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varde 잡담2017.10.19 20:55

우리 동네에 내가 알기로 나를 포함 한국인 3명이 사는데, 어제 하루만에 내가 아는 그들이 아닌 다른 두 명의 우리말 사용자를 만났다. 한 명은 우리 아파트에 공사하러 온 인부인데, 서울에서 12년 살았다고 한다. 한국어를 한국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쓰는 사람을 한국에서 만나도 신기한데, 한국 밖에서 만나서 더 신기하다. 헤어지면서 « 수고하세요~ »하니 « 네에~ »하는 자연스러움에 그저 감탄 !

다른 사람은 지나면서 눈팅 몇 번 했던 이웃인데, 한국인 일 수도, 다른 동양인일 수도, 한국에서 어릴 때 입양된 프랑스인일 수도 있어서 서로 지나쳤었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면 뭐하게 ? 나도 그런 쓰잘데 없는 호기심성 질문을 하도 많이 받아서 지겹다.) 그러던 어제, 두발자전거를 안 타려고 버티는 아들래미에게 작심을 하고 자전거를 가르쳐주리라하고 아파트 단지 마당에 내려와있었다. 자전거가 싫다고 버티던 녀석이 두발자전거로 달리는데 성공을 하고 나니 주차장을 한 50바퀴는 돌았을까 여튼 40분째 주차장을 돌고 있었다. 그러던 참에 내가 애들한테 하는 한국말을 알아듣고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듯한 아기랑 내려와있던 동양인 얼굴의 이웃이 말을 붙여왔다. « 한국인이세요 ? »

나만큼이나 프랑스 생활을 오래 했던 한국인이었는데, 18개월 된 아기에게 계속 불어로 말하고 있었다. 내가 앉아있는데로 아기가 오더니 내 옆에 앉았다. 아기가 하늘을 쳐다보며 손가락질을 하길래 내가 ‘비행기 ?’하는데 아이 엄마는 동시에 ‘아비용 ?’이라고 말했다. 불어로 '아비용'은 비행기를 뜻한다. 아이에게 ‘쎄쎄쎄~’를 해주면서 ‘얘 이거 할 줄 알아요 ?’하니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여기저기 딴전팔고 있는 새 아기가 내 손가락을 잡아 올리더니 ‘쎄쎄쎄~’를 하는게 아닌가 ?!

다음에 다시 만나기를 학수고대하는 아기 엄마를 뒤로하고 들어와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첫번째, 그 엄마는 다른 아이도 아닌 바로 자신의 아기에게, 아직 말도 안 뗀 아기에게 왜 한국인 억양이 섞인 외국어로 말을 가르쳐주면서 동시에 한국을 그리워하는 걸까 ?

나도 가끔 울컥 한국이 그립고, 한국 음식이 땡기고, 한국인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찰진 우리말로 얘기하고 싶을 때가 불현듯 쯔나미처럼 밀려들 때가 있지만 내년 1월이면 프랑스 생활 18년차가 되가는 판에 내가 나를 달래는 방법을 터득하지 않을 수 없지 않겠는가. 향수병이 돋으면 내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페북에 쏟아놓기. ㅎㅎ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고, 나에게 중요한 것은 언어 그 자체가 아닌, 언어를 통해서 전달되는 내용이다. 저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가졌으며, 어떻게 표현하는 지가 내 관심을 끈다. 그리고 시간을 들여 생각과 행동이 어느 정도 일치하는 지를 본다. 어떤 언어로 ‘말’하는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한국어를 통해서만 전달되는 정서가 있기는 하다. 그건 동의하는데, 그 공유하는 정서가 반드시 커다란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것은 아니다. 그건 마치 나도 사랑을 하고 싶고, 너도 사랑을 하고 싶지만 내가 너와 사랑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여기 사는 한국인, 여기에서 살다가 떠난 한국인, 여기 놀러왔던 혹은 일하러 왔던 한국인들과 숱하게 만나고 헤어지면서 이제는 단지 ‘한국인’이라는 공집합이 내게서 유대관계를 이끌어내는 주된 요소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솔직히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도 한국인이란 이유만으로 모두와 친구관계를 맺는 건 아니지 않은가? 우리말로 대화한다고 해서 서로 '말'이 다 통하는 건 아니지 않나? 동일한 모국어로 얘기하고 있어도 말이 안 통해서 답답했던 적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나는 우리말 할 때 한국이든 외국이든, 외국에서 수 십 년을 살았든간에 우리말에 외국어를 섞어 쓰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에 대해 왠지 거부감이 든다. 왜 그럴까? 내가 영어를, 불어를 못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정체성에 대한 태도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어를 하는 중에 모르는 단어를 모국어로 쓸 수는 있다. 모국어로 대체하기 힘든 외국어를 번역하기 힘들어서 외국어 단어를 그대로 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국어를 하는 중에 모국어에도 뻔히 있는 쉬운 단어를 외국어로 대체하는 건 그 사람의 정체성에 대한 태도를 은연 중에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번에 한국에 가서 우리말 반, 영어 반 섞인 웃기지도 않은 광고판을 어렵지 않게 봤는데 이건 언제 다시 한번 블로그에서 다뤄볼 만큼 할 얘기가 많다. 

