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딸 하나, 아들 하나, 이렇게 애가 둘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성별의 자녀를 둔 것을 '왕의 선택'이라고 한다. 그러면 나는 왕? ㅎㅎ 딸애의 한국 이름은 '바다'고, 아들은 '나무'다. 바다는 아무거나 잘 먹는 반면에 나무는 가리는 것이 많은 편이다. 밥상머리에서 밥숟갈도 뜨지않고 안 먹겠다고 입을 오리주둥이처럼 내미는 건 늘 나무다. 나무가 먹기 싫어하는 음식은 파, 양파, 당근, 가지, 호박 등이다. 뿐만 아니라 식성도 그지같이 까다로와서 제육볶음을 해주면고기와 밥을 섞으면 안되고, 옥수수 오믈렛을 해주면 송송 썰은 파를 오믈렛과 섞으면 안된다. 

한번은 바다가 감기에 걸렸을 때, 보양식으로 양파스프를 해줬는데, 나무는 배는 고프다면서 양파 스프를 안 먹겠다고 버텼다. 우리는 한 그릇을 거의 비워갈 쯤, '더도말고 딱 한 입만 먹어보라'고 국물을 떠줬더니 인상을 쓰면서 받아먹더니만 금세 자기 스프를 다 먹어치웠다. 마지막 양파스프 한 그릇이 남아서 '이건 누가 먹을래?'하니까 바다가 손을 번쩍, 나무는 슬그머니 머리 뒤로 손을 올렸다. "안 먹겠다고 버티더니?!" 결국 남은 한 그릇을 두 먹새가 다 먹어치웠다. 

어제는 프랑스 전체 파업이라서 초등학교에서 급식이 안 나왔기 때문에 회사에서 하루 휴가를 받아 나무를 학교에서 집으로 데려와 점심을 먹이고 다시 오후 수업에 데려다줬다. 점심은 아이가 좋아하는 걸 해줘서 잘 먹었고, 문제는 디저트에서 제동이 걸렸다. 내가 제안하는 모든 디저트를 거절하면서 점점 신경질을 부리기 시작했다. '먹고 싶은 디저트가 없다니 할 수 없구나'하며 밥상을 치우자 애가 인상을 쓰고, 걷는 게 시끄러웠다. 회사에 휴가까지 내며 밥상을 차려줬는데 애가 심통을 부르니 나도 화가 났다. 

"엄마가 너 점심 준비해주느라고 회사 안 간 거 알지?" -네. 

"너는 엄마가 해주는 모든 서비스가 당연하다고 여기니? 엄마는 너에게 모든 걸 해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니?" - 아니. 

"엄마가 너한테 바라는게 뭐라고 생각하니?" -?????

"엄마가 너한테 하는 서비스나 희생에 대해서 돈을 지불하라거나 댓가를 바라든?" - 아니. 

"엄마가 너한테 바라는 건 너의 행복이야. 네가 행복하고 즐겁길 원해. 다른 사람에게 네 점심을 맡길 수도 있었지만 네가 모르는 사람의 집에 가서 점심 먹기를 싫어해서 엄마가 휴가를 냈고, 너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네가 좋아하는 요리를 했어. 그런데 고작 디저트 때문에 네가 화를 내니까 엄마가 실망스러워." 

"네가 먹는 모든 음식을 당연한 걸로 생각하지 마. 너는 먹고 싶은 것만 가려먹으려고 하지만, 이 세상에는 정말 먹을 게 정말 없어서 굶어죽어가는 아이들이 있어. 그것도 매 6초마다! 네가 먹는 음식에 늘 감사해야해.  그 음식이 너에게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했는 지 그 모든 이들에게 감사해야해.
엄마가 요리를 잘 못해서 미안해. 근데 나는 요리와 화장에 시간 보내는 걸 싫어해서 요리에 30분 이상 시간을 낼 수가 없어. 네가 이것저것 가려먹을꺼면 너 이제 곧 만 9살이 되니까 앞으로 엄마가 장 볼 때, 너 먹고 싶은 거 네가 사와서 네가 직접 요리를 해. 요리가 네 입에 안 맞으면 네가 네 입맛에 맞게 요리하는 걸 배우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네 장바구니 예산은 내가 줄께. 누나는 만 12살부터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너는 가리는 게 많으니까 조금 일찍 시작하자. 부엌살림은 나눠서 쓰고, 대신 불판과 요리기구를 어떻게 다루는 지는 내가 가르쳐줄께." -...........................................

"밥 먹을 때마다 투덜대는 거 엄마는 지겨운데, 너는 어떠니?" -...... 

"이유가 뭔거 같아?" - 모르겠어. 

"엄마는 네가 감사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 네 앞에 온 음식에 감사하고, 너를 위해서 휴가를 낸 엄마에게 감사하고, 네가 제일 좋아하는 옥수수 오믈렛을 만들어 준 엄마에게 감사하면 네가 고작 마음에 드는 디저트가 없다는 이유로 이렇게 심통을 내지는 않을 것 같아. 네가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어." -...............

"먼저 엄마한테 미안해, 고마워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 학교 가기 전에 '나는 긍정적이다'라고 열 번만 쓰고 가자." -10번은 너무 많아!

"난 이걸로 협상하지 않아. 10번을 쓰고 학교에 가든 지, 아니면 지각을 하든 결석을 하든 지, 네가 결정해." 

해서 아이는 '나는 긍정적이다'는 문장을 10번 쓰고 오후 수업에 들어갔다. 



아이가 밥을 안 먹겠다고 투정을 부리면 이렇게 해보라. 

첫째, 일부러 따라다니며 먹이지 마라. 
한 두 끼 굶었다고 죽지 않고, 성장에 문제가 생기지도 않는다. 아이는 부모가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가 밥 먹고 크는 걸 부모가 원한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자기가 밥을 먹지 않으면 부모가 걱정한다는 걸도 아주 아주 잘 알고 있다. 그것으로 협상을 하려고 드는데, 그 협상이 먹힌다는 걸 알면 아이들은 종종 같은 방법으로 협상을 하려고 할 것이다. 아이가 심통을 부리며 먹지 않겠다고 하면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하고 밥상을 치워라. 아이가 밥을 먹고 안 먹고는 협상의 대상 거리가 되지 않는다는 걸 곧 깨닫게 될 것이다. 

