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아니.. 오늘 무슨 일이 났답니까? 유로가 하루만에 이렇게 널을 뛰다니?!!

 

화딱지 날 때는 글을 안 써야 되는데 오늘은 화딱지 나는 기분으로 좀 써야겠다. 프랑스 사람들 증말 싫을 때가 있다. 사람을 밥 먹을 시간쯤~해서 만나자고 집에 불러놓고는 밥 안 먹이고 그냥 보낼 때, 진짜.. '인간이 아니다' 싶을 정도로 밉다. 요리를 못해서 그런건지 귀찮아서 그런건지 몰라도 사람 초대를 잘 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보자'고해서 멀리서 자기 집까지 오게 만든 사람을 식사시간에 일어나게 만든다든가, 식사시간이 훨씬 지나도록 밥도 안 먹여서 배가 골게 집에 보내는건 심해도 너무 심하다 싶지 않나?

 

어제 일이다. 신랑의 세 손가락에 꼽는 몇 안되는 오래된 친구가 만나자고 불렀다. 친구는 외국에 살고 몇 달에 한번씩 오는데, 친구 부인(도 남편 친구)은 친정부모 집에서 아이와 함께 지내고 있다. 친구가 프랑스에 왔다며 '보자'고 주말에 연락이 왔다. 우리랑 날짜가 안 맞아서 어제 나는 못 가고 혼자 친구네로 곧장 가서 보기로 했다. 그러니까 정확히는 친구 부인의 친정부모네 집에 찾아가서 친구네 식구를 보고 온거지.. 퇴근하고 그 집에 한 6시45분쯤 도착했을텐데 저녁 9시에 '이제 출발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밤 10시가 다 되서 집에 들어온 남편에게 '밥은 먹었냐?'고 묻자 '안 먹었'단다. 시간이 늦어서 저녁 먹기는 그렇고 요기만 하고 자는 남편을 보니까 화가 확 나는거 있지! 아니, 왜 프랑스인간들은 식사시간이 가까와오는거 뻔히 알면서 사람을 멀리서 자기 집까지 오라 불러가지고는 밥도 안 먹이고 보내는거냐 말이다!!!

 

이번이 처음있는 일은 아니다. 이사오기 전 이웃에 나보다 두 달 늦게 출산한 애기 엄마가 있었다. 어느날 우연히 내가 연락을 해서 안부를 물었더니 '둘째 보러 오라'며 '애기랑 같이 와서 우리 애랑 놀다가라'고 했다. 우리집에서 거기까지 45분 걸리는 곳이라 큰맘 먹고 가야해서 그 동네에 갈 일이 있던 날, 일이 끝나고 아이와 함께 10시30분쯤 도착하기로 했다. 그 시간에 만나면 밥을 같이 먹자는건지 디저트를 들고 가야되나 어쩌나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뭐 사가지고 갈까? 꽃? 초콜렛?'하니 '아무것도 들고 오지 말라'며 괜찮다는거다. 그날 우린 12시에 아이와 함께 문 밖에 서있었다. 자기 약속이 있다면서 준비해야된다고 하니 '이만 가라'는 소리 아닌가. 약속이 있기는.. 배고프니 상차러 밥먹으려는게지. 나 혼자였으면 기분이 좀 나빠도 '프랑스 사람 원래 저래'하고 밖에서 샌드위치 하나 사먹으며 집에 오는데, 배 고프다는 아이의 손을 잡고 그 동네 역까지 터벅터벅 걸어가야했다. 역 앞 빵집에서 아이에게 빵을 하나 쥐어주고, 집에 도착해 오후 1시가 다되서야 늦은 점심을 먹였다. 다시는 그 애기엄마한테 연락할 일도, 먼걸음할 일도 없을 것이다.

 

프랑스사람이 식사시간 전으로 해서 '집에 오라'고 할 때, 아무리 친해도 '같이 밥 먹자'는 말을 하지 않으면 주점부리만 하지 밥을 준다는 소리가 아니니 배 곯지말고 적당할 때 일어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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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꼴로

친환경, 유기농에 대한 글을 우리말과 불어로 기고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기자들을 도와 한불 번역작업도 합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연재 '전환을 향해서'), 녹색평론, 녹색전환연구소, 귀농통문, KBS Green, 지오리포트, 네이버 파워블로거(2008~2009). 기고, 통번역, 코디 등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방명록에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