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 프랑스2007.04.10 19:35

부활절이 바로 지난 주말이었죠. 신랑하고 애하고 신나게 노느라 포스팅이 늦었습니다. 부활절 다 지나서야 올려요. 엄마가 컴퓨터하고 노느라 애는 혼자 놀고 있군요. ㅠㅠ

 

프랑스는 어제 (월요일) 전국이 공휴일이었구요. 지난 금요일부터 공휴일로 정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스트라스부르의 경우인데요. 예수께서 피 흘리고 돌아가신 금요일부터 공휴일로 들어갑니다. 부활 그 자체보다도 인간의 죄를 대속해서 피 흘리고 돌아가신 날 역시 기념해야한다는 생각때문입니다.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나 종교적인 개념 하나 없이 띵까~ 띵까~ 탱자~ 탱자~ 놀 생각만 하는 중생들에게는 아무 생각없지만, 십자가에 목 박히신 날부터 기념무드로 들어가자는 주장, 사실 맞는 말이죠. 누구는 우리의 죄를 대신해서 죄도 없이 피 흘리며 돌아가셨는데 부활절에 띵까~ 띵까~ 놀 생각만 하면 굉장히 찔리겠죠? ^^;

 

프랑스는 카톨릭이 강세에요. 부활절에는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전통적으로 양고기나 송아지 고기를 먹습니다. 저희도 마찬가진데, 올해는 송아지고기를 먹었어요. 대표적인 부활절 요리로 '블랑켓 다뇨'나 '블랑켓 드보'가 있는데, 둘 다 요리법은 같구요. 다만 '블랑켓 다뇨'는 양고기로, '블랑켓 드보'는 송아지고기를 쓸 뿐이에요. 동물의 목을 따서 신께 제물을 받치는 의식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이 요리에 쓰는 고기는 목살을 씁니다. 무척 부드러워요. 또한 이 요리의 핵심은 송아지든 양고기든 희게 나와야 한다는 거에요. '블랑켓'이 흰 소스로 한 고기요리를 말하거든요. 사진은 누렇게 나왔지만... 쩝. 넘어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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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켓 드보
 
방법은요, 고기에 하얀 밀가루를 입혀 기름을 두르지 않은 냄비에 살짝 익힙니다. 고기를 꺼낸 뒤, 냄비를 닦아내고 고기가 잠길 정도의 물을 부어요. 마늘과 고기를 물에 넣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여 1시간을 끓게 내버려 둡니다. 고기의 반이 물 밖으로 나오면 계란을 넣을 차례에요. 흰자와 노른자를 가른 뒤, 흰자는 풀어서 냄비 속에 넣고 휘젓습니다. 남은 노른자를 식초 몇 방울과 함께 풀어 불을 끈 냄비에 넣고 휘휘 저으면 계란의 노란 색이 사라집니다. 신기하죠? 감자는 따로 익혀서 소스를 얹인 고기와 함께 드시면 돼요. 시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요리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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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에 어쩌다 초콜렛이 짬뽕되서리... 신랑이 금요일 저녁에 사들고 온 대형 알 초콜렛임다. 장장 1kg이나 돼요. 부활절에 망치(!)로 깨서 먹기 시작했는데 언제 끝이 날런지.... 하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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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07.03.23 08:10
한미자유무역협정으로 쇠고기를 두고 말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쇠고기 얘기 좀 합니다.
아래 사진은 이 동네에서 산 사태의 앞뒤 사진입니다. 한국같으면이렇게 지방이 더덕더덕 붙은 걸 팔았다가는 정육점 욕 디~게 얻어먹을겁니다. 이 동네 쇠고기값은 한국의 1/4밖에 안돼요. 지방 다 떼고 살코기만으로 계산하자, 이겁니다. 음.. 그래도 한국의 1/3에서 반값정도밖에 안 되겠군요. ^^;;;  파리에서 사태는 1kg에 약 6유로(=7200원)정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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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사태라고는 하지만 한국 쇠고기 사태국물, 그 국물맛이 안 나옵니다! 20분을 고고, 1시간을 고아도 한국 사태국물맛이 안 우러나요오~~~! 어쩌다 우연하게 한국 쇠고기 사태국물맛이 나는 부위를 찾았는데, 고기값이 kg당 23유로하더이다. @@!!! (한화로 27,600원)

