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리포트

업뎃을 참 빨리도 한다. 흠흠.. 사실 3차 초음파 촬영이 있던 날 오전에 병원에서 퇴원했다. 블로그 업뎃이고 뭐고 눈에 들어오지를 않지!!! 애 생사가 달렸는데 블로그가 문제여 시방?!

 

어쨌거나.. 임신 32주가 지나면 마지막 초음파 촬영을 한다. 아래 사진을 보면 알지만 3차 초음파 촬영은 사실 볼 것이 별로 읍다. 애기가 커서 화면에 다 잡히지도 않고, 얼굴 하나, 허벅지 하나, 가슴통 하나.. 뭐 이렇게 보이니 장님이 코끼리 더듬는 격이다. 애기가 누구를 닮았나... 궁금해 죽겠는데, 3D도 안 본다. 쳇! 애기 옆모습을 보아하니 코는 나를 닮은게 분명해. 우리 신랑이 집안 대대로 코가 너무 커서 컴플렉스거덩. 흐흐흐~ 여튼 봐도 뭐가 뭔지 모르겠을 2D 사진을 찍는 이유가 그래도 다 있댄다.아이의 성장과 무게를 가늠하고, 역아인지 아닌지를 보며, 양수의 양이 적당한 지를 본다. 각 부위 부위를, 다시 말해서 머리통, 심장, 위장, 다리, 등뼈 등을 수치로 체크하면서 아기가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보는데, 그 잰 치수로 아이의 무게를 추정해낸다. 이날 우리 아기의 체중은 2kg. 아기집 안에서 심장만 불빛처럼 보이던 작년 10월의 초음파 촬영을 떠올리자면 감격스러움에 벅찰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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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36주가 지나고나니 병원에서 손을 놓는구만. 원인이 의학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지.. 여튼 이제 배가 땡기든 어쨌든 나올테면 나오세요, 식인 것이여. 쯔압.. 더이상 조산의 위험으로부터 해방되었다 이거지? 아.. 땡기는 배 거머쥐고 100미터도 못 걸어가는 내 신세, 이제는 나도 출산하고 싶으다. 엉엉~ 배가 5분마다 땡겨서.. 파수인줄 알고.. 병원에 헝데부가 있어서.. 등등의 이유로 1주일에 적어도 한 번씩은 병원을 오간게 대체 몇 번이던가?! 갈 때마다 택시를 대절해대니 지난 달과 이 달은 택시비로 생활비가 축나고 있으. 버스와 기차를 타면 1시간 거리를 차로 가면 20분인데, 그 왕복 택시비가 한번에 50유로니 이건 모.. 택시비로 가산을 탕진하고 있음으로 가심이 찢어짐이여.. ㅠㅠ 

 

에잇,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 땡기는 배 거머쥐고 블로그 데이트 업을 시도! 나올테면 나와봐봐봐!근데 문제가 있다. 나는 자연분만을 하고 싶었는데, 애기가 거꾸로 있댄다. 이걸 우리말로 '역아'라고 한댄다. 집에서 한 2주일동안 역아 돌리는 자세를 매일 했었다. 그리고어제 병원에 가보니 그대롤쎄. 흠흠.. 병원에서 역아 돌리기 시도!허벅지에다 자궁 수축을 억제하는 주사를 한 대 놓고, 배에다 젤을 바르고는 두 사람이서 애기를 돌리는데.. 아으아으아~~~ 소리는 안 질렀지만 혼절하는 줄 알았다. 무지 아프다. 엉엉엉~ 작업이 끝나고 나서도 오늘 아침까지 뱃가죽이 얼얼~ 작업 전후로 아기의 심장박동과 초음파 촬영으로 아기의 상태를 체크한다. 성공률이 50%라는데, 내 케이스는 그중의 negatif한 절반에 속했다. 아무래도 우리 애기는 갈비뼈 아래에 머리를 두고 있는게 편한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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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서 나와 응급실로 실려간 게 4월 16일. 어이 잊으랴, 그날을. 부활절 일요일이었으니. 자궁 수축이 비정상으로 와서 병원에서 궁댕이에 주사도 2대 맞고, 팔에서 피도 많이 뽑아 검사도 하고, 약도 몇 시간마다 먹고... 생전 처음으로 이렇게 입원이란걸 해보는군. 날도 화창한 부활절 휴일을 병원에서 보내고 퇴원한 뒤로 침대에서 한 달을 보냈다. 아직도 식사를 침대에서 받아서 하고 있다.