둘째, 식사 시간을 정하라. 
아이가 밥상에서 투정을 부리면 식사 시간이 길어지고 밥도 국도 다 식는 사태가 발생한다. 그러면 밥상을 정성껏 준비한 엄마는 더 신경질을 받게 된다. 해결방법은 간단하다. 식사 시간을 정해서 그 시간에만 식사하고, 식사시간 외에는 일체 군것질도 하지 않는다. 이 원칙은 모든 식구들이 엄수해야한다. 그래야 아이가 자기에게 벌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사실을 깨닫는다. 아이가 투정을 부르면서 밥을 안 먹으면, 식사시간이 끝나는 시간에 밥상을 치워라. 몇 시간 뒤, 배 고프다고 먹을 것을 달라고 하면 밥도 군것질도 주지 말라. 그건 아이에게만이 아니라 모든 식구에게 적용되는 규칙이라고 설명하라. 배 고픈 아이 불쌍하다고 먹을 것을 주면 다음 번 식사시간에 밥을 먹지 않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간식시간이 정해져있다면 그 시간에 간식을 주는 것은 예외다. 

셋째, 밥 대신 군것질을 주지 말라. 
밥 안 먹겠다는 아이에게 과자, 비스켓, 케익, 빵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는 것은 아이의 성장과 건강을 방치하는 것과 같다. 상기한 먹거리들은 버터와 설탕이 많기 때문에 영양가 있는 한 끼 식단을 결코 대체할 수 없다. 아이를 사랑한다면 식사 시간에 절대로 버터와 설탕으로 범벅된 먹거리를 주지 말라. 게다가 훗날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기름지고 단 음식으로 위로받으려는 어른으로 성장할 확률이 커진다.  

넷째, 아이는 부모의 화풀이 대상이 아니다. 
부모는 아이의 제1의 교육자다. 청년기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사람은 부모다. 아이의 언행 때문에 화가 나더라도 아이의 마음에 상처주는 언행으로 받아쳐서는 안된다. 부모가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 지 보면서 아이는 배운다.  '아, 화가 날 때는 저렇게 대처하면 되는구나! 소리지르고 나이로, 힘으로 누르면 이기는 거구나!'하고. 어미 게가 아무리 '앞으로 똑바로 걸어'해도 어미 게가 옆으로 걷는 모습을 보고 걷는 걸 배우듯이 아이는 부모의 '말'에서 배우는 게 아니라 '행동'을 보고 배운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아이에게 교육이니 사랑이니 이런 그럴듯한 이름으로 언어적, 육체적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아이같은 행동에 다름아니다. 내가 화가 날 때 어떻게 행동하는 지 관찰해보라. 화가 나면 나와 먼저 대화를 하고, 나의 화를 가라앉히고나서 아이와 대화하라. 


다섯째, 아이에게 경청하라. 
아이가 밥을 전제로 시위를 하는 숨은 이유가 있다면 그 이유를 들어주라. 아이의 문제나 불만을 '해결'하라는 게 아니라 '공감'하라는 뜻이다. 마음을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봄날 눈 녹듯이 부드러워질 수 있다. 


그 어떤 순간에서든 아이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 내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가장 먼저 생각하면 아이와 생기는 마찰이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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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유기농에 대한 글을 우리말과 불어로 기고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기자들을 도와 한불 번역작업도 합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연재 '전환을 향해서'), 녹색평론, 녹색전환연구소, 귀농통문, KBS Green, 지오리포트, 네이버 파워블로거(2008~2009). 기고, 통번역, 코디 등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방명록에 남겨주세요.

저녁을 먹는데 딸애가 '내가 학교에서 제일 얌전하고 착해(sage)'라길래 '누가 그래?'했더니 같은 반 애가 그랬댄다. 그리고 선생님도 말썽 잘 피우는 아이한테 우리 딸을 가리키면서 '쟤처럼 착해봐'라고 했댄다. '학교에 가서 선생님 말 잘 듣고, 친구들하고 사이좋게 놀아'라고 흔히들 하는 말, 난 애들한테 안한다. 아이를 피동적인 인간으로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에도 애한테 '착한게 좋은게 아니야'라고 말했다가 엄청나게 울렸다.

딸아, 착하다는 칭찬에 좋아하지말고, 착한 이미지를 갖기 위해 참지도 마.
난 그저 네가 너 다웠으면 좋겠어.
누가 널 못살게 굴면 너도 가서 한 대 때리고, 누가 널 밀면 울지만 말고 너도 확 밀어버려.
'착하지 않다'고해서 '못됐다'는 말이 아니야.
내가 너에게 바라는건 착해지는게 아니라, 네가 뭘 해야되는지, 네가 뭘 원하는지를 아는 사람이 되는거야.
난 네가 느끼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자유롭게 표현하길 바래.

라고 말했더니 그러면 학교에서 벌 받는다면서 엉엉 운다. 착한아이 컴플렉스를 조장해서 아이들을 길들이는 선생님들이 순간 미워졌다. 아이가 유아학교에 들어간 첫해, 반에 아무도 앉지 않는 의자가 하나 있다고 아이가 말해줬다. 거긴 말썽피우는 아이들이 올라서는, 벌받는 의자라고한다. 문제는, 그 의자에 올라가지 않으려고, 말하자면 착한아이가 되기 위해서 학교에서는 꾹꾹 참았다가 집에 들어와서 하루종일 쌓였던 스트레스를 푼다. 때로는 내가 야단칠 때, 학교에서 말썽피우는 못된 아이들의 행동을 집에서 흉내내기까지 한다. "이딴 버르장머리를 어디서 배웠어?!!"

애가 말 안 들을 땐 머리에 꼭지가 열리며 이성을 잃고 화를 내던 때가 있었다. 화가 가라앉은 뒤엔 무척 우울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화내던 내 모습이 나 어릴 때, 내  부모의 모습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호랭이같이, 불같이 화내는 부모의 모습이 증오에 가깝도록 싫었다. 그래서 아이에게 화를 내지 않기로 했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결코. 야단을 치더라도 내가 싫어했던 모습으로는 야단치지 않기로 했다. 그건 옳은 교육이 아니라는걸 체험으로 알기에. 내 대에서 끊어야 후대에 반복되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는건 내가 나를 다시 보는 과정이다. 육아하느라 프로페셔널한 경력에 공식적인 공백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로 성장하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잠옷으로 갈아입히는 동안 아이가 반에서 말썽을 많이 피우는 급우 얘기를 한다. 애들을 밀고, 때린다고. 걔는 착한 애가 아니라고. "그래, 네 말이 맞아. 이제 엄마가 너 이해해" 아이가 마음이 풀렸는지 가슴에 안긴다. 착한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건 만 다섯 살의 아이에게는 교육된 관념 자체를 송두리째 흔들어놓는 개념인 것 같다. 청소년이 되기까지 기다려야할까? 스스로 터득하도록 놔둬야할까? 보다 바람직한 방법으로 다시 얘기를 하는게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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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기와 생선
아기를 데리고 PMI에 9개월 정기검진을 갔습니다.
(참고: PMI는 프랑스에서 자라는 만 6세까지의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국립기관이에요. 육아전문가(puericultrice)와 소아과의사가 상주하기 때문에 육아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도 있고, 영유아의 정기검진과 백신접종을 무료로 해줍니다. 저도 첫애 낳고는 시어머님의 안내에 따라 착실하게 PMI의 조언을 따랐지요마는...)

