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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전> 같이 보러갔던 친구랑 <바람난 가족> 보러가기로 했는데 "극장" 앞에서 "바람"맞았다. ㅠㅠ

게의치않고 혼자 봤지모. 영화 혼자 보는게 무슨 대수라구.. 임상수와 홍상수. <극장전> 대사보다 난 <바람난 가족>의 대사가 맘에 든다. 대사의 리얼리티가 더 살아있다. 내가 생활 속에서 말을 할 때도, 사람들과 만나서 그들이 말을 할 때도 <극장전>처럼 더듬거리지 않고, 반복하지 않으며, 생뚱맞은 싱거운 소리 하지 않는다. 홍상수의 영화에 짜증을 내는 또다른 이유는 아마도 여성 캐릭터에 있는 것 같다. 상대가 속물인 걸 '뻔히' 알면서도 아랫도리 벗어주고 돌아서서 또 상대를 해주고 있는 골 빈 여성 캐릭터말이다. 머리는 비고 생긴 것만 예쁘장한 고깃덩어리가 이 남자 저 남자 옮겨다니면서 화면 상에서 왔다갔다 하는걸 보면 짜증이 난단 말이다.

 

다시 <바람난 가족>으로 돌아가자. 현재 파리의 한 영화관에서 <Une femme coréenne(한 한국여자)>로 개작된 제목으로 1주일에 한번 상영되고 있다. 이곳에 들어오는 현대 한국영화는 거의 다 보는데 (영화를 사랑해서? 혹은 애국심때문에?), 노골적인 섹스장면을 한 장면이라도 틀어주지 않는 한국영화는 없다. 특히 섹스신을 화면 안에 넣어 전체화면으로 보여준다. 무슨 체위 교과서를 보는 듯 하다. 한국영화의 특징이라고 꼽아도 좋을 듯 싶다. 에로틱하기보다는 포르노틱하다보니 시각적으로는 자극적인데 감각적으로는 야하지가 않다. (내가 무슨 얘기를 하는건지... 내가 문제가 있는건지도 몰라.) 어쨌거나 <바람난 가족>은 그런 야한 장면이 좀 많다. '부부'와 '연인'의 이야기를 담아서 그런건지.

 

가벼운 섹스얘기를 하는가? 싶다가는 소설 <운수좋은 날>처럼 '전혀 장난이 아닌' 사건이 예고없이 툭툭 터져나온다. 그렇게 이 영화는 발란스를 유지하며 진행하는 것 같다. 불제 <한 한국여자>보다는 <바람난 가족>이 훨씬 영화의 내용에 가깝다. 한편은 코믹하고 한편은 진지하고.

 

이 영화를 보면서 <American beauty>가 떠올랐다. 밖에서 보면 멀쩡한, 그러나 안에서는 여지없이 스러져가는 한 중산층 가족의 이야기. <바람난 가족>에서는 여성들, 즉 변호사의 어머니, 부인, 그리고 애인이 자신의 성을 주체적으로 다루는 점에 촛점이 맞춰졌다는게 다르다. 근데 꼭 예술(사진, 무용)하는 여자만 자신의 성을 주체적으로 다루는 건 아니지 않나? 싶은데.. 직업 좀 다양하게 바꿔주면 안될까?

 

남편 들어오길 기다리며 시간을 죽이려고 쓰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내가 무슨 소리를 하려고 하는 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여튼.. <바람난 가족>, 참 좋았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영화가 한국의 현재를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면 지난 6년간 한국도 참 많이 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엮고 싶다면 엮으시되 딴지 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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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유기농에 대한 글을 우리말과 불어로 기고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기자들을 도와 한불 번역작업도 합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연재 '전환을 향해서'), 녹색평론, 녹색전환연구소, 귀농통문, KBS Green, 지오리포트, 네이버 파워블로거(2008~2009). 기고, 통번역, 코디 등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방명록에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