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지방에 내려갔다가 말로만 듣던 비건 치즈를 발견하고는 덥썩~ 집어 먹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맛이 없었다. ㅠㅠ


버리기 전에 찍어둔 사진이 없어서 내가 먹은 치즈랑 가장 비슷한 사진을 인터넷에서 찾아봤다.
(출처: http://www.thediscerningbrute.com/tag/seal-hunt)

오프라 윈프리의 개인 요리사가 만들어낸 레시피로 야채 스파게티를 후딱 만들어 모락모락 김이 날 때
비건치즈 조각을 뿌리고 뚜껑을 덮어 잔열로 익기를 기다렸는데 진짜 치즈만큼 잘 녹질 않더라.

한 입 맛보는데 느끼한 맛이 온몸을 감싸 그 느끼함에 전율을 하겠더라. 뜨하~~
음식에 섞은거니 걸러낼 수 없어서 한 접시 먹기는 다 먹었는데, 남은 비건치즈 반은 그냥 쓰레기통에 버렸다.

프랑스에서 10년 살면서 치즈를 매 끼니마다 먹지는 않아도
이름도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만큼 꽤 많은 종류의 치즈를 먹어봤다. (참고로, 치즈 종류는 300가지가 넘는다)
그리고 난 희한하게도 처음보는 냄새나는 치즈마저도 -마치 먹어본 사람처럼- 다 잘 먹는다.
그런데 이 비건치즈는 느글느글해서 못 먹겠다.

지금도 우유는 안 먹어도 치즈와 야쿠르트는 가끔 먹는데,
치즈의 유지방은 약 20% 정도로, 먹을 때 맛은 담백하다.
근데 이 비건치즈는 대체 지방이 몇 퍼센트인지 무척 궁금하다.
지방의 쪼그만 유기농 가게에서 찾을 수 있었던 비건치즈를
왜 파리 근처의 우리 동네 큰 유기농 가게에서는 팔지 않았는 지 이제야 이유를 알 것 같다.

진짜 치즈는 성분이 굉장히 간단하다. 우유와 유산균이 전부인데 비해서
비건치즈는 치즈의 모양과 맛을 흉내내기 위해 굉장히 많은 것들을 섞었더라.
야자유, 대두 단백질, 글루텐 등등해서 기억도 나지 않는 것들까지 대략 열 다섯 정도의 되는 성분들이 열거되어 있었다.
비건치즈의 영양성분을 분석한 자료가 있으면 좀 보고 싶다.
대체 이게 영양은 있는건지, 소화는 잘 되는건지.

동물성이 아니라고해서, 식물성이라고해서 몸에 다 좋은건 아니다.
글루텐은 소화가 잘 안되고,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쉬우며,
야자유는 식물성이지만 동물성 지방과 같은 포화지방이기 때문에 많이 섭취해서 좋을 리가 없다. 

진짜 치즈 흉내내느라 이런 저런 식물성 재료에서 수 십 가지를 추출하고 뽑아낸 뒤,
그걸 다시 열 가지, 스무 가지 섞어서 느끼하게 만들어낸 제품을 먹느니
차라리 단순히 우유를 발효시켜 만든 치즈를 먹는게 훨씬 순수하다고 생각한다.

육식제품을 흉내내면서 '고기 안 넣어도 고기 맛이 나지 않느냐'는 방식으로 채식을 하는 것보다
채식 요리 그 자체를 즐기며 먹는게 바람직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했다.

참고로, 한국에서 파는 치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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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logie 친환경2011.03.08 00:11
오늘도 여느 때처럼 점심을 차려서 먹고 있는데 문득 딸애가 묻는다.
"엄마, 왜 고기를 먹으면 안돼?"
아...... 먼 하늘을 올려다보며 순간 띵~!
'엄마, 사람은 왜 물 속에서 숨을 못 쉬어?'보다 훨씬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다.
아이는 지난 9개월 전부터 내가 왜 고기 요리를 해주지 않는 지 궁금했던거다.


아주버님 댁에서 마당에 풀어놓고 키우는 칠면조와 대화(?)를 시도하는 딸아이 (2년 전)
저때만해도 만두볼이었는데.... 지금은.. 흑흑~

지구온난화, 기아, 가뭄, 사막화의 원인이 '고기! 고기! 고기!' 고기를 먹는데 있다고 설명하면 알아들을까? 환경문제, 사회문제, 동물학대문제, 건강과 의료의 문제가 얽혀있다고 설명하면 알아듣기나 할까? 아니, 지루해서 듣고 있기나 할까?
어떻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설명하면 아이가 알아들을까?
얘한테는 평생 처음으로 듣는 어휘가 있을 지도 모르는데.
곧 만 5살이 되는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어휘와 이해력의 수준으로 '왜 고기를 먹으면 안되는 지'에 대해서 가장 쉬운 말로, 가장 쉽게 설명해보기로 했다.

고민하고 있는 동안 아이가 재차 묻는다.
"엄마, 왜 닭이랑 돼지랑 먹으면 안돼?"

"고기를 먹으면 안되는건 아니야. 먹고 싶으면 먹어도 돼.
하지만 엄마는 고기를 먹지 않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
너.. 밥 먹고, 밖에서 햇볕 보고 뛰어놀고, 밤에는 네 침대에서 자잖아?
근데 사람들이 닭을 어떻게 키우냐면, 밖에 자유롭게 나다니지도 못하게 하고,
다닥다닥 좁은 닭장에 가두고, 햇볕도 못 보게 해서 키워."
(딸애가 '힉~!'하며 놀란 표정을 짓는다. 너한테 어찌 차마 그 처참한 상황을 보여줄 수 있으랴... ㅠㅠ)

"그런 상태에 있으면 닭도 짜증이 나고 신경질이 막~~ 나거든? 그러면 부리로 막 쪼아.
그걸 못하게 사람들이 부리를 가위로 싹뚝! 잘라버려."
(또다시 '힉~!'하고 놀랜다.)

아주버님 댁 풀밭에서 평생동안 먹고 싸고 놀고 뛰는 -운이 기똥차게 좋은- 자유로운 수탉
일반적으로 양계장에선 수탉은 탄생과 동시에 분쇄기에서 바로 생을 마감한다.
밥만 먹고 알을 낳지 못하니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탉이 없는 양계장에서 나오는 달걀은 모두가 그래서 무정란들이다.