육아전문가가 이유식을 잘 하는지 물어보더군요.
'너무 잘 먹어 탈이다'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불어로 그대로 직역했다가는 정말로 배탈이 나는 줄 알겠지요? 쿄쿄쿄~
'잘 먹는다'했더니 생각했던대로 '고기와 생선도 먹이기 시작했냐?'고 물어요.
이차저차 길게 얘기하기 싫어 한 마디로 '난 채식주의라서 고기 안 먹인다'고 잘라말했어요.
(제가 채식주의자라고 했다가는 진짜 비건들한테서 돌 날라올텐데.. ㅎㅎ)

2. 유제품
수유를 한다고 했고, 분유는 먹이지 않는다고 했더니 생각대로 '그럼 유제품은 잘 먹이느냐?'고 묻더군요.

'이유식을 시작했으니 수유로 채워지는 우유(젖)의 양이 부족하다'며 '야쿠르트와 치즈를 매끼니마다 주냐'고 물어요.
'아기가 야쿠르트의 찬 질감을 싫어하는 것 같아서 안 준다, 치즈가루는 음식에 넣어 가끔 준다'고 했더니
'유제품을 더 자주, 매 끼니마다 주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댑따 "왜요? 왜 유제품을 꼭 줘야합니까?"하고 물었죠.
생각대로 '단백질과 칼슘 섭취를 위해서'라더라구요.
생후 1년동안 아이는 생애 최고로 많이 크는데, 그때 먹는 모유 안에는 단백질이 고작 7% 밖에 들어있지 않아요.
'이것보세요. 아기의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의 양은 고기나 유제품을 먹어야할 정도로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아요' 했더니
'유제품은 지방 섭취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을 바꿔(?)요.
그래서 '지방 섭취는 종실류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답했어요.


육아전문가가 아기의 체중과 몸무게, 머리둘레를 재고난 후,
소아과의사를 보러 진찰실로 들어갔습니다.
고기, 생선, 유제품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같은 소리를 또 들었지요. (아... 피곤해.. ㅠㅠ)


1. 다시 고기와 생선
소아과의사가, "아이들이 나중에 모든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려면 지금부터 모든 음식을 골고루 먹여야한다. 고기와 생선을 포함해서"
제가 그래서 답했죠. "아이들에게 고기와 소세지를 먹게 하는건 하나도 어렵지 않다. 반대로, 아이들은 야채를 잘 먹지 않기 때문에 아기 때부터 다양한 야채를 자주 접하게 해 야채의 맛을 발견하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도 -아직은- 채식주의로 가는 과도기라서 생선과 닭을 먹지만 아기에게 생선과 닭이 영양상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누가 뭐래도 적~~~~어도 돌까지는 먹이지 않을 생각입니다.


2. 다시 유제품
뭐 그렇게 넘어가고.. 유제품에 대해서 소아과의사가 육아전문가와 또 같은 소리를 하길래
"내가 고국에 살던 30년 동안 유제품을 먹지않고 컸지만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었다."

이렇게 해서 또 그렁그렁 넘어가고... 드디어 또(!) 피해갈 수 없는 질문...
'백신(!)'에 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3. 백신
"Prevenar를 이번에도 안 맞추겠냐?"고 물어요.
prevenar가 급성중이염을 방지할 수 있다는 백신이라면서 의사가 지난 번 진찰에도 권했더랬지요.
하지만 저희 큰애는 prevenar 3회 접종을 다 맞고도 지난 겨울에 급성중이염으로 고막이 터졌다가 회복하느라 여러 달 -최소 6개월- 진땀 뺐거든요. 작은애는 재고할 여지도 없이 안 맞추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생후 1개월에도 물었던 "BCG접종은?" 다시 물어요.
아니, 의무접종에서 삭제된 백신을 접종하려고 안달이 난 이유가 대체 뭔지 모르겠어요.
'백신 재고처분해야되나부지???'하는 속마음은 두고 역시 고개를 저었습니다.
저희 신랑은 BCG접종을 아무리해도 BCG 항체가 안 생겼던 지라 소아과의사와의 대화를 얘기해줬더니 피식~ 웃더라구요.


4. 먹는 불소
아이 이빨이 6개나 났으니 먹는 불소를 처방해주더군요. 생후 6개월부터 만 2세까지 먹이는거래요.
큰애 때는 저도 잘 몰라서 백신도 열심히 다 맞추고, 먹는 불소도 하루도 안 빠띄고 열심히 줬더랬지요.
"불소를 먹으면 몸에 안 좋지 않나요?"했더니 의사 왈, "그러면 안 주셔도 돼요."

아니 그렇게 대답할 껄 왜 처방전을 써주고 그러지? 켁~ >.<


의무적인 정기검진이니 의사를 안 볼 수는 없어서 보러갔는데 자리가 참 불편했어요.
진찰받으러 가서 전문가들하고 맞짱뜨는걸 보면 확실히 첫애 낳고 어리버리했던 경험없는 엄마였을 때에 비해 내공이 많이 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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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데일리에서 방금 들어온 Good news부터 들어볼까요? ^^
프랑스 청년이 물에 빠진 2살짜리 아이를 구하고는 택시를 타고 휭~하니 사라졌다. 딸의 목숨을 구해준 애기아빠는 이 청년을 찾아 꼭 답례를 하고 싶다며 사진 한 장을 들고 뉴욕데일리를 찾아왔다. "이 프랑스 영웅 좀 찾아주! 이름은 줄리앙이라 하오!"

라고 나온 프랑스 뉴스를 읽고 뉴욕데일리 사이트에 가보니 아, 그새 찾았더라고! 
4월 6일, 듀레(29살)씨가 여자친구와 함께 뉴욕을 관광하던 첫날이었다. 사우드 스트릿 항구를 산책하던 도중 배에서 뭔가 떨어지는 걸 목격. '뭐지? 인형인가?' 하고 다가가 물 속을 보니 아기가 떨어진 것! 순식간에 외투를 벗고 물에 뛰어들어 아이를 잡았다. 하지만 아이는 눈을 감고 있고, 소리도 지르지 않아 아이가 벌써 죽었는 줄로 알았단다. 아기가 물에 빠진 걸 뒤늦게 발견한 애 아빠 앤더슨씨도 물 속으로 점프! 듀레씨로부터 아이를 받아다 배 위로 끌어올린 뒤 찾아보니 영웅은 이미 바람처럼 사라졌던 것. 듀레씨는 다시 항구로 돌아와 옷을 입고 관광을 했는데.... 다음 날 일어나보니, (누군가가 이런 유명한 말을 벌써 남겼다면서?) 자고 나니 유명해졌다! 이 기사 원문을 읽고 싶은 분은 뉴욕데일리 사이트로 go! => http://www.nydailynews.com

그럼 이번엔 Bad news...
야후뉴스에 우리 동네 이름이 떴더라고.. 뭔일인가.. 해서 클릭해보니, 보모가 애를 학대한 기사더라고. 옆집 엄마한테 "그 얘기 들었수?"하고 운을 떼니 뉘 집 애인지까지 알더만.
이야기인즉슨.. 6개월 된 아이를 맡겨놓고 일을 하고 돌아와보니 아이가 정상이 아니었다는거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기저귀를 갈다가 떨어뜨렸다'고 하는데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더라는거다. (참고로, 프랑스는 허리 높이에 오는 널찍한 판대기를 놓고 기저귀를 갈아요) 알고보니 술에 취한 보모가 우는 애를 달래지 못하고 애를 흔들고 던져 그만 애가 코마상태에 빠진 것. 오, 마이 갓!

