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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12 땅콩으로 보는 폭력이 정당화되는 한국 사회
Actualités 시사2014.12.12 11:22

조현아는 육체적인 폭력을 쓰지 않았지만 언어폭력을 썼고, 자신이 직접 때리지는 않았지만 250명의 승객이 탑승한 비행기를 마치 자신의 자가항공기 몰듯이 후진을 시켜 사무장을 공항에 내려놓고 가는 비상식적인 체벌을 내렸다. 더군다나 비행기를 후진하지 않으면 안되는 다급한 안전상의 문제 때문이 아니었고, 고작 기내 서비스가 메뉴얼에 어긋난다는 이유 때문이라면 이 스캔들의 원인은 기내 서비스의 옳고 그름을 떠나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조현아의 탓이다. 더군다나 비행기를 후진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면 그건 비즈니스 승객이나 항공사 부사장의 간여할 사항이 아니다. 그건 기장이 판단할 몫이다. 

조현아는 부사장이라는 직책과 자회사 회장의 딸이라는 재벌가의 보이지 않는 힘을 썼으므로 가시적인 근육의 힘을 쓰지는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내던지고 월권행위를 한 것은 분명히 폭력적이다. 설령 기내 서비스가 메뉴얼을 어겼다해도 그녀가 보인 행동은 엄연히 폭력적이고 미성숙하며, 어른답지 못했다

사고 직후 대한항공사에서 내놓은 사과문을 보면 사무장이 메뉴얼을 어겼으니 당연히 그가 잘못했다고 하는데, 잘잘못에는 경중이라는게 있다. 집에 큰불이 나면 소방차를 부르지만 불이라도 촛불을 끌 때는 훅~ 입으로 불어서 끄면 된다. 조현아는 촛불을 끄는데 한 트럭분의 물을 드리부운 격이다. 언론도 마찬가지. '땅콩 리턴' 관련 기사를 읽으면서 사무장이 정말 잘못을 했는가 안했는가, 메뉴얼을 어겼는가 안어겼는가에 촛점을 맞추는데, '정말 맞을 짓을 했는가 안 했는가'는 식의 증거찾기에 촛점이 가있는 인상이 들어서 안타깝다. 안 맞을 짓을 했는데도 때렸다 식의 기사가 나가는게 참 안타깝단 말이다. 설령 메뉴얼에 어긋나게 서비스를 했다손 치자, 그가 '맞을 짓'을 했는가말이다. 때리는 행동의 원인은 가해자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지 피해자가 정말 맞을 짓을 해서가 결코 아니다. 다시 말해서, 이 스캔들은 분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아주 사소한 일에 분노했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서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했고, 그 과정에서 250명 이상의 승객에게 불편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승객들에게는 죄송하다는 의식을 한 치도 갖지 않은 미성숙한 반응에 촛점이 맞아야 하며, 그러한  언행에 거침없이 질타를 가해야 한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자기 고집이 어디까지 허여되는지 시험하고 싶었던거다. 마치 두세 살 짜리 어린애처럼. 이런 아이들의 버릇을 고치는 방법은 안된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안돼"로 "일관"하는 것이다. 어른이 되도 마찬가지로 물리적이든 언어적이든 폭력을 행사하는 성인은 미성숙한 인간이며, 이들의 폭력에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 No!라고 하지 않으면, 폭력이 인정되고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가해자는 자신의 폭력에 정당성을 부여받게 되고 그 폭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하게 된다. 만일 이 사건이 언론에 드러나지 않고, 여론몰이가 없었다면 조현아는 아직도 '사무장이 맞을 짓을 했'다고 자신의 폭력을 정당화하고 있었을 것이다. 

성숙한 어른은 화를 낼 때와 내지 않아야 할 때를 분간하고, 화를 내도 어떻게 내는지 안다. 메뉴얼대로 하지 못한 직원을 어떻게 지시하고 운영해야 조직의 사기를 높이고, 회사의 이미지를 쇄신시킬 줄 알았어야 하는데, 조현아는 지금 자기 성깔 하나 조절 못해서 회사 망신에에 집안 망신을 톡톡히 사고있다. 난 대한항공 직원보다 조현아와 같이 사는 남편과 쌍둥이가 더 불쌍하다. 저 성깔도 분명히 자라면서 가정에서 몸에 배인 교육때문일텐데 한지붕 밑에서 같이 사는 사람은 매일같이 얼마나 힘들까. 애들이, 남편이 조금만 실수하거나 잘못해도 이웃이 다 들릴 정도로 바로 고래고래 고함을 치고 애들이 벌벌 기도록 큰 벌을 내리지 않겠나?


이 사건의 두 번째 문제는 한국의 재벌 시스템 때문이라는 것이 슬금슬금 드러난다. 한국 언론에선 재벌이란 말을 안쓰고 '오너(owner)'라는 외래어를 쓰던데, chaebol 그대로 쓰시지 왜? 여튼 조현아가 그냥 부사장이기만 했다면, 회장님의 딸이 아니었다면, 대한항공에서 사과문을 부사장 감싸안기식으로 써냈을까?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할 항공사에서 이미 이륙을 시작한 비행기를 후진시켜 사무장을 공항에 내려두고 가야했을만큼 사무장의 잘못이 명명백백하게 컸다는 공문을 염치도 없이 발표할 수 있었을까? 대한항공 부사장에서 물러난다고 해도 무슨 이사, 무슨 이사, 무슨 이사 자리는 그대로 지킨다는 기사의 말단 한 줄을 보면서 씁쓸했다. 그녀를 호휘하고 있는 재벌의 네트웍이 보이기 때문에. 

이 사건이 프랑스에서 일어날 일도 없지만, 왜냐면 항공사 회장의 딸이 부사장이 되는 일은 없을테고, 재벌 딸이라고 그렇게 지가 돈이 많다면 자가항공기를 타지 여객기 타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개망나니는 없을테니까, 여튼 만일 프랑스에서 일어났다면 사건 바로 다음 날부터 항공사 전체 파업에 들어간다. '우리가 어떻게 이렇게 불안정하다못해 위험에 내던져지는 상황에서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노동 환경의 안전성을 보장하라! 보장하라!'  사측에서 사과문 내보내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때까지 며칠동안 파업이 들어갈게 뻔하고, 시민들도 불편은 하지마는 그들의 파업을 지지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조현아의 '땅콩 리턴'에서 한국 사회의 두 가지 단면이 보인다. 첫째는 잘못을 하면 '맞아도 싸다'는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묵인해오는 인식이다. 한국에 -육체적이든 언어적이든- 폭력이 만연하다는 주장은 '땅콩 리턴' 뿐 아니라 그 외에도 들이댈 수 있는 기사들이 셀 수 없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다. 한 예로, 언어폭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일베가 이 사회에 발을 들일 수 없을 것이다. 둘째는 한국 사회를 뒤덮는 재벌의 그림자를 본다. 노조는 그저 종이 호랑이일 뿐이고... 


https://mirror.enha.kr/wiki/마카다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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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