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리포트


귀여운 생쥐말고 시커멓고 팔뚝만한 시궁창쥐를 불어로 '라(rat)'라고 발음하는데, <라따뚜이>의 주인공으로 쥐를 설정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 영화 덕에 '요리'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평범한 프랑스의 서민음식이 유명해졌다. 프랑스인이라면, 아니 프랑스에 사는 외국인이라도 누구나 집에서 해먹을 수 있는 쉽고 간단한 라따뚜이. 라따뚜이는 원래 아래와 같은 몰골이다. 너무나.. 너무나 서민적이지 않은가?

출처 : http://stmarslajaille.canalblog.com/archives/2010/07/09/18543850.html

늘상 먹는 라따뚜이를 퍼질러지지 않게, 조금 신경써서, 호텔 레스토랑을 버금가게 만들어볼까? 아래 사진처럼 말이다. ^^v

재료 : 토마토 2개, 호박 2개, 가지 1개, 파프리카(색깔은 꼴리는대로) 1개, 양파 1개, 마늘 1쪽
곁다리 재료: 올리브유, 소금, 후추, 타임과 월계수, 치즈가루(옵션)

1. 제일 먼저, 냄비에 토마토를 잘라 소금, 올리브유를 조금 넣고 냄비에 익힌다. 큰불로 익히다가 끓으면 약불로 놔두세요. 토마토는 익혀 먹을수록 좋고 소금과 함께 먹으면 흡수율이 높아진답니다. 껍질이 벗겨지는데, 걷어내세요.

2. 압력솥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과 양파를 썰어 볶다가 반쯤 익으면 호박 1개와 가지를 작게 썰어 훠이훠이 저어준 뒤에 소금, 후추로 간하고, 월계수와 타임을 넣은 뒤 빠르게 압력솥 뚜껑을 닫아주세요. (호박 1개는 또 따로 써야하니까 냅두세요) 압력이 차올라와서 칙칙~거리기 시작한 뒤 3분이면 됩니다. 가지가 기름을 많이 먹기 때문에 이렇게 익히면 기름도 많이 먹지않고 증기로 빨리 익힐 수가 있어요.

3. 압력솥 뚜껑을 열고 잘게 썬 파프리카를 넣어주신 뒤, 다른 냄비 속에서 착하게 부글부글 끓고 있던 토마토를 그 위에 부어줍니다. 그리고 불을 꺼세요. 토마토 퓨레의 열로 파프리카가 익어요. 파프리카도 살짝 익히는게 맛있더라구요.

4. 남은 호박 1개는 어떻게 하느냐.. 사진처럼 얇고 길게 썰어줍니다. 강판을 이용하면 아주 쉽게 썰 수 있죠. 이걸 다른 냄비나 솥을 잡아 물에 닿지 않게 금속망에 담아 뚜껑은 살짝 덮은 상태로 증기로 익혀주세요. 증기 올라온 후 약 2~3분 정도면 됩니다. 요게 이 데코의 포인트에요. 살짝만 익혀야 합니다. 확 익으면 탄력이 사라지고, 너무 안 익으면 굽어지지 않거든요. 설컹하게 씹히는 애호박의 맛이 살아나야 합니다.

5. 애호박 썰은 것 2판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주시고 그 안에 3번을 잘 넣어주세요. 위에다 냉동실에서 자고 있던 치즈가루를 조금 뿌려줬습니다. 옆에 흑미, 현미, 통보리를 섞은 밥도 예쁘게 담아서 맛있게 드세요. 환골탈퇴한 라따뚜이가 나왔습니다. Bon appetit !

Comment +4

  • 연두빛 2011.06.07 18:07 신고

    회색빛 무표정한 얼굴에 머리로 음식을 먹던 미식가가
    라따뚜이를 먹는 순간 어릴적 따뜻한 엄마 품을 떠올리며 마음으로 먹게 되죠.
    음식뿐만이 아니라 함께하는 시간과 사랑과 마음과 ... 여러가지가 중요한듯 한데.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것이 아니다는게 여기도 통하는 건가요? 헤헷. ^-^

  • 김세란 2012.02.19 03:22 신고

    어쩜 글을 이렇게 재미나게 쓰시는지요. 새벽 3시가 될 때까지 이글 저글 기웃기웃 하다가 결국은 정독을 하고 읽게 되네요. 정말 감칠나는 글을 맛보다가 결국엔 하따뚜이 까지 오게 되니 진짜로 배가 고파 잠을 자야할것 같습니다. 프랑스에서 10년이상 거주 하며 아기 키우시는분 같은데 맞는지요? 저도 실은 비슷한 상황(?)의 여성 입니다. 거주지는 앙제 라는 작은 도시 구요. 가끔씩 와서 좋은글 보고 가겠습니다. 소리없는 저의 응원도 느껴주세요~^^

    • 안녕하세요, 김세란님. 이렇게 멋진 댓글을 달아주시다니.. 아이고, 감사합니다~! ㅎㅎ 이런 외진 블로그를 어찌 찾아내셨는지요. ㅋㅋ

      Angers에 사시는군요. 아담하고 예쁜 도시라는 소문은 진작 들어서 알고 있는데 가본 적은 없습니다. ^^;;;
      처지가 저랑 비슷하시다니 반갑습니다. 자주 뵈요. 그러다 친해지면 오프에서 뵐 수도 있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