옆집 엄마는 이어 또다른 보모 이야기를 해주었다. 보모네 집에 아이를 맡기는 경우가 있고, 보모가 집에 와서 아이를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엔 후자. 어느날인가 애 부모가 돌아오니 집에 빈 담배갑이 있더라는 거다. "담배폈소?"하니 보모는 "아니"라고. 수상히 여긴 부모가 만3살이 채 안 된 큰 애한테 물어보니 '매일마다 아침에 한 남자가 왔다가 오후에 간다'는거다. 애 보는 집으로 남친을 불러들였던 이 보모는 말하나마나 그날로 짤렸지.

애 데리고 동네 공원에 가면 같이 나온 이가 보모인지, 엄마인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눈에 보인다. 모르는 사람과 수다를 떨게 되더라도 엄마는 아이에게 눈길을 주며 수다를 떨지만, 보모는 수다 떠느라 애는 뒷전. 심한 경우는 보모가 수다떠느라 애가 어디로 갔는 지도 모를 경우다. 애가 우는데 달려오는 사람이 없다. 모래밭 놀이터에 애가 혼자 노는데 주변에 아무도 없어 '엄마 어딨니?'하고 물어도 애가 너무 어려서 말을 하나?  대개 이런 애들은 '엄마 어딨니?'하고 물으면 생면부지임에도 불구하고 팔 벌리며 안긴다. 무관심과 애정결핍은 독립심과 정반대에 있다는 걸 실감한다. 이름도 몰라~ 성도 몰라~ 남의 애를 안고 엄마 찾아 삼만리로 놀이터를 한 바퀴 돈다. 그러면 보모가 어디선가 나타나 데리고 간다. 총총걸음으로 사라지는 보모를 보며 한숨을 쉬지. 보모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애를 저런 사람한테 맡겨놓고 마음이 놓이나?' 싶어 얼굴도 모르는 애 엄마한테 동정이 간다.

이러니 말 못 하는 아이, 무서워서 남의 손에 못 맡기겠더라고. 헐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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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부터 찾아온 아이의 땡깡. 우리말로 '생떼'라고 하죠. 엄마, 아빠를 그야말로 '미치게' 만드는 만 세 살 반의 생떼를 어찌할까? 아이가 뭐가 불만인걸까? 고민고민하면서 책도 뒤지고, 아이를 많이 다뤄본 분야의 사람들과 얘기도 해보았어요. 학교 담임선생님도 만나봤는데 학교에선 아~~무 문제없고, 착하고 똑똑한 모범생이라고 하시더군요. 하여, 이구동성으로 내린 결론. 성장과정의 일부다 ! 이 시기는 지나갈 것이다 !!! (오, 플리즈~~)


만 3살이 넘으면 자기중심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아이가 명령하고 고집부리는 능력의 테두리가 어디까지 가는 지 그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어한답니다. 부모의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고 싶어하고, 어른이 그 한계에 도달했을 때 어떤 반응을 부리는 지 시험해보고 싶어진다는군요. 이때 어른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거나 때리면 아이의 신경을 자극해서 오히려 아이의 신경질을 더욱 강화시킨다는 거에요. 그리고 아이 역시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고, 타인을 때리는 등 화가 났을 때의 반응을 어른으로부터 배우게 됩니다. 내가 아이에게 하는 반응을 아이가 보고 배우고 있다는 걸 늘 유념해야지요.


아이가 생떼를 부릴 때, 대처방법 0순위 : 
"안 된다고 한 건 절대로 번복하지 않는다"

며칠 전, 학교에 갔다온 아이가 배고프다고 간식을 찾았어요. "늘 그렇듯이" 먹기 전에 비누로 손을 씻고 오라고 했죠. 아이는 손 안 씻는다, 간식 줘라,하며 저랑 씨름을 했어요. 아이가 원하는 과자를 꺼내서 보여주고는 "자, 이제 손만 씻으면 되겠네" 아이는 "과자를 달라"고 시위를 했습니다. 제가 과자를 높은 선반에다 올려놓자 아이는 소리를 지르고 엉엉~ 울며불며 아빠한테 전화하겠다고 하더군요.

전화를 걸어줬죠. "아빠, 엄마 못 됐어! 엄마가 내 과자를 숨겼어!" 
수화기 저편에서 들리게 말했습니다. "얘가 손을 안 씻어!"

아이는 아빠를 기다리며 '과자~ 과자~'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때까지 심드렁하니 제 반응은 한결같았죠. "손 씻고 와~"
아이의 반응도 한결같았고요, "내 과자 줘~" ㅠㅠ
배가 고프다는 녀석과 장장 1시간동안 연장전을 벌였습니다.

아빠가 퇴근하고 들어와 "간식을 먹기 전엔 손을 씻어야지. 어서 손 씻고 와." 이번에는 아이가 저항하지 않고 손을 씻으러 가더니 제게 다시 와서 고분고분하게 "엄마, 손 씻고 왔어요. 과자 주세요" 식사 전에, 간식 전에 손을 씻는 건 매번 하던 습관이었고, 아이도 그 습관을 익히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소리지르고 떼를 쓰면 '안된다'고 했던 것이 '된다'로 될까?를 테스트하고 싶었던 거지요.

'안된다'고 했는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악을 쓰고 버티니까 얼마 후에 '돼'가 되면 아이는 '아하~ 소리 지르고 떼를 쓰면 먹히는구나 (= 내가 원하는대로 부모가 해주는구나!)!'를 체험으로 익히게 된답니다. 이후에는 부모가 좋은 소리로 한 마디를 해도 말을 안 듣게 되는거지요. 늘 실랑이를 하고.. 아이에게 끌려가고...