그래, 좋다. 싼값에 군소리 말기로 합니다. 그럼 고기 써는 써비스를 봅시다. 이 동네는 주문대로 얇게 썰어주지도, 갈아주지도 않습니다. 걍 덩어리채 주죠. 기껏 썰어준다는게 두께 1cm만한 스테이크이에요. 삼겹살이든 로스구이든 더 얇게 썰어먹고 싶으면 이 동네에서는 개인적으로 고기써는 기계를 사야합니다. 울엄마 표현대로 하자면 '인심사납'습니다,마는 이건 식문화의 차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서양은 식탁 위에서 썰고, 한국은 부엌에서 다 썰어서 밥상에 올라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 때문에 서양은 칼(나이프)이 테이블에 올라가고, 한국은 집어서 먹기만 하면 되니까 젓가락이 밥상에 올라가지요. 다시 본문으로 돌아와서.. 저희집에서 돼지삼겹살 먹는 날은 신랑이 칼들고 설치는 날입니다. 삼겹살이 하늘을 우러러 누운 두께가 삼겹정도 나옵니다. (삼겹살아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니? ㅠㅠ)

이 동네 소와 한국 소의 크기를 함 비교볼까요? 한국의 소들은 안아주고 싶을만큼 아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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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귀여워~~~) 이 사진은 검색해서 찾은 한우구요.

아래 사진은 작년에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여기 소들은요, 겁~나게 커요. 흔드는 꼬리에 맞을까봐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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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펀으로 찍어서 사진은 쥐꼬리만하지만 실제로 본 저 소의 무게는 700kg 이상 나갑니다. 한국의 수소 큰 놈이 -검색을 해보니까- 500kg라고 해요. 파리에서 매년 3월이면  Salon de l'Agriculture가 열리는데, 그곳에 가시면 저런 소들을 실제로 볼 수 있어요. 작은 놈이 700kg이구요. 1톤이 넘는 소들도 어렵잖게 볼 수 있어요. 사진이야 만만하게 멀리서 핸펀으로 찍어대지만 먹이 주다가 밟혀죽을 것 같아서 저는 무서워서 근처에도 못 가겠더라구요.

확실한건, 한우와 외국 (고기용) 소는 종자 자체가 다르구요. 먹여서 살찌우는 방법도 다릅니다. 이렇듯 소의 크기, 소의 종자, 고기의 질, 정육점의 서비스 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한우가 더 비싼가부다.. 합니다. 이번 협정에서 밀리면 한우 키워파시는 분들의 억장이 무너질 지도 모르겠다.. 싶구요. 더 나아가 한우가 외국 쇠고기와 "가격으로만" 비교되어 시장에서 밀려나면 지금 한국에 살아계신 분들은 '아마도' 한우를 먹어본 마지막 세대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우려도 솔직히 듭니다. 멀리서지만 한미자유무역협정의 건승을 빕니다. 협상 잘 하셔요. 아샤아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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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07.03.22 18:58


뉴욕에 사시는 안군님의 블로그에 보니까 홍어로 하는 4성급 호텔요리 레시피가 있더군요. 대단한 솜씨십니다. 박수 박수~ 근데 정작 프랑스에 살고 있는 저희집에서는 어부들이 바닷가에서 하는 방식으로 후따닥~ 해먹습니다. 그래도 얘도 프랑스 요리랍니다. ^^; 일급 호텔요리가 아니라 가정용요리라는 점만 다를 뿐이지요. 이래뵈도 이 레시피가 제가 구독하는 '마리끌레르 cuisine'에 실렸던 거에요. '미까엘 르드불레(Mickael Ledoublee)'라는 어부가 보내주신 레시피랍니다. 어부님께 감사! 저는 어디서 퍼온 거 숨기지를 못하기 때문에 꼬박꼬박 출처 밝힙니다. 열린사회로 가는 길, 지적소유권 존중합시다!

저는 요리시간 30분 넘어가는건 귀찮아서 못 해먹는데, 얘는 아주 간단해서 종종 해먹어요. 매우 매우 간단합니다. 한국 가정에서도 해드실 수 있어요. 프랑스 리포트 블로그 개설하고 정말 처음(!!!)으로  프랑스 요리하는 법을 올리는군요.


* 재료 (4인분기준) :
홍어살 4쪽, 마늘 6쪽, 월계수 잎 하나, 타임 한 줄기, 당근 6개, 양파 1개, 올리브유, 소금, 후추, 물 1컵, 샤르도네(Chardonnay) 포도주 반 병.


* 만드는 방법 (20분!) *

1. 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설렁 두른 뒤, 팬이 데워지면 난도질한 양파와 동글뱅이 당근을 사정없이 던져넣어 주세요. 