한번은 프랑스에 온 지 고작 2년 되었는데 ‘우리 애기 공원에 프로므나드하러 가요’하는 엄마를 만났다. 외국인이 드물었던 그 동네에서 내가 우리애들한테 한국어를 하고 있었으니 너무나 반가와서 내게 말을 걸어왔었다. 그런데 그 사람에게는 한국어를 하는 어떤 누구라도 반가왔을꺼다. XXX라는 이름의 나라는 인간은 그저 그에게는 허상에 불과한 거였다. 속을 다 터놓을 듯이 쉽게 친해졌던 그 엄마와의 관계는 결국 3개월도 가지 못했다. 쉽게 친해졌던만큼 헤어질 때도 전화 한 통으로 불발로 끝나더라. 어제 만난 엄마도 아직 말도 떼지 않은 아기에게 불어를 쓰고, 내가 일하는 프랑스 회사를 모른다. 프랑스에 살고 있고, 환경과 유기농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결코 모를 수가 없는 회사인데. 이 엄마와의 공감대를 어디쯤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 엄마는 한국인 엄마를 같은 단지에서 만나서 너무나 반가와하는데, 그의 외로움과 그리움을 감당할 능력이 내게는 없다. 그의 기대감에 못미칠 것 같아 만남의 첫단추가 불안하다. 

반대로, 가끔 내 불어를 완전하지 못하다고 비판하는 프랑스인들이 있는데, 그들 또한 언어 그 자체 밖에 보지 못하는 맹인들이다. 말하다가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아니면 상대가 하는 말을 잘못 알아들었을 때, 그게 프랑스인이면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히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있는 거고, 똑같은 경우가 외국인에게 닥치면 '프랑스를 제대로 모르는구나’라고 치부한다. 이건 편견이다. 또한 상대로부터 자기보다 못한 무언가를 찾아내서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스스로를 높이 추켜 세우려는 그릇된 자존심이다. 우리 모두 언어 저편에 있는 진실과 마주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는 시간을 두고 차곡차곡 쌓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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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ents 교육/육아2012.07.19 01:19

큰애가 유아학교(école maternelle; 3년과정)를 마치고, 9월이면 초등학생이 된다. 이제 책가방 메고 등교해서, 하교하면 숙제부터 하는 시절이 시작되는거다. 아이는 아빠 나라의 언어인 불어와 엄마 나라의 언어인 한국어를 말하고 쓰고 읽을 줄 안다. 3년 전에 연재했던 국제커플의 언어교육의 중간보고를 해야할 시점이 된 것 같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처음 가던 한글학교

지난 해 가을, 아이를 한글학교에 데려가던 첫날, 아이가 유아학교에도 안 갖고가는 책가방을 메고 씩씩하게 걸으며 내게 던진 질문이 아직도 생생하다. « 엄마도 나만할 때 한글학교에 갔어? » 미소.

지난 9, 5살이었던 딸애를 처음으로 파리 한글학교에 등록시켰다. 약간 늦은 감이 있기는 했다. 집에서 한글학교까지 1시간반이나 걸리기 때문에 우선 아이가 많이 피곤해할 것 같았고, 둘째를 데리고 다녀야했기 때문에 둘째가 크기를 기다렸던게 이유였다.