"돼지도 마찬가지야. 원래 돼지는 머리가 굉장히 좋아. 깨끗하고 더러운걸 가리는 똑똑한 동물인데,
사람들이 돼지를 살을 빨리 찌우고, 많이 찌우려고 밖에다 걸어다니라고 풀어놓질 않고
햇볕이 안 보이는데다 가두고, 더러운데서 먹고 자고 먹고 자고 먹고 자게 만들어.
그렇게 불쌍하게 키운 닭과 돼지를 꼭 먹어야겠니?"
(아이는 또 '힉~!'하고 놀랬다.
아이에게 항생제 남용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항생제가 뭔지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ㅠㅠㅋ)

"소는?"
"소는 어...... 닭이나 돼지보다 더 큰 문제가 많지.
소는 원래 풀을 먹고 살거든? 근데 사람들이 소를 기름기 많게 살찌우려고 옥수수를 먹여."
"옥수수를?"
"응. 풀을 뜯어먹은 소를 먹으면 건강에 문제가 없는데, 옥수수를 먹고 자란 소는 사람한테 안 좋아."

(오메가-6 에 대한 언급은 성인용 버젼(?!)에서.. ^^;)

"너 숲에 가면 나무도 많고, 공기도 맑고 좋잖아?
근데 사람들이 쇠고기를 너무 좋아해서 소를 키우느라 숲을 다 밀어 없애.
아마존의 숲도, 아프리카의 숲도 그렇게 다 밀어없애."
(벌목하는 것보다 태우는게 싸서 숲을 태워버리느라(!) CO2 가 엄청나게 발생한다는 등의
부가설명은 나중에 성인용 버젼에서 다시 다룹니다. ^^;)

"게다가 쇠고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소를 키워 팔려고 사람들이 먹을 곡식을 경작하는 밭을 사서는
그 땅에 소를 키우거나 소에게 먹일 옥수수를 키우는거야.
사람이 먹는 곡식을 심는게 아니라 돼지, 소 먹이는 사료를 키우려고 말야.
그러면 그 땅에서 나는 곡식만큼 사람들이 먹을 게 없어지는거야.
그러니 한쪽에서는 기름진 고기를 먹느라 병에 걸려서 죽고,
다른 한쪽에서는 먹을게 없어서 배가 고파서 죽어."
(죽는다는 소리에 '이크~!' 놀랜다)

"너 방귀 잘 뀌지? 소도 방귀를 뀌는데, 소의 방귀는 지구를 덮게 만들어.
보통 햇빛이 지구에 오면 땅에서 반사가 되서 다시 하늘로 날아가는데, 소의 방귀가 날아가는 햇빛을 잡아서 못 날아가게 해.
그렇게 지구가 더워지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놀랍다는 듯이 눈 동그랗게 뜨고 경청을 하고 있다...
메탄가스가 이산화탄소보다 25배나 더 많은 온실효과를 낸다는 개념적인 사실은 성인용 버전에서 추가하고)

"너 막~~~ 뛰어놀면 덥지? 땀나고 얼굴 빨개지잖아. 더우면 어떻게 해? 외투 벗어야지?
근데 소의 방귀가 하늘에 있으면 지구가 외투를 벗을 수 없는거랑 마찬가지야. 지구가 더워져.
더워지면....... (난 가슴이 먹먹해서 잠시 말을 멈췄다)
땅 위와 바다 속에 있는 지구상의 모든 동물과 식물들이 힘들어하고 죽어가.
너 북극곰 알지? 백곰말야. 지금 그 북극곰이 지구가 더워져서 죽어가고 있어."

"잉??? 왜?!!"
"왜냐면 북극곰은 빙하를 밟고 사는데.."
"빙하가 뭐야?"
"눈이 쌓이고 쌓여서 녹지 않고 아주 아주 큰~~~~~~~ 얼음 덩어리를 만드는거야."
"추운 나라구나?"
"그렇지. 추운 나라지. 우리가 땅을 밟는 것처럼 하얀 북극곰은 빙하를 밟고,
빙하 위에서 뒹굴고 자고 놀고 그러고 살아.
지구가 더워지니까 빙하가 녹아서 물이 돼. 빙하가 그렇게 없어지만 북극곰이 쉴 곳이 없어.
헤엄치다가 물고기를 잡아 빙하 위로 올라와서 먹고, 물개도 잡아먹고, 그러는데
빙하가 녹아버리면 북극곰이 몇 날 며칠을 헤엄만 헤엄만 치다가 사냥도 못하고 쉴 수가 없어서
피곤하고 지쳐서 죽어가는거야."

"사람들이 자기 눈 앞에 보이지 않으면 자기랑 관계없는거라고 생각해.
내가 고기를 먹는거랑 먼 나라에서 배가 고파 죽어가는 사람이랑 아무 관계가 없다고 여기지.
내가 고기를 먹는거랑 북극곰이 죽어가는거랑 아무 관계가 없다고 여기지.
하지만 이 세상(우주)에는 어느 하나 관계없이 일어나는 일이란 없단다."

"근데 엄마 왜 울어?"
죽어가는 생명과 파괴되어가는 환경이 눈 앞에 아른거려 눈물이 어느새 볼을 따라 주루룩 흐르고 있었다.
"죽어가는 북극곰을 생각하니까 슬퍼서"
(관련글 : '2030년, 북극곰이 멸종한다' http://francereport.net/59)



상자 안에 부화한 병아리들을 쳐다보는 아이 (2년 전)
너희에게 오염되지 않은 땅과 하늘을 남겨주고 싶다, 아이야.


"그리고 엄만... 나중에 엄마랑 아빠가 죽고, 너희들이 지금의 엄마 아빠만큼 커서 애기도 낳고 살 때,
맑은 공기, 아름다운 땅에서 살았으면 좋겠어. 그래서 엄마는 고기를 안 먹는거야.
너희들이 먼 훗날 아름다운 환경에서 살기를 바래. 그랬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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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프랑스2011.01.04 09:00

크리스마스부터 신정까지 서구에서는 고기 소비가 연중 최고를 기록하는 시기입니다.