2. 양파와 당근이 다 익기를 기다리지 마시고, 애들이 지글지글 소리를 내고 있는 동안, 엉거주춤 썬 마늘과 로리에잎, 타임을 훌러덩 던져넣어 훌렁훌렁 익혀줍니다. 양파와 당근은 나중에 익을 시간 충분히 줍니다. 

3. 불타는 팬에 백포도주와 물을 확 끼얹어주세요. (이 레시피를 적어보낸 어부께서는 샤르도네를 권하고 있습니다만 일반 백 도포주면 가능해요. 단, 달지 않은 것으로 써주셔야 생선의 맛이 포도주 맛을 압도할 수 있습니다. 백포도주도 가지가지지 요? fruité한 것, sec한 것 등이 있는데, 독특한 향 나는 거 쓰지 마시고, 무난~한거 싼 포도주 쓰세요. 얘 는 100% 가정용 요리랍니다. ^^) 

4. 소금과 후추를 뿌리시고, 불을 줄인 상태에서 10분 내비두세요. 

5. 그렇다고 10분간 놀지는 마시고, 냉장고에서 잠자고 있는 홍어를 흔들어 깨워주세요. 물에 좀 씻기면 금방 깨요. 10 분이 지나면 깬 홍어를 뜨뜻한 욕탕(팬)에 밀어넣어 주세요. 욕탕문을 닫은 채로 약 5분 놔둡니다. (때가 불겠죠? 앗, 이게 아 닌가? 욕탕문화가 하도 그리운 나머지 이 요리할 때마다 저는 목욕탕이 생각나요. 더군다나 레시피에 불어로 plonger(잠수)하라 고 되어 있기 때문에.. --ㅋ)

6. 때가 불은, 아니.. 익은 홍어를 꺼낸 뒤, 팬은 불 위에 그대로 두어 국물을 줄이라,고 어부께서는 말씀하시되, 경험 에 의하면 홍어 때가 다 불지, 아니 다 익지 않기 때문에 저는 한번 뒤집어서 5분 더 불립, 아니 익힙니다. 그리고 국물이 그렇 게 흥건하게 남지를 않더라구요.

7. 각자 입맛대로 다 익은 홍어를 꺼내어 접시에 담고, 국물을 위에 뿌려주신 뒤 드시면 됩니다.  
20분만에 뚝딱 홍어요리, 아주 간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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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07.01.08 20:07

느즈막~~~하게 연말연초 파티 사진 몇 장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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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는 바게뜨, 아래 왼편은 어린양 뒷다리 요리 (오븐 들어가기 바로 전 상태), 오른편은 쏘씨쏭. 쏘씨쏭은 돼지고기 가공품으로 쏘시지와는 약간 달라요. 쏘시지는 요리를 하지만 쏘씨쏭은 요리하지 않은 채로 그냥 저렇게 썰어서 먹습니다. 특히 전식에 음료수와 함께 먹거나 전시장 오픈식에서 가볍게 칵테일과 함께 나올 때도 있어요. 이렇게 전식용으로 먹는 비스켓이나 쏘씨쏭 등을 일컬어 '아뮤즈결(amuse-guele)'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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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 테이블. 제 자리는 테이블 저쪽 끝, 선물이 남산만하게 쌓인 부분입니다. 흠흠..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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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옆에 놓인 '싸빵 드 노엘'(=크리스마스 츄리). 진짜 전나무에요. 향기가 솔솔~
아기의 신발을 싸빵드노엘 밑에 두면 싼타가 와서 선물을 놓고 간데요.
우리 아기 신발 밑에 높이 쌓인 선물 보이지요? 선물! 선물! 선물!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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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노엘을 마치고 신랑과 함께 조촐하게 보낸 12월 31일의 저녁메뉴입니다.
적포도주가 들어간 소스로 요리한 암사슴이에요. 소스가 아주 맛있었어요. 신랑 솜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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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게 12월 31일의 저녁 요리였어야 했는데, 그만 '24시간 재둠'이란 구절을 깜빡~하는 바람에 1월 1일 점심으로 넘어갔어요. 저 고기가 뭐게요? 멧돼지입니다. 적포도주 한 병을 통째로 드러부었어요. 그리고 파프리카를 뿌린 후, 냉장고에서 24시간 재웁니다. 다음 날 깨워서 오븐에 넣고 구워요. 소스에서 술맛이 너무 나서 저는 못 먹겠더라구요. 역시 신랑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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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신년파티는 아니구요. 주말시장에 갔는데, 흔치않게도 개구리 뒷다리를 팔더라구요. 한번 맛보기로 두 다리 사봤어요. 가격은 1kg에 58유로!!! 왼편에 누운 생선은 황새치. 계속 신랑이 요리하고 있습니다. 팔자 좋은 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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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려고 포크를 들이대니까 다리가 열려요? 그 안에서 미라의 손같은게 쓰윽~!
비위 상해서 갔다버리고 싶지만은 간떨리며 산 거, 아니 먹을 수가 없지요!
발 도려내고 먹었습니다. 맛이 꼭 닭살같아요. 한 입에 털어넣고 나니 감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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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06.04.11 01:55

