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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ents 교육/육아/Grossesse 임신

11월 8일: Toxoplasmore와 낙서

1. Toxoplasmose (톡소플라스마)

결혼 전 신체검사에 의하면 내게 톡소플라스마 면역체계가 없다고 한다. 문제는, 나는 괜찮은데 태아가 면역이 없으면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임신 후 다달이 혈액검사를 통해 체크를 해야한다고 한다.  

 

톡소플라스마는 고양이의 배설물에 의해서 옮겨지는 질환이란다. 주의사항 : 임신 후, 생야채, 생과일을 먹을 때는 충분히 깨끗이 씻고, 날고기를 먹지 말며, 정원을 가꾼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을 것, 그리고 고양이를 멀리할 것!

 

"나, 괭인데요? 괭이한테 괭이 면역체계가 없는건 당연한거 아닌가요?"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거침없이 의사 앞에서 한다고 믿어주랴? 믿거나 말거나 어쨌거나 '반드시 공복에 받아오라'는 소변을 아침에 챙겨서 lab에 갔다주고, 피같은 피(?)를 빼고 왔다. 돌아오는 길에, '피 뽑은 날은 반드시 케익을 먹는다'는 신랑과 나만의 방침에 따라 흐뭇~하게 산딸기 조각케익을 들고 돌아왔다.

 

근데 그거 아나? 고양이들은 낯을 가리기로 유명난데, 실제로 내 앞에서는 초면임에도 기어와서 배를 드러내놓고 뒹구른다는 사실을. 흐흐..

 

 

2. 낙서 : 입덧, 태교, 그리고.

임신 9주가 되었는데도 아직까지 입덧이 없다. TV드라마를 보면 하나같이 '웩~웩~' 헛구역질을 함으로서 '임신인가?' 하는데, 그거 다 뻥이다. 드라마가 잘못된 성교육을 해왔다는 걸 첫임신을 한 지금에서야 알았다. 입덧을 하기 전까지 임신사실을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지금까지 속아온게 분해!!!

 

새벽에 순대가 먹고 싶다고 잠옷바람에 순대를 사오면, 그 앞에서 못 먹겠다고 고개를 돌린다던가, 한겨울에 딸기를 찾아서 눈 속을 찾으러 다니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왠걸? 일주일에 1~2번 정도 속이 울렁거려서 누울 자리를 찾는 것 외에는 이렇다할 증상이 내겐 없다.

 

'입덧'이라고 굳이 꼽으라면 꼽을 수 있는게 몇 개 있기는 하다. 며칠 전에 버스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수박이 먹고 싶다거나, 평소에는 너무나 좋아하던 생선과 골뱅이를 멀리한다거나, 평소에는 까놔도 안 먹었던 사과가 입에 받아 매일 먹는다거나, 식사량이 줄은 것 등. 희한한 건 생선과 골뱅이는 싫은데 해물이나 멸치다시로 우린 국물은 입에 쩍쩍~ 붙는다는거다.

 

요리하는게 힘들까봐 신랑이 외식을 시켜주겠다고 하는데, 먹으려면 뭐는 못 먹겠냐마는, 임신하고나서 땡기는건 한식인걸? 그렇다고 한국에서 5천원이면 먹을 냉면, 이곳 한식점에서 시키면 12유론데, 한화로 만오천원! 차라리 아니 먹고 말지! 꾹 참고 집에서 미역국, 된장국, 베니스식 해물스파게티, 짜장면, 김치볶음밥 등을 해먹는다.그래도 확실히 엄마가 해준 밥상과 내가 한 밥상은 차이가 있는가보다. 반찬 수가 벌써 확연히 차이가 나는걸모... 한국가서 1주일만에 찐 2kg가 프랑스에 돌아온 지 열흘만에 도로 빠졌다.

 

요즘 신랑에게 미역국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해산 후 몸도 가누지 못하게 될 때, 엄마가 몸조리 도와주러 오지 못하게 되더라도 신랑에게 "나 미역국 먹고 싶어~~"하고 앙탈부리려고. 해산하고 미역국도 못 먹으면 많이 서운할 것 같다.  

 

나 중학교 때, 입덧이 너무나 심해서 피골이 상접했던 우리 큰이모 생각이 난다. 눈만 탱그라니~ 남은 이모가 우리집에 와서 해산몸조리를 하면서 '애를 갖는다는 건 인간이 할 짓이 아니구나' 싶었다. 타지에서 엄마가 입덧으로 고생할까봐서인지 뱃속에서부터 효도하는 아이에게 고맙다. 

 

그러니 태교를 더 잘해줘야 하는데, 남들은 예쁜 그림만 보고, 클래식을 듣는다는데 니 엄마는 막무가내로 듣는구나. 연일 세계뉴스 첫면을 장식하는 파리 외곽의 폭도 소식에, 24편 내내 손에 땀을 쥐고 가슴을 졸이며 봐야하는 미 TV시리즈 <24시>를 보질않나,쟝르도 알 수 없는 음악과 재즈를 신난다고 듣지를 않나. 그냥 평소의 나처럼 살아가는 대책없는 엄마로구나. 참, 너희 엄마, 천수경과 반야심경도 듣는구나.

 

근데, 솔직히 말해서, 아가야, 네가 태어날 세상은 사실 그다지 평온하지 않거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가 태어나야 하는 이유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야하기 때문이지. 아름다운 사람 덕에 세상이 아름다운 거란다. 요란한 사람 되지말고,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 되거라. 그게 네가 태어나서 해야할 일이란다.

 

입덧도 없고, 배도 부르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각할 수 없는 한 생명과 늘 함께 있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정말 신기하다. 얘를 언제쯤 지각할 수 있을까? 어제 저녁 신랑이 그런다.

"내년엔 네 배가 내 배보다 더 나오겠네." "그걸 말이라구?"

"그 배 덮으려면 이불도 많이 차지하겠네?" "당연하지. 2인분인데."

신랑 눈에도 내가 두 개의 생명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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