비건인데도 1년에 한번, 크리스마스에는 고기와 생선을 먹는다는 이도 있어요.

그만큼 갖가지 종류의 고기와 갑각류가 시장에 쏟아져 나옵니다.

기른 가축뿐만 아니라 사냥해서 잡은 조류와 네발짐승들도 연말에만 잠깐 특별히 나오기도 합니다.

다른 서구도 그렇겠지만 프랑스에선 연말에 고기가 빠진 파티는 생각조차 할 수 없어요.


저희 동네 고기집과 빵집들도 가게 밖에 줄이 5미터씩 나와있었어요. 점심, 저녁으로 말입니다.

저는 멀찌기서 남의 일처럼 보고 지나갔네요.

'무슨 고기를 먹으려고 줄까지 저래 서고 그러나...' 하면서. ㅎㅎ


근데, 문제는 고기를 빼고, 생선을 빼고, 어떻게 2010년의 마지막 특별식사를 준비하느냐.... ㅠㅠ

곤경에 처했습니다.

평범한 식사는 채식으로 문제없이 해먹었는데,

뭔가 특별한, 특별한 뭔가를 준비해야하는데 뭘 할 지 도무지 모르겠더라구요.


궁리.. 궁리.. 궁리... 끝에 각종 야채와 표고버섯, 석이버섯를 썰어 당면 한 봉지 다 풀어서 잡채를 했어요. 

한국식 잔치음식 아닙니까? ㅎㅎ

'애 둘 보느라 많이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는 핑계도 대가며 '원래는 디저트로 떡도 하려고 했는데...' ^^;


1월 1일, 새해 첫날엔 남편에게 애들을 맡기고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

손 디따 많이 쪼물락거리게 만드는 비건요리를 하나 찾아서 시도했습니다.

이름하여 'Roulé de lentilles fourré aux châtaignes' !

해석을 하자면 '밤으로 둘둘 싼 렌즈콩말이에요.

프랑스 요리들은 제목만 봐도 대강 뭘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한눈에 들어오죠? ^^


이게 어떤 요리일까 궁금하실텐데

작은애 기저귀 갈고, 큰애 목욕시키고, 작은애 이유식 먹이고, 하느라 정신없어 증명사진 찍을 생각도 못했네요. 흑흑~

인터넷엔 레시피만 있고 사진은 없구요.

궁금해하실 비건들을 위해서 어떤건지 설명을 하면...

야채를 섞은 껍질콩 된죽과 밤으로 만든 된죽을 사각형으로 넓게 차례차례 두 겹으로 깐 뒤에

김밥처럼 둘둘말아요. 단면에서 보면 두 개의 회오리가 돌아가는 모양이 나오죠. 

이걸 오븐에서 25분 정도 살짝 익혀줍니다. 

재료들은 이미 그 전에 다 익히지만 말이모양이 좀더 단단해지라고 오븐에서 사우나 시키는거에요. 


디저트로는 '티라미수'를 하려고 했는데, 위에 요리 하나 하느라 시간이 훨러덩~ 가버려서

티라미수는 1월 2일로 넘어갔습니다. ㅋㅋ

주재료인 이태리 치즈 mascarpone를 사려고 수퍼에 나갔다가 동네를 한 바퀴 뒤졌어요. ㅠㅠ

아니 세상에 모두가 다 티라미수를 디저트로 하려고 했다는 겁니까 뭡니까?

장장 수퍼 3개를 뒤져서 마지막 하나 남은(!) 마스카르포네를 겨우 구할 수 있었어요. 휴우~ 

앞집에 사는 이태리 여자를 우연히 만나 그녀로부터 정통(!) 이탈리안 티라미수 레시피도 손에 구했지요! 앗싸~


하지만 큰애도 먹을꺼라 커피 대신 대체할 무엇을 찾아야했어요. 

티라미수 레시피만 서너 개 찾아다놓고 연구를 했습니다.

안에 들어가는 비스켓은 애기 주려고 사둔 유기농 비스켓 쓱싹~하고. ㅠㅠㅋ

이 역시도 냉장고에서 꺼내자마자 딸이 달려들어 먹는 바람에 증명사진이 없어요. ㅠㅠ

설탕을 레시피보다 훨씬 적게 넣었음에도 맛은 좋았는데, 마스카르포네가 너무 기름져서 저한테는 느끼했어요.

이태리이웃이 준 레시피에서 엄청난 양의 설탕도 1ts으로 줄이고 다른 것으로 대체하고,

날계란 들어가는 것도 느끼할 것 같아서 뺐는데도 지나치게 단건 아닌데

거위간요리만큼이나 느끼해서 속이 더부룩하더군요. 아.. 먹고나서 뱃속에서의 찝찝함. 으..

마스카르포네는 버터만큼 유지방이 많은 것 같아요. 


10년 전 이태리 혈통이 섞인 친구가 고모한테 배운 레시피라며 저희집에서 열린 파티에 들고 왔던 그 맛은 아니었지만

딸애가 잘 퍼먹어주니 '합격'으로 봐야겠지요.

아.... 그 친구가 만들어준 티라미수는 진정코 환상이었어라~!

마스카르포네가 너무 느끼해서 다음번엔 비건 티라미수를 해볼랍니다. 

고기도, 생선도, 계란도 안 먹는 비건들은 연말파티를 어떻게 하는 지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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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마다 고기가 없으면 밥상에 밥이 빠진 걸로 여기는 이들과 크리스마스 3박4일을 보냈습니다.
근데 참 훈훈했습니다. 왜냐구요?
그분들이 저를 위해서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고기를 한 점도 상 위에 올리지 않았거든요. 



생야채도 생과일도 못 드시는 우리 시엄니.
전쟁 중에 태어나 어릴 때 생과일, 생야채라고는 구경도 못 해보셨답니다.
시에서 배급되어 나오는건 감자와 고깃덩어리.
생야채, 생과일을 드시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목구멍에서 넘길 수가 없다세요.

어머님 올라오시면 돼지갈비구이해서 대접하고 그랬는데,
제가 6개월 전부터 고기를 상 위에 올리지 않는 '배씬(!)'을 때리는 바람에
고기가 없으면 밥을 못 먹는 이와 고기만 빼면 뭐든지 먹는 이와 3박4일의 동거가 이뤄졌지요.

