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6.03.22 태교
  2. 2006.01.26 음악과 태교의 관계

프랑스에는 '태교'라는게 없다. 해당하는 단어도 없을 뿐만 아니라, 태교랍시고 20년 전 성문영어, 정석꺼내 영어, 수학 문제 풀고, 평소에 안 듣던 클래식 음악 사서 듣고, 평소에 안 하던 그림을 그리는 등 당연히 없다. 한불사전을 찾아보면 'influence prenatale (출산 전 영향)'이라고 나와있기는 하지만 한국에서 말하는 '태교'와는 거리가 있다. 당연히 '태교음악'이라고 판매되는 CD도 없다. 프랑스의 대다수의 산모들은 출산예정일 6주 전까지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싸쥬팜의 수업을 다 찾아서 들을 여유도 없는 판에 하루 일과를 태교에 보낼 수 있는 여유가 없다.그렇다면 프랑스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다들 쿵따리 싸바라에 한국 아이들의 지능보다 못한 아이들이 태어날까? 그건 전혀 아닌 것 같다. 한국엄마들의 요란한 태교를 전혀 받지 않았어도 프랑스를 이끌어가는 우수한 인물들은 많다. 반대로, 뱃속에서부터 좋은 교육(태교)받고 태어났어도 한국 뉴스를 가만 들여다보면 엽기적인 사건들이 참 많다.

 

'태교'라는게 뭘까? 임신초기에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난 프랑스식 태도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태교는 없다. 임신을 했다고 임산부의 태도가 크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임신 전이나 임신 후나 늘 하던대로, 다만 조금 더 신경쓰고 조심하면 된다. 산모와 태아, 둘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 임산부가 심적으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태아와 더불어 건강하게 지내다가 산모나 아이나 건강한 출산을 하는 것이 중요한거다. 임신 중에 어떤 음악을 듣던간에 산모가 편안하고 즐거움을 느끼면 그게 태교음악이다,라고 나는 생각한다.출산 후 성장하며 마주하는 부모의 습관, 말버릇, 주위의 환경이 뱃속에서의 아홉 달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아이에게 미친다. 그러니 임신 중 아홉 달 동안 엄마가 요란을 핀다고 특별한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한번은 엄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뭐하니?" "핸드폰으로 오락해." 엄마는 '임신한 여자는 나쁜 것을 봐서도, 들어서도, 생각해서도 안 된다'면서 내가 오락하는 것을 나무라셨다. 태교라는 이름으로 금기하는 것들을 보면 -나도 한국인이지만- 납득이 잘 안 간다. 오리고기를 먹으면 애가 오리발이 되고, 토끼고기를 먹으면 애 앞이빨이 토끼처럼 길어지고, 모서리에 앉으면 애가 병신이 되고, 임신 중에 먹고 싶은 걸 못 먹으면 애가 못난이가 된다는 둥 등등. 미신에 가까운 금기들.자신의 노력으로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서양인과 달리운명론이 강하게 지배하는 한국에서는 태교야말로 엄청난 운명을 지닌 아이를 만들어내는 초시라고 믿는 지도 모르겠다.

 

임신 중의 요란한 태교를 하는 이들에게, 또는 태교프로그램을 부추기는 이들에게 나는 묻는다. 과연 그 '요란함'이 9개월에만 머무를까? 생후 몇 달 혹은 몇 년 후부터 영재교육, 영어교육으로 이어지고, 과외와 학원수강으로 이어지는 연속의 시발점이 되는 건 아닌지. 나는 우리 아이가 어떻게 하면 한글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데, 한국의 엄마들은 어떻게 하면 학교를 들어가기 전부터 영어공부를 시킬까 고민한다고 한다. 코리아헤럴드에서 한-영 번역일을 했을 정도로 영어를 잘 했다고 자부하던 나지만 영어과외, 영어연수 간 적 한 번 없었기에 요즘 애들다섯 살 때부터 영어를 시작한다는 얘기를 듣고, 애들 영어교육비가 엄청나게 비싸다는 얘기를 듣고 어이가 없었다. 사람이라는게 애든 어른이든 잡는다고 잡아지는게 아닌데..