 

침대에서 한 달을, 거북이 걸음처럼 사는 요즘. 외출도 못하고, 침대에 누워 한 마리 커다란 번데기가 된 듯한 기분. 장애자같은 답답함에 우울할까.. 말까.. 하던 날들이 있었다. 그러나 생각을 바꿨다. 푸르른 봄날이 창 밖에서 흐드러지게 춤을 추며 유혹을 해도, 톰 크루즈가 <미션 임파서블 3> 개봉하는 날 헬리콥터 타고 파리를 방문을 했다해도, 기다리고 기다리던 <다빈치 코드>가 코 앞에 맞닥쳐도 이젠 눈 따~악 감고 지낸다. 아기를 하루라도 더 오래 뱃속에서 키워 건강하게 세상에 내놓는 것이 현재 나의 가장 큰 목표다. 가장 큰 목표를 얻기 위해 다른 자잘한 욕망들은 다 걷어내기로 했다.

 

남들에게는 침대에 누워지내는 일이 한가태평해 보일지 몰라도 조산의 위험을 하루 하루 줄어가는 나날들이 나에게는 얼마나 의미있는지 모른다. 그렇게 보낸 하루 하루가 어느덧 한 달을 채워간다.어제 본 병원 검진에서 뱃속의 아이가 체중이 늘었다하니 꼼짝 못 하고 지내는 신세 타령은 커녕 얼마나 기쁘던지.

 

입원했을 때가 임신 32주. 아기의 허파가 만들어지지 않아 세상에 나오기는 위험했던 때. 오늘은 35주하고 5일. 이번 주 일요일이면 36주. 더이상 '조산'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되는 시기로 건너간다. 가만히 누워서 보내는 하루.. 하루..들에 이렇게 감사하게 여겼던 때가 있었던가 싶다.

 

아.. 배 땡겨. 어서 가서 다시 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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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저녁에 산부인과 응급실로 실려갔다가 화요일 정오에 퇴원했습니다.

당분간 모든 외출과 블로깅을 삼가고 침대에 누운 채로 '절/대/안/정'을 취해야할 것 같습니다.

뱃속의 아이는 무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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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초기 3개월에는 쉽게 피곤해져서 버스나 전철만 타면 주저앉고 싶었다. 지금까지의 임신 기간 중에 '서럽다'고 할만한 시기는 바로 그때였던 것 같다. 유산의 위험은 가장 높은 시기라는데 이건 모.. 배가 나와주지 않으니 겉으로 봐서는 멀쩡~. 바람불면 쓰러질 듯한 청순가련형으로 생긴 것도 아니고, 같은 나이대의 유럽여성들보다 10년은 젊어보이는 관계로 이팔청춘으로 보이는 젊은 처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손잡이에 온몸을 의지해서 흔들흔들 흔들리며가는 수밖에. 어쩌다 전철, 버스가 만원이기라도 하는 날에는 한 손은 배 위에 얹어 배를 보호하고, 다른 한손으로는 손잡이는 잡고, 피로에 약간의 현기증과 메스꺼움까지 겹친다. 신랑에게 전화해서 '나 좀 업어데려가!' 달라고 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한번도 그런 적은 없지만.

 

엮인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중교통이나 상점 등에 '임산부 우선'이라고 써붙어있다. 그러나 겉으로 임신이 드러나지 않는 임산부는 해당이 안된다. 이제는 무슨 수로도 가릴 수가 없을만큼 배가 불러와보니 또다시 발견하는 건, '임산부 우선'이라는 푯말 따위를 지키는 모범시민은 프랑스에도 없다는거다. 그렇다고해서 노약자석에 임산부가 앉았다고 머리를 쥐어박거나 눈치밥을 주는 한국같지는 않지만,축구공만한 배를 한 임산부가 옆에 손잡이를 잡고 만원전철 속에서 흔들리며 가고 있어도 이팔청춘의 젊은이들, 피가 절절 끓어 넘치는 청년 하나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는 법 없다. 전철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들어 사람들을 파고들어가 '내 자~리, 찜!'할만한 속력을 낼 수도 없고, 앞사람에 바짝 붙여 밀고 밀리는 짓에 동참할 수도 없다. 행여 누가 배를 치고 지나갈까 염려되어 외려 한 발 뒤떨어져 타고나면 젊은 것들에게 빼앗긴 빈 자리가 서럽다. 차라리 걷는건 힘들지 않다. 부동자세로 가만히 서서 가는게 힘들지.

