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리포트

난 프랑스에서 6월에 결혼했고, 6월에 출산했기 때문에 6월의 날씨를 그 누구보다 피부 속 깊이 잘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한창 더워야할 프랑스는 지금 가을날씨 같다. 프랑스에서 10년 넘게 살면서 이렇게 서늘한 여름을 보낸 적이 없다. 난 아직도 긴팔 티셔츠에 조끼를 입고 산다. 밖에 나가봐도 반팔 입은 사람은 소수고, 대부분이 긴팔 티나 긴팔 외투를 입고 다닌다. 오히려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던 지난 4~5월이 더 더웠던 것 같다. 6월에 낮기온 30도 올라간 날이 며칠 있었다. 겨우, 며.칠.

지난 토요일 라데팡스의 맥도널드에서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

저들이 입고 있는 옷차림을 보라. 9월의 복장에 가깝지 않나?



그리고 한국엔 장마가 지나간 뒤로 예년처럼 무더위가 아닌 태풍과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예전같으면 '날씨가 미쳤어'라고 말했을거다. 지금은 지구를 이 지경까지 만들어 놓은 '사람이 미쳤어'다. 이 기상이변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북극에서 빙하가 녹아내려 유럽은 추워지고, 빙하가 녹은 물로 바닷물이 증가해 증발된 수증기는 지구 다른 편에서 태풍, 폭우, 홍수로 쏟아내리고 있는 것이다. 트친께서 보내온 정보에 의하면, 미국 펜타곤 보고서에서도 '빙하가 녹아내려 바닷물에 유입되어 유럽에 한파가 닥칠 것'이라고 했단다.

프랑스에서 발간되는 과학잡지 <Sciences et Avenir>(과학과 미래) 2011년 3월호(769호)에 실린 기사를 보자.
 
지난 2천년간 북극이 이렇게 더운 적이 없었다. 북극의 두꺼운 얼음층이 5년 전부터 사라지고 있다. 지난 해 6월부터 11월 사이, 러시아 요트가 북극횡단을 했는데 얼음깨는 기구가 필요가 없었다. 1979년에 인공위성을 틔운 뒤로 겨울 빙하 면적이 최소가 되었다. 그린랜드 옆 빙하 면적은 예년에 비해 2010년에는 3배나 빠른 속도로 줄었다.

그렇게 많은 빙하가 녹았으니 지구 어디선가 폭우로 쏟아질테고, 물가 가까이 사는 사람들은 수위가 높아져 삶의 터전을 옮겨야할 것이다. 르몽드에 의하면, 바다 수온의 상승으로 남극과 북극에 있는 빙하가 녹는 속도가 최근 가속화되어 수위가 오르고 있다고 한다. 이대로 가면 2050년엔 바다 수위가 32cm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빙하는 태양열을 반사하는 역할을 하는데, 빙하가 사라지면 사라질수록 태양열이 바로 바다로 흡수되어 지구온난화를 가중시킨다. 수온이 오르면 빙하가 더 녹는 악순환이 된다. 뿐만아니라 수온이 높아지면, 바다 속 생태계가 흔들린다. 수온이 높아지면 수중에 플랑크톤의 개체 수가 줄고, 바다 속 생물 피라미드의 가장 밑에 위치하는 플랑크톤이 줄면 그 위에 위치하는 모든 동물의 개체수가 줄게 된다. 빙하조각이 점점 사라지는 탓에 임신한 북극곰은 막달을 채우기가 힘들어 저체중인 새끼곰을 출산한다. 그 새끼들을 데리고 또다른 얼음조각을 찾아가다 새끼곰들은 죽고만다.

암컷 북극곰은 보통 177km를 헤엄치는데, 지구온난화 때문에 헤엄치는 연속 12일 연장되어 687km를 헤엄쳐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끼곰을 데리고 '빙하조각 찾아 삼만리'하는 11마리의 암컷 중 5마리는 장거리수영 도중에 새끼를 잃는다. 이로인해 6년생 이하 새끼 북극곰의 생존률은 45%. 암컷 북극곰 역시 번식에 써야할 에너지를 장거리헤엄으로 소진한다.  <과학과 미래> 769호

지구온난화로 평소 이동거리보다 무려 4배 가까이 되는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것이다. 빙하조각은 북극곰이 사냥하고 먹을 장소인지라 연속 687km를 헤엄친다는 것은 보름 가까이 먹지도 못한 채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걸 뜻한다. 사냥과 출산을 위해서 얼음조각이 필요한 해마에게도 생존의 위기가 닥친 건 마찬가지다. 동면에서 깨어난 북극곰이 먹이와 빙하조각을 찾아 헤엄만 치다가 마침내 먹이(해마)와 얼음조각이 눈앞에 나타났지만 긴 헤엄에 지친 북극곰을 사냥을 하지못하고 얼음 위에서 죽어가는 모습이 다큐필름 '지구'에 그대로 나왔다. 세상에 나온 지 얼마 안되는 새끼곰들이 장시간 헤엄으로 지치고 배고파서 죽어가는 장면을 상상하노라면 마음이 찢어지게 아프다. 그 필름에 의하면 2030년엔 북극곰이 멸종한다고 예견했다. 하지만 현재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는 현실을 볼 때, 북극곰의 멸종은 그보다 더 빨릴 올꺼라 예상된다. 이미 거북류의 50%가 멸종했고, 고래의 80%가 사라졌다. 숲이 사라지고, 동물들이 멸종하고, 오염된 지구에서 인간만 바글바글 남은 세상, 어떤 의미가 있을까?


