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리포트

물대포

체루탄

민주주의라는 대한민국에서도 전혀 낯설지 않은 풍경.

Comment +0

가끔 인터넷에서 본 한국 기사를 불어로 옮겨 남편에게 얘기해주면 이이는 내가 농담하는 줄 안다. 한국같은 경제선진국에서 프랑스같으면 말도 안되는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어서. 예컨대, 전과14범이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오는데도 아무 제동이 걸리지 않는 시스템이라던가, 국회가 멱살판이 된다든가, 그렇게 멱살을 잡아야 했던 이유라든가, 그런 개판오분전 국회를 보고 대통령이라 하는 자가 '시간이 촉박해서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이해해달라'며 뒷조종한 인물이라는 사실이라든가, 평화시위에 물대포와 췌루탄으로 진압을 한다던가, 철거민 현장 진압에서 시민이 여럿 죽어나갔는데도 침묵하는 정부라든가, 나라의 주요기업을 정부가 외국에 헐값에 팔아먹고 자국민 진압을 마치 테러리스트 때려잡듯 한다든가, 신종플루 백신 접종의 우선권이 '어린이, 임산부, 노약자'을 제치고 군인에게 0순위로 있다든가, 줄어드는 출산률을 개선하기 위해 여성복지와 출산휴가 및 복직, 분만 및 육아시스템에 신경쓰기 보다는 '애국'을 빌미로 출산을 유도한다든가, 미취학아동에게 한 달 50~100만원씩 사교육비가 들어가고, 취학하기 시작하면 공부/공부/공부! 경쟁/경쟁/경쟁!에 매달려 밤10~11시에나 집에 기어들어오는 학생들의 생활을 얘기할 때 등이다.

위에 나열한 모든 것들은 당연한 게 아닙니다. 당연한게 아니라구요! 뭔가 잘못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살기 위해 구성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어떤 시스템에 사람을 가두고 조이고 있는 사회에요. 모두가 한꺼번에 저항하면 바뀔 것도 같은데 다들 하나같이 불평을 하고 욕을 하면서도, 남이 먼저 바뀌면 나도 덩달아 바뀌어 지겠지하는 식인지, 아무도 저항하지 않습니다. 목에 핏대가 서도록 외치던 두 분이 하늘나라로 가셨는데도. 후.... 오늘 글이 많이 비관적이네요. 죄송합니다.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너무 슬퍼서 말이에요. 흰눈 가득 쌓인 광야에 푸르른 소나무처럼 의로운 사람이 그립습니다.

'Bavarde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주권과 국적  (6) 2009.09.18
감기와 신종플루  (8) 2009.08.27
조갑제와 DJ의 일기  (0) 2009.08.21
한국은 웃기는 나라  (6) 2009.08.19

Comment +6

  • 몽중애 2009.08.19 16:25 신고

    과거의 망령이 마지막 발악을 하는 중이라 여기고 싶습니다. 가장 깊은 어둠을 지나는 중이겠지요. 그런 거겠지요.. ㅜ_ㅡ

  • 뽀로로2009 2009.08.21 04:49 신고

    괭이님 ...그래서 전 요즘 뉴스를 안보고 살아요..ㅠ.ㅠ
    자꾸만 실망만 하게 되면 다시 떠나고 싶을것 같아서요..

    • 그 심정 이해합니다. ㅠㅠ 멀리 있는 저는 들어가서 확 뒤집어 엎어놓고 싶답니다. 딸린 애만 없다면 말이지요. 현정권은 정말 억지투성이.

  • 쇼파드 2009.08.24 04:26 신고

    뉴스보면.. 이러다 나라가 망하는게 아닌가 계속 걱정하구... 한숨만 나네요..