 

임산 후기의 임산부에게 나타나는 몸의 이상 중에 종아리에 쥐나는게 있다. 자다가 새벽녘이면 생쥐 한 마리가 종아리에 찰싹 달라붙어 또아리를 꽁~하게 틀고 있다가 휘리리~ 도망가는 듯한 느낌이다. 자다말고 갑작스럽게 찾아오는데, 기분 되게 이상하다.임신으로 등짝 아파, 다리에 쥐 나서 잠깨, 태동으로 밤에 잠 못자, 악몽꾸다 깨나.. 자기 전 종아리 마사지를 해주면서 안스러움이 가득한 눈으로 신랑이 그런다. "아기 갖는거... 많이 힘들지?"

 

그런 와중에 임산부 마음을 알아주는건 아홉 달의 소리없는 전쟁을 치뤄본 동지, 아줌마들이다. 만원전철 안에서 벌떡 일어나 자리를 양보해주는 (프랑스) 아줌마에게 "정말 고맙다"고 여러 번 미소지어 답례하자 아줌마 왈, "사람들은 몰라요. 임산부들이 얼마나 힘든지." 눈가에 눈물이 핑~ 돌 뻔 했다. 울컥!연극을 보러갔을 때도 그랬다. 공중화장실에서 내 앞에 선 (프랑스) 아줌마가 뒤돌아보더니, "먼저 들어갈래요?" 한다.  "괜찮습니다" 했더니 "아직 급하지 않아요? 참을 수 있겠어요?"하며 웃어보인다. 임산부들이 소변이 자주 마렵고, 비임신기와는 달리 소변참기가 힘들다는 것을 그 아줌마는 아는거다. 곧이어, 젊은 것들이 수다를 떨며 떼거지로 들어왔다. (초등학교 말기 내지는 중학생으로 보이니까 '젊은 것들'이지?) 그전까지는 화장실 밖에서 일자로 줄을 섰었는데, 줄 선 나는 보이지도 않는지 이것들은 내 앞에서 저마다 칸 하나씩을 맡았다. 화장실에서 얼라들하고 실랑이 벌이기 싫어 '아니, 막 쌀 것처럼 급한 것이냐 싸가지가 없는 것이냐?' 먼저들 일보라고 내버려뒀다. 니들이 세월이 흘러 15년 또는 20년 후에 임신하게 되서 10kg짜리 축구공 배에다 싣고 다니는 날이 오거든 그때서야 알 것이다. (알기나 할렁가? 기억이나 할렁가?) 줄서는 질서마저 깡무시하고 오늘 니들이 산모 앞에서 무슨 주책바가지를 떨고 있었는지를.

 

해산을 두 달 앞둔 지금, 임신 전보다 8.5kg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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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디와 하얀덧문님께서 말씀하시던 '그 선'이 드디어 약 2주 전부터 생겼다. 보일락 말락 정도가 아니라 확실하게 보인다. 거울에 비춰보지 않아도 고개만 떨구면 보인다. 배꼽을 가로지르는 이 세로선은 눈에 띄는 갈색으로 처음에는 20cm 정도였던 것이 지금은 약 30cm로 길어졌다. 임신 28주를 기해서 생겨난 듯 하다.

 

내가 바이블로 모시는 임신가이드에는 설명이 없는데, 기타 불어판 임신가이드 소책자를 보면 '갈색선'에 대한 언급이 나와있다. 불어로는 'masque de grossesse(마스끄 드 그로쎄스)'라고 부른다. 한국에서 이 갈색선에 대한 명칭이 따로 없기 때문에 뭐라고 불러야 할 지 모르겠는데, 불어를 그대로 번역해서 '임신마스크'라고 부르겠다. 

 

산부인과 의사에게 왜 이 선이 생기는 거냐고 물어보니까 '호르몬의 변화 때문'이라고 한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입덧을 비롯 몸에 많은 변화가 생기는데, '임신마스크'도 그중 하나라고 한다. 얼굴이나 복부 등 피부에 갈색의 선이나 반점이 나타날 수 있는데, 임신이 끝나면 자연히 사라진다. 단, 이 갈색선/반점들이 나타난 피부를 햇볕에 쬐이면 안된다. 왜? 피부에 영원히 착색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임신선'과 '임신마스크'를 혼동하는데, 이 둘은 사실상 전혀 다르다.

 

첫째, 한국에서 말하는 임신선은 호르몬과 전혀 관계가 없다.