아이가 생떼를 부릴 때, 대처방법 1순위 :
"신경질 부리거나 화내지 말고, 이유를 설명한다"
웃지말고 단호하게 '안돼'라고 했으면,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며 '안돼'를 유지하고, '왜?'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한 번 갖고 안돼죠. 여러 번.. 수 십 번.. 이해 못하면 할 수 없구,하는 마음으로 마음을 비우고.

하지만 부모가 성인(saint)이 아닌 고로 어떤 상황에서는 화가 날 때가 사실 있어요. 그럴 때는 '난 이러이러해서 화가 났어!'라고 아이에게 말하는 것도 효과가 있더라구요.


생떼를 심하게 부리면 벌을 주기도 한다. 

저는 아이가 떼를 써서 화가 나면 "네 방으로 들어가! 차분해지거든 그때 나와서 다시 얘기해!" 하고 방으로 보내 버립니다. 저는 거실에 있구요. 그렇게 떨어뜨려놓고나면 애가 울고 불고 하다가도 어느덧 울면서 화도 풀리고, 저도 신경질이 수그러들어요. 대개 아이가 "엄마, 미안해~"하고 나와서 화해하는 걸로 끝이 납니다. 이럴 때는 꼭 안아줘야지요.

정말 아주 심하게 떼를 쓰면 벌을 줄 때도 있어요. 벌을 줄 때는 아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완전히 금지시키거나 파괴하지 말라고 해요. '앞으로 사흘동안 뽀로로 못 봐!' '앞으로 사흘동안 사탕 없어!' '오늘은 못 나가 놀아!' 정도의 벌은 어린 아이에게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벌을 벌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에요. 하지만 예컨대 아이가 가장 아끼는 장난감을 어른이 홧김에 동강내버린다거나 하면 아이는 큰 상처를 받는다지요.


길에서 생떼를 부를 때, 대처방법 : "
딴소리 한다"
'방에 들어가!'를 할 수도 없고, 길에서 아이가 생떼를 쓸 때는 참 난감하지요. 이럴 때는 '딴소리 전법'을 써보랍니다. "어 저기 봐! 빨간 새가 날아가네?" "저봐 저봐, 줄무늬 고양이가 길을 건너간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아서 울다가도 뚝 그치고 쳐다본다네요. 그러면 "이런.. 벌써 가버렸네?" 근데 이 방법은 기억력이 깜빡깜박하는 어린 나이에는 좋은데 만 세 살만 넘어가면 기억력이 좋아져서 한번 집착하기 시작하면 몇 시간동안 안 잊어버리더군요. ㅠㅠㅋ


아이가 생떼 부릴 때, '엄마 말 들어. 부모에게 복종해'라는 말은 가능하지만

'내가 시키는대로 해!'라는 말은 절대 하지 말랍니다.
이 시기의 아이가 배워야 하는 것은 사회적 규율이지 누가 시키는대로 하는 굴종이 아니거든요. '누군가가 시키는대로 해야한다'고 여기게 되면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도 엄마/아빠를 대신해서 자신에게 '해라/하지 말라'고 지시해주는 누군가를 필요하게 된답니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스스로 생각해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지요.


재미난 에피소드 하나 쓰면서 마치렵니다. 지난 주말이었나? 외출하면서 또 아이가 길에서 떼를 쓰길래 엄한 목소리로 한 마디 했어요.

나 : "네가 18살이 될 때까지는 엄마 아빠가 결정과 판단을 내리는거야. 네가 18살이 되거든 그때는 네 맘대로 해!"
아이 : "난 3살이야!'
나 : "그래. 넌 3살이야. 그러니까 엄마 아빠 말 들어! 18살이 되면 그때는 네 맘대로 해."
(스물까지 숫자는 셀 수는 있어도 아직 수 개념이 없죠.. -,.-)
아이 : (아빠를 쳐다보더니) "아빠는 18살이야?"
아빠 : "나는 18살하고도 두 배 많지."

하하하.. 웃다보니 애도 깔깔거리다가 생떼가 흐지부지.. 분위기 좋아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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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유기농에 대한 글을 우리말과 불어로 기고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기자들을 도와 한불 번역작업도 합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연재 '전환을 향해서'), 녹색평론, 녹색전환연구소, 귀농통문, KBS Green, 지오리포트, 네이버 파워블로거(2008~2009). 기고, 통번역, 코디 등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방명록에 남겨주세요.

제목 : 무지개 다리 너머 (리뷰에서 책검색이 안되서 '리뷰'로 쓸 수가 없다. 젠장..)

부제 : 평생을 좌우하는 0~7세 발도르프 교육

저자: 바바라 페터슨, 파멜라 브래들리

그림: 진 리오단 (많지는 않고 가뭄에 콩 나듯..)

번역: 강도은

출판사: 물병자리

별(다섯 중) : 3개반

 

우리말로 된 아이 책을 이따~만큼 원정주문하면서 내가 읽을 책을 -고작- 세 권 골랐더랬다. 그중 두 권이 육아서적. 엄마의 삶이란 이렇다. 전공서적 읽은 때가 언젠지 기억조차 안 난다. ㅠㅠ 불어책이었으면 일주일동안 잡았을지도 모를텐데 우리말로 되어 있으니 애 돌보며 틈틈이 읽어도 사흘 안에 다 읽겠더구만. 음핫핫핫핫~! 이래서 모국어는 좋은 것이여. ^^

 

'발도르프'라는 것이 무엇인지, 발도르프 교육의 창시자는 누구며, 어떤 생각으로 어떤 교육을 하는 지 설명한 책이다. 책에 대한 소개는 여느 온라인 서점에서 얻을 수 있으리라. 역자 강도은씨는 이 글 외에도 정신수양, 육아와 관련된 책을 쭉 번역하고 있다.

 

발도르프 학교가 우리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6월에 학교 개방할 때 가서 보고 오겠지만 이 학교 등록금이 시쳇말로 착하지 않다, 전혀 전혀 전혀! 한국의 왠만한 (사립) 대학등록금에 버금간다. 학교 설립이념에는 적극동의하지만 부유한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에는 동의가 안된다. 더군다나 초창기에 스타이너가 대상으로 했던 아이들은 담배공장 노동자들의 아이들 아니던가? 진심으로 바라건대 초기 이념 그대로 돌아가 주었으면 좋겠다.

 

이 책 내용은 특별한 것 없다. 발도르프 교육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를 하고 있으며, 발도르프 인형 만드는 방법, 발도르프 교육 관련 연락처 등 annex가 책 전체의 1/4을 차지하고 있다. 스타이너 발도르프 교육 이념을 알고나서 좋은 점은 우리의 일상 생활 자체가 아이에게는 놀이이며 배움터가 된다는 아주 간단하고도 심오한 진리를 깨달은 것이다. '무엇을 갖고 놀게 하나? 아이를 보면서 청소를 한다는게 가능한 일인가? 이제는 어떤 장난감을 사주나?'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이젠 아이 돌보는 일과 집안일을 병행하는 것이 별도가 아니란 걸 깨달으니 내 안에서 뭔가 벽 하나가 사라지는 느낌이다. 내가 몇 해 동안 아이를 통해서 겪은 경험이 책 속에서 어떻게 구체화되어 설명되어 있는지 읽을 때마다 '그렇지! 맞아!' 즐거움으로 읽었다.