'어머님이 주시는대로 먹으리라'는 마음으로 시댁에 내려갔는데
너무나 고마우시게도 크리스마스에 그 흔한 거위간 요리 하나 내지 않으셨네요.
해물은 먹는다고 거의 다 해물로 준비하셨어요.
크리스마스 당일 한 번 닭요리 나왔습니다.
한 달에 두 번 먹다가 이제는 한 달에 한 번 먹는 닭이려니...

다섯 가지 흔한 야채로 거의 모든 요리를 다 하시는 어머님의 부엌은 제 부엌보다 정리가 훨씬 잘 되어있었습니다. ㅠㅠ
다양한 곡류도, 다양한 야채도 없었고, 유기농도 아니었을 뿐더러,

밥상을 오르내리는 그 해물 중에는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해조류 하나 없었고,

해물이래도 내리 두 끼씩 사흘을 먹으려니 신물이 올라올 지경이었지만
고기가 없으면 밥을 못 먹는 이가 고기만 빼고 다 먹는 이를 위해 고기를 빼고 차려준 밥상은 그 어느 밥상보다 감동적이고 뭉클한데가 있었어요.

고기를 먹는 이가 고기를 먹지 않는 이에게 하는 배려에 참으로 감사했어요.

게다가 10개월짜리 아기의 이유식을 위해서 제가 적은 목록대로 아버님이 유기농으로 장을 봐주셨어요. 

그 목록 안에 고기는 커녕 닭살도 없었는데도 고기가 없으면 식사가 안되는 어머님도 아버님도 별말씀 안 하셨습니다.


해물이라도 안 먹었으면 어머님이 얼마나 황당해하셨을까..

시댁에 내려가 내가 어머님 부엌을 휘저으며 내게 맞는 요리를 하는 무례함을 범할 수도 없고.


6개월 전, 고기를 끊기 전에 우유를 끊기 시작했을 때,
어머님께서는 제가 어디서 이상한 정보에 홀린 것은 아닐까 걱정하셨더랬어요.
근데 이젠 어머님보다 제가 훨씬 더 다양한 식품을 먹고 있으며,
굉장히 많은 영양학적 지식을 갖고 있다는걸 아시기 때문에 걱정 안 하십니다.


사실 제가 안 먹는 건 고기밖에 없지만, 어머님이 안 먹는건 수 십 가지에요. 

생야채로 만드는 샐러드와 생과일도 안 드시고, 요리에 쓰는 야채는 고작 5가지 될까?

곡류라고 드시는 건 한 달에 한 번 드실까 말까하는 쌀과 가끔 드시는 렌즈콩이 전부.


아, 참, 크리스마스에 저를 위해서 쌀 씻어 밥도 해주셨어요. ㅎㅎ

물론 씻어서 물 앉히고 냄비밥하는건 제가 맡아서 했습니다.

유럽인들은 밥을 할 때, 쌀을 씻어 물을 흥건히 붓고 소금도 조금 치고,

밥이 다 되면 남은 물을 버리거든요. 세상에, 그 영양덩어리를~!!!

'쌀나라'에서 온 저한테 배워서 어머님이 이젠 밥물을 버리지 않으시지요.


하긴 이 동네는 '고기밖에 없다'고 해도 그 고기의 종류가 워낙 많기 때문에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단순하지 않아요.

돼지고기, 소고기 뿐만 아니라 토끼고기, 양고기, 송아지고기, 말고기를 연중 구할 수 있고,

연말에는 멧돼지고기, 캥거루고기, 사슴고기까지 시장에 나오거든요.

조류도 닭고기 뿐만 아니라 비둘기고기 (전깃줄에 앉아있는 비둘기를 먹는건 아님), 꿩고기, 칠면조고기, 매추라기, 오리고기, 거위고기 등을 시장에서 늘상 쉽게 구할 수가 있어요.


때문에 프랑스에서 '고기를 안 먹는다'고 하는건 돼지고기, 소고기만 안 먹는게 아니라

(닭은 한 달에 두 번 먹다가 이제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였어요.. ^^;)

위에 나열한 15가지 동물을 먹지 않겠다는 선언인거에요.


게다가 소고기, 돼지고기는 살만 파는게 아니라 코, 혀, 귀는 물론 -간, 꼬리 등등 이것들은 한국에서도 팔지요?,

소의 뇌까지 버젓이 시장에 나옵니다. 송아지의 뇌까지도요.

육식하던 때도 소 혀와 소 뇌, 이것들 만큼은 못 먹어주겠더라구요. 으~~

돼지고기는 프랑스인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고기로

유럽에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돼지고기의 가공품이 소시지, 수시쏭, 쟝봉, 테린 등 수 십 가지가 됩니다. 


제가 육식하던 때는 한번 썰어먹어본 쟝봉 맛에 꺼뻑~ 넘어가고, 

날 소고기를 투명할 정도로 얇게 썰어서 내오는 카파치오,

날 소고기를 곱게 다져 날 계란 올려 양념과 함께 나오는 스테이크 타르타르에 감탄을 하며 먹었다는 거 아닙니까...

카파치오와 스테이크 타르타르, 제가 군침을 삼키던 메뉴였는데...

유럽인인 저희 남편도 '날고기를 어찌 그렇게 잘 먹을 수 있냐'며 못 먹는 메뉴에요.

'안 먹어보던걸 그렇게 잘 먹는 너처럼 식성좋은 사람은 본 적이 없다'며 어머님께서 놀라셨더랬어요. ㅋㅋ


이 글을 쓰면서 혹시 먹고 싶다는 옛정(?)이 일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일지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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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하면서 살이 빠지고 있습니다.평소에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통통한 편이 전혀 아니어서 굳이 살을 뺄 필요도 없었는데채식을 하면서 20년 묵은 군살마저 빠져나가고 있어요.

2번의 임신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 동안 체중의 변화가 없었거든요.근데 20년 동안 일정하던 체중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게 너무 신기하네요. 

 

채식하기 전에 우유를 먼저 끊었어요. 

우유가 칼슘의 보고가 아니라는 믿지못할 사실을 발견했을 때였죠.