(임신마스크와 흔히 혼동들하는) '임신선'은 살이 급격히 비대해지면서 생기는 살터짐현상인데, 이는 굳이 임신이 아니더라도 사춘기 청소년이나 비만인 사람들에게 비대해지는 과정 중에 흔히 나타난다. 살터짐의 원인이 임신으로부터 온다하여 라틴어로 표기하는 의료용어에는 '임신으로인한 살터짐'이라고 명명되어 있다. (엮인글 참고)

반면, 임신마스크는 에스트로겐 등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피부색이 부분적으로 짙어지는 것으로 임신을 동반한다.

 

둘째, 색깔, 굵기, 크기가 다르다.

임신선은 분홍이나 옅은 보라색으로 나타났다가 몇 달 후 흰색 또는 은색으로 착색된다. 약간 꼬불꼬불하고 울퉁불퉁한 선으로 굵기는 2mm, 길이는 살터짐 정도에따라 1~10cm 정도, 주로 여러 개의 선이 다발적으로 나타난다.

반면, 임신마스크는 옅은 갈색이며, 직선이고, 굵기는 5mm, 길이는 20~30cm로, 단 하나의 선이 배꼽을 가로질러 세로로 나타난다.

 

셋째, 나타나는 시기가 다르다.

임신선은 가슴과 배가 불러오는 임신 중기(3~4개월)부터 나타나는 반면,

임신마스크는 임신 후기(7~8개월)에 나타난다.

 

넷째, 나타나는 부위가 다르다.

임신선은 허벅지, 엉덩이, 옆구리, 복부, 겨드랑이, 가슴 등 살이 찌는 부위에 나타나는 반면,

임신마스크는 배꼽을 가로지르는 선이 복부에, 또는 얼굴에 반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다섯째, 임신선은 한번 생겨나면 없애는 약이 없다.

임신선은, 살이 터지기 전에 미리 살터짐 방지 크림을 발라줌으로서 나타나지 않게 할 수는 있어도 일단 한번 나타나면 바르든 먹든 수술을 하든, 없애는 약이 없다.

반면, 임신마스크는 출산과 함께 자연히 사라지므로 방지크림이 필요없으며 나와있는 약도 없다.

다시 말해서, 피부관리 면에서, 임신선은 사전에 나타나지 않게 하는게 좋으며, 임신마스크는 나타난다해도 저절로 사라지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단, 임신마스크가 햇볕에 노출되면 갈색이 착색되어 사라지지 않는다.(임신선은 햇볕 노출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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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부터 임신 7개월까지는 동네 산부인과에서 매달 진료를 받다가 임신 말기, 즉 임신 32주 이후(임신 8개월과 9개월)에는 예약된 분만클리닉으로 가서 진료를 받는다. 내 경우, 동네 산부인과 의사가 무슨 연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임신 7개월째부터 분만클리닉으로 가라고 했다. 해서, 지난 주에는 분만클리닉에 가서 진료를 받고나서 의료시설과 분만실을 둘러보고나니 한결 안심이 되더라. 다들 남산만한 배의 임신 말기 임산부들이 모인 가운데 내 배는 아직 아무 것도 아니더만. --ㅋ

 

이곳까지 가는데 버스로 30분, 또다시 도보로 20분 걸렸다. 왜?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파리 외곽 중 하나)에는 분만실이 없기 때문이다. 파리라 하더라도 모든 구(arrondissement)마다 분만실이 하나씩 있는게 아니다.이곳에서 '마떼르니떼(maternité ; 불-한 사전을 찾아봐도 우리말 뜻이 없으니 편의상 '분만실'이라고 부르기로하자)'라고 부르는 곳은 일반 산부인과와는 달라서 일반 산부인과 환자를 받지 않는다. 임산부도 임신 32주 이후의 임산부만을 받으며, 임신 3개월 전에 미리 예약을 했어야하고, 그들의분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한다. 따라서 산부인과처럼 동네마다 분포되어있지 않고, 여러 동네를 그룹지어 그 그룹에 하나씩 산재한다. 대학병원이나 국립병원 분만실은 보험으로 다 환불되며, 사립클리닉의 경우, 개인부담금이 따른다.

 

이렇게 분만실을 일반 산부인과와 분리한 까닭은 분만이란게 닭이 알을 낳듯 단순한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임신 7개월~9개월은 조산의 위험이 따르는데, 어떠한분만이든간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태를 대비해서 복잡하고 비싼 의료시설을 모든 산부인과에서 설치할 수 없기 때문에 분만실을 별로로 둔다. 마떼르니떼에는 분만전문의, 싸쥬팜, 마취전문의가 365일, 24시간 상주한다.어떠한 의료시설이 얼마나 설비되어있는가에 따라 분만실은 1등급, 2등급, 3등급으로 나뉜다. 3등급은 분만 중 어떠한 긴급사태에도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시설을 완비한 큰 병원을 말한다.

