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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25 에누리도 덤도 없는 프랑스에서 - 인정(人情)
France 프랑스2013.07.25 11:14

칼로 자른 듯이 에누리도 없고, 덤도 없는 프랑스에서 미담을 적기란 결코 쉽지않다. 어제 내게 믿기 힘든 인정(人情)있는 이야기가 있어서 잊어버리기 전에 적는다.

수요일과 토요일 아침이면 우리 동네에 장이 선다. 평소같으면 1주일에 한번씩 생협에 가서 트렁크 가득 싣고 오는데, 요즘은 혼자 있으니 것도 별로 없어서 가까운 장에서 장을 보기로 하고는 장바구니를 들고 나섰다. 양파 3, 가지 1개, 빨간 고추 하나, 오이 10, 못난이 복숭아 3, 살구 6 등등 주섬주섬 골라 얼마냐고 물으니 20유로랜다. 동전지갑을 털털 털으니 현금이 16유로하고 쌍팀이 주렁주렁. 아뿔싸 ! 그날따라 신용카드가 지갑도 들고 나왔다. «돈이 모자르네요. 장바구니 맡겨놓고 집에 가서 갖고 나올께요. » 하니 주인아줌마가 «그럴 없이 다음에 주세요. »하지 않는가 ? 20유로나 되는뎅 ? 옆에 있는 아줌마도 놀라서 쳐다보는데 주인아줌마는 게의치않는다는 듯이 « 그냥 다음에 지나갈 주세요. » 한다. 허어내가 바캉스를 떠나기라도 하면 어쩌시려고 ?

그래서 « 그럼 지금 수중에 있는 16유로 드리고, 나머지 4유로는 다음에 드릴께요고마와요, 아줌마 !»하고는 집에 돌아왔다. 일전에 한국에서 세계여행 나온 후배가 들렀을 야채와 과일을 사던 가게이기도 하고, 지난 5월에 작업하는데 필요해서 야채/과일담는 상자를 찾으러 다니던 그 가게이기도 하다. 그렇듯 내가 집에 와서 물건을 사는걸 여러 봤기 때문에 나를 믿거니 하는걸까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한화로 3만원이나 되는 장바구니인데. 프랑스 출신은 아니고 (프랑스 출신은 그럴리가 없어 ! 그럴리가 !!!),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그쪽 출신 사람같던데. 고마운 아주머니. 그런 사람을 만나면 집에 데리고 와서 먹이고 싶어진다. 오는 토요일 아침에 시장에 가면 잔돈 4유로에다가 식혜 쥐어 드려야지.

그 미담 이후로 어제 하루는 내게 좋은 일들만 연거푸 일어났다. 하늘이 내게 선물을 준게야.

 

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