 

이 책의 미비한 점으로는 우리말 감수가 들어가 주면 좋겠다. 번역이 어색해서 문장이 자연스럽지 않고 마치 1차 번역문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문장을 읽고나면 무슨 말을 하려는건지 이해는 하겠는데 문장이 쓸데없이 길고 어색하다. 

 

결론: 이 책은 아이를 발도르프 학교에 보내고는 싶지만 등록금에 아연실색해서 주저하는 부모들에게 집에서 할 수 있는 -전혀 어렵지 않은- 발도르프 교육법에 대한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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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엄마가 된 이후, 뭔가 발견하고 놀란 것이 있다. 프랑스 엄마들은 다 직장에 나가서 일을 할 줄 알았다. 대기자 명단이 1년치나 밀려있기는 하지만 영유아시설이 잘 되어 있고, 휴가를 잘 쓸 수가 있고, 복직이 보장된 출산휴가를 받으니 얼마나 일하기 좋은가? 내가 프랑스에서 엄마가 되어 다른 엄마들을 만나보니 일하지 않는 엄마들도 상당히 많다는걸 발견하고는 엄청나게 놀랐다.

 

무엇보다, 일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남편의 월급으로 -충분하든 빡빡하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일하는 모든 엄마는 남편 월급이 모자라기 때문? 그건 절대 아니다. 남편 월급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어도 일이 좋아서 일터로 돌아가는 엄마들도 많다.

 

일터로 돌아가지 않는 엄마는? 일하기가 싫어서가 아니라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싫어서 직장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고, 내 아이가 처음으로 입 떼고 말하는 걸 보고, 처음으로 걷는걸 보는 등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싶어서 가정주부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고, 월급 받아 보모 탁아비를 내고나면 남는 돈이 없어서 일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경우,애를 맡기자니 탁아소든 보모든 엄마만큼 못 할꺼라 여겨 끼고 사는 경우도 있다.

 

실례로 우리 옆집에 사는 프랑스 아줌마들을 보면 한 아줌마는 아이를 보모에게 풀타임으로 맡기고 자기는 파트타임으로 비서일을 하고, 다른 아줌마는 전업주부로 세 아이를 키우는데 1주일에 하루 보내는 유아원에도 아이를 만2살이 지나서 보낸다. 직장을 다녔던 인데 이제 복직은 더이상 전혀 생각하지 않고 아이들 뒷바라지에 전념하는 것 같다. 파트타임 job은 아이를 가진 여성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바라는바다. 나가서 일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충분히 가질 수 있고. 문제는 전문직에서 파트타임을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며, 파트타임직을 구한다 하더래도 엄마 스케줄에 맡게 아이를 파트타임으로 맡아주는 탁아시설은 없다는거다.

 

탁아시설로는 5명의 인원이 15~20명의 아이를 맡아보는 탁아소가 있고, 자기집에 아이 2명만 받아서 맡는 보모가 있다. 탁아소가 당연히 보모다 훨씬 저렴하다. 보모에게 맡기면 맡는 아이 수가 적으니 좀더 많은 신경을 써줄 것 같지?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놀이터에 나가보면 아이와 따라나온 이가 보모인지 엄마인지는 한눈에 확연히 보인다. 

 

보모와 엄마는 어떻게 다를까? 아이가 놀 때 아이는 쳐다보는 둥 마는 둥 하고 핸드폰 꺼내서 끊임없이 전화하거나 옆에 있는 아줌마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수다떠는 사람, 이건 보모다. 아이가 넘어져서 울 때, 시간이 좀 걸린 후에야 보호자가 나타나는 경우, 이건 보모다. 시간이 '조금' 걸린게 아니라 아예 아무도 안 나타나서 애를 일으켜 주려고 가면, 애가 나한테 단번에 안기는데, 얘를데리고 놀이터를 한 바퀴 도는 경우도 있다. 미아가 아닐까 걱정하면서 경찰에 신고할까 하는 순간에 보모가 나타나서 데리고 사라지더라. 이런 보모는 신고를 해서 면허정지를 해야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 엄마와 동행하는 경우는 어떨까? 아이가 놀이에 집중하지 못할 때, 옆에 와서 놀이를 도와주고 놀아주는 사람, 이건 엄마다. 아이가 울 때, 쏜살같이 바로 달려와 안아주는 사람, 이건 엄마다. 한 아이가 다른 애를 못살게 굴거나 무례하게 굴 때, 바로 달려와서 제지시키는 사람, 이건 엄마다. 벤치에 앉아 유유히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더라도 아이에게 수시로 시선을 주는 사람, 이건 보모가 아니라 엄마다. 수다를 떨어도 큰소리로 정신없이 수다떠는 사람, 이건 백이면 백, 보모다.

 

이런 보모들을 보고 불안해서 -남편 월급이 여유롭지는 않아도-직장으로 복귀하지 않고 아이가 학교에 갈 때까지 데리고 키우는 프랑스 엄마들도 있다.모든 보모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하지만 니나노 보모를 보고 있노라면 불쌍한 애보다도 '어쩌다 저런 사람에게 애를 맡겨나.. 돈벌러 직장에 갔으니 알 도리가 없겠지' 싶어 얼굴도 모르는 그 애 엄마가 처량해진다.반면에 프랑스에 사는 한 한국엄마는 자기가 아이 성장과정에 맞춰서 잘 데리고 놀아주지 못하는 것 같다는 이유로 보모를 찾아다가 애를 맡겼다. 더구나 직장에 다니지도 않고, 딱히 하는 작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뭘 할 지 계획도 없으면서 보모에게 아이를 풀타임으로 맡겨버렸다. 남편 월급 하나로 월세와 보모 탁아비 대기가 불가능할텐데 그런거 전혀 모르고 저지른 일 같았다. 이유는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란다 ! 한국 엄마들의 교육열이 엄청나다지만 이건 그릇된 판단이다. 한국에서 흘러오는 소식과 인터넷 기사들을 보면 '자식 교육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아이에게 못할 짓 하는 엄마들이 많은 것 같다. 내가 만난 그 한국 엄마도 그중 하나였겠지 싶다. 프랑스 엄마들 중에도 직장에 다니지 않으면서 아이를 타인에게 풀타임으로 맡기는 이는 한 명도 못 봤다.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일까?  