나와는 늘 한국어로 말하기 때문에 일상회화는 잘 하지만 집 밖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설명하는게 서툴렀던 지라 아이의 한국어 실력을 중간으로 보고 어학당에 배치해달라고 했다. 다른 한국 엄마들은 우리 애가 뭐를 뭐를 잘해요. 한 단계 높은 반으로 배치시켜주세요.’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판에 나는 동년배의 다른 반보다 쓰기 숙제가 적고 수업의 강도가 덜한 반으로 배정해달라고 부탁하고 있었다. 학교에서도 얌전하다고 소문난 애니까 한글학교에서만큼은 얌전하다는 말을 애 앞에서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까지 했다. ‘저 나이 때 애들은 명랑하고 씩씩하게 아무하고도 잘 어울려 놀아야지 얌전한게 칭찬인줄 알고 계속 얌전하기만 하면 안되니 절대 애 앞에서 너 참 얌전하구나라고 하면 그게 칭찬인줄 안다고.

어학당에 들어가자마자 아이는 쓰기를 배우기 시작했고, 프랑스 유아학교에서도 나오지 않던 쓰기 숙제가 매번 나왔다. 초등학교 가기 전까지 한글을 떼야해서 집에서 한글 가르치느라 아주 힘들어 죽겠다고 한국 엄마들이 혀를 차는 그 한글쓰기를 배우다가 한국어 어렵다고 때려칠까봐 난 맘이 조마조마했다. « 숙제가 많은거 아닌가요? » ㅠㅠ 했더니 어학당 담임선생님은 동년배의 토끼반에 비하면 숙제가 반 밖에 안되는거라고 위로하셨다.

유모차를 끌고 파리 시내에 전철타고 나갔다 오는 미친 짓을 1주일에 한 번은 해야하는 내 상황은 차치하고, 4존에서 파리까지 자동차가 아닌 기차와 전철로 이동하는게 피곤하고 다리 아프다고 투덜대지는 않을까, 숙제가 많다고 하기 싫다고 하지는 않을까, 아이를 한글학교에 데려가는 첫날 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첫날 한글학교에 갔다오더니 재밌다고, 수요일마다 여기 오겠다고 아주 신이 났다.

어학당에서 토끼반으로

놀멘 놀멘하면서 말이나 많이 늘어라는 기대로 어학당에 배정을 부탁하고 돌아선 뒤 아차차 ! 내가 아이의 한국어 실력을 과소평가했구나 !’라고 깨달은 건 2012년 설이 되어서였다. 그전까지도 아이가 한글학교 수업을 좋아하고 잘 따라간다는건 알고 있었다. 한번은 아이가 이런 말을 했다. « 한글학교에서 다른 애들은 선생님~ !’라고 부른 뒤에 질문을 불어로 하는데, 나만 선생님~ !’하고 부른 다음에 질문도 한국말로 해. » 아이를 대견해하면서도 다들 지 새끼가 잘난 줄 아는거려니 했는데..

평소에는 애들을 교실에 데려다주고 뿔뿔이 흩어지던 보호자들이 설 잔치 때는 다 모여 다과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보모나 할머니가 데리고 왔던 아이들도 그날만큼은 하루 휴가를 얻은 엄마나 아빠가 동행했다. 어학당 반 아이들과 부 혹은 모들이 모인 그 자리에서 자녀와 한국어로 대화를 하는 집은 우리밖에 없었다. 딸애와 우리말로 얘기하는 걸 옆에서 보던 한 엄마가 말했다. « 어머, 한국애처럼 한국어를 하네 ! 한국말을 저렇게 잘 하는 애가 왜 어학당에 있어요? »  실은 나도 놀랐다. 부모 중 적어도 한 명은 한국인인 집에서 한국어를 쓰지 않고 어떻게 아이가 1주일에 4시간 밖에 안되는 수업을 통해 한글을 배우고 말할 수 있기를 바라는걸까? 외지에 나와 살면서 아이가 한국말을 하기를 바라면 부/모가 한국어로 대화를 유도하는게 당연한게 아닌가? 프랑스에서 아이가 1주일에 4시간 밖에 안되는 수업을 통해 배운 한글을 집에서조차 쓰지 않으면 어디서 쓰라고? 언어는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의사소통의 수단이잖은가말이다.