그 얘기를 다름아닌 치과의사한테 직접 들었을 때의 충격이란 엄청났어요.

저는 우유 끊기 전과 후의 차이를 잘 모르겠는데,큰아이가 아침식사로 매일 먹던 우유와 네스퀵을 끊게한 지 보름만에 발에 있던 아토피가 거짓말처럼 싹 사라졌지요.

채식을 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동기는 가축용 고기를 어떻게 사육하는 지 다큐를 보고나서였어요.


우유를 먼저 끊었고, 최소한 하루에 한 끼는 먹던 고기를 -완전히 끊지도 못하고- 과감하게 줄이기 시작했어요.

 

초기에, 남편에게 고기 먹지 말자고 큰소리 친 것 까지는 좋았는데 요리를 하려니까 많이 암담했어요.제가 사는 프랑스는 그야말로 동물농장이라고 할 정도로 고기 종류도 많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소, 돼지, 닭은 기본이고, 오리, 칠면조, 비둘기, 말, 토끼, 거위 등 다 먹고, 돼지와 소 가공식품도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지 몰라요.

게다가 크리스마스철이면 멧돼지와 사슴, 거위간(일명 '후아그라'라고 하져) 등이 판을 칩니다.

달팽이는 말하면 무엇하리요.. 허나 '고기'가 아닌고로 패쑤~ 

이런 분위기에서 고기를 빼고 요리를 한다는건 상상하기조차 힘들었어요.

맨날 샐러드만 해서 먹을 수도 없고.. 도마 앞에서 황당하던 그날의 기억. OTL

 

한식과 프랑스식을 반반 먹는 상황이라 한국어로는 김옥경씨, 김수현씨의 책과 제가 이곳에서 구한 불어로 씌여진 채식요리책을 몇 권 참고하면서 스스로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한국식 재료를 다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식 채식만 할 수가 없었거든요.

김옥경씨는 고기맛을 낼 때 캐쉬넛을 자주 쓰시는데,제가 본 상당수의 서양 채식 레시피에선 캐쉬넛을 쓰는 레시피를 볼 수 없었어요. 상당히 놀라왔어요. 한국에서 100% 수입에 의존하는 캐쉬넛 없이도 충분히 채식할 수 있다는 얘기죠.

반대로, 서양 채식 레시피에선 동양식 재료를 많이 차용하는데 놀랐어요. 예를 들어, 해조류와 간장을 쓴다는 것들이에요. 

서양에서 살아가는 동양인인 제가 채식을 하려는데는 굉장한 이점이었고, 채식하는게 어렵지 않겠구나.. 길이 보이는 듯 했어요.

 

이 책 저 책 보면서 혼자 공부를 하다보니 

사람의 몸은 채식을 위주로 살아가도록 설계가 되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고,

'단백질과 철분을 섭취하기 위해서'라고 광고하는 고기도 실상 광고하는 양만큼 섭취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채식한다고 풀만 먹으면 안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고,

훨씬 다양하게 먹어야겠구나, 훨씬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방법을 써야겠구나,

어떻게 먹어야 되고, 무얼 먹어야 되는 지... 점점 시야가 터졌어요.

고기가 지천에 깔린 시장에서도 내가 먹을 수 있는게 뭔지 눈에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처음엔 고기를 한 달에 1~2회 정도로 급격하게 줄여먹다가 채식 시작한 지 6개월이 넘는 지금은 한 달에 한번도 고기 안 먹습니다. 1달에 두 번은 먹던 닭고기도 이제 1달에 한 번 먹을까 말까하고, 생선과 조개류만 1주일에 2회 이하 정도 먹고 있어요. 

밥이든 밀이든 통곡식을 하고 있고, 빵도 제빵기를 사서 유기농 밀가루로 집에서 만들어 먹어요. 

지난 8월에 한국에 가있는 동안 외에는 한 달에 2~3번 하던 외식도 1회 이하로 줄었구요.

식당에서 쓰는 재료들, 알고는 못 먹겠더라구요.

예전에도 패스트 푸드를 좋아한 적은 한번도 없지만 슬로우 푸드를 좀더 많이 실천하고 있어요.

 

결과는, 운동을 따고 한건 하나도 없는데 배에 붙었던 군살이 빠지면서 체중이 줄었어요.

군더더기가 없는 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사실 많이 빠질래야 빠질만한 살이 많지 않았어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20년동안 일정하던 체중이 아래로 꺽어졌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너무나 놀라와요.

 

둘째로, 고기 맛이 그리우면 어쩌나.. 염려하던 것과는 상반되게어쩌다 고기를 먹게 되면 다음날 기분이 왠지 찝찝해지고 몸이 찌뿌둥한게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하루에 한 번 보던 변 습관은 변한게 없구요.

 

얼마 전에 소아과샘을 보러갔는데, 이유식 잘 먹는 우리 애기, 고기와 유제품을 먹이라고 하시데요. 고기 안 먹어도 충분히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걸 체험하고 있는 터라서 고기 안 주고 계속 이유식 해볼랍니다.고기에 들었다는 단백질과 철분, 채식에서도 충분히 얻어질 수 있는 것이거든요. 공부를 하니까 세상의 잘못된 상식에 맞설 지혜와 용기가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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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Parents 교육/육아2010.11.18 18:23

1. 고기와 생선
아기를 데리고 PMI에 9개월 정기검진을 갔습니다.
(참고: PMI는 프랑스에서 자라는 만 6세까지의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국립기관이에요. 육아전문가(puericultrice)와 소아과의사가 상주하기 때문에 육아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도 있고, 영유아의 정기검진과 백신접종을 무료로 해줍니다. 저도 첫애 낳고는 시어머님의 안내에 따라 착실하게 PMI의 조언을 따랐지요마는...)

육아전문가가 이유식을 잘 하는지 물어보더군요.
'너무 잘 먹어 탈이다'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불어로 그대로 직역했다가는 정말로 배탈이 나는 줄 알겠지요? 쿄쿄쿄~
'잘 먹는다'했더니 생각했던대로 '고기와 생선도 먹이기 시작했냐?'고 물어요.
이차저차 길게 얘기하기 싫어 한 마디로 '난 채식주의라서 고기 안 먹인다'고 잘라말했어요.
(제가 채식주의자라고 했다가는 진짜 비건들한테서 돌 날라올텐데.. ㅎㅎ)

2. 유제품
수유를 한다고 했고, 분유는 먹이지 않는다고 했더니 생각대로 '그럼 유제품은 잘 먹이느냐?'고 묻더군요.