쑥갓, 냉이, 미나리, 깻잎, 무순 등등 한국에서는 나물과 야채류가 풍부한 반면 프랑스는 나물류가 그다지 다양하지 않고, 고기를 많이 먹기 때문에 고기값도 한국에 비해 싸고, 고기 종류 또한 많다.

 

닭, 돼지, 소, 오리는 기본이고, 양, 토끼, 칠면조는 모든 수퍼마켓에서 매우 흔하게 살 수 있다.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처럼 우리는 '닭 대신 칠면조'를 먹는다. 칠면조가 닭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네마다 일주일에 1~2번 서는 장에 가면 훨씬 더 다양한 고기들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말, 암사슴, 멧돼지, 비둘기, 메추리, 거위, 꿩, 상어 등.

 

일전에는 냉동코너에서 캥거루를 발견하고, 시어머님께 대접해드렸더니 집에 돌아가신 시어머님께서 자랑을 하셨는지 시아버님께서 '캥거루 먹으러 파리에 가겠다'고 하신다. ㅎㅎ 솔직히.. 나도 호주까지 가서도 캥거루고기를 못 먹고 왔었다.

 

재미나는건 돼지고기 집과 소고기 집의 정육점 명칭 조차 다르다는거다. 돼지고기 및 돼지고기 가공품을 파는 집은 chacuterie(샤큐트리)라고 부르고, 소고기와 소고기 가공품을 파는 집은 bucherie(부슈리)라고 부른다. 소고기 중에도 아주 연한 걸 찾을 때는 송아지고기를 찾는다. 어쨌거나 개와 고양이만 빼고 다 먹는 듯하다.

 

돌아오는 일요일은 부활절. 양고기가 많이 나가는 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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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France 프랑스2005.10.28 04:10
baguette란 불어로 '딱딱하고 길다락 막대기'를 말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밥 먹을 때 쓰는 젓가락도 '바게뜨'라고 하며, 요술지팡이는 '바게뜨 마직'이라고 한다. 다만 젓가락은 반드시 2개가 있어야 쓸 수 있으니까 baguettes 라고 복수로 표시하며, 불어에서 단어 끝 자음은 발음하지 않으므로 발음은 불변이다. 

 

수많은 빵 중에 길고 딱딱한 빵을 '바게뜨'라고 한다. 블랙홀님 말마따나 "일단 딱딱하고 맛이 없다". 'delicious'의 반대개념으로서 '맛이 없다(no good)'가 아니라 달고, 짜고, 달콤하고 등 형용할 뭔가의 그 건더기가 바게뜨에는 없다 (no taste).

 

딱딱한 이유는 매우 간단한 바게뜨의 재료때문이다 : 밀가루, 물, 소금, 그리고 약간의 이스트. 때문에 빵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빵이다. 그 중국집 요리 잘 하는가, 테스트할 때 자장면 한 그릇 시켜보면 알 수 있듯이 그 빵집의 빵이 맛있는가를 알려면, 가격도 제일 저렴한, 바게뜨와 크로와쌍을 사먹어보면 된다. 바게뜨에는계란, 버터, 우유를 넣지않기 때문에 부드러운 맛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빵집마다 맛의 차이가 있는 이유는 이 네 가지 성분의 비율차와 구워내는 정도에 빵집마다 각기 비법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식빵에는 버터와 우유가 들어가기 때문에 부드럽지만 프랑스인들은 식빵보다 바게뜨를 선호한다.