북극곰 기사를 트윗으로 내보낸 뒤, 트윗트리에서 사진과 동영상을 첨가해 기사를 썼다고 알려왔네요. (위키트리 기사보기)
참고로, 앞으로도 열흘간 서울 지방에 비가 온다는 반갑지 않은 일기예보를 전합니다. 단단히 준비하셔야겠네요.
 http://www.weather.com/weather/tenday/KSXX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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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4

  • 연두빛 2011.07.28 03:01 신고

    부산은 어제 폭우가 쏟더니 오늘은 쨍! 하네요. ^-^

    부산의 대표적(?) 환경파괴인 해운대 난개발은
    이번 폭우엔 다행히도 ;;; 조용히 지나가나 봅니다.

    올 여름에 덥다고 6월부터 해수욕장 개장했었거든요.
    원래는 7~8월 두 달동안인데 한 달 일찍 시작해서 세 달이나 하게 되었어요.


    학교다닐때 배운 지구과학 지식을 떠올려보면 ...
    지구의 대기, 지질 환경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더군요.
    다만 그 흐름이 급격할때도 있지만 (지진이나 화산 폭발같은)
    대체로 서서히 진행되더라구요. 생물들이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요.

    그런데 인간에 의한 환경파괴는 그 흐름을 깨는 수준이라.
    도대체가 얼마나 잘 살아보겠다고 이런 우매하고도 겁없는 행동을 하는 것인지.

    창조주에게 물려 받은 우수한 지능을
    자연을 예측하고 이해하고 보호하는데 썼으면 하네요.

    • 생물들이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을 정도 서서히 진행된다니.. 아~! 자연의 섭리에 감동합니다. 어머니 자연은 이리도 마음이 넓은데...

      본문보다 빛나는 덧글이네요.

  • 케인 2011.07.29 04:05 신고

    한쪽에는 기온강하, 또 다른 편에서는 폭우와 홍수...
    빙하가 녹는 것이 지역에 따라서는 이처럼 각각 다른 형태의 기후변화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군요.

    북극곰 관련 동영상은 저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안타까웠습니다.

    한국의 비 피해 상황은 저도 밤늦게야 상세한 티비뉴스를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만 서울과 중부지역은 기냥 초토화되어 버렸더군요.

    이 모든 것 역시도 결국은 지구 온난화를 야기시키는 대기오염을 비롯한 각종 환경파괴 등으로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이고 보면, 에꼴로님같은 환경운동가들의 외침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의식을 변화를 일으키고 또 더 큰 힘으로 각국 정책결정자들의 각성을 끌어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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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잠시 읽었던 인터넷 뉴스에 의하면, 한국도 이제 아열대기후로 변해버려 갈수록 여름이 길어지고 있다는데...
    여름을 싫어하는 저로서는 정말 짜증 나네요.

    물론 프랑스 역시 이상 기온을 겪고 있는 것이겠습니다만
    맥도날드에서 가을옷 입고 줄 서 있는 사람들 사진을 보니까 그래도 왠지 부럽다는....ㅋ

    근데 생각해보면 참 이상하네요.
    뭐, 나이가 들고 있으니..라고 생각은 하지만
    저도 예전에는 여름을 제일 좋아했는데 왜케 기호가 변해버렸는징...

    낭만스러운 기분이 들기 때문에 비 오는 날도 그닥 싫어하진 않았었는데
    이젠 방사능비에다가 또 내렸다 하면 폭우니...원

    이쪽은 이제 비가 그친 대신 또 폭염이 시작되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에어컨 밑을 떠나기가 싫네요. ㅋ

    점심 맛있게 드세요~

    • 비가 와도 억수로 많이 온 지난 여름과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한국에 안부차 전화하니 오른 물가로 부모님께서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시더군요.
      한동안 소식이 없으셔서 이렇게나마 지나간 덧글에 안부 여쭙습니다. 안녕하시기를.

북극 오존층에 이례없는 구멍이 뚫렸답니다. 한국 뉴스에도 오늘 일제히 올라와서 아시겠지요.
보통 겨울에 오존층이 얇아지는데 지금까지는 30% 파괴된 상태였는데
지난 겨울엔 3월 한 달 동안 지속적으로 파괴되어 3월말엔 오존층의 40%가 파괴되었답니다.

어제 아침에 프랑스 온라인뉴스에서 보자마자 트위터로 날렸는데, 이상하게도 그 원문이 어디가고 없네요.
원문 안에는 인공위성에서 찍은 북극 사진이 칼라로 여러 장 들어있었습니다.
북극의 오존층이 얼마나 뚫렸는 지 시각적으로 알 수 있었는데 지금 원문이 온라인에서 사라졌어요.
(너무 알면 다쳐???)

여긴 오늘 날씨가 여름같아요. 20도 넘는 것 같은데, 이렇게 햇살 좋은 날,
특히 아이들 외출시킬 때, 반드시 모자와 긴 소매 입혀서 내보내야겠습니다.

한국어 기사 링크시켜요. http://newslink.media.daum.net/news/20110406151129204
아이가 울어서 이만..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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