 

예를 들어, 조산이나 제왕절개, 과다한 출혈이 동반된 분만, 또는 산모나 태아의 생명이 달린 위급한 이유로 임신을 중단해야 할 경우를 상상해보자.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경우들이다) 임신 몇 주 조산이냐에 따라 신생아에게 필요한 응급처치가 달라진다. 1등급 분만실 의료시설로는 손을 쓸 수 없는 사태이라면 신생아를 인큐베이터에 넣어 앰블런스에 싣고 3등급 병원으로 날고 뛰어야 한다. 물론 이런 위험을 동반한 분만은 소수다.

 

제왕절개..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산모의 선택이든 산부인과 병원측의 상업적인 제안이든간에- 한국에서는 제왕절개 분만률이 높아진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국에서 제왕절개 수술비가 보험으로 얼마나 환불이 되는지는 모르겠고, 병원 산후조리실에서 1주일간 머물게 된다고 들었다. 근데, 사흘 이상의입원비는 보험으로 환불이 안된다고 그러더군. 아니, 모 이딴게 다...?!!

 

이곳에서는 제왕절개는 '어쩔 수 없는 경우', 다시 말해서 산모나 태아의 생명과 건강이 심한 위기에 처할 경우에만 시행한다. 예를 들어, 태아가 4.5kg 정도로 너무나 크거나, 태아가 좌우로 드러누워있는 경우거나, 태아의 발이 아래쪽으로 내려왔는데 머리를 아래쪽으로 돌리지 못하게 생긴 경우 등이다. 태아의 발이 아래쪽으로 내려왔다 하더라도 자연분만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쌍둥이를 출산하는데, 한아이는 머리가 아래쪽으로 있고, 다른 아이는 다리가 아래로 있는 경우. 두 아이 다 자연분만을 유도한다. 재미나는 사실은 프랑스에서는 제일 나중에 나온 아이를 맏이로 친다는거다.

 

제왕절개 수술비는 물론 자연분만보다 더 오랜 시간을 병원에서 묵게되면서 물게되는 입원비도 보험으로 전액 환불이 된다. 왜? 모자의 생명을 건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기 때문에.

 

제왕절개의 가장 큰 단점은 탄생의 순간을 산모가 지켜볼 수 없다는 점이다. 마취에서 깨어나보면 어느새 뱃속에서 꿈틀대던 아이가 몸단장 깨끗하게 하고 옆에 누워있다는 거. 영화가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진행이 되다가 어떻게 끝나는지는 아는데, 그만 클라이막스 장면에서 잠드는 관객같은 거. 클라이막스만 보자고 영화관에 들어가서 다시 첫장면부터 보기는 뭣한 그 찜찜함... 어쨌거나아무?'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도 제왕절개는 산모의 건강을 위해서 세 번 이상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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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는 '태교'라는게 없다. 해당하는 단어도 없을 뿐만 아니라, 태교랍시고 20년 전 성문영어, 정석꺼내 영어, 수학 문제 풀고, 평소에 안 듣던 클래식 음악 사서 듣고, 평소에 안 하던 그림을 그리는 등 당연히 없다. 한불사전을 찾아보면 'influence prenatale (출산 전 영향)'이라고 나와있기는 하지만 한국에서 말하는 '태교'와는 거리가 있다. 당연히 '태교음악'이라고 판매되는 CD도 없다. 프랑스의 대다수의 산모들은 출산예정일 6주 전까지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싸쥬팜의 수업을 다 찾아서 들을 여유도 없는 판에 하루 일과를 태교에 보낼 수 있는 여유가 없다.그렇다면 프랑스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다들 쿵따리 싸바라에 한국 아이들의 지능보다 못한 아이들이 태어날까? 그건 전혀 아닌 것 같다. 한국엄마들의 요란한 태교를 전혀 받지 않았어도 프랑스를 이끌어가는 우수한 인물들은 많다. 반대로, 뱃속에서부터 좋은 교육(태교)받고 태어났어도 한국 뉴스를 가만 들여다보면 엽기적인 사건들이 참 많다.