 

프랑스인들이 밥상에서 고집하는 3가지가 있다 : bon pain, bon vin, bon fromage. 즉, 맛있는 빵, 맛있는 포도주, 그리고 맛있는 치즈다. 맛있는 빵에 맛있는 치즈를 발라 맛있는 포도주와 함께 식사를 하는 구르멍드 프랑스인들. 근데사실 매식사 때마다, 아니 하물며 저녁식사에라도 포도주에 치즈까지 챙겨먹는 프랑스 젊은 세대는 많지 않다. 포도주의 국내 소비량이 점점 줄어서 해외시장을 눈에 불을 켜고 찾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빵 바게뜨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열정만은 '님 향한 일편단심 가실 줄이 이시랴!'우리에게 밥이 주식인 것처럼,프랑스인들에겐 빵이 주식인 탓이다.아침 7시면 문을 여는 빵집의 제1메뉴는 뭐니뭐니해도 바게뜨. 우리 동네에 빵집이 3개가 있는데 그중 유독 줄을 나래비~ 나래비~ 서는 집은 하나밖에 없다. (아래 사진)우리집에서 이 가게보다 가까운 빵집이 2개나 있고, 우리집 건물 지상층에 바로 위치한 수퍼마켓에서도 바게뜨를 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집까지 가는 걸음을 절대로 마다하지 않는다. 갓구워나온 따끈한 바게뜨를 옆구리에 끼고 돌아오면서 야금야금 뜯어먹는 재미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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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바게뜨를 언제 어떻게 먹을까?

맛을 보려고 먹거나 배가 고파서 뜯어먹는게 아니면 바게뜨를 맨입에 먹지는 않는다. 아침에는 바게뜨를 길게 반토막으로 잘라 바삭하게 구워 버터나 잼을 발라 커피나 핫쵸코, 또는 오렌지쥬스 등과 함께 식사를 한다. 

 

한 면은 떨어지지않게 길게 반으로 가른 후에 고기, 참치, 야채 등을 사이에 넣으면 간편한 점심용 샌드위치가 된다. 이럴 때는 굽지 않는다.

 

식당에서 요리를 시킬 때, 작은 바구니에 어슷썰기나 통썰기로 나오는 바게뜨가 있다. 에피타이저가 아니다. 메인요리가 나왔을 때 바게뜨와 함께 먹으라고 나오는 것이다. 생선요리든 고기요리든 하물며 샐러드든 소스나 국물이 조금이라도 없는 요리는 없다. 바게뜨를 먹을만큼 손으로 작게 찢어서 주요리의 소스나 국물에 찍어서 먹는다.배가 고프면 주요리가 나오기 전이라도 뜯어 먹어도 상관없다.

 

달팽이 요리를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올리브유에 익은 초록색 달팽이가 6개 혹은 12개의 홈이 파진 동그란 원판에 서빙이 되면, 같이 따라나오는 포크로 우선 달팽이를 꺼내서 먹고, 파진 홈에 흥건하게 괸 녹색의 올리브유는 바게뜨의 흰 부분을 대어 남은 국물을 찍어서 먹는다.

 

프랑스요리를 풀코스로 먹을 경우, 디저트만도 세 번 서빙이 되는데, 그중 치즈는 그냥 먹기도 하지만 보통 바게뜨에 발라서 먹는다.

 

내 식생활을 예로 들면, 아침은 프랑스식으로, 점심은 주로 면류 (오늘처럼 라면이 되는 날도 있고.. --ㅋ), 신랑과 함께 하는 저녁은 그날 그날 되는대로 한국식, 프랑스식, 퓨전 등으로 먹는다. 아침의 경우,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은 바게뜨보다는 그래도 영양을 고려해서 여러 가지 곡류가 섞인 넙적하고 누르스름한 호밀빵을 먹는다. 때문에 늘 집에 빵이 떨어지는 적은 없다. 바게뜨를 사면 당일이나 그 다음 날 다 먹지 못하면 딱딱해져서 먹기 힘들어지는데, 둘이 사는 살림에 삼시세끼를 바게뜨를 먹는 것도 아닌데, 하루에 바게뜨를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나? 신랑도 치즈를 즐겨찾는 편이 아니라서 빵은 아침으로 족한 편이다. 그러니 어쩌다가 찍어먹을 빵이 필요한 경우, 굳이 바게뜨를 또 사기보다는 집에 있는 호밀빵을 썰어 먹는다.

 

 

지금까지의 글을 요약하자면, 바게뜨는 빵 중에서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이 되는 빵으로, 우리가 반찬없이 밥만 달랑 먹지 않는 것처럼 바게뜨도 다른 식품과 동반해서 먹는다. 동반되는 재료와 식품의 성질에 따라서 먹는 방법과 모양새는 약간 다르지만 프랑스인들에게 바게뜨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세 끼 모든 식사에 끼어들 수 있는, 우리로 말하자면 밥과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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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