'이유식을 시작했으니 수유로 채워지는 우유(젖)의 양이 부족하다'며 '야쿠르트와 치즈를 매끼니마다 주냐'고 물어요.
'아기가 야쿠르트의 찬 질감을 싫어하는 것 같아서 안 준다, 치즈가루는 음식에 넣어 가끔 준다'고 했더니
'유제품을 더 자주, 매 끼니마다 주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댑따 "왜요? 왜 유제품을 꼭 줘야합니까?"하고 물었죠.
생각대로 '단백질과 칼슘 섭취를 위해서'라더라구요.
생후 1년동안 아이는 생애 최고로 많이 크는데, 그때 먹는 모유 안에는 단백질이 고작 7% 밖에 들어있지 않아요.
'이것보세요. 아기의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의 양은 고기나 유제품을 먹어야할 정도로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아요' 했더니
'유제품은 지방 섭취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을 바꿔(?)요.
그래서 '지방 섭취는 종실류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답했어요.


육아전문가가 아기의 체중과 몸무게, 머리둘레를 재고난 후,
소아과의사를 보러 진찰실로 들어갔습니다.
고기, 생선, 유제품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같은 소리를 또 들었지요. (아... 피곤해.. ㅠㅠ)


1. 다시 고기와 생선
소아과의사가, "아이들이 나중에 모든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려면 지금부터 모든 음식을 골고루 먹여야한다. 고기와 생선을 포함해서"
제가 그래서 답했죠. "아이들에게 고기와 소세지를 먹게 하는건 하나도 어렵지 않다. 반대로, 아이들은 야채를 잘 먹지 않기 때문에 아기 때부터 다양한 야채를 자주 접하게 해 야채의 맛을 발견하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도 -아직은- 채식주의로 가는 과도기라서 생선과 닭을 먹지만 아기에게 생선과 닭이 영양상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누가 뭐래도 적~~~~어도 돌까지는 먹이지 않을 생각입니다.


2. 다시 유제품
뭐 그렇게 넘어가고.. 유제품에 대해서 소아과의사가 육아전문가와 또 같은 소리를 하길래
"내가 고국에 살던 30년 동안 유제품을 먹지않고 컸지만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었다."

이렇게 해서 또 그렁그렁 넘어가고... 드디어 또(!) 피해갈 수 없는 질문...
'백신(!)'에 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3. 백신
"Prevenar를 이번에도 안 맞추겠냐?"고 물어요.
prevenar가 급성중이염을 방지할 수 있다는 백신이라면서 의사가 지난 번 진찰에도 권했더랬지요.
하지만 저희 큰애는 prevenar 3회 접종을 다 맞고도 지난 겨울에 급성중이염으로 고막이 터졌다가 회복하느라 여러 달 -최소 6개월- 진땀 뺐거든요. 작은애는 재고할 여지도 없이 안 맞추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생후 1개월에도 물었던 "BCG접종은?" 다시 물어요.
아니, 의무접종에서 삭제된 백신을 접종하려고 안달이 난 이유가 대체 뭔지 모르겠어요.
'백신 재고처분해야되나부지???'하는 속마음은 두고 역시 고개를 저었습니다.
저희 신랑은 BCG접종을 아무리해도 BCG 항체가 안 생겼던 지라 소아과의사와의 대화를 얘기해줬더니 피식~ 웃더라구요.


4. 먹는 불소
아이 이빨이 6개나 났으니 먹는 불소를 처방해주더군요. 생후 6개월부터 만 2세까지 먹이는거래요.
큰애 때는 저도 잘 몰라서 백신도 열심히 다 맞추고, 먹는 불소도 하루도 안 빠띄고 열심히 줬더랬지요.
"불소를 먹으면 몸에 안 좋지 않나요?"했더니 의사 왈, "그러면 안 주셔도 돼요."

아니 그렇게 대답할 껄 왜 처방전을 써주고 그러지? 켁~ >.<


의무적인 정기검진이니 의사를 안 볼 수는 없어서 보러갔는데 자리가 참 불편했어요.
진찰받으러 가서 전문가들하고 맞짱뜨는걸 보면 확실히 첫애 낳고 어리버리했던 경험없는 엄마였을 때에 비해 내공이 많이 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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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어느날 갑자기 딸애가 만두가 먹고 싶다는 거에요. 예전엔 돼지고기와 배추로 만두를 만들었는데, 고기없이 어떻게 만두를 만들지? 만두소로 넣을 남아도는 김치도 없고, 두부를 살 수 없는 동네에 살고 있으니 어쩐다... 해서, 채식만두를 뚝딱~ 만들어봤습니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요리에요. ^^;


재료 >

유기농 대두

케일 (또는 배추)

새송이버섯 (다른 버섯도 가능)

새우 (선택사항)

만두피

소금, 후추

 

만드는 방법 >

1. 대두를 하룻밤 불려 콩비지를 만들어낸다.

보통은 시판되는 두부를 사서 으깨어 물기를 짜내는데, 저는 두부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 대두를 불려 직접 콩비지를 얻어냈습니다. 두유 만드는 법을 아시면 두부 만드는 건 식은죽먹기죠. 여튼 우선, 두유를 만들어요. 두유 만든 찌꺼기, 그니까 콩비지를 갖고 만두속을 만들껍니다. 두부를 만들래도 콩비지가 나오는데, 저는 콩을 불려서 두유와 콩비지를 얻어내고, 그 콩비지로 만두를 만드니 일석이조에요. 

 

* 두유 만드는 법 *

모르시는 분이 있을까 싶은데.. 혹시 모르니 간단하게 설명할께요.

대두를 하룻밤 불려서(위 사진) 물은 화초에 버려주고, 냄비에 새 물을 부어 뚜껑을 열어둔 채로 불에 올립니다. 우루룩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여서 20~30분 끓여요. 이때 나오는 거품은 사포닌성분으로 강한 항암역할을 하는 아주 이로운 성분이니 걷어내지 마세요. 믹서에 곱게 갈아서 베보자기에 걸러주면 두유가 얻어지고, 베보자기 속에 남은 찌꺼기, 이 콩비지를 만두속으로 씁니다.