설 잔치가 끝난 뒤, 한글학교에 반을 바꿀 수 있겠냐고 의뢰드렸다. 내가 학기 초에 아이의 한국어 실력을 과소평가한 것 같다고, 2월 방학에 한국에 갔다오면 아이의 한국말이 부쩍 늘텐데 프랑스에 돌아와 아이가 어학당 수업을 지루해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평소에도 숙제를 꼬박꼬박 해가는데 내가 시켜서 하는게 아니라 아이가 먼저 숙제를 들고 내게 올 정도로 적극적이다, 내가 아이에게 가르친 한국어 동요들이 있기 때문에 반을 바꾸어도 아이가 어렵지않게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으니 좀더 어려운 반으로 반을 옮길 수 있겠느냐고. 무엇보다, 어학당에 친구가 있었다면 반을 바꾸려하지 않았을꺼다. 하지만 너무~얌전했~기에~~ ㅠㅠ

교사회의가 몇 주 걸릴 줄 알았는데 바로 다음 주에 토끼반 청강을 해보라며 학교측에서 배려를 해주셨다. 나이대는 똑같지만 쓰기숙제가 많고 아이든 선생님이든 불어를 한 마디도 쓰지 않는 토끼반 앞에서 아이를 기다리면서 토끼반 선생님의 판단과 아이의 반응이 궁금했다.

« 저희 반이 사실 정원이 넘어서 다른 반 아이들을 안 받고 있어요. 오늘 다른 반 아이들 두 명이 저희 반에서 청강을 했는데, 한 아이는 기존 반으로 돌려보낼꺼고, 따님은 토끼반에 있어야되는게 맞아요. 토끼반에 있어야돼요. »

한글쓰기 진도는 어학당과 토끼반이 같았지만, 쓰기숙제는 2배가 늘었다. 그래도 딸애는 재밌다고 한다. 아직 복모음, 받침 등을 다 배우지 않았지만 1년동안 학교에서 배운 것만큼은 쓰기도 곧잘하고 책이나 인터넷 화면 상에서 더듬더듬 아는 글자를 찾아읽기도 한다. 유아학교에서 알파벳을 배우고 있어서 헤깔릴까봐 한글을 가르칠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한글학교에서 가르쳐주시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물론 아이가 능숙하게 하는 언어는 불어다. 한국말은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 엄마인 나하고 얘기할 때 외에는 한국말을 쓸 일이 없는 아이가 이만큼 잘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대견한 지 모른다. 게다가 한글학교에서 하는 받아쓰기도 잘하고 글씨도 예쁘게 쓰고. 오늘도 시어머님이 '이제 초등학생이 되면 학교에서 (불어로) 읽는걸 배울텐데 한글학교까지 가서 한글 읽는걸 동시에 배우려면 애가 많이 힘들겠구나.' 하시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딸애가 '아니요! 하나도 안 힘들어요.'하니 얼마나 기특하던지. 

아, 여기까지 이렇게 쓰고나니 자화자찬이구나. 타지에서 한국어를 잘 교육시키는 비법 등을 쓰자니 얼굴이 간지럽겠고나. 아직은 아이도 어리고, 무엇보다 궁금해할 사람도 없을텐데. 오늘은 요기까지만 쓰고 정리.


관련 포스팅 )

  1. 2009/04/26 국제커플의 언어교육: 니도 애 커봐
  2. 2009/03/04 국제커플의 언어교육: "한국말로 해!"
  3. 2008/09/02 국제커플 자녀의 언어교육 : 어느 언어로 말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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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Parents 교육/육아2009.03.14 08:51

우리집에 우리말 동요 테입이 3개 있고, 동요 CD가 2장 있다. 한국에서 제작된 유아음반에 대해 맘에 안 드는 것만 꼬집어 말하고 싶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유아용 음반 제작사들, 음반 제작하는데 고려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1. 가라오케 반주

컴 미디로 만드는 가라오케 반주, 노래방에서만 쓰시고 유아용 음반에는 자제 부탁합니다. 정서에 별로 좋지 않습니다. 오케스트라 반주까지는 아니어도 피아노 하나로, 또는 기타 하나로, 피리 하나로도 노래 반주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따뜻한 정서가 묻어나는 음반을 만들어 주세요.