 

태교한다고 아름다운 그림책과 사진책을 보기보다는 나는 세계에서 돌아가는 뉴스를 주의깊게 보는 편이다. 세상은 유감스럽게도 임신한 여자를 위해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세상에는 많은 사고와 불유쾌한 사건, 미래를 불안하게 하는 현상들로 가득하다. 임산부가 그 모든 것에 눈을 감고 등을 돌린다고 세상이 무지개빛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어느 부몬들 자식을 고통없이 안전하게 키우고 싶지 않겠느냐만은 세상은따뜻한 온실만은 아닌걸.임산부가 또는 엄마가 그 사회현상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며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을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피할 수 없다면 제대로 마주치는 방법을 가르치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태교라고 특별한 건 없지만 산모와 아이의 심신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모든 것들을 '태교'라 부를 수 있다면 프랑스에도 태교는 있다. 산모가 불안해하거나 산모에게걱정끼치는 말 하지 않는 것, '분만은 생살이 찢어지는 아주 힘들고 땀빼는 과정'이라고 과장하며 겁주지 않는 것,남편이 집안일을 돕고 아내와 함께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것, 애를 대신 낳아줄 수는 없지만 분만시 남편이 아내 곁에서 손잡아 주는 것, 엄마가 십리는 멀리 떨어져 있는 나를 위해 시어머니께서 멀리서 올라와 출산예정일 기간을 함께 해주겠다는 약속, 손주를 위해 뜨개질을 해주는 할머니, 임신했다고 먹고 싶은거 다 사주는 친구와 시댁 어른들,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 작은 선물해주는 그 모든 관심과 자잘한 배려 등이 그것이다. 난 아이에게 살고 사랑하며 배우는, 자연스런 삶 그 자체를 -물론 과장되지 않은 내 삶을 포함해서-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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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TAG 임신, 태교

임신 7개월부터 태아의 청각이 발달한다는 건 임산부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아이가 뱃속에서 가장 크게 수신하는 소리는 엄마의 소리다. 음원의 데시벨과 양수 속의 태아에게 들리는 데시벨을 비교해보면, 엄마의 소리는 실제보다 더 증폭되어 들리고, 나머지 소리는 실제보다 작게 들린다고 한다. 그러니까.. 임산부는 소리를 지르거나 큰소리로 떠들면 안된다. 왜? 애 귀청 떨어져!!!!!

 

아이의 청각발달을 위해서 또 '태교'를 위해서 -평소에는 안 듣던- 클래식을 들으려는 한국 임산부들이 많다. 한국 임산부라고 토를 다는 까닭은 프랑스에는 '태교'라는게 아예 없기 때문에 '태교음악'이란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프랑스에서 제작한 태아 다큐멘터리에 의하면, 태교음악으로서 클래식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다른 쟝르 음악과 비교해서 전혀 특별하지 않은 듯 하다.

 

다큐팀은 임신 말기의 임산부를 놓고 실험을 했다. 클래식을 즐기는 한 임산부는 주기적으로 하프를 연주했고, 하드락을 좋아하는 다른 임산부는 하드락 콘서트에도 가고 집에서도 하드락을 주기적으로 들었다. 아이가 태어났다. 결과는? 매우 매우 재밌다.

 

주기적으로 엄마의 하프 연주를 들었던 아기는 엄마의 하프 연주 소리가 나면 단잠이 들고, 주기적으로 하드락을 들었던 아기는 하드락을 틀어주면 음악의 볼륨에 상관않고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실험 결과, 태아 때부터 청각이 발달하며, 소리를 기억했다가 태어난 뒤에도 익숙한 소리가 들리면 안정감을 느끼면서 잠들게 되는걸 발견했다. 아기의 뇌파를 테스트해보면, 태아 때 자주 들었던 음악을 들을 때 -쟝르에 관계없이-, 수면상태로, 그것도 깊은 수면 상태로 빠지는 걸 볼 수 있다. 즉, 클래식 음악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하드락에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는게 절대로 아니라는 것!

 

다큐프로 속에서 한 태아전문가가 언급하기를, "태아 때 들었던 음악이 오래가는 것은 아니다. 한 예로, 한국 입양아(!)들을 보면, 그들은 한국에서의 기억이 없다. 보통 다섯 살이 지나면 아이들은 그 전의 일들을 아무것도 기억해내지 못한다." 

 

하긴 나만 봐도 그렇다. 울엄마가 날 가졌을 때, 뭘 듣고 다섯 살 이전까지 어떻게 키웠는지 모르겠는데, 울엄마와 나의 취향은 180도 다르다. 내가 얻은 결론, 태교.. 요란하게 하지 말자. 취향이라는 건, 전수시킬 수 있는게 아니다. 애는 나한테만 배우는게아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부모와는 상관없이 저 나름의 몫을 안고 태어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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