 

이야기 둘. 주변에 아는 엄마들이 아이들을 학교(ecole maternelle)에 보내기 시작한다. 프랑스는 만 3살이면 학교에 가는데, 책가방을 매고 학교에 가는 것도 아니고, 숙제도 없다. 만 5살까지는 학교에서 놀고 노래하고 배우기는하는데 숙제는 없고, 머 그렇다. 첫 1년은 아침 수업(?)만 있는데, 부모 중 한 명이 일을 하지 않는 경우는 아이를 11시반에 찾아오고, 부모가 다 일을 하는 경우는 점심도 먹이고 낮잠도 재워서 저녁 4시반~5시에 찾아올 수가 있다.  

 

ecole maternelle 2년차부터는 낮잠시간이 사라지고 오후까지 학교에서 보내고 온다.재미있는건 급식이다.부모가 다 일을 하는 경우는 학교에서 급식을 주지만, 한 부모가 일을 하지 않는 경우는 11시반에 아이를 찾아와집에서 점심을 먹인 뒤 오후 2시까지 학교에 다시 데려다 줘야한다. 초등학교도 마찬가지다.한국엄마들, 전업주부는 점심에 애를 찾아와 밥을 먹여 학교에 다시 보내야한다면, 도시락 싸기보다 더 한 그 수고를 할 수 있을까?전업주부라고 아이를 급식에서 제외시키고, 학교에 가서 애를 찾아다가 점심먹여 오후에 다시 데려다줘야 한다면 한국 엄마들은 아마 데모라도 하지 않을까?이래저래 요즘 교육에 대해서 많이, 참 많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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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유기농에 대한 글을 우리말과 불어로 기고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기자들을 도와 한불 번역작업도 합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연재 '전환을 향해서'), 녹색평론, 녹색전환연구소, 귀농통문, KBS Green, 지오리포트, 네이버 파워블로거(2008~2009). 기고, 통번역, 코디 등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방명록에 남겨주세요.

국제결혼으로 아이를 낳았다고 다 혼혈아라 부르는건 아니다. 서로 다른 인종의 부모를 둔 아이를 혼혈아라고 부른다. 따라서 부모의 국적이 같아도 그 아이를 혼혈아라 부를 수 있고, 부모의 국적이 달라도 혼혈아라 부르지 않기도 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 한국입양인과 프랑스 백인 사이에서 낳은 아이는 부모가 둘 다 프랑스인이지만 아이는 혼혈아이고, 미국인과 룩셈부르크인 사이에서 낳은 아이는 부모의 국적과 대륙이 다르지만 혼혈아라 부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한국인과 중국인 사이에서 낳은 아이는 혼혈아라고 하지 않는다. 이미 조상세대에서 몇 번 섞인 피, 혼혈이라 할 것이 없지 않은가? 반대로 같은 인종이어도 한국인과 동남아인 사이에서 낳은 자녀는 혼혈아라고 부른다. 이렇게 되면 '혼혈아'에 대한 개념이 조금 혼동이 온다. 아따, 이렇게 서론을 늘어놓고 보니 제목을 '혼혈아의 언어교육'이 아니라 '국제커플 자녀의 언어교육'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제목을 바꾸자.

 

혼혈아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국제결혼으로 아이를 낳은 부모는 거치지 않을 수 없는 큰 고민 중 하나를 토로해보자.아이가 한 살 지나 처음 했던 단어들은 '엄마/아빠/아~ 예뻐'를 비롯해서 다 한국어였다. 내가 스물네시간 끼고 살면서 한국어를 하니 당연히 아이가 하는 말은 한국어겠지?아빠가 하는 불어도 이해는 하지만 하는 말은 한국어였다. 예를 들어, 어휘가 늘기 한참 전이었는데, 불어책이든 한국어책이든 같은 imagier(단어공부하는 그림책)를 갖고 엄마는 한국어로, 아빠는 불어로 읽어줬다. '불가사리 어딨어?'를 해도, 'Ou est l'etoile de mer?'를 해도 아이는 단어를 발음하지는 못해도 불가사리 그림을 정확히 집어냈다.

 

아이가 한 살을 넘기고 내가 북경에 일주일, 뉴욕에 열흘을 혼자 다녀와야할 일이 생겼을 때, 시어머니가 오셔서 아이를 맡아주셨다. 집에 돌아왔을 때, 아이의 불어가 눈에 띄게 늘어있었다. 신기한건, 시어머니 말에 의하면서 내가 없을 때는 한국어를 한 마디도 안 하다가 내가 집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한국어 단어를 늘어놓기 시작했다는거다. 시어머니가 놀라서 "나하고 있을 때는 한국말 하나도 안 하더니???" 그 이후로도 여러 번 관찰에 의해 얻은 결론은, 아이는 상대방이 한국어를 알아듣는지, 불어를 알아듣는지를 제대로 구분하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현재 아이는 나한테는 한국어도 불어도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어로도- 지 내키는대로 말하는 반면에, 아빠한테는 불어만 한다. 아빠가 한국어를 하지 못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아이가 한국말 못 알아듣는 아빠에게 통역(?!)을 해주기도 한다. 하루는 한국어 동요테입를 듣고 있는데 옆에 있던 아빠에게 'poussin poussin' 이라고 하더란다. 그때 흘러나왔던 동요가 뭐였는지 다시 틀어보니까 '엄마 엄마 이리와, 요것 보세요, 병아리떼 쫑쫑쫑 놀고간 뒤에 미나리 파란 싹이 돋아났어요~'였다. poussin은 불어로 '병아리'다.

 

국제커플 자녀들은 2개국어를 하려니 또래보다 말이 늦다. 결혼식장에서 만났던 한 국제커플은 첫아이가 만 4살이 되서야 말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당시 임신 중이었던 내게 '아이가 말을 늦게 하더라도 전혀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우리애는 다행히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시기에 말을 하기 시작했는데, 현재 또래 아이들은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하는데 반해 우리 아이는 아직은 그 수준이 아니다. 말을 할 줄 알면서도 집밖에 나가면 말을 한 마디도 안 한다. 나, 애 아빠, 시어머니, 그리고 자기가 마음이 편한 사람, 편한 장소에서만 말을 한다.

 

울애가 또래나 6살 된 어린이를 만나 놀 때보면, 한참동안은 말 한 마디 안 하고 논다. 그러다가 상대 아이가 자기가 잘 놀아주면 어느 순간 말을 하기 시작하는데, 신기한 건, 상대 아이가 불어를 하는 아이면 불어로 하고, 상대 아이가 한국어를 하면 울애도 한국어로 한다. 'moi aussi!'라고 하거나 '나두~'라고 하거나 상대방에 따라 달라진다는거다.