 

 

2. 영어 동요는 따로 

아이의 카세트 테잎 하나에는 중간중간 발음도 엉성한 영어 동요가 섞여있다. 딱 한 번 듣고 아예 틀어주지 않고 있다. 영어 동요 중간중간 끼여넣는게 한국 학부모들의 바램인지 음반사의 발상인지 모르겠다. 누구의 발상이든간에 난 그 발상이 맘에 안 든다. 영어가 싫어서, 영어를 못해서 이런 말씀 드리는게 절대 아닙니다. 아름다운 한국 동요에 영어 동요 섞지 말고, 아름다운 영어 동요는 모아서 따로 제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3. 흘러간 동요를 찾아주세요

아이의 카세트 테잎과 CD에 담긴 동요가 어림잡아 총 150곡은 될꺼다. 말은 동요지만 영화주제곡, TV방영물 주제가 등이 섞여있는데 150여 곡 중에 내가 어릴 때 부르던 동요가 상당수 없다. 예를 들면,구두발자국(가사: 하얀 눈 위에 구두발자국, 바둑이와 같이 간 구두 발자국, 누가누가 새벽길 떠나С? 외로운 산길에 구두발자국),나뭇잎 배(낮에 놀다 두고 온 나뭇잎 배는 엄마 곁에 누워도 생각이 나요, 푸른 달과 흰 구름 둥실 떠가는 연못에서 살살 떠다니겠지),나리나리 병아리 (나리나리 병아리, 잎에 따라 물고요, 병아리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햇볕은 쨍쨍(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모래알로 떡 해놓고 조약돌로 소반지어 언니 누나 모셔다가 맛있게도 냠냠),나무야 나무야(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눈 쌓인 언덕에 외로이 서서, 아무도 찾지 않는 추운 겨울을 바람 따라 휘파람만 불고 있구나),기차길 옆(기차길 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잔다, 칙폭칙칙폭폭 칙칙폭폭칙칙폭폭, 기차소리 요란해도 아기아기 잘도 잔다),짝짝꿍(엄마 앞에서 짝짝꿍, 아빠 앞에서 짝짝꿍, 엄마 한숨에 잠자고, 아빠 주름살 펴져라), 노을 (바람이 머물다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붉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허수아비 팔 벌려 웃음짓고, 초가지붕 둥근 박 꿈 꿀 때, 고개 숙인 논밭의 열매 노랗게 익어만가는, 바람이 머물다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붉게 물들어 타는 저녁놀),반달(파란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샃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창작동요와 더불어 추억같은 동요들, 기리기리 전수합시다. 프랑스가 한국과는 달리 전통의상은 실생활에서 깡그리 사라졌지만 동요만큼은 200~300년 된 동요가 아직도 내려오고 있다. 옛날 노래만 부르는게 아니고 물론 새로운 동요도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200~300년 된 동요가 전해지고 있는, 고게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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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ents 교육/육아2009.03.04 09:40

보통 다른 아이들이 말을 하던 시기와 같은 시기에 우리 아이도 말을 시작했다. 그때는 한국말만 했다. 그러던 것이 친할머니가 와서 놀아줄 때마다 불어가 몰라보게 부쩍부쩍 늘더니 (아이의 친할머니는 전직이 유아부 교사였슴) 만 2살반인가부터는 혼자 놀 때 불어로 쫑알거린다. 언어라는건 가르친다고 되는게 아니라 역시 처해진 상황에서 필요한 언어가 늘게 되는거다. (참고로, 같은 이유로 한국에서 유아를 상대로 영어 가르치는거 반대다. 괜히 쓸데없는데 돈낭비하지 말고, 애 잡지말자. 적당한 나이가 되어 배워도 충분한 것을 한국에서는 왜 그래 난리를 피고 돈은 돈대로 퍼붓고 애들 잡나 모르겠다.)

 

더군다나 아이의 불어를 교정해주는 것도 엄마고, '아빠한테가서 오늘 혼자서 단추 잠궜다고 가서 얘기해'하고 뒤에서 시켜놓고는 그 불어 문장을 불러주는 것도 엄마다. 뛰어가서 아빠 앞에서 방금 줏어들은 문장을 말한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엄마 말을 알아들으면서도 언젠가부터 아이가 불어로 대답하더라. 나도 사실 가끔은 불어로 대답을 했는데 '이러다간 한국어 한 마디도 안 하겠다' 싶어 마음을 다잡아먹고어느날은단호하게 "한국말로 해!" 했다. 그리고불어로면 아이의 요구에 반응을 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Maman, viens!' 하면 들은 척도 안 하고 '엄마, 이리와'하면 다정하게'응?'하면서 다가갔다.