2. 배추를 증기에 푹 삶아 손으로 물기를 꼭 짜주세요. 저는 배추를 구하기 힘들어서 케일로 했어요. 야채 중에서 칼슘을 가장 많이 함유한 야채가 바로 케일이지요. ^^

 
3. 콩비지와 배추가 주된 만두소구요. 저는 냉장고에 남아도는 새송이버섯과 새우 남은 걸 넣었지만 나머지는 취향에 따라 추가하시면 됩니다. 배추철이 아니라면 콩나물이나 숙주나물을 데쳐서 넣으셔도 되구요, 부추나 잘게 썬 파를 넣으셔도 됩니다. 양파나 오이처럼 물 많이 나오는건 안되고, 피망처럼 두께가 있는 것도 안되겠지요. 
 

4. 위 모든 재료를 한데넣고 섞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살짝 합니다. 만두피에 말아서 증기에 찌는 사이, 양념간장 만들면 끝!

 

고기 안 들어서 맛없다고 안 먹으면 어쩌나.. 긴장했는데, 금방 한 솥 쪄서 점심으로 내놨더니 딸래미가 다 집어먹었어요. 제꺼 또 말아서 다시 쪘는데, 제꺼도 뺏어먹었어요. ㅋㅋㅋ

이 레시피를 채식까페에 올렸더니 대박났어요!!!

'이야~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덧글만 말고 공감이나 추천 꾹~ 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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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딸애가 만두가 먹고 싶다는 거에요. 예전엔 돼지고기와 배추로 만두를 만들었는데, 고기없이 어떻게 만두를 만들지? 만두소로 넣을 남아도는 김치도 없고, 두부를 살 수 없는 동네에 살고 있으니 어쩐다... 해서, 채식만두를 뚝딱~ 만들어봤습니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요리에요. ^^;


재료 >

유기농 대두

케일 (또는 배추)

새송이버섯 (다른 버섯도 가능)

새우 (선택사항)

만두피

소금, 후추

 

만드는 방법 >

1. 대두를 하룻밤 불려 콩비지를 만들어낸다.

보통은 시판되는 두부를 사서 으깨어 물기를 짜내는데, 저는 두부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 대두를 불려 직접 콩비지를 얻어냈습니다. 두유 만드는 법을 아시면 두부 만드는 건 식은죽먹기죠. 여튼 우선, 두유를 만들어요. 두유 만든 찌꺼기, 그니까 콩비지를 갖고 만두속을 만들껍니다. 두부를 만들래도 콩비지가 나오는데, 저는 콩을 불려서 두유와 콩비지를 얻어내고, 그 콩비지로 만두를 만드니 일석이조에요. 

 

* 두유 만드는 법 *

모르시는 분이 있을까 싶은데.. 혹시 모르니 간단하게 설명할께요.

대두를 하룻밤 불려서(위 사진) 물은 화초에 버려주고, 냄비에 새 물을 부어 뚜껑을 열어둔 채로 불에 올립니다. 우루룩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여서 20~30분 끓여요. 이때 나오는 거품은 사포닌성분으로 강한 항암역할을 하는 아주 이로운 성분이니 걷어내지 마세요. 믹서에 곱게 갈아서 베보자기에 걸러주면 두유가 얻어지고, 베보자기 속에 남은 찌꺼기, 이 콩비지를 만두속으로 씁니다.


2. 배추를 증기에 푹 삶아 손으로 물기를 꼭 짜주세요. 저는 배추를 구하기 힘들어서 케일로 했어요. 야채 중에서 칼슘을 가장 많이 함유한 야채가 바로 케일이지요. ^^

 
3. 콩비지와 배추가 주된 만두소구요. 저는 냉장고에 남아도는 새송이버섯과 새우 남은 걸 넣었지만 나머지는 취향에 따라 추가하시면 됩니다. 배추철이 아니라면 콩나물이나 숙주나물을 데쳐서 넣으셔도 되구요, 부추나 잘게 썬 파를 넣으셔도 됩니다. 양파나 오이처럼 물 많이 나오는건 안되고, 피망처럼 두께가 있는 것도 안되겠지요. 
 

4. 위 모든 재료를 한데넣고 섞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살짝 합니다. 만두피에 말아서 증기에 찌는 사이, 양념간장 만들면 끝!

 

고기 안 들어서 맛없다고 안 먹으면 어쩌나.. 긴장했는데, 금방 한 솥 쪄서 점심으로 내놨더니 딸래미가 다 집어먹었어요. 제꺼 또 말아서 다시 쪘는데, 제꺼도 뺏어먹었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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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남편이 오랜만에 외식을 시켜준다는데 별로 안 땡기더라구요. 식당에서 쓰는 재료가 그렇고 그렇지 않겠어요? 하여 유기농식당을 검색했습니다. 이날의 목적지가 퐁피두센터였기에 그 바로 뒤에 있는 식당이 딱~이겠다 싶었죠. 블로그에 올릴 작정을 하고 카메라를 들고 나섰습니다. 제가 블로그하면서 식당 소개는 처음인 것 같아요. ^^;

바이오, 네이쳐, 오가닉 푸드.. 연중휴무.
여기선 안전하게 먹을 수 있겠다 싶어 기쁜 마음이 들었어요. ^^


식당의 외부입니다. 왼편이 주된 공간이고, 이곳이 다 차면 오른편 공간을 엽니다.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자리가 없어서 오른편 공간으로 안내받았어요.  



프랑스 식당에서는 자기가 안고 싶은 자리에 바로 가서 앉는게 아니라
종업원이 안내하는 자리에 가서 앉습니다. 물론 선호하는 자리를 요구할 수는 있어요.
창쪽이라든가 안쪽으로 달라든가.
단, '금연석 달라'는 요구는 하지 마세요.
다른 여러 유럽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의 모든 식당에서는 '금연'이니까요. ^^
저희가 2번째 공간에 열쇠로 문 따고 처음 들어온 손님이라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나갈 때는 저 테이블들이 다 찼어요. ^^
이유가 있더군요. 아래 사진들을 보며 설명드립니다.