 

아이가 상대방에 따라 쓰는 언어가 달라진다는건 아이가 속한 작은 사회에서 먹혀듣는 말을 인식하고 그에따라 말을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아이가 탁아소나 학교에 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프랑스 탁아소에 아이를 맡기고 직장에 나가는 한국엄마가 아이와 한국어로 대화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마찬가지로 엄마가직장을 안 다녀도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시작하면 낮시간의 절대다수를 불어로 소통하는 애를 데리고 한국어로 얘기하는데 한계가 있다. 아이의 불어 어휘 수와 어휘 수준은 점점 높아져가는 반면에 엄마와 집에서 하는 한국어의 어휘 수와 어휘 수준은 그다지 발전되지 않는다는거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한국엄마에게 아이가 불어로 대답을 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왜? 아이는 엄마가 불어를 잘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때로는 엄마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불어로 다시 말해달라고 하기도 한댄다.

 

매주 수요일 오후, 프랑스 학교는 문을 닫는다. 여가활동 등을 하는데, 많은 한국엄마들이 자녀들을 한글학교에 보낸다. 백인 하나 없이 한국인 피가 섞인 -또는 한국인 피가 100%인- 아이들과 100%로 만나서 노는 시간이다. 한국어 실력이 많이 느냐?고 물어보니 한글학교 수업은 한국어로 진행되는데 아이들이 지들끼리 놀고 얘기할 때는 불어로 하니 '별로' 안 는댄다. ㅠㅠ

 

그럼 엄마인 나는? 집밖에 아이를 데리고 나갔을 때, 불어로 하나 한국어로 하나 갈등할 때가 있다. 아이에게 칭찬을 하고, 야단을 칠 때, 불어로 하나 한국어로 하나 갈등할 때가 있다. 솔직히 말하면 불어로 말하는게 더 명확해서 불어로 할 때가 있고, 한국어에는 없는 단어나 표현을 말해야 할 때 나도 아이에게 불어로 얘기할 때가 있다. 내가 바라는거... 아이가 더 컸을 때, 내가 한국친구들과 수다떨듯이 아이하고 한국어로 수다떨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일기와 블로그에 적은 글을 아이가 커서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가 내 일기장을 뒤적거리기를 원한다는게 아니라, -예를 들어 내 사후에라든가- 내가 쓴 수많은 글들을 내 아이가 읽어낼 수 없다면 얼마나 슬프겠는가?한국에가서 친척들을 만났을 때, 아이가 언어장벽으로 대화를 나누지 못하면 마음이 좀 쓰릴 것이다. 그때마다 내가 옆에서 통역을 해주는 수고를 안 했으면 정말 정말 좋겠다.

 

아직은 아이가 학교를 가지 않아서 장애가 덜하지만 한-불 언어교육에 관한 고민은 출산 전부터 쭈욱 머리 속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로선 책, 한국어 동요 테입/CD, DVD 등으로 아이가 한국어를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어 책을 구하지 못하면 내가 불어 책을 한국어로 읽어준다. 뿡뿡이 DVD를 허구헌날 아이에게 보여줬더니 '저러다 불어가 밀릴까' 괜한 걱정하시는 시어머니, 불어로 된 유아용 DVD를 사서 보내셨다. 한국에 전화해서 한국어 책과 시디를 구한다고 했더니 '여긴 영어교육시키느라 난린데 넌 우리말 교재를 찾느냐'이라며 웃는 이도 있다. 당신에게 영어는 외국어지만 우리 아이에게 한국어는 엄마의 모국어란 사실을 잠시 잊었군요.

 

프랑스에 입양된 한국인이나 한국엄마를 둔 프랑스인들이 성인이 됐을 때,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거나 한국에 가보고 싶어하거나 하다못해 한국인 친구를 두고 싶어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본다. 엄마가 한국인인데, (엄마와 늘 불어로 하느라) 한국어를 할 줄 몰라서 18살이 된 나이에 파리 한국문화원을 찾아와 한국어강좌를 수강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듣고 가슴이 짠 했다.학교에 들어가 몇 년은 아이가 불어로 말하길 원해도15~18년 뒤 상황을 상상하면 한국어로 대화하도록 꾸준히 유도해야 할 것 같다. 대화 수준에 따라 어휘도 달라지는건데.. 아이 수준에 맞는 한국어 책도 계속 잊혀줘야 할 것 같다. 말은 참 쉽지만 그 노력은 한국에서 사는 엄마가 자식에게 영어 공부를 시키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영어야 마음만 먹으면 TV를 틀어도 라디오를 틀어도 영어교육 프로그램이 있고, 학원이든 교재든 쉽게 구할 수가 있지만 프랑스에서 한국어 교재는 다양하지도 않을 뿐더러 핵심은 한국어는 소수민족의 언어라는거다. 사실 그때문에 한국엄마가 프랑스 사회에서 아이와 밖에서 한국어로 얘기하는 것이영어권 엄마가 아이와 영어로만 대화하는 것만큼 당당하게 느끼지 못한다.

 

내가 아는 한 캐나다-프랑스 커플은 남자가 캐나다인인데 처가댁에 놀러가서 프랑스인들에게 둘러싸여 있어도 아이들과는 반드시, 예외없이 영어로만 얘기한다고 한다. 주변에서 그들이 하는 대화를 알아들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아이들에게 '아빠와는 반드시 영어로 말할 것'을 강요한단다. 근데 그는 나에게도아이에게 '꿋/꿋/하/게' 한국어로'만(!!!)' 말해야 한다면서 그건 영어여서, 한국어여서, 어떤 특정언어여서가 아니라 '엄마의/아빠의 모국어'이기 때문이라는거다.

 

뉴욕 체류 중에 숙소에서 만난 미국인 여성이 내게 '아이에게 어느 나라 말로 하느냐'고 물었다. 내가 아이와 한국어로 말한다고하자 그녀는 매우 흡족해했다. 내가 기억도 하지 못하는, 아니 들어본 적도 없는 나라 태생이었는데, 그녀 설명에 의하면 러시아 옆의 작은 나라라고 한다. '그럼 슬라브계 언어냐?'라고 묻자 절대 아니라면서 자기 모국에 대한 자신감에 꽉 차있었다.미국에는 어린 나이에 이민을 와서 미국인이기도 한 그녀는그런 소수민족 태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딸도 자기의 모국어를 할 줄 알며, 자기 손녀도 그녀의 모국어를 할 줄 안다고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녀도 역시 내가 꿋꿋하게 아이와는 한국어를 고집하며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아.. 갈 길이 멀다. 손녀까지 한국말을 시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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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꼴로

친환경, 유기농에 대한 글을 우리말과 불어로 기고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기자들을 도와 한불 번역작업도 합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연재 '전환을 향해서'), 녹색평론, 녹색전환연구소, 귀농통문, KBS Green, 지오리포트, 네이버 파워블로거(2008~2009). 기고, 통번역, 코디 등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방명록에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