 

아빠 나라 말, 엄마 나라 말, 2개국어를 한꺼번에 배우려니 아이의 언어 발달 속도가 늦다.단어도 막히고, 문장도 막히고 하니 아이는 때로 주어만 말할 때가 있다. '엄마가~' 그러면 그때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나 상황을 아이가 말하고 싶은가 보다, 싶어 문장으로 얘기하면 또 '엄마가~'. 이 문장이 아직 낯선가보다, 싶어 똑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말해주거나 또는 다른 형태의 문장으로 변형시켜준다.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설(!) 이라고 내가 10번을 말하느니 "(엄마가 하는 말) 따라해봐"하고 시키는게 가장 효과가 좋다.

 

근데 때로는 그게 아닐 때가 있다. 아이가 '아니고~' 그러면 다른 문장으로 변형시키고 변형시키고.. 정답 나올 때까지.ㅜㅜ 아이들 세계에서는 아주 흔하지만 목적어만 말할 때도 빈번하다. '엄마, 밥~!' 그러면 '그래'하고 하고 알아듣지 않고, '엄마, 밥 더 주세요'하고 문장으로 재구성시켜준다. 아이가 문장으로 말하고 나서야 요구에 대해 반응을 한다. 유아 교육이나 돌고래 훈련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아이 뿐만 아니라 "한국말로 해!"라고 주문 넣는 엄마도 어디를 가든 아이와 얘기할 때는 한국어로 말해야한다. 그러나간혹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알아들을 필요가 있을 때, 그때는 불어로 하기도한다. 예컨대, "쉿~! 조용히 하자. 여긴 도서관이잖아."

 

내가 저보고 "한국말로 해!"하니까 이제는 애가 아빠한테 '한국말로 하라'고 한다 : "Parle le coreen! (한국말로 해)". 웃겨 죽는 줄 알았다. 근데 신기한 건, 난 그 문장, 불어로 안 가르쳐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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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ents 교육/육아2009.01.09 18:44

시립도서관에서 한눈에 댐박 눈에 들어오는 한국책을 발견했다. 얼마나 반갑던지!!!

그림이 섬세하고, 정겹고, 사랑스럽고, 한 마디로 참말로 아름답다.이야기는 매우 단순하다. (영유아들은 반복적이고 단순한 이야기 너무 좋아한다) :

밤에 아이가 잠을 안 잔다. 밖에 새소리가 들린다. (첫 두 페이지는 텍스트가 없다)

'새소리가 이제 더이상 들리지 않네. 둥지에서 코~ 자거든.'

'쥐소리도 들리지 않네. 쥐구멍에서 코~ 자거든'

'소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네. 외양간에서 코~ 자거든' 등등등등...

밤에 애 재울 때 들려줄 책으로 안성마춤이다. 우리 아이, 너무 너무 좋아한다.

책장을 덮으면서 "우리 딸은?" 하면 눈을 감고 손을 귀에 대고는 "코~ 자여" 한다.

 

서점에 가보면 한국책이 불어로 번역되어 들어오는 아동용 서적을 가끔 보는데, 다들 하나같이 그림이 참 섬세하고 예쁘고, 이야기도 아름답다. 개중에 이 책은 정말 너무너무 맘에 든다. 어제 잘 때 읽어줬더니 또 읽어달래서 똑같은 책을 2번이나 읽고 잤다. 애 아빠가 재울 때는 책에 적힌대로 읽어주겠지...

한국어로 되어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일단은 아쉰대로 불어로 된거라도 구해야겠다.이 책 반납하게 되면 애가 밤이면 밤마다 이 책을 찾을 것 같다.

