는 경우는 점심은 집에서 먹이게 하고, 간식도 집에서 싸보내야 해요. 동네에 따라서는 간식을 그쪽에서 일괄적으로 주는 경우도 있어요.

나중에 초중고등학교에 보내더라도 사정은 마찬가지에요. 급식은 부모가 둘이 다 일을 할 경우에 주고, 부모 중 하나가 일을 하지 않는 경우는 집에서 점심을 먹이는게 원칙이에요. 11시반에 찾아가서 집에서 점심을 먹이고, 오후 1시반까지 다시 학교에 데려다줘야 해요. 예를 들어 병원에 약속이 있다던가 먼데를 갔다와야해서 점심을 집에서 먹일 수 없는 경우는 아침에 학교에 데려다줄 때, 급식신청을 할 수도 있어요. 그런 융통성은 학교 원칙상 다를 수 있구요. 한국 어린이집에서는 밥을 먹여서 보내주니 한국 엄마들이 프랑스 엄마들보다 팔자가 더 편한 거 같아요. ㅎㅎ

 

"그래.. 그니까 너도 이리 와서 살어. ㅎㅎ"

- 전 제가 해먹이는게 더 좋아요. 학교 급식 때문에 한국에선 말이 많잖아요. 학교에다 아이들 급식을 어떻게 해줘야 저렇게 해줘라 말이 많은건, 엄마들이 자기는 하지 않고 자기가 하는 만큼 학교에다 바라기 때문이에요. 영양가 따지고 식료품의 품질을 따지는 것도엄마 나름이긴한데,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을 남에게 차려달라고 바라는건 불가능해요. 내가 골라서 장을 보고, 해주면 속이 편하잖아요. 나도 혼자 먹지 않아서 좋구요. (사실 아이가 없었다면 나 혼자 먹을 점심 메뉴가 얼마나 후질 지 안 봐도 뻔하다. 싱글이었을 때에 비해 결혼 후, 특히 아이가 생긴 후 밥상의 품격이 높아진게 사실이다.)

 

"하긴 그래, 맞는 말이야. 유아원은 멀어? 어떻게 가?"

- 내 걸음으로 5분, 애 걸음으로 10분밖에 안되서 걸어가요.

 

"셔틀 버스 안 다녀? 여긴 셔틀버스가 다니면서 애들 다 데려가고 데려다줘."

- 셔틀 버스? 그런거 없어요 여긴. 유아원까지 도보로 20분 되서 차로 애를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유모차를 끌고 오거나 걸어오거나 다 각자 알아서 와요. 셔틀버스가 데려다주고 데려다주면,한국 엄마들은 점심밥 준비도 안 하고, 유아원에 데리러 가고 오지도 않는구나. 팔자 진짜 편하네! ㅎㅎㅎ

 

"그니까 여기 와서 살라니까! ㅎㅎ"

- 아니요. 저는 제가 할 수 있는만큼 고생하는게 좋아요. ㅎㅎ 셔틀버스 탈 거리도 아니거니와 걸어다니는 것도 훈련이고, 자기가 할 수 있는만큼은 자기가 책임지는게 좋아요. 한국은 지나치게 남한테 맡기고 의지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남에게 맡기면서 자기가 하는 만큼, 또는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 같아요.

 

대강 여기까지 얘기하다가 아이 유아원에 데려다줄 시간이 되서 전화통화가 끝났다. 

위의 대화 내용을 보고나니 어떻게들 생각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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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