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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18 월드컵과 국제커플
France 프랑스2010.06.18 00:36

월드컵에서 국제커플은 어느 나라 팀을 응원할까요?

각자의 모국을 응원한다? 아닙니다. 답은 잘 나가고 있는 나라 팀을 응원한다! 입니다. ㅎㅎㅎ


지금으로부터 4년 전(두둥~!), 큰애 낳고 몸조리하고 있을 무렵, 요즘처럼 월드컵이 열렸습니다. 그때 하필(?!) 프랑스와 한국이 맞대결을 벌였죠. 당시엔 대통령이 국민을 속썩이는 때가 아니었던 지라 한국팀이 출전하면 진심어린 마음으로 TV 켜놓고 열심히 응원하곤 했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프랑스와 한국이 경기를 벌인다는 거에요. 저는 '한국이 이긴다', 남편은 '프랑스가 이기지'. 어느 팀이 이겨도 부부싸움 날 듯한 살벌한 분위기가 예상됐어요. 남편 나라가 이기면 내가 기분 나빠 저녁을 안 해줄 판이고, 한국이 이기면 신랑이 밥맛 없어할 참인거에요. 두 상황에서 고르라면 차라리 한국이 이기는게 낫죠. 적어도 두 어른과 애는 신나게 먹을 수 있으니까. ㅋㄷㅋㄷ 중간에서 친정엄마는 '두 나라가 한 골씩 골고루 넣고 무승부로 끝났으면 좋겠다' 셨어요.


경기가 벌어졌습니다. 프랑스가 먼저 한 골을 집어넣었어요. 남편이 '만세~!' 환호를 지르려다말고 제 눈치를 봅디다. 제가 시큼털털한 눈으로 째려봤죠. 집안에 한국인이 둘이나 있으니까네 남편는 소리는 안 지르고, 좋아도 좋은 척을 차마 못하고 있는 폼이었어요. 저녁밥은 얻어 먹고 싶었던 게지요. 한참을 1대0으로 가다가 경기가 끝나기 10분 전인가.. 한국이 한 골 넣자 엄마는 동네 시끄럽게 저희가 다 깜짝놀라 기절하도록 괴성을 질러대셨습니다. 동네사람들이 이 소리를 듣고 몽둥이를 들고 쫓아왔다가는 쫓겨나가는 수가 있는데.. 흠. 그날 하늘이 보우하사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났어요. '거봐라. 내가 말한대로 되지 않았느냐'며 신이 나신 엄마는 경기 전에 냉장고에 넣어뒀던 맥주를 가져와 -저만 빼고- 둘이 건배까지 하며 마시더군요. 그 더운 여름, 병 위로 땀 흘리는 맥주가 참 시원하게 보이더이다. 올 6월은 약간 추워서 아직도 긴 팔 입고 있어요. 요상한 날씨..


이후, 프랑스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신랑은 잘 나가는 마누라의 나라를 응원하기로 하더군요. 조국을 헌신발짝처럼 버리고 참...... 저녁밥이 뭔지. 그리고 한국은 4강까지 진출하는 신화를 만들어 냈더랬지요. 올해도 남편은 한국을 응원하기로 했어요. 특히나 올해 프랑스팀은 욕을 좀 많이 얻어먹고 있어요. 아까도 저는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를 안 봤는데 경기 끝나고 회사에서 전화가 왔더라구요. "한국이 4대1로 졌어. 그중 하나는 자살골이야." 니 시방 회사서 일은 하는기가? 아니믄 모니터에서 경기 관전하는기가? 지금 프랑스랑 멕시코랑 경기하고 있는 중인데 남편은 아까부터 자러갔네요. 인터넷으로 슬쩍 보니 2대0으로 프랑스가 죽쑤고 있다는군요. 올해도 한국을 응원하기로 한 결정은 매우 탁월한 선택인 듯 합니다. 음핫핫핫핫~


한국 국민 여러분, 한국팀이 월드컵에서 선전하는 것도 좋지만 천안함이 어디로 가고 있는 지, 한나라당이 선거 이후로 정신차리고 있는 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봐야 합니다. 천안함을 북풍으로 몰다가 조작설 뜨고, 4대강삽질하다가 문수스님 공양하시고, 선거가 야당의 득세로 끝난 이판에 월드컵한다고 '짝짝~짝짝짝~' 박수치며 신나게 좋아할 사람은 광화문 앞이 아닌 바로 청와대 안에 있습니다 ! 안 그래도 선거 후 폭풍으로 할 말이 없어 고개도 못 들고 있었는데 얼마나 신이 날까요. ' 월드컵을 보라! 내 모든걸 싸그리 잊게 해주마!!!' 4대강은 지금쯤 어디까지 짓밟히고 파헤쳐졌습니까? 국민의 알 권리 목이 터저라 주장하는 한국 언론 여러분, 국민들에게 알아야 할 것을 알려주세요. 침묵하지 맙시다. 눈 감지 맙시다. 문수스님이 지하에서 울고 계십니다. 천안함 조작설이 재미 한국 과학자들을 통해서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요즘, 저는 그래서 이 동요가 자주 뇌리에 스칩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 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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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