 

제목: Bonne nuit, mon tout-petit (잘 자라 우리 아가)

그림: Soon-hee Jeong (정순희)

불어 텍스트: Michele Moreau (미쉘 모로)

출판사: Didier Jeunesse (디디에 쥬네스)

출판연도: 2008

 

원어 출판사: 창비

원어 제목: 새는 새는 나무 자고

텍스트 : 전래 동요

출판연도: 2006

 

아래 상세 관련정보는 창비출판사 사이트에서 퍼왔습니다.

http://www.changbi.com/news/content.asp?pKind=01&pID=561&pPageID=563&pPageCnt=8&pBlockID=1&pBlockCnt=1&pDir=S&pSearch=&pSearchStr=

 
  우리시그림책 2종 불역판 출간  
 
  날짜 : 2008-02-04 16:42 조회 : 1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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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그림책 6『영이의 비닐우산』(윤동재 시 | 김재홍 그림, 창비 2005)과 우리시그림책 7『새는 새는 나무 자고』(전래동요 | 정순희 그림, 창비 2006)가 프랑스 디디에(Didier Jeunesse) 출판사에서 불어로 번역되어 각각『Le Parapluie Vert』(양장본, 44면),『Bonne Nuit Mon Tout-petit』(양장본, 40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아름다운 초록의 이미지로 나눔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림책 『영이의 비닐우산』은 지난 2006년 일본 이와사끼쇼뗑(岩崎書店) 출판사에서 일역판『ヨンイのビニールがさ』이 출간되기도 했다. 자장노래그림책 『새는 새는 나무 자고』 역시 지난 2007년 도신샤(童心社)에서 일역판『ことりは ことりは 木でねんね』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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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꼴로
Parents 교육/육아2008.12.17 10:38

아이는 앵무새처럼 말을 따라한다. 그래서 말을 배우는 아이 앞에서는 화딱지나는 기사를 읽으면서도 욕도 못한다. 내가 아이에게 반말을 하면, 아이는 반말을 자연스럽게 하고, 내가 아이에게 존대를 하면, 아이는 존대를 자연스럽게 한다. 아이는 반말과 존대가 뭔지도 모른다. 그저 내가 하는 말을 따라할 뿐이다. 우리 부부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부르니까 우리 애가 즈 아빠와 나를 이름으로 부른다. 웃기기도 하지만 어찌나 황당하던지. 그런데이럴 때 교정을 해주지 않고, 웃긴다고 피식~ 웃기만 하고 넘어가면 아이는 '엄마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계속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그래서,"넌 나를 이름으로 부르는게 아니라 '엄마'라고 부르는거야. 이 세상에 나를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너 하나밖에 없어."

 

반말과 존대를 가르치는 것도 수월치 않다. 나이가 많은 이는 적은 이에게 반말을 하고, 적은 이는 많은 이에게 존대를 하는게 한국의 문화이고, 나도 그런 말습관을 따르고 있지만 아이가 어느날 '왜?'라고 물게 된다면 솔직히 그 이유에 수긍하지는 못한다. 나이가 아주 많은 사람이거나 초면의 경우라면 존대를 쓰는게 당연하지만 나이가 몇 살 많고 적다고 반말과 존대가 갈리는 것에 솔직히 난 동의하지 못한다.한국의 드라마를 보면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 남자들이 대개 나이가 많다보니 남편은 부인에게 반말을 하고, 부인은 남편에게 존대를 하는데, 내가 이런 풍경을 굉장히 싫어하다보니 애한테 존대와 반말을 설명하기도 참 불투명한 상황에 처해있다.

 

하긴 반말에는 '기어오르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때문인지아빠는 내가 반말을 하면 '내가 니 친구냐?'라고 하셔서 늘 존대를 했고, 엄마와는 늘 반말로 대화했다. 마음의 거리가 가까왔던 사람은 당연히 엄마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자존심인지 고집인지 에다가 한국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유교질서의식 때문이었는지 엄마는 내게 친구가 되어주지는 못했다. 엄마하고 친구처럼 지내는 친구를 보면 그게 참 부러웠다. 난내 딸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 주고 싶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화가 날 때도 문제가 생겼을 때도 토론을 하고 싶을 때도 가장 먼저 생각나서 달려오는 친구말이다.이런 상황이다보니 내가 내 아이에게 존대를 강요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문제는 한국에 있는 친척들을 만나러 언젠가 한국에 가게 되면 벌어지겠지. 특히 느그 할아버지. "미안하다. 엄마가 너무 개방적이어서"라는 변명을 하게 될 수 있다면 행복하리라.