 

'태교'라는게 뭘까? 임신초기에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난 프랑스식 태도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태교는 없다. 임신을 했다고 임산부의 태도가 크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임신 전이나 임신 후나 늘 하던대로, 다만 조금 더 신경쓰고 조심하면 된다. 산모와 태아, 둘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 임산부가 심적으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태아와 더불어 건강하게 지내다가 산모나 아이나 건강한 출산을 하는 것이 중요한거다. 임신 중에 어떤 음악을 듣던간에 산모가 편안하고 즐거움을 느끼면 그게 태교음악이다,라고 나는 생각한다.출산 후 성장하며 마주하는 부모의 습관, 말버릇, 주위의 환경이 뱃속에서의 아홉 달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아이에게 미친다. 그러니 임신 중 아홉 달 동안 엄마가 요란을 핀다고 특별한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한번은 엄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뭐하니?" "핸드폰으로 오락해." 엄마는 '임신한 여자는 나쁜 것을 봐서도, 들어서도, 생각해서도 안 된다'면서 내가 오락하는 것을 나무라셨다. 태교라는 이름으로 금기하는 것들을 보면 -나도 한국인이지만- 납득이 잘 안 간다. 오리고기를 먹으면 애가 오리발이 되고, 토끼고기를 먹으면 애 앞이빨이 토끼처럼 길어지고, 모서리에 앉으면 애가 병신이 되고, 임신 중에 먹고 싶은 걸 못 먹으면 애가 못난이가 된다는 둥 등등. 미신에 가까운 금기들.자신의 노력으로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서양인과 달리운명론이 강하게 지배하는 한국에서는 태교야말로 엄청난 운명을 지닌 아이를 만들어내는 초시라고 믿는 지도 모르겠다.

 

임신 중의 요란한 태교를 하는 이들에게, 또는 태교프로그램을 부추기는 이들에게 나는 묻는다. 과연 그 '요란함'이 9개월에만 머무를까? 생후 몇 달 혹은 몇 년 후부터 영재교육, 영어교육으로 이어지고, 과외와 학원수강으로 이어지는 연속의 시발점이 되는 건 아닌지. 나는 우리 아이가 어떻게 하면 한글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데, 한국의 엄마들은 어떻게 하면 학교를 들어가기 전부터 영어공부를 시킬까 고민한다고 한다. 코리아헤럴드에서 한-영 번역일을 했을 정도로 영어를 잘 했다고 자부하던 나지만 영어과외, 영어연수 간 적 한 번 없었기에 요즘 애들다섯 살 때부터 영어를 시작한다는 얘기를 듣고, 애들 영어교육비가 엄청나게 비싸다는 얘기를 듣고 어이가 없었다. 사람이라는게 애든 어른이든 잡는다고 잡아지는게 아닌데..

 

태교한다고 아름다운 그림책과 사진책을 보기보다는 나는 세계에서 돌아가는 뉴스를 주의깊게 보는 편이다. 세상은 유감스럽게도 임신한 여자를 위해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세상에는 많은 사고와 불유쾌한 사건, 미래를 불안하게 하는 현상들로 가득하다. 임산부가 그 모든 것에 눈을 감고 등을 돌린다고 세상이 무지개빛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어느 부몬들 자식을 고통없이 안전하게 키우고 싶지 않겠느냐만은 세상은따뜻한 온실만은 아닌걸.임산부가 또는 엄마가 그 사회현상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며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을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피할 수 없다면 제대로 마주치는 방법을 가르치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태교라고 특별한 건 없지만 산모와 아이의 심신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모든 것들을 '태교'라 부를 수 있다면 프랑스에도 태교는 있다. 산모가 불안해하거나 산모에게걱정끼치는 말 하지 않는 것, '분만은 생살이 찢어지는 아주 힘들고 땀빼는 과정'이라고 과장하며 겁주지 않는 것,남편이 집안일을 돕고 아내와 함께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것, 애를 대신 낳아줄 수는 없지만 분만시 남편이 아내 곁에서 손잡아 주는 것, 엄마가 십리는 멀리 떨어져 있는 나를 위해 시어머니께서 멀리서 올라와 출산예정일 기간을 함께 해주겠다는 약속, 손주를 위해 뜨개질을 해주는 할머니, 임신했다고 먹고 싶은거 다 사주는 친구와 시댁 어른들,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 작은 선물해주는 그 모든 관심과 자잘한 배려 등이 그것이다. 난 아이에게 살고 사랑하며 배우는, 자연스런 삶 그 자체를 -물론 과장되지 않은 내 삶을 포함해서-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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