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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varde 잡담

프랑스에서 정규직, 그리고 실직 내가 정규직으로 하던 일을 그만두던 날, 아쉽다며 나를 보러 온 프랑스 손님이 셋 있었다. 중년의 커플과 노년의 신사분. 그중에 한 분이 날 울 뻔하게 만들었다. 내가 없어도 싹싹한 동료들이 있지 않느냐고 했더니 "안 똑같아요 (C'est pas pareil.)"라고 답해서 나에게 감동을 먹이셨던 분. 문득 "안 똑같아요"라는 그 분의 말이 떠올라 마음이 짠하다. 생각해보니 오늘이 화요일, 그 커플이 정기적으로 나타나던 요일이다. 불어에 '정'이라는 단어가 없을 뿐이지 정이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하긴 어떻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이 없을 수 있겠나. 많고 적음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내가 그 정규직을 그만둘 수 있을 꺼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일이 좋거나 동료들이 좋아서가 절대 아니었고, 벌이가 짭.. 더보기
말과 언어, 그 저편에 있는 진실 우리 동네에 내가 알기로 나를 포함 한국인 3명이 사는데, 어제 하루만에 내가 아는 그들이 아닌 다른 두 명의 우리말 사용자를 만났다. 한 명은 우리 아파트에 공사하러 온 인부인데, 서울에서 12년 살았다고 한다. 한국어를 한국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쓰는 사람을 한국에서 만나도 신기한데, 한국 밖에서 만나서 더 신기하다. 헤어지면서 « 수고하세요~ »하니 « 네에~ »하는 자연스러움에 그저 감탄 !다른 사람은 지나면서 눈팅 몇 번 했던 이웃인데, 한국인 일 수도, 다른 동양인일 수도, 한국에서 어릴 때 입양된 프랑스인일 수도 있어서 서로 지나쳤었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면 뭐하게 ? 나도 그런 쓰잘데 없는 호기심성 질문을 하도 많이 받아서 지겹다.) 그러던 어제, 두발자전거를 안 타려고 버티는 아들래미에게.. 더보기
2017년 새해를 앞두고 지난 한 해를 결산할 시간이 29분 남았다. 부족한 게 많은 내 곁에 남아있는 사람들한테 고맙고, 미안하고, 더 잘 해야겠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야지. 나를 아는 모든 이들에게 새해에도 사랑과 행복이 충만하길 기도한다. 우리 가운데 혹은 저 멀리 더 많은 평화가 함께 하기를 기도한다. 아멘 혹은 나무아미관세음보살. 더보기
살다살다 집에서 손으로 가래떡 뽑기는 첨 떡볶기가, 떡국떡이 너무 먹고 싶은데 한국가게가 멀어서 집에서 가래떡을 만들었다. 송편도, 경단도, 인절미도 프랑스에서 여러 번 만들어 봤지만 살다 살다 집에서 손으로 가래떡 뽑기는 첨이다. 쌀가루를 익반죽하여 삶아낸 것을 반죽해갖고 랩으로 싸서 손으로 주물럭 주물럭 가래떡(비스무리한 놈)을 뽑아냈다. 꾸덕꾸덕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썰어야 하는데 어찌 하루밤을 참을 수 있겠나? 찐덕찐덕한 떡볶기라도 얼큰하게 소원성취하고나니 얼굴에 생기가 돌며 때깔이 살아나더라 ! 더보기
해가 지는 세느강 바지선에서 한국 입양인들과 프랑스, 미국, 벨기에, 노르웨이, 스웨덴 등지에 흩어져 살고있는 한국 인양인들이 어제 파리에서 국제적인 모임을 가졌다. 전후 해외 입양된 한국아이들 수가 총 2십만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수치(number)고, 수치(shame)이다. 프랑스에 올 때, 홀트 에스코트로 왔고, 이후에 프랑스 가정에 입양된 한국출신의 동년배들을 만나면서 가슴이 참 많이 아팠다. 만나도 어떻게 또 가슴아픈 사연, 상처깊은 사연 많은 이들을 만나게 되었는지 내 잘못도 아닌데 내가 받은 마음의 짐이 참으로 컸다. 그들과의 만남에서 내 안에 생긴 한의 매듭을 풀어야할 필요가 있었다. 세계각처에서 한국 입양인들이 파리에 모인다는 소식을 듣고 어제 처음 그 자리에 갔다. 세느강에 둥실둥실 떠있는 바지선 위에 수 십 명의 한.. 더보기
Yahoo에서 '계정을 정지하겠다'는 이상한 메일이 왔다 오늘 야후에서 이상한 메일을 받았다. 비사용중인 계정을 정지시키니까 본 메일에 답신을 보내야지만 계정을 계속 쓸 수 있다는 내용. 내가 하루에 야후 메일 몇 십 통을 읽고 쓰는데 이런걸 보내는건지? 이거 혹시 사찰??? 이걸 어디다가 의뢰하지? 야후 관리자 메일 주소도 없고 이걸 어디다가 사실여부를 확인하지? 다음은 오늘 내가 받은 메일의 전문 : ----------------------------- De : L'équipe yahoo À : Envoyé le : Lundi 23 avril 2012 18h40 Objet : FERMETURE DE VOTRE COMPTE Yahoo! Dans le cadre de votre utilisation des services Yahoo!, nous mettons .. 더보기
당신도 장례식?! 같은 날 장례식을 치루는 두 사람의 신용거래 시할아버님이 돌아가셨다. 산소마스크 끼고 오늘 낼 하신다는 소식을 출국하면서 들었고, 귀국날 새벽에 부고 메일을 받았다. 한평생 칠십을 채우기도 힘든데, 1살 연상과 결혼해서 70년을 해로하셨다. 남편은 오늘 장례식에 참석하기위해 아침 8시 기차를 타고 내려갔다. 귀국하고 시어머님께 '장례식에 내려갈까요?' 물으니 "애들이 어려서 증조 할아버지 모습을 보면 무서워할꺼다. 뼈에 가죽만 씌운 듯이 앙상하시거든. 오지말라고 하면 듣기 서운하겠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너는 파리에 있거라. 대신 시할머님께 위로의 카드를 우리애(=그니까 나한테는 남편)를 통해서 보내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 같구나." 자기 아버지의 죽음을 차분하게 말씀하시는게 퍽 인상적이었다. 결혼하기 전에 지금의 시댁 식구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보내.. 더보기
파리에서의 설맞이 - 떡국, 쑥인절미, 수정과, 조선무생채 큰애 한글학교에서 오늘은 수업없이 설행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간식을 설 전통음식에 맞춰서 보내주면 좋겠다'는 학교측의 부탁에 따라 나는 쑥인절미와 수정과를 해주기로 했다. 어제 저녁엔 수정과를, 오늘 아침엔 1시간만에 쑥인절미를 뚝딱~! 트위터에서 인증샷을 원하셔서 포스팅으로 답합니다. ^^ 프랑스의 다른 도시에도 있으려나 모르겠는데, 파리엔 H떡집이 있어요. 한국가게에 가래떡, 인절미 등을 납품하고, 명일에 맞춰 떡주문도 받아요. 500g 짜리 3봉지 사서 설에 한 봉 뜯었습니다. 다시마와 황태국물에 국간장과 천일염 소량으로 간하고 마지막에 더 뽀~얘지라고 뭔가를 풀었습니다. 그게 과연 뭘까요? ^^ 오른편 뒤쪽엔 초록색이 많이 도는 이 동네 무로 담근 깍두기에요. 많이 먹다보면 좀 쓰네요. 오늘 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