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사진은 집에 손님들이 오시면서 아이에게 주라고 사온 선물입니다. 전 이런 선물 정말 싫어합니다. 차라리 빈손으로 오는게 낫지 이걸 특히나 애들 앞에서 건내면 이미 눈 앞에서 본 애한테 주지 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에라~ 먹어라~'하고 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힘들게 벌어 아까운 돈 주고 왜 이런 걸 사는 지 모르겠습니다. 내 아이에게 왜 독약을 주십니까? 이런 걸 받으면서도 '선물'이라는 명목때문에 감사한 척해야하는 상황이 정말 싫어요. '아이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만 감사를 할 뿐이지 그 생각이 가져온 선택에 대해서는 정말 '노 땡큐'거든요.


아이들에게 선물로 독약을 주겠습니까? 그럴 리가 없겠죠. 하지만 성장기 아이들에게 사탕을 무더기로 안겨주는 건 '너 이거 먹고 크지 말아라'는 것과 다를 바가 사실 없어요. 애아빠 친구 중에 저희집에 초대되면 꼭 저 금속통 사탕세트를 하나씩 들고 오는 사람이 있어요. 저희 집에 3통이나 있습니다. 근데 통만 받고 내용물은 비워요. 애아빠의 친한 친구라서 말을 차마 못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초대할 때 미리 말을 하려구요. '사탕 선물은 사양한다. 차라리 빈손으로 오는 것보다도 못하다'라고.

받아둔 사탕을 먹지도 않고, 선물이라고 또 버리지도 못하고, 내 딸 안 주는거 다른 애들 주자니 양심에 걸려서 지금까지 찬장에 보관하고 있던 사탕들, 이 빌어먹을 것들은 유효기간이 지나도 썩지도 않아요. 땅에 돌아가면 썩지도 못할 것들, 죽어서도 풀 한 포기 키우는데 도움도 못 될 것들. 찬장정리하면서 보니 유효기간이 5달이나 지났길래 거리낌없이 편한 마음으로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초콜렛도 초콜렛 나름인데, 저런 사탕에 쓰이는 초콜렛은 우유가 들어간 밀크초콜렛인데다가 캬라멜, 설탕과 범벅이 되서 당도가 엄청 높지요. 사탕 통 뒷면에 읽기도 쉽지 않게 쓴 영양표를 함 볼까요?

100g 당 497 kcal를 냅니다. 그 안에 영양은 얼마나 될까요?
첨가재료와 영양표가 글씨도 깨알같은데다가 금속면이 빛에 반사되서 보기도 쉽지 않네요..

  • 단백질 5.7g
  • 탄수화물 62.1g
  • 탄수화물 중 당분 54.1g
  • 지방 25.1g
  • 지방 중 포화지방 15.0g
  • 섬유질 1.3g
  • 염분 0.16g

받아서 버리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썩어서 땅을 이롭게도 못하고, 남 주지도 못할 이런 짐을 '선물'이란 이름으로 포장하지 말아주세요. 받기 괴롭습니다. 진짜로 선물을 하고 싶다면 아이에게 책 한 권을 선물해주세요. 고민고민해서 고른 CD 한 장도 좋구요. 먹는건 부모로서 잘 먹이고 있습니다만 굳이 먹을 걸 주고 싶다면 유기농 제품을 선물해주시면 그 배려가 고맙지요.

살다보면 사탕을 하나 둘 먹을 수는 있겠지요, 어쩌다. 하지만 제발 부탁이지 사탕, 밀크초콜렛, 캬라멜을 애한테 한아름 안기는 것만큼은 No! No! No,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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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꼴로

친환경, 유기농에 대한 글을 우리말과 불어로 기고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기자들을 도와 한불 번역작업도 합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연재 '전환을 향해서'), 녹색평론, 녹색전환연구소, 귀농통문, KBS Green, 지오리포트, 네이버 파워블로거(2008~2009). 기고, 통번역, 코디 등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방명록에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