 

어교육상 아이에게 일부러 존대를 하지만 반말도 반이상은 하는 것 같다.일단은 아직아이의 어휘가 짧고, 문장도 짧기 때문에 교정이라할 것이 많지 않지만 존대로교정을 해주는 경우는 뭔가를 부탁할 때 뿐이다. '물 주세요' '뿡뿡이 보고 싶어요' 그렇지 않으면 한국에 전화할 때.반말은 하더라도 바른말하기, 막말 절대 금하기를 철칙으로 삼는다. 예컨대, '야!'라고 부른다거나 '너' 대신에 이름을 부른다거나 '-해라'체로 말하는 것등은 금한다. 예를 들면, '밥 먹어' 대신에 '밥 먹자' 또는 '밥 먹을까?'

 

불어에는 반말이 있을까? 반말에 해당하는 tutoyer(뛰뚜와이에)와 존대에 해당하는 vouvoyer(부부와이에)가 있지만 한국어의 반말/존대와 개념이 다르다. 한국에선 나이를 수직으로 나열해 위에서 아래로 반말, 아래서 위로 존대말을 하지만 불어에서 vouvoyer는 초면이거나 서로 잘 모르는 사이에서,

tutoyer는 아는 사람들끼리 또는 초면이래도 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은 tutoyer와 vouvoyer를 가르는 기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가 tutoyer를 하면 이쪽에서도 tutoyer를 해도 된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교수나 나이 많은 노인이 tutoyer를 하는 경우, tutoyer로 해도 잘못은 아니지만 그쪽에서 '말 놓으라'고 할 때까지 일단 vouvoyer로 가는게 안전하다.우리 남편은 직장 동료들과는 다 tutoyer를 하지만 상사에게는 vouvoyer를 한다고 하더라구.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나고등학교 다닐 때, 불어 교과서에 보면, 청소년기의 학생과 아줌마/아저씨가 길에서 만나 인사하는 장면에서 학생은 vouvoyer로 Comment allez-vous?하고 vouvoyer하고, 아줌마/아저씨는 Comment vas-tu?라고 tutoyer하는데, 이거 잘못됐다. 둘이 서로 vouvoyer를 하든가 서로 tutoyer하는게 정상이다. 한국식 사고방식에다가 불어를 적용한 한국 불어 교과서, 잘못됐습니다. 그게 잘못됐다는 것을 프랑스에 와서야 알았습니다. 지금은 교과서에 어떻게 실렸나 모르겠네요. 아시는 분??? 그 이상의vouvoyer에 관한 더 자세한 얘기는 다음에 언제 날 잡아서 하자.

 

불어로 얘기할 때 우리애 언어교육을 위해서 vouvoyer로 할까? 아니다. 다 tutoyer로 말한다. 길가다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 때, 나에게는 vouvoyer로 하지만 아이에게는 tutoyer로 한다. 아이가 듣는 말은 당연히 tutoyer가 많다. vouvoyer는 학교에 가서 머리 커지면 배우겠지. 난 한국말의 반말도 '나중에 커서 존대와 반말을 구분할 수 있는 논리적 판단력을 갖우면 그때는 예의차원에서 배우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아이가 한국어로 존대말을 할 때는 부탁할 때와 한국에 전화할 때, 두 경우 뿐이다.

 

국제커플인 분들이 내 블로그에 와서 자녀 언어 교육에 대한 도움말을 얻고 가신다기에 이 글을 쓰게 됐다. 아이의 한국어 교육은 나 역시 평생 숙제인 과제라서 중간중간 중간발표를 하면서 고백성사를 해야할 것 같다. 한국어 혼자 가르치려니 너무 힘들다. ㅠㅠ 그래서 요즘 발견한게 있는데, 야후 꾸러기!!! 거기 가면 우리말로 동화도 읽어주고, 동요도 불러준다.해외에 계신 한국 부모님들께 꼭 알려주고 싶다.www.yahoo.co.kr에 들어가서 '꾸러기' 메뉴를 찾아 들어가면 된다. 네이버에도 '쥬니버'라는게 있지만 영상과 노래가 자주 끊겨서 아니올시다다. '야후 꾸러기' 덕에 내가 하루 왠종일 라디오처럼 떠들고 노래하지 않아도 되더란 말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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