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리포트

여권 +1
미국은 시민권, 영주권, 국적으로 나뉘지만 프랑스는 시민권이 없이 영주권과 국적으로 나뉜다. 영주권은 10년간 체류증을 갱신할 필요가 없다. 영주권을 기다리는 동안 3개월마다 체류증을 갱신해야 했다. 어느덧 1년이 다 되간다. 학생비자로 있을 때는 1년에 한번 갱신하면 되었던 것을. 1년.. 징하다.

주변에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 친구들이 있다. 그중 한 동유럽 친구는 모국에서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아 모국 국적을 버리고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그 친구는 인터네셔널하게 움직여야 하는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동유럽 국적을 갖고 있는 것보다 프랑스 국적을 갖고 있는게 절대적으로 유익하다. 그렇지 않으면 유럽 내 국가간 이동할 때마다 체류 및 노동비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한국인으로서 서유럽 내에서 관광이 목적이라면 비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3~6개월간 무비자협정인 국가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근데 약간 껄끄러운 일들은 남편과 아이와 같이 여행할 때 생긴다. 가까운 주변국에 갈래도 그들은 '유럽인' 줄에 서서 프랑스 국내 신분증만 보여도 된다. 신분증을 보는 둥 마는 둥 줄도 빨리 빨리 준다. 반면에, 나는 유럽체류자보다 관광객이 절대 다수인 '비유럽인' 줄에 서서 여권을 보여줘야 한다. 그 줄은 길기도 나래비로 길거니와 여권을 보는 행정관들은 봐도 아주 꼼꼼하게 살펴본다. 사진도 대조해보고, 때로는 꼬치꼬치 질문도 해댄다. 입국했다가 눌러앉을까봐서? 나와 동행해주기 위해 남편과 아이가 간편하고 짧은 유럽인 줄에 안 서고 비유럽인 줄에 서준다. 고맙기도 하지만 나 때문에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한 맘이 더 크다. 하기사 '내가 누구 때문에 여기 사는건데!' 하고 되려 큰소리 칠 수도 있지만 그런 치기어린 말은 부부사이에 하지 않기로 한다.

나도 프랑스 국적을 신청할 자격은 되고, 프랑스 국적을 갖고 싶은데 하지만 한국이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신청하지 않고 있다. 모국이란게 대체 뭐길래... 기다린 지 9개월만에 프랑스 여권을 취득했다는 대만친구가 부러웠다. 대만은 이중국적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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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6

  • 뽀로로2009 2009.09.23 04:04 신고

    아.. 프랑스는 시민권이라는게 없군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ㅋㅋ
    근데 괭이님 그냥 프랑스 국적 가지세요. 프랑스 국적이 있어도 모국은 여전히 한국이고 앞으로도 계속 프랑스에 사실거면 사실 한국여권은 필요없잖아요.. ^^; 저도 이중국적이 부러운 사람중의 하나이지만 (일부 엘리트들한테는 허용한다던데 전 뭐 그들과는 거리도 무진장 멀고..ㅎㅎ) 시민권 없는 타국생활은 웬지 언제나 방문객 같은 느낌이 들어요.

    • 몇 달 전 런던에 갔는데, 아이랑 애 아빠는 신분증 검사가 1초도도 안 걸리더만 저는 잡고 이것저것 꼬치꼬치 묻더군요. "당신 영국에 10년 전에 왔었군요. 그때가 언제였소? 몇 일 머물렀소?" <--- 내참, 황당이 하늘을 찔러!!! 14년 전 얘기를 묻더라구요. 불어가 아닌 영어로 답해도 질문은 이어지더군요. '아하~!' 급기야 눈치를 챘지요. "저희 주말 가족여행 나왔어요"하고 앞서간 남편을 가리키자 '주말여행 나오셨군요' 하더니 그제서야 여권을 접고 내어주더군요.
      돌아오는 날은 제가 가방을 잃어버려 저랑 아이의 신분증을 급히 재발급받아야 했어요. 그때 아이는 애아빠랑 프랑스 대사관으로 뛰고, 저는 한국 대사관으로 뛰고.. 나중에 유로스타역에서 상봉하였습니다마는 우리는 한가족인데 열나게 다른 방향으로 뛰었더랬지요.
      이럴 때, '프랑스 여권이 있었더라면 이런 불편한 상황은 없을텐데..' 싶지요.

  • 쇼파드 2009.09.29 08:02 신고

    아.. 시민권이 없구나.... @0@ 불편하시겠어요.. 이것저것..
    저는 반대로 신랑될 사람이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데요.. @0@ 이것저것 불편한게 여기도
    있는 모양이예요.... 근데 영국도 국적이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대학 학비(두배낸대요;T0T)나 그런게 많이 차이가 나서.. 공부할 계획이 있는 저는 이것저것 기간을 많이 재게 되더라구요..T0T
    빨랑 결혼해서 복지가 조금더 나은 영국에 정착하는게 좋은거라고 시부모되실 부모님도 막 얘길 하시는데..T0T 영국이 프랑스랑 다른 부분이 그리 많지 않아서.. 예전에 올리신 글도 보고 하면.....(에휴..)

    • 2배 정도쯤이야.. 미국 사립대학은 미국인과 외국인의 학비가 3배 차이가 나고, 프랑스의 어느 국립에꼴은 유럽인과 비유럽인의 학비차가 10배 나는 학교가 있는데, 학비는 10배나 많이 내게 하면서 장학금 혜택은 받을 수 없도록 되어있죠. ^^

  • 토끼 2009.12.04 17:44 신고

    우리나라 이중국적이 안되는데 프랑스내에 한인몇분들은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 가능한건가요?제 아는 동생도 프랑스인이랑 결혼했는데 프랑스국적 신청한다고 하더라구요. 한국국적도 가지고 있어도 된다고 들었다하더라구요.그래서 "프랑스국적을 따면 우리나라국적을 포기해야한다""뭐어때 대사관에만 신고 안하면 돼,알아도 그냥 넘어간대" 와의 의견에서 제가 지고 말았어요. 전 그래도 법이 정한건 지켜야한다는주의였지만 말이죠....

    • 한국여권과 프랑스여권 두 개 갖고 다니는거, 저도 그런 분 봤는데 토끼님이 제대로 아시는대로 '불법'입니다. 프랑스여권으로는 무비자관광으로 한국에 3개월 이상 체류할 후가 없게 되어있어요. 그런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고 한국여권을 소지하고 있다가 한국 들어갈 때 보여주지요.

      예전에 김우중 전 대우회장이 그 불법망에 걸린 대표적인 예인데, 한국여권과 프랑스여권을 두 개 소지하고 두 나라 왔다갔다하면서 체류하고 (한국에서) 회장자격으로 사업을 경영하다가 된통 걸렸지요.

      또 다른 예 : 복수국적자는 국적을 갖고 있는 모든 나라의 대통령 선거에 다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어느 한 나라의 대통령 선거에만 투표할 수 있어요. 선택을 해야죠. 근데 두 나라 여권을 갖고 두 나라의 대통령선거에 다 투표를 하면 법에 걸리는 짓입니다.

      국적 두 개를 갖고 노는 사람도 불법인 줄 압니다. 자국 국적과 외국국적의 장점을 다 영위하기 위해서 어느 것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거지요. 반면에, 모국에서 복수국적을 인정하고, 두 나라 국적을 갖고 악의적으로 이용하지 않도록 하는 조항을 두면 간단하게 해결될 사항인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