인테리어는 프랑스의 전통적인 비스트로에 가까운 분위기고, 전체적으로 편하고 아늑합니다.
초록색 병은 술이 아니라 물이에요. 
프랑스 식당에서 물 시킬 때, "Carafe d'eau, svp (까라프 도, 실브쁠레)"라고 하면 저렇게 수돗물을 담아줍니다.
물론 공짜구요. 파리의 수돗물은 안심하고 마실 수 있어요.
그래도 집에서는 정수기로 걸러서 마시고 요리하고 있지만요. ^^


실내 내부 사진 찍고 있는 중에 그새 테이블이 들어차기 시작합니다. 
천정등(왼쪽)이 저희 집 거실에 있는 것과 똑같은 제품이어서 (쓰잘데없는 것에 상당히) 기뻤어요. ^^

종업원이 둘 다 외국인들이었는데 무~척 친절했어요.
제가 메뉴판을 가리키며 '이거 뭐냐?'고 물어보면 불어를 못하는 여행자인줄 알고 영어로 설명을 하더군요. ㅎㅎ
그 안에 뭐가 들어가느냐, 어떤 방식으로 요리한거냐를 묻고 싶었던거였는데.. ^^;


착하게 영어로 설명된 메뉴판입니다. 가격은 결코 착하지 않습니다. --;
브로콜리 스프 한 접시에 8유로래요. 한화로 1만1천원이죠.
하지만 bio라지 않습니까?!!
메뉴판에 brown rice는 '현미'라는 거 아시죠?
현미가 제공되는 식당, 정~~~~말 드뭅니다.
제가 외식을 잘 안 해서 그런가 몰라도
아시아식당에서도 현미가 안 나오는데 현미가 나오는 식당은 처음 봤어요. 

죠지 퐁피두센터가 워낙 세계적인 관광지이다보니
이렇게 2개국어로 친절하게 손님을 모시고 있어요.
유기농 식품으로만 요리하며, 채식주의자 뿐 아니라 육류를 먹는 이들을 위한 메뉴도 있습니다.
종업원이 메뉴판을 주면서 문장 마지막의 'vegetarian'이란 단어에 힘(!)을 주어 말하더군요.
그래.. 그거 먹으려고 여기까지 왔소. 반갑소만 힘 빼시구려. ㅎㅎ

전식/본식 또는 본식/후식 먹으려고 보니 25유로가 훌러덩 넘을 것 같길래
아예 25유로짜리 메뉴를 시켰습니다.
프랑스 식당에서 'menu'라고 하면 메뉴판을 말하는게 아니라
'전식-본식-후식'이 다 나오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에 반해, 그 중 어느 한 가지만 시키는 방식을 'carte(깍뜨)'라고 해요.

낭군께서 시킨 전식입니다. 씨앗채소로가 올려진 샐러드는 모든 전식에 서빙되구요.
왼편에 허연 세 덩어리는 마로크인들이 잘 먹는 pois chiche를 익혀서 으깬 콩요리에요.
carafe d'eau와 함께 무료로 서빙되는 빵에 발라서 먹으려고 얌전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눌님, 빨랑 찍으세여~ 배고파여~)



 이건 제가 시킨 전식이에요. 고기덩어리같이 생겼지만 절대 고기가 아닙니다.
버섯을 익혀 으깬 pate(빠떼)에요.
보통 '빠떼'는 지방이 많은 고기류를 갖고 만드는데 버섯으로 만든 빠떼는 처음 봤습니다.
굉장히 맛있었어요. 남편이 호시탐탐 여러 번 노렸습니다.
왼쪽에 위아래 있는건 오이피클입니다.
참고로, 빠떼는 빵에 발라서 먹어요.

이태리에 가니까 식당에서 빵을 유료로 서빙하던데,
프랑스에서는 빵은 무료로 제공됩니다.
리필도 되니 발라먹고 모자르면 더 달라고 하세요.

 

본식으로 야채그라탕이 나왔습니다.
마치 무지개떡을 잘라놓은 듯이 색깔도 층층이 알록달록하니
윗면은 알맞게 바삭하게 잘 익었어요.
간을 아주 적게해서 싱거워하실 분들도 계실텐데 저희 입맛에는 딱 맞았어요.
오른편 위에 있는 건 키노아(quinoa)고, 아래 또 샐러드가 나왔네요.
색상이 아주 화려해서 손대기가 망설여집니다. ^^
키노아는 옅은 노란색인데 보라색의 알갱이가 뭐냐고 물었더니 보라색 키노아랍니다!
키노아가 빨강도 보라도 있다고 하더군요. 오호~~~~~
유색의 키노아를 파는건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말이죠.

 

요건 남편의 전식. 스페인 요리 '칠리 콘 카르네'를 응용,
다진 고기 대신 다진 콩고기로 만든 '칠리 씬 카르네(Chili Sin Carne)'
맛이 과연 어떨까 의심 증폭이었는데, 오~~ 제 포크가 남편 접시로 계속 갑니다. ㅠㅠ
칠리 콘 카르네와 맛이 똑같더군요. 고기가 없어도 그 맛이 나는군!


디저트로 마무리 할 시간이 다 되었네요.
왼쪽은 fromage blanc(후로마쥬 블렁; 떠먹는 야쿠르트같은 질감의 치즈)에
계피가루가 뿌려진 것이고,
오른쪽은 오렌지푸딩에 캬라멜소스로 장식한 거에요.
오렌지푸딩이 맛이, 우와......... 기가 막혔습니다.
집에 한 열 댓 개 싸갖고 가고 싶더군요.

친절, 서빙속도, 청결, 음식의 맛.. 전부 별 다섯 개에 다섯 다 갖고가세염.. 
아.. 포스팅을 하다보니 입맛이 다시 도는군여. 쩝쩝..
식당 이름은 'Le Potager de Marais(르 뽀따줴 듀 마레)',
퐁피두센터에서 마레 방면으로 길 건너서 50m 정도 걸어가다보면
왼편에 (Franprix 옆에) 있어요.

 22 rue Rambuteau
75003PARIS
Tél. 01 42 74 24 66

http://www.